تسجيل الدخول위민정이 출근을 고집하자 함명우는 매일 함께 출퇴근했다. 권현기의 말대로 이명 그룹 사무실을 영호그룹 본사로 이전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고생스러운 출퇴근러로서 영호 그룹과 이명 그룹 사이를 하루 두 번씩 왕복했다. 한 달이 넘자 운전 중 잠시 멍때려도 몸이 알아서 길을 찾을 정도였다. 11월 말, 북성은 초겨울로 접어들었다. 위민정도 임신한 지 넉 달이 넘으니 배는 드러나기 시작했고, 임신 초기 반응은 사그라들었다. 식욕이 돌아오며 얼굴빛도 홍조를 띠었다. 검사 결과는 매우 정상이었고 함명우는 여전히 매일 출퇴근길을 함께했
함명우는 위민정을 한참 바라보다 다가와 물었다. “기분이 안 좋아? ”위민정이 고개를 들었다.“아니, 그냥 좀 더워서 샤워하려고.”함명우가 그녀의 얼굴과 손을 어루만졌다.“좀 뜨거운 거 같아. 어디 아파?”“아니. 요즘 자주 이래. 의사 말로는 임신초기에 체온이 올라가는 임산부도 있대.”“우리 민정이 불덩이를 임신했구나?”위민정은 귀찮다는 듯 대꾸하지 않았다. “내 유전자야. 체질이 좋다는 증거지. 좋은 일이야.”위민정이 그를 밀어냈다.“애 때문에 덥고 자기도 더워. 애는 내 뱃속에 있으니까 참는 데 자기는 좀
위민정은 해가 저물어서야 눈을 떴다. 방은 어둑했고, 침대 머리맡에 작은 오렌지색 스탠드만 켜져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유리문 너머로 발코니에 한 줄기 큰 그림자가 서 있었다. 키가 크고, 가늘지만 탄탄한 실루엣, 바로 함명우였다.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린 위민정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유리문 앞에 다가가 그를 바라보았다. 문밖은 달빛이 환했고, 그의 그림자가 바닥에 드리워져 있었다. 그의 손끝에는 작은 불꽃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담배였다. 함명우는 담배를 피울 줄 알지만 자주 피우는 편은 아니었다. 결혼 이후 그의 몸에서 그리 자
함명우의 말을 듣고서야 어른들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먹기 싫으면 일단 먹지 말고 나중에 배고프면 엄마한테 전화해. 바로 부엌에서 해 올릴게.”“고마워요, 엄마.”위민정이 손현희에게 미소를 건넸다.함명우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밖으로 나갔다. 너무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현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드디어 둘이 화해했네.”“이 중요한 시기에 둘째 아이가 찾아오다니, 이 아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중매꾼 역할을 하네요.”현진화도 감탄했다.“우리 함 씨 조상들이 현몽했구나.”...명원 2층 침실.
“알겠습니다.”권현기가 말을 더듬더니 다시 물었다.“그런데 사모님께는 어떻게 말씀드리죠?”“혹시 물으면 임다해는 이미 해외로 이민 갔고 나와는 연락이 끊겼다고 전해 줘.”“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함명우는 눈썹 사이를 꾹꾹 눌렀다. 임다해가 눈치를 채고 조용히 물러나기를 바랄 뿐이었다....위민정은 병원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몸 상태가 한결 가벼워졌다. 이튿날 함명우는 그녀를 데리고 함채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함채 어른들께 안부를 전했다.함명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위민정을 기쁘게 반기며 두툼한 봉투를 건넸다
위민정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에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잠들었다.함명우는 그녀가 잠든 후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 밖으로 나왔다.안서우는 조금 전의 상황을 봤기에 함명우를 대하는 것이 다소 어색했다.함명우는 오히려 태연한 표정이었다.“안서우 씨는 먼저 회사로 돌아가 보세요. 여기는 제가 지키겠습니다.”그 말에 안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잠깐만요.”그때 함명우가 그녀를 불렀다.“함 대표님, 또 다른 지시 사항이 있으신가요?”“요즘 시간 날 때 노트에 정리해서 저한테 주세요.”안서우는 미간을 찌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