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심윤영은 그녀의 가느다란 팔을 잡아보며 말했다.“원래도 몸집이 작은데 더 마르니까 영양실조처럼 보이네. 안성 가서 일하는 것도 좋지만 몸 관리 잘해야 해. 앞으로 점점 더 바빠질 텐데 몸이 안 따라주면 안 되잖아.”“윤영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잘 챙길게요. 고마워요. 우리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언니는 저를 진짜 여동생처럼 아껴주시잖아요. 아주 감동적이에요.”“나도 네 또래 여동생이 있거든. 아마 그래서 네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그리고 네 사정도 참 여러 생각이 들게 하고. 그렇다고 네가 불쌍해서 동정한
심윤영은 어이가 없었다.“정말 비열하게 구네!”“나는 그냥 양아버지를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변영준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한 번 휘저었다.“간다.”“야! 변영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안 그러면 나 온송현한테 엄청 원망 들을 거야! 걔 아직도 어민경 복귀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그저께 어민경이 은하랑 계약했다고 알려줬더니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아? 오빠? 변영준, 듣고 있는 거야?”심윤영의 말에 돌아온 건 변영준의 한정판 마이바흐 배기음뿐이었다.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던 심윤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좋아하면서
변영준은 입술을 깨물었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엄마도 알잖아요. 어민경 아직 스물셋이에요. 이렇게 어린 애를 벌써 며느리 삼을 생각부터 하시는 거예요?”“스물셋이면 성인이야!”심윤영이 말했다.“물론 아직 어리긴 하지. 하지만 먼저 마음부터 얻으라는 거잖아. 당장 결혼하라는 것도 아니고, 남자친구라는 이름으로 제대로 지켜주라는 거지!”심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윤영의 말이 맞아.”변승현도 아내를 힐끗 보고는 맞장구쳤다.“나도 그렇게 생각해.”변영준은 한 목소리를 내는 세 사람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전 제가
“아빠, 문 열어요! 돈 받으러 왔어요!”“아빠, 빨리 열어요! 외삼촌 돈 없어서 장가 못 간대요! 아빠가 얼른 외삼촌 장가갈 돈 줘요!”거실 안은 순간 조용해졌다.잠시 후 변영준이 낮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여동생을 바라봤다.“심윤영, 저 둘은 진짜 네 아들 맞아. 저 잔머리 굴리는 거, 네 어릴 때랑 아주 똑같네.”“내가 그렇게 아빠 등골 빼먹는 딸이었단 말이야?”심윤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 얘기라면 내가 아주 할 말이 많지.”심지우의 옆에서 안경을 쓰고 신문을 읽던 변승현이 신문을 덮고 안경을
북성으로 돌아온 다음 날, 어민경과 임예빈은 아침 일찍 마트에 가서 식자재를 잔뜩 사 왔다.집에 돌아오자마자 두 사람은 곧장 주방으로 들어가 분주하게 움직였다.고기소를 다 만든 뒤에는 식탁 앞에 나란히 앉아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임예빈은 만두를 만들고, 어민경은 작은 얇은 피 만두를 빚었다.한나절 내내 바쁘게 움직인 끝에 겨우 다 완성했다.임예빈은 포장 용기 스무 개 가득 담긴 만두와 얇은 피 만두를 보며 감탄했다.“이 정도면 변영준 씨 한 달은 먹겠어.”“음... 좀 너무 많이 만들긴 했네...”어민경이 고민스럽게
어민경은 듣기만 해도 마음이 찡해졌다.“너무 아쉽네요... 외할머니가 몇 년만 더 곁에 계셨으면 정말 완벽했을 텐데.”“외할머니는 인생 전반부에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어요.”변영준이 말했다.“그래도 외할아버지를 만나 십수 년이라도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으니, 더는 미련이 없으셨을 거예요.”그러고는 어민경을 바라봤다.“가죠. 정원에서 수련해요.”“네!”변영준은 한 시간 동안 어민경에게 수련 동작을 가르쳤다.어민경은 몸의 협응력이 좋아서 배우는 속도도 꽤 빨랐다.한 번 다 끝낸 뒤 변영준이 물었다.“기억할 수 있겠어요
‘해인 씨는 왜 성해도로 간 거지?’온주원은 곧장 건물 아래로 내려가 택시를 잡아타고 성해도로 달려갔다.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집 안을 가득 채운 적막감이 그의 심장을 조여왔다.온주원은 집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해인 씨! 해인 씨!”주위를 둘러보는 그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고 발걸음은 갈수록 다급해졌다.“송해인 씨! 송해인 씨, 나와봐요. 숨어서 나 놀라게 하지 말고, 송해인 씨...”문득 어떤 예감이 스쳤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침실 문을 열지 않았고 대신 다른 방들부터 찾아봤다.주방, 서재, 손님용 방... 그
젖병을 입에 대자마자 온송현은 그대로 물고 힘껏 빨아들이기 시작했다.우유를 먹는 그 앙증맞은 모습에 온정한은 그야말로 마음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오늘 밤은 송현이랑 여기서 자고 가렴.”“아니요.”온주원이 고개를 저었다.“이미 유라 씨랑 은희 씨를 먼저 성해도로 돌려보냈어요. 아이 물건이랑 아기 침대도 전부 준비해 둘 거고요. 조금 있다가 저희도 바로 돌아갈 겁니다.”“네가 혼자 송현이를 데리고 성해도에서 지내겠다는 거냐?”온정한은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혼자서 감당할 수 있겠어?”“해인 씨가 산후조리 하는 동안
류서아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류다영의 성격은 드세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과거 남편의 외도를 목격했을 때, 그녀는 공개적으로 상간녀를 몰아세웠고 이혼 과정을 온 세상이 알도록 떠들썩하게 만들었다.결국 상간녀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했고 전남편은 의학계에서 제명되었다.류다영의 인생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는 있었을지언정, 절대 손해를 보고 살 인물은 아니었다.그런 그녀가 오늘 송해인과 온주원에게 수모를 당한 것이다.그녀는 이 원한을 마음속에 깊이 새겼다.류다영의 가슴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올랐고 곁에
온정한은 온주원의 코앞에 손가락질하며 무언가 더 말하려다가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그는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할아버지!”온주원은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왜 그래요? 할아버지, 저 놀라게 하지 마세요. 제발 화 푸세요. 이제 아무 말도 안 할게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발 화내지 마세요. 아저씨, 빨리 손 선생님 좀 불러주세요!”“오고 있습니다!”오창민은 약상자를 열며 말했다.“어르신께서 화병이 도지신 것 같군요. 이건 심장약입니다. 어서 복용하게 하세요!”온주원은 약을 받아 온정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