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우는 변승현에게서 벗어나야 했다.하지만 그 대가가 살인자가 되는 것이라면 너무 큰 대가였다.그래서 온주원은 변승현에게 무슨 일이 없기를 바랐다.심지우의 삶이 변승현 때문에 오점이 남아서는 안 됐다.서로 함께 갈 수 없는 두 사람이라면 이혼 후 각자 평안하게 사는 것이 최선의 결말이었다.변승현은 옆에 있는 심지우를 바라봤지만 심지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그때 한 커플이 지나갔다.여자는 남자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저녁에 어디서 밥을 먹을지 상의했다.남자는 호텔을 예약했고 1박 2
다음 날 아침, 심지우는 7시에 일어났다.윤영은 아직 곤히 잠들어 있었다.심지우는 다가가 윤영의 말랑한 볼에 얼굴을 비비며 입맞춤을 몇 번 했다.윤영은 입을 삐죽이며 귀찮다는 듯 몸을 뒤집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엄마, 저 5분만 더 잘래요.”심지우는 살짝 웃으며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에서 일어났다.시간은 아직 일렀다.심지우는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연하게 화장까지 했다.오늘은 이혼 증명서를 받으러 가는 날이니 기분 좋게 차려입었다.심지우가 계단을 내려가자 마침 온주원이 밖에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온주원은
온주원은 미간을 찡그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승현이는 처음부터 심지우 씨를 해치려 한 적 없습니다. 비록 승현이의 일부 언행이 심지우 씨에게 극심한 피해를 주긴 했지만...”진태현의 목소리는 점점 무거워졌다.“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믿어보세요. 이번에 무사히 살아나면 승현이는 반드시 예정대로 가정법원에 가서 이혼 증명서를 받을 겁니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심지우 씨에게는 이혼과 사별의 차이일 뿐, 결과적으로 변승현에게서 벗어나게 됩니다.”온주원은 잠시 말이 없었다.틀린 말은 아니었다.다만 사별이라고 하
온주원은 지강을 바라보며 물었다.“황씨 어르신이랑 대체 무슨 사이예요?”지강은 의심이 섞인 온주원의 눈빛을 읽었다.그는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최근 저를 북성으로 불러 치료하고 계신 분이 바로 황씨 어르신입니다.”그 말을 들은 온주원은 눈살을 찌푸렸다.“어르신 건강이 좋지 않은 거예요?”“네, 암은 아니고, 예전부터 관리가 안 돼서 크고 작은 병이 많았던 모양입니다.”온주원은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럼, 지 선생님은 황씨 어르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지강은 잠시 멈칫하더니 되물었다.“온주원
지강은 심지우를 꽉 끌어안았다.“권우, 병원으로 가자.”“알겠습니다!”지강은 심지우를 안고 차에 올랐다.차는 전속력으로 내달렸다.그때 갑판 위에서 개인 주치의의 외침이 들렸다.“빨리요, 도련님이 쇼크 상태입니다!”진태현은 깜짝 놀라 황급히 요트로 뛰어올랐다.병원에서 심지우는 응급실로 옮겨졌고 지강은 바로 온주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온주원은 곧 윤영, 담이연, 민수희와 함께 병원으로 달려왔다.어젯밤에 황찬수에게서 소식이 왔다. 변승현의 개인 요트가 공해상에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황찬수는 자신의 개인 요트를 출동시
심지우는 생강차를 다 마신 후, 몸이 한결 따뜻해진 것을 느꼈다.그녀는 컵을 장선화에게 건넸다.“고마워요, 아주머니.”장선화는 컵을 받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사모님, 도련님이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니, 도련님 상태가 꽤 위험하다고 해요.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도련님이...”“만약 그 사람이 죽는다면 제가 직접 자수하러 갈 거예요.”장선화는 할 말을 잃었다.‘그런 뜻이 아니었는데...’심지우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칼을 꽂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