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갑작스러운 작은 생명이, 위민정과 함명우의 위태로운 결혼을 구원해 주었다. 동시에 그녀의 메마른 영혼도 구원했다. 심지우는 지금의 위민정을 보고 안심했다....옛날 라이벌 변승현과 함명우는 각자 아내를 쫓아다니느라 고생한 끝에, 같은 식탁에 앉아 한가로이 가정사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아이 얘기가 나오자 변승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딸 키우는 게 더 신경 쓰이긴 하지만, 솔직히 아들보다 훨씬 따뜻해요. 윤영이랑 소민이는 매일 제가 퇴근하면 달려들죠. 영준이는 이젠 컸다고 요즘은 아빠도 잘 안 불러요.”“지금 두 딸 자랑하는
정성은 일품이었지만 입이 문제였다. 함명우는 매번 기습 발언으로 위민정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태교가 걱정됐다. 혹시 미니어처 함명우를 낳을까 봐 두려웠다. 그의 폭탄 성격을 물려받으면... 정말 그렇게 된다면 위민정은 자신이 절대 자상한 엄마가 될 수 없을 거라 확신했다.함명우 입장에서는 아빠가 처음이 아니지만, 위준하 때는 전혀 몰랐다. 초보 아빠 감성을 놓쳤던 터라 이번엔 전부 메꾸겠다는 각오였다. 특히 이 아이는 딸일 거라는 예감이 강했다. 그래서 유아용품은 온통 핑크 톤으로 골랐다.“핑크만 골라? 만약 아들이면 어쩔 건
방 안 작은 등이 꺼졌다. 침대 헤드보드에 놓인 전자시계의 희미한 빛 속에서 침대 위 두 몸이 겹쳐 있었다. 위민정은 눈을 감고 있었고,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안 돼... 아기...”“겁내지 마, 내가 도와줄게. 가만히 있어...”남자의 얇은 입술이 그녀 귓가를 스쳤고, 큰 손은 스커트를 살살 걷어 올렸다. 위민정의 긴장된 몸은 그의 부드러운 리드에 따라 점점 풀어졌다. 임신 호르몬 탓인지 예전보다 훨씬 민감해져 있었다. 어둠 속에서 힘겨운 낮은 신음이 그녀 입에서 새어 나왔다. 가늘고 희고 아름다운 손가락이 남자의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4000억이 둘에게 남긴 그림자를 최대한 지우려 했다. 결과도 만족스러웠다....위준하는 엄마의 두 번째 임신 소식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유일한 조건은 이번 학기 기숙사 생활을 그만두겠다는 것이었다. 위민정도 마침 같은 생각이었다. 위준하는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 공부를 챙겼다. 머리가 좋아서 무엇이든 한 번에 이해했다. 운전기사가 매일 차량으로 픽업해 주니 기숙사에 머물 이유가 더더욱 없었다. 함명우는 요즘 준하를 ‘기업 승계의 천재’라고 입에 달고 살았다. 위민정은 생각이 달랐다. 준하가 장래
위민정이 출근을 고집하자 함명우는 매일 함께 출퇴근했다. 권현기의 말대로 이명 그룹 사무실을 영호그룹 본사로 이전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고생스러운 출퇴근러로서 영호 그룹과 이명 그룹 사이를 하루 두 번씩 왕복했다. 한 달이 넘자 운전 중 잠시 멍때려도 몸이 알아서 길을 찾을 정도였다. 11월 말, 북성은 초겨울로 접어들었다. 위민정도 임신한 지 넉 달이 넘으니 배는 드러나기 시작했고, 임신 초기 반응은 사그라들었다. 식욕이 돌아오며 얼굴빛도 홍조를 띠었다. 검사 결과는 매우 정상이었고 함명우는 여전히 매일 출퇴근길을 함께했
함명우는 위민정을 한참 바라보다 다가와 물었다. “기분이 안 좋아? ”위민정이 고개를 들었다.“아니, 그냥 좀 더워서 샤워하려고.”함명우가 그녀의 얼굴과 손을 어루만졌다.“좀 뜨거운 거 같아. 어디 아파?”“아니. 요즘 자주 이래. 의사 말로는 임신초기에 체온이 올라가는 임산부도 있대.”“우리 민정이 불덩이를 임신했구나?”위민정은 귀찮다는 듯 대꾸하지 않았다. “내 유전자야. 체질이 좋다는 증거지. 좋은 일이야.”위민정이 그를 밀어냈다.“애 때문에 덥고 자기도 더워. 애는 내 뱃속에 있으니까 참는 데 자기는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