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너!” 계정음은 분노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지만 곧 무언가를 떠올린 듯 차갑게 비웃었다.“네가 은하에 들어갔다고 해서 운명이 바뀔 것 같아?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넌 재수 없는 인간이고, 너랑 엮이는 사람들은 전부 불행해질 거라는 걸!”어민경은 계정음에게서 자신이 재수 없는 인간이라는 말을 들은 것도 처음이 아니었고,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저주하는 말을 들은 것도 처음이 아니었다.예전 같았으면 분명 달려들어 한바탕 싸웠을 것이다. 어차피 관계는 이미 최악까지 망가진 상태였으니 더 나빠질 것도 없었다.하지만 지
계정음은 그 말을 듣자마자 몸을 돌려 나가 버렸다.온송현은 길해경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사무실을 나온 온송현은 변영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형, 형수님이 맞았는데 가만히 있을 거야?]...사무실 안에는 어민경과 선생님만 남아 있었다.“너, 계정음이랑 원한이라도 있어?”어민경은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고 할 수 있죠. 서로 못마땅하게 생각해요.”선생님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계정음이 널 때렸는데 화도 안 나?”“그땐 역할에 몰입해 있어서 괜찮았어요.”
길해경은 유난히 엄숙한 표정으로 한 사람씩 짚어가며 평가하고 질책했다.“애초 너희 매니저들이 하나같이 잘하겠다고 장담했기에 내가 예외적으로 받아준 거야. 그런데 오늘은 다들 이런 상태로 나를 상대하겠다는 거냐? 계정음, 네 대사가 고작 다섯 줄이고 동작도 몇 개 안 되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 하겠어?”계정음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선생님,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더 잘하겠습니다...”“방금 무대에서 어민경 뺨을 제대로 후려쳤지. 우리가 못 봤을 거로 생각했어?”계정음은 움찔하더니 곧바로 눈시울이 붉어졌다.“죄송해요.
임예빈이 떠난 뒤 어민경은 혼자가 되었다.하필 오늘은 첫 실제 무대 리허설 날이라 심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큰 도전이었다.한 차례 공연을 마치고 나니 어민경은 거의 탈진 직전이었다.만약 임예빈이 있었다면, 무대에서 내려와 의상을 갈아입는 짧은 시간 동안 재빨리 물 한 모금 마시며 목을 축일 수 있었을 것이다.어민경의 물 챙기는 일은 원래 임예빈이 맡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그런데 임예빈이 없으니 어민경은 혼자 버틸 수밖에 없었다.첫 공연이라 긴장도 심했고 목도 말랐다. 결국 후반부에 들어서는 목이 쉬어버려 노래도 기대
어민경은 비몽사몽 눈을 뜨고 눈을 비비며 말했다.“예빈아, 이제 괜찮아?”“진작 괜찮아졌지.”임예빈은 웃으며 말했다.“내 체력은 너보다 훨씬 좋다니까. 아침도 이미 배달됐어. 얼른 일어나서 씻고 밥 먹어.”“알겠어.”어민경은 재빨리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방에서 나왔다.아침을 먹던 중, 임예빈이 갑자기 말했다.“민경아, 우리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셨어.”“뭐?”어민경은 아빠가 만든 무말랭이 반찬 한 조각을 집어 들고 있다가 그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무슨 일이야?”“뇌출혈이래.”임예빈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
어민경은 변영준을 바라봤다.변영준은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사실대로 대답했다.“외국에 있을 때는 가끔 그런 경우를 보긴 했어.”어민경은 깜짝 놀랐다.“진짜 그런 게 있긴 있구나...”“외국은 좀 개방적이니까.”변영준은 헛기침하며 여자친구와 이런 주제로 이야기하는 게 아무래도 좀 묘하게 느껴져 화제를 돌렸다.“듣기로는 첫 공연 장소가 북성으로 정해졌다며?”어민경은 계속 동작을 하며 말했다.“네, 다음 달 6일로 잡혔어요. 이제 보름밖에 안 남았네요.”“긴장돼?”“그럭저럭요.”어민경은 동작을 멈추고 변영준을 바라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온주원은 변승현과 거의 부딪칠 뻔했다. 변승현의 얼굴에는 어두운 기색이 가득했고 온주원을 보지도 않은 채 곧장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온주원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고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고 있었다. “왜 이렇게 급해? 주승희한테 무슨 일 생겼나?” 그는 어깨를 으쓱이고 다시 작업실 안으로 들어갔다. 온주원은 짐을 복원실에 놓고 난 후, 심지우를 찾아 사무실로 향했다. 심지우는 책상 앞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짚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온
‘로트와일러?’ 심지우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상황일수록 절대 당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르신은 제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여기에 왔다고 생각하셨어요?” 그 말에 한명화는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뜻이야?” 심지우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요 며칠 심진호가 제게 했던 모든 통화를 다 녹음해 뒀어요. 오늘 여기 오기 전에 경찰서에 들러서 이미 신고했고 그 녹음도 넘겼죠. 오늘 제가 심씨 가문에서 무슨 일이라도 당한다면 심진호는 유력한 가해자로 지목될 거고 여기 있는 사람 그
오늘은 온주원이 북성에 도착하는 날이었다.심지우는 손에 입은 화상도 거의 다 나아서 이제는 혼자 운전할 수 있었다.그녀는 고은미의 차를 운전해 공항으로 온주원 마중을 나가는 길이었다.도중에 고은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고은미는 자세한 설명 없이 단지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돌아오라고만 했다.심지우의 심장은 순간 철렁 내려앉았고 눈꺼풀이 요동치듯 불길하게 떨렸다.그녀는 온주원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차를 돌려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곧장 진태현의 사무실로 향했다.진태현은 아무 말 없이 진단서를 내밀었
순간, 류준택은 멍해졌다.“그 사진을 봤어?”류준택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언제 본 거야?”“그게...”류서아는 입술을 깨물며 조금 기가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해외에서 유학할 때, 대학교 2학년 때쯤이었을 거야. 오빠가 술에 취해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두통 때문에 소파에 눕자마자 잠들었잖아. 그때 지갑이 바닥에 떨어졌고, 내가 그걸 줍다가 우연히 봤어.”류준택은 류서아를 빤히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류서아 역시 숨을 죽인 채 그의 대답만을 기다리며 그를 응시했다.한참이 지난 뒤, 류준택은 갑자기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