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북성의 가을밤은 서늘했고 귀뚜라미 울음소리마저 차가운 이슬을 머금은 듯했다.위민정은 차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후, 곧장 몸을 돌려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롤스로이스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던 함명우는 백미러를 통해 점점 다가오는 위민정을 응시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역시 날 걱정하고 있네...’하지만 위민정은 그의 차를 지나쳤고 곧장 경비실 옆의 작은 문으로 걸어갔다.순간 함명우의 미소가 굳어버렸다.경비실 옆엔 작은 출입문이 있었고 위민정은 얼굴 인식만 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위민정이 막 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
함기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등에 상처가 있는데 술을 마셨다고?”권현기가 황급히 설명했다.“행사에 참석했을 때 마신 겁니다. 술 마신 후에 다쳤어요.”그 말을 들은 함기철은 미간을 짚었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함기철은 요즘 함명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손현희는 함기철에게 몇 마디 위로를 건넨 후 다시 권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아주 잘했어. 명우의 성격은 부모인 우리가 제일 잘 알지. 권 비서도 우리 명우를 따르는 게 쉽지 않을 텐데.”권현기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여
전화를 걸자, 권현기는 곧바로 전화받았다.“사모님, 안녕하세요.”위민정이 물었다.“정말 가셨어요?”“함 대표님께서 저더러 돌아가서 쉬라고 하셨습니다.”“함명우가 억지를 부리는데 당신도 그냥 내버려두는 거예요?”권현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사모님, 함 대표님 성격 아시잖아요. 게다가 술까지 드셔서 더 설득하기 어려웠습니다.”위민정은 이마를 짚었다.“많이 다쳤나요?”“전에 채찍에 맞은 상처도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는데, 오늘 겉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농황산이 피부에 조금 스며들었습니다. 묵은 상처에 새 상
“치료비는 내가 낼게. 간호가 필요하면 간병인을 고용해 줄게.”“나는 치료비가 부족한 게 아니야. 간병인도 필요 없어. 그냥 네가 간호해 줬으면 좋겠어.”위민정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 말했다.“함명우, 억지 부리지 마.”“억지 부리는 거 아니야. 너희 집 경비원한테 문 좀 열어달라고 해. 나 오늘 밤 여기서 잘 거야. 그럼 네가 날 간호하기 편할 거야.”위민정은 입술을 깨물고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함명우, 잘 들어. 나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 때문에 다치게 한 것도 미안해. 마땅히 배상해야 할 치료비는 배상할 거고
일촉즉발의 순간, 두 명의 건장한 남자가 동시에 위민정에게 달려들었다.황산이 뿌려지는 찰나, 위민정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고 이내 넓고 두터운 품에 안겼다.귓가에는 터져 나오는 비명과 고함이 울려 퍼졌고 공기 중에는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가 퍼졌다.안서우가 깜짝 놀라며 외쳤다.“위 대표님!”곧이어 경호원들이 달려와 본처를 제압했다.농황산이 담겨 있던 검은색 유리병은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고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코와 입을 막고 사방으로 도망쳤다.“신 선생님, 다치셨어요!”혼란 속에서 안서우의 비명이 위민정을 놀라
위민정은 ‘미친놈’이라고 욕하며 함명우를 힘껏 밀치고는 문을 열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함명우는 맞은 쪽 뺨을 문지르며 얇은 입술을 끌어올려 웃었다.그리고 몸을 돌려 위민정을 향해 소리쳤다.“나도 같이 가!”...위민정의 드레스는 거추장스러워서 빨리 걸을 수 없었다.그래서 함명우는 금세 그녀를 따라잡았다.위민정의 드레스 자락은 하이힐에 계속 얽혀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고 그 모습을 본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조마조마했다.함명우는 두세 걸음 빨리 뛰어가 허리를 굽혀 그녀의 드레스 자락을 들어 올려주었다.위민정은 걸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