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入'잠깐, 레벨이 왜 이리 많이 올랐지? 그리고 능력치도? 전체적으로 30씩 올랐네?
그나저나 이름이... 내 이름이... 왜 이래!'
"이봐요, 팬티씨? 어디 안 좋아요? 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요?"
시선을 회피하던 아를린과 셀린이 염려가 되었는지 나를 돌아본다.
"아니, 이름이···. 상태창이 비어있었는데 어느새 이름이 팬티스타킹으로..."
"네?"
아를린의 목소리가 떨렸다.
다들 바라보자 모두 놀란 듯한 표정이다.
'응? 반응이 왜들 이러지?'
"방금 상태창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이름이 비어있었다니…"
"왜요? 뭐가 이상해요? 여러분은 상태창이 없어요?"
......
'뭐야? 얘네들 표정이 왜 이래? 뭐가 문제야?'
"혹시 팬티님은 사도신가요?"
내내 조용한 호수 같았던 셀린의 검은 눈동자에 파문이 일었다.
"셀린님은 그것을 어떻게 알죠?"
"아까부터 저희를 한 명씩 천천히 바라보셨던 것은, 혹시 저희를 감정하고 계셨던 것인가요?"
"네? 아를린님은 그것을 어떻게 아셨어요?"
"설마, 그래서 리더의 판정 스킬이 먹히지 않았던 건가? 리더, 맞는 것 같지?"
헬레나가 아를린에게 묻자, 아를린이 셀린을 바라본다.
"팬티님은 혹시, 어제 이곳, 아니, 이 세계에 처음 오셨나요?"
셀린의 무미건조했던 냉정한 목소리가 심히 떨렸다.
"네, 맞아요. 그것은 또 어떻게 아셨어요?"
갑자기 아를린과 헬레나, 셀린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내 앞에 와서는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고개를 숙인다.
"베스페리아 파티의 리더, 골드레벨의 아를린이 신의 사도님을 뵙습니다!"
"베스페리아의 검사, 실버레벨의 헬레나가 신의 사도님을 뵙습니다!"
"베스페리아의 힐러이자, 신 라세리온님을 섬기는 실버레벨의 사제 셀린이 사도님을 영접합니다."
......
'이게 무슨 상황인 거지?'
......
이들에게 들은 것을 정리하면 이렇다.
즉, 상태창과 사람에 대한 감정은 사도의 고유 권한이다.
이 세계의 사람들은 상태창이 없기 때문에, 레벨이 아닌 여섯 가지 등급으로 실력을 인증 받는다.
브론즈(Bronze), 아이언(Iron), 실버(Silver), 골드(Gold), 미스릴(Mithril), 아다만타이트(Adamantite)급 레벨.
특히, 아드만타이트급 레벨은 국가적으로 한두 명밖에 없을 만큼 희귀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등급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기운을 측정하여 판정하는데, 판정 스킬을 가진 자가 공인된 절차를 통해 인증한다고 한다.
현재로서 등급외로 분류되는 경우는,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용사와 사도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판정 스킬로 등급 판정이 불가하다. 왜냐? 다른 세계에서 소환되기 때문이다.
또한, 감정 스킬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들은 있지만, 사람을 감정하는 스킬은 오로지 신의 선택을 받은 사도만 가지고 있는 고유 스킬이라고 한다.
신에게 선택받은 용사나 사도가 타 차원에서 처음 소환될 때는 본연의 모습, 즉, 알몸 상태에 이름 없이 소환된다고 한다.
즉, 종합하면, 이 들은 나의 상황을 통해 내가 사도임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
타닥타닥!
장작에 뭔가 마법적 처치가 되어있는 건지, 여전히 고풍스럽게 타들어 가는 모닥불 주변에 네 명의 남녀가 앉아있다.
"셀린?"
"네, 사도님."
마치 인간이라기보다는 달빛 아래 세워진 정교한 조각상 같은 아름다운 얼굴은 잠시 할 말을 잊게 만든다.
특히, 차가운 호수 같은 고요함을 담은 저 무표정 속에 어렴풋이 느껴지는 따스한 기운은 압도적인 신비감을 자아내게 한다.
"셀린님은 라세리온교의 사제시잖아요. 혹시 제가 어느 신의 사도인지 궁금하시죠?"
"네."
짧은 대답.
하지만, 그 속에서 잔잔한 떨림이 느껴진다.
잠시의 침묵···.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은 그녀의 예상이 확신으로 변하는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검은 비단처럼 차분히 내려오는 단발머리 아래, 밤하늘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검은 눈동자가 서서히 놀람으로 가득 찬다.
"설마?"
상황을 지켜보던 아를린과 헬레나도 눈치챘는지 표정에 놀람이 새겨진다.
"맞아요. 저는 신 라세리온과의 계약으로 사도로서 오늘, 이곳으로 오게 되었답니다."
그러자, 조용히 셀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를린과 헬레나도 일어서더니 서로 손을 마주 잡고는, 함께 셀린의 행동을 지켜보는데 어찌 분위기가 이상하다.
둘 다 눈에 눈물이 고여 있다.
'뭐지? 그리고 얘는 왜 이래?'
나에게 조용히 다가온 셀린은 엎드리더니, 신발도 신지 않고 있던 더러운···. 더러웠는데···. 언제 깨끗해졌지? 여튼 내 발등에 입을 맞춘다.
"셀린? 셀린?"
부드러운 셀린 입술의 감촉이 발등을 통해 올라오며, 존슨에 미약하지만 신호가 전달되기 시작한다.
놀라서 셀린을 불러보지만, 내 발등에 입을 맞추던 셀린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더니···.
"흐흐흑~ 엉~."
갑자기 대성통곡한다.
난감하다.
"셀린! 셀린! 왜 그래요?"
셀린을 일으키자, 엉거주춤 허리를 펴다 그대로 내 다리를 부둥켜안고는 얼굴을 내 몸에 파묻고 계속 대성통곡한다.
"아를린? 헬레나? 셀린이 왜 이러는 거죠?"
아를린은 눈물을 머금은 채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고, 헬레나가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라세리온교는 최근 500여 년간 용사나 사도를 배출하지 못했어요.
다른 종교는 용사와 사도가 함께 마왕군에 맞서고 있는데, 라세리온교는 그러지 못했죠.
그래서, 라세리온교의 최대 숙원은 바로 용사나 사도의 강림이었답니다.
셀린의 간절했던 기도가 드디어 이루어 진 거라고요.
축하해 셀린!"
"축하해 셀린. 정말 축하해!"
'그런거였나? 근데 이거 진짜 난감하네. 존슨! 가만히. 가만히 있어, 제발!'
셀린이 얼굴을 파묻고 울면서 부비부비하고 있는 바로 그곳!
얇은 모포를 사이에 두고 점차 파아워 업! 해가고 있는 존슨이 있었다.
헬프레온력 1년 8월 8일 월요일.헬프레온 분지는 이주단원들과 마르센 왕국의 관노가 합류하면서 건축물들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었다.특히 헬프레온 정부청사는 그 공정률이 50%에 달했다.마법사들의 조력과 스스로 머물 집을 스스로 짓는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한 이주단원들은 새로 합류한 거주민들과 함께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국무 회의를 마치고, 마르센 왕국의 임시 대사직을 맡고 있는 요하스 왕자가 보고할 것이 있다며 외교를 담당하고 있는 아를린과 함께 찾아왔다."통령님을 뵙습니다.""어서 오시오. 요하스 왕자."그의 얼굴은 긴급한 일이 있어 왔다는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바로, 아를린의 보고가 이어졌다."두 가지 안건이 있습니다. 먼저, 테오르 제국에서 마르센 왕국에 저희들에 대한 세부 정보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해 문의가 들어왔습니다."요하스 왕자의 표정이 초조했다.
이얏! 팅! 으악!"멜슨 뭐 하나? 동료가 시선을 끌었는데도 멍청하게 서 있나!"휘익! 퍼억! 아아악!"에잇!"타닥! 끄아악!"약해 빠진 놈들, 이러고도 감히 너희들이 프라임의 십제란 이름을 달고 있느냐!""죄… 죄송합니다 프라임 공작 각하."크라이크 프라임 공작.아발론 제국의 황실 근위기사단 단장이자 그랜드 소드 마스터이다.그가 세 명의 소드 마스터를 단 한 합에 한 명씩 무너뜨리고는 인상을 찌푸렸다.연병장 바닥에는 방금 쓰러진 기사들을 포함해, 여섯 명의 소드 마스터가 널브러져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약해 빠진 놈들. 자! 다음. 넷이 한꺼번에 나오도록! 이번에도 그따위면 오늘 저녁 식사 대신 특훈을 받게 될 것이다!"
이들로부터 임정 회의에 참관해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중요한 회의에 외부인인 나를 부르다니, 생각보다 이들이 어설프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 생각은 곧이들은 결코 어설픈 것이 아니었다. 자신감이었다.팬티스타킹 단장이 국가의 조직구성을 발표할 때 놀람과 의구심을 함께 느꼈다.왜! 그는 왕이 되지 않는가?왕이 없는 국가라?국명도 '헬프레온 왕국'이 아니라 '헬프레온 국'이다.'통령'이라는 명칭도 어색했다.그리고 자신의 임기는 헬프레온 대륙을 마왕국으로부터 탈환할 때까지란다.그 이후는 국민들이 선거로 통령을 선출한다니.이게 말이 되는가?미개한 국민들이 국가의 지도자를 뽑는다고?그는 권력에 욕심이 없는 자인가
헬프레온력 1년 7월 20일 일요일. 낮 2시.사리엘의 인도에 따라 이주단의 후발대 800여 명과 마르센 왕국의 800여 명의 관노, 그리고 200여 명의 마르센 왕국 경비대가 희망의 땅에 들어섰다.거대한 산들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분지.생각했던 것보다 더 거대한 규모와 신비로움마저 자아내는 압도적인 환경에 모두들 그 자리에 멈춰서 첫 만남의 순간을 감상하였다."안트레오네 산맥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요하스 왕자조차 눈을 크게 뜨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허허허. 참으로 좋은 땅이로고.""그렇죠? 할톤 부장님?"나라그라실의 입가에 오랜만에 호선이 그려졌다."호호호, 생각보다 멋진 곳이네요.""아… 이곳이…"미야렌과 아를린 등 각자가 짧은 소감을 밝히며 분지 안으로 들어갔다.아를린이 마중 나와 있었다.
그의 입을 통해서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이어졌다.신기한 것은, 그의 입의 모양과 들리는 말은 달랐다.무언가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았다.헬프레온 대륙, 마왕의 침공, 120일간의 항해, 국가의 건설…모두가 동화 같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특히 그가 이야기 한 '헬프레온의 십계'는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의 법칙과 정면으로 위배되는 이야기였다.종족과 지위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고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훗.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레드 드래곤을 배후에 둔 인간이 굳이 우리를 데려와 거짓을 말할 이유는 없었다.무언가 확신이 필요했다.그 때, 그의 입에서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하멜 촌장!"하멜? 하멜이라고? 그의 마을은 화전민 사냥꾼에 의해서 모두 끌려가지 않았던가?
상황극에 만족했던지, 위대하신 분의 표정이 밝았다.그녀와 함께 희망의 땅으로 되돌아 왔을 때에는, 어느새 석양이 대지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그리고…취잌! 취이잌! 췩!한 무리의 오크들이 대열을 지어 희망의 땅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그들에게 다가가자, 다크혼이 셀린과 함께 거대한 검은 도끼를 어깨에 걸친 지독하게 못생기고 우락부락한 오크를 데려왔다.페르티나는 쌍창을 쥐고는 다크란과 함께 새로 들어온 오크들의 대열을 점검하고 있었다.그런데… 데려온 오크의 온몸이 왠지 뭔가에 그을린 듯 하다.그러고 보니 살짝 탄내도 났다."오셨어요? 저희도 방금 도착했어요."밝게 셀린이 인사 하자, 그 오크가 몸을 움찔거렸다."단장님. 검은도끼 부족의 다크만 족장입니다. 인사해라. 이 분은 내가 모시고 있는 팬티스타킹 단장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