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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복덩이
사흘 전, 지성훈이 윤서희와 함께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영상이 인터넷에 크게 퍼졌다.

누군가 지성훈이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폭로했고, 인기 여배우 윤서희가 불륜녀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윤서희를 욕하기 시작했다.

윤서희는 정신적으로 무너져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

지성훈은 상처 입은 윤서희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송연서를 찾아가 위장 이혼을 하자고 했다.

그런 다음 윤서희와 혼인신고를 해서 악플러들의 입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송연서는 그게 너무나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해서 계속 거절했다.

하지만 이제 송연서가 지성훈을 원하지 않았다.

원래 지성훈은 송연서가 속이 좁다고 여기며 짜증스러워했다.

그런데 송연서가 이혼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자마자, 지성훈의 화는 곧바로 풀렸고 기쁜 표정이 떠올랐다.

“잘 생각했어. 내가 바로 이혼 합의서 만들어올게!”

“지성훈, 아직 내 말 안 끝났어. 이혼은 하되 조건을 바꿔야 해. 나는 빈손으로 나갈 수 없어. 부부 재산은 공평하게 반씩 나눠!”

“위장 이혼일 뿐인데, 왜 그렇게 진지하게 나와?”

지성훈이 기억하는 연애 시절의 송연서는 늘 다정하고 대범했다.

지성훈은 송연서가 도대체 언제 이렇게 인색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송연서는 지성훈의 눈빛에 상처를 입고 힘겹게 말했다.

“싫으면... 다 그만두던가.”

그 말을 듣자 지성훈은 조급해졌다.

“아니야! 다 네 말대로 할게. 그러면 됐지?”

지성훈은 송연서가 마음을 바꿀까 봐 새벽 1시 반에 변호사를 불러 이혼 합의서를 수정하게 했다.

지성훈도 위장 이혼이 송연서에게 아주 미안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윤서희의 아버지는 지성훈에게 생명의 은인이었다.

지성훈은 윤서희를 구설수에 빠뜨릴 수 없어 아내인 송연서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새 이혼 합의서가 인쇄되자마자 지성훈은 펜과 함께 이혼 합의서를 송연서의 손에 쥐여 주었다.

“빨리 서명해!”

송연서는 지난날의 사랑을 떠올리며 낙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다른 여자를 위해 나한테 이런 짓까지 하면서... 내가 상처받고 영원히 당신을 떠날 거라는 생각은 안 해?”

지성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나는 너랑 진짜로 이혼하는 것도 아니잖아. 윤서희와 혼인신고하고 결혼식만 올리는 거야. 이 소동이 잠잠해지면 다시 결혼하면 돼. 우리 감정에는 영향 없어!”

감정?

송연서는 그 두 글자를 듣고 그저 웃음만 나왔다.

지성훈에 대한 모든 감정은 이미 전생에 아들 지민호가 죽었을 때 산산이 부서졌다.

지성훈이 계속 재촉하는 가운데 송연서는 이혼 합의서에 서명을 마쳤다.

지성훈은 이혼 합의서를 낚아채듯 빼앗았다.

“한번 서명했으니 후회하면 안 돼. 숙려기간이 끝나면 이혼 신고하러 가자!”

“그래.”

송연서는 그런 지성훈을 바라보며, 온 마음을 다해 지성훈을 사랑했던 과거의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지성훈은 송연서의 이상한 기색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이혼 합의서 사진을 찍어 윤서희에게 좋은 소식을 알리느라 정신이 팔렸었다.

송연서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지성훈을 불러 세웠다.

“오늘 민호가 고열이 났다는 거 알아?”

“응, 약은 먹였어. 그리고 민호가 또 떼를 부릴까 봐 일부러 잠든 뒤에 나간 거야!”

“그리고 솔직히 너도 윤서희한테 아이 교육을 배워야 해. 서진이가 민호보다 훨씬 말을 잘 듣는다니까.”

고열이 나는 5살 아이를 혼자 집에 두고 나왔으면서도 지성훈은 오히려 당당하게 대답했다.

이 순간 송서연의 목구멍에는 쌓아 둔 따짐이 가득했지만 한 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

그저 실망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을 미화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지 않게 되면...

송연서는 다시 지성훈을 바라보며 비열하고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느꼈다.

다음 날 아침, 구청 문이 열리기도 전에 송연서는 지성훈에게 끌려가 줄을 섰다.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던 해, 지성훈은 윤서희가 만든 갖가지 ‘돌발 상황’ 때문에 10번이나 약속을 어겼다.

이제 이혼 신청을 제출할 때는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다.

송연서는 자기 마음이 어떤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코끝이 자꾸 시큰해졌고, 서명할 때 손도 조금 떨렸다.

이혼 신청을 마치자 지성훈은 입꼬리를 한껏 올렸다.

“너는 알아서 택시 타고 돌아가. 나는 서희와 한 달 뒤 결혼식 얘기를 좀 해야 해!”

지성훈은 그렇게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몇 걸음 뒤처진 송연서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

송연서는 빠르게 멀어지는 지성훈의 차를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웃었다.

송연서가 지성훈과 막 연애를 시작했던 그 2년 동안, 지성훈은 송연서에게 지극정성이었고 송연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하지만 그 후에 윤서희가 나타났다.

지성훈은 어쩔 수 없이 송연서를 윤서희 뒤로 밀어냈다.

송연서는 한때 이혼을 요구하며 소동을 벌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성훈은 말했다.

“내가 서희에게 잘하는 건 은혜를 갚기 위해서일 뿐이야. 서희 아버지가 나를 구하려다 돌아가셨으니까! 하지만 너는 달라. 너에게 잘하는 건 내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송연서는 우유부단한 사람이었다.

매번 지성훈에게 마음이 상하고 떠나기로 결심해도, 지성훈이 붙잡을 때마다 송연서는 다시 미련이 남았다.

그렇게 세 사람이 여러 해 얽혀 있다가, 결국 송연서와 아들 지민호는 비참하게 죽었다.

다시 살 기회를 얻었으니, 송연서는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송연서는 결혼반지를 빼서 중고 명품점에 팔았다.

그 반지는 지성훈이 직접 디자인하고 다듬은 것으로, 송연서에 대한 모든 사랑을 담았다고 지성훈이 말했다.

하지만 이제 송연서는 지성훈이 무릎 꿇고 프러포즈하던 다정한 모습을 떠올리며, 그저 지독한 거짓말이라고 느낄 뿐이었다!

송연서는 반지를 팔고 집에 돌아와 자신과 지민호의 물건을 챙겼다.

우선 호텔에 가 있을 작정이었다.

이혼하면 지민호를 데리고 자신에게 상처만 남긴 이 도시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송연서가 몇 가지도 정리하지 못했을 때, 지민호가 울면서 달려왔다.

“엄마, 선생님이 전화했는데, 아빠가 강 선생님의 제자 자리를 윤서진에게 줬대.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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