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화

Author: 강로이
“아... 이 대표님이시구나. 뭐 하실 말씀이라도?”

이청아를 본 유진우가 흠칫 놀라더니 이내 차갑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냥 지나가다가 보이길래 인사나 한 번 하려고 왔어.”

이청아는 본래 설명하려고 했던 말을 그대로 삼켜버렸다.

유진우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엄마의 말을 그녀는 전혀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게 정말일 줄이야.

두 사람은 이미 이혼한 사이였으나 한때 남편이었던 사람이 이렇게나 빨리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어딘가 영문 모를 불편함이 몰려왔다.

“진우 씨, 친구분이세요?”

조선미가 넌지시 물었다.

여자의 민감한 직감으로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상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적의를 말이다.

“전처예요.”

유진우가 대답했다.

“네?”

순간 조선미가 눈썹을 치켜들더니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조선미라고 해요. 만나서 반가워요.”

그녀가 친절히 손을 내밀었다. 그 살짝 올라간 아래턱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언의 압박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네. 안녕하세요.”

이청아가 예의를 차리며 대답했다.

그녀는 자신감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그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선미가 자신을 압도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눈앞의 이 여자가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몸매, 얼굴, 분위기 어느 곳 하나 빠지는 곳이 없었다.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인 절세미인이었다!

남자라면 어쩔 수 없이 본능적으로 끌리게 될 것이다.

“유진우, 나 예전엔 왜 이 친구분을 본 적이 없었지?”

이청아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네가 예전에 나한테 관심이 있기라도 했어?”

유진우가 담담히 물었다.

그 말에 이청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유진우가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받아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유진우, 난 그냥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야.”

몇 초간 침묵한 뒤 이청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무슨 얘기?”

유진우가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에선 말하기가 좀 그래. 날 따라와.”

이청아가 말을 마친 뒤 몸을 돌려 구석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유진우가 따라오고 있지 않음을 인지한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할 말이 있으면 여기에서 해. 괜히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사면 안 되잖아.”

유진우가 말했다.

“꼭 그래야겠어?”

이청아가 다시 이마를 찌푸렸다.

그녀는 지금 화해를 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는 왜 조금의 체면도 세워주지 않는단 말인가.

또한 매정하게 거절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 그녀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이 대표, 우린 이미 이혼했어. 높으신 분께서 이젠 나 같은 사람과는 어울리면 안 되지. 이 대표의 체면이 깎이는 일이잖아.”

유진우가 말했다.

“나 정말 이해가 안 돼.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이청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유진우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이건 다 네 선택이었잖아?”

“난...”

이청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렇다. 그녀의 주도하에 한 이혼이다. 이제 와 얘기한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마음속의 이 찝찝함은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더욱이 유진우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이토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건지...

이상하게도 그런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강렬해져만 갔다.

“유진우, 네가 나 미워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또한 난 이미 너한테 충분히 기회를 줬었어!”

이청아의 목소리가 점점 더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워낙 도도한 성격인지라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상대도 그런 그녀와 맞서며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서? 다 내 탓이라는 거야?”

유진우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나 너랑 이런 거로 싸우고 싶지 않아.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하지만 아직 날 존중하기라도 한다면 내 앞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나타나진 말았어야지.”

이청아가 말했다.

“존중?”

유진우의 입꼬리가 삐딱하게 올라갔다.

“그럼 양의성은? 이혼하기 전부터 두 사람은 항상 붙어 다녔잖아? 그런 네가 이제 와 나한테 존중이라는 말을 꺼내?”

“네가 믿든 말든 난 떳떳해.”

이청아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말했다.

“그래?”

유진우의 얼굴에 조롱 섞인 미소가 걸렸다. 이어 그가 마침 가까이 걸어오고 있는 양의성을 가리켰다.

“이래도 떳떳해? 하하... 나 오늘 떳떳이라는 개념을 다시 배워가는 것 같네.”

두 사람은 분명 사적으로 잦은 만남을 갖는다. 또한 지금 이 순간 함께 파티에 참석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뻔뻔하게 떳떳하다는 말을 입에 올리다니.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뭐라고?”

이청아가 이마를 찌푸렸다. 억울했지만 애써 설명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첫째로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둘째로는 말한다고 한들 상대가 믿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청아 씨, 아까까지만 해도 저쪽에서 즐겁게 얘기 나누고 있던데 언제 여기에 온 거예요?”

양의성이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매혹적인 자태의 조선미를 본 순간 그는 제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의 눈동자에서 욕망과 탐욕의 불꽃이 활활 타올랐다.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버려 호흡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나도 아름답다!

그는 지금까지 이토록 아름다운 미인은 본 적이 없다!

이청아를 깨끗하고 맑은 물에 비유한다면 조선미는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이다.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은 채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사람의 영혼까지 빨아들일 수 있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요물 그 자체였다.

몇 초가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양의성은 서둘러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시선을 거두었다. 미녀 앞에서 적나라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인상을 좋게 남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말이다.

“유진우,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유진우를 본 양의성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더욱이 조선미와 유진우 두 사람의 다정해 보이는 모습을 보니 그의 두 눈은 실핏줄이 터진 듯 시뻘겋게 물들었다.

젠장!

저 자식이 무슨 능력으로? 이청아와 이혼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사이에 또 저런 절세미녀를...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내가 왜 여기에 있으면 안 되는데?”

유진우가 반문했다.

“청아 씨한테 듣기로 넌 청성 그룹에서 말단 직원에 불과하다던데 네 신분으론 여기에 들어올 자격이 안 되지 않아? 설마 몰래 들어가려고?”

양의성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나한테 자격이 있든 없든 네가 상관할 문젠 아니야.”

유진우가 차갑게 말했다.

“하하. 내가 제대로 맞췄나 보군.”

양의성이 차갑게 웃으며 조선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봐요, 예쁜 아가씨, 속으셨어요. 옆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부잣집 도련님이 아니라 사회 가장 밑층 조무래기일 뿐이에요. 당신의 아름다운 용모에 어울릴만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는 필시 유진우가 무슨 꾀를 써 여자를 속였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어떻게 저런 미인을 옆에 둘 수 있겠는가?

“그래도 괜찮아요. 제가 좋아하면 되니까요.”

조선미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아가씨의 조건이라면 충분히 명문가 도련님과도 결혼할 수 있을 텐데 왜 하필 이런 자식을 만나 고생을 사서 하려고 해요?”

양의성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

“명문가가 뭐 그리 대단한가요? 제 눈엔 유진우 씨야말로 가장 훌륭한 남자인걸요.”

조선미가 유진우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훌륭한 남자라고요?”

양의성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대체 어디가 훌륭하다는 거죠?”

“적어도 당신보다는 잘 생겼어요.”

조선미가 단호히 말했다.

“흥! 잘 생긴 게 무슨 소용이 있어요. 얼굴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양의성이 어두운 얼굴로 경고했다.

“아가씨, 내 말 잘 새겨들어요. 계속 그렇게 사리 분별하지 못한다면 돈도 몸도 다 빼앗겨버리고 후회하게 될 거예요!”

“돈도 몸도 다 빼앗긴다고요?”

조선미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말로 제가 원하는 것인데 이 사람이 받아들일지 모르겠네요.”

그 당돌한 말에 이청아와 양의성은 물론 유진우까지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저 여자는 정말 일반인이 감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7화

    “아니에요?”유장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용호산은 여태껏 무림인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에 무관심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무림대회를 개최한다는 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분명해.”서태양이 말했다.인재를 선발해 위상을 높이려고 진무사가 나섰다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다.하지만 용호산은 전혀 관계가 없지 않은가?“그럼 무슨 의도인데요?”유장미가 되물었다.“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궁금하거든?”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서태양은 어깨를 으쓱했다.“보혁 씨는 내막에 훤하니까 화두를 꺼낸 거겠죠?”유이슬이 시선을 돌렸다.“내막까지는 아니지만 주워들은 소식이 몇 가지 있긴 해요.”염보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용호산 뒷산의 금지구역에 최근 신비로운 보물이 나타났는데 향후 100년 동안 무림인들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나라의 운명과도 관련이 있다고 해요.”“무슨 보물이 그렇게 대단해요?”유장미가 깜짝 놀랐다.유이슬과 서태양도 예상치 못한 듯 충격을 금치 못했다.무림인들의 흥망성쇠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만약 제 추측이 맞는다면 용원의 기와 관련된 보물일 거예요.”염보혁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순간, 유진우는 눈썹을 추켜세웠지만 이내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다.“용원의 기? 그게 뭔데요?”유장미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용맥의 정수이기도 하죠.”유이슬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며칠 전 호룡각이 와해하면서 지하 용맥이 다섯 개의 용원의 기로 변해 세상에 뿔뿔이 흩어졌어. 소문에 의하면 용원의 기를 얻는 자는 천하무적이 되어 승승장구한다고 해.”호룡각이 무너지고 용맥이 파괴된 일이 워낙 큰 이슈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녀의 귀에도 흘러 들어갔다.“진짜요? 그렇게 대단한 물건이 있어요?”유장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고서에서 관련된 기록을 본 적이 있는데 용원의 기를 얻은 자들은 세상을 주름잡는 수장이거나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었어.”유이슬이 한마디 보탰다.“맞아요.”염보혁이 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6화

    유진우는 옆에 있는 염보혁을 흘깃 쳐다보았고, 속으로 상대방이 아무리 예뻐도 남자를 좋아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쿨럭!”염보혁은 사레가 들린 나머지 연신 기침하며 쓴웃음을 지었다.“이슬 씨, 지금 절 칭찬하는 건지 비꼬는 건지 모르겠네요.”“당연히 칭찬하는 거죠. 그런 얼굴을 보고도 어떤 남자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어요?”유이슬이 정색하며 말했다.“네?”염보혁은 말문이 막혔다.설령 사실일지언정 어찌 면전에서 대놓고 말할 수 있지?왠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정 믿기 어려우면 태양한테 물어봐요.”유이슬이 문득 말했다.한편, 서태양은 염보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흠칫 놀라더니 서둘러 시선을 돌렸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싶었다.“제가요?”서태양은 난감한 얼굴로 대답했다.“선배, 장난하지 마세요. 저랑 무슨 상관이죠?”“뭔가 냄새가 나는데요?”유장미가 눈썹을 까딱하더니 눈알을 굴리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설마 보혁 씨한테 진짜 반한 건 아니죠?”“이... 계집애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서태양이 펄쩍 뛰면서 얼굴이 벌게진 채 고래고래 외쳤다.“남자끼리 엮일 리가 없잖아.”“침착해요. 단지 농담했을 뿐이에요.”유장미가 키득거리며 말했다.“게다가 남남 커플이 진짜 사랑이죠. 어차피 안 될 건 없잖아요. 만약 사귈 생각이 있다면 진심으로 축복해줄게요. 하하하!”“입만 열면 헛소리 하네.”서태양은 짐짓 화가 난 듯 혼내려는 액션을 취했다.유장미는 잽싸게 유이슬의 등 뒤로 숨어 웃음을 터뜨렸다.갑자기 산으로 흘러가는 대화에 당사자인 염보혁은 말문을 잃었다.더욱이 유장미와 투닥거리는 와중에도 그를 흘끔거리는 서태양 때문에 어이가 없었다.단순히 농담으로 치부할 수 있었지만 몰래 훔쳐보는 탓에 괜히 기분이 세했다.“진우 씨, 이슬 씨, 다들 용호산은 처음이죠? 제가 구경 좀 시켜드릴까요? 주변에 뭐 있는지 소개해줄게요.”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5화

    술이 몇 잔 오가자 서서히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슬 씨, 방금 검종의 제자라고 하시던데 무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용호산에 오른 건가요?”염보혁이 넌지시 물었다.“그런 셈이죠.”유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성격이 무심한 편이라 말주변이 딱히 없었다.“사실 저희는 스승님의 명을 받고 찾아왔어요.”상대적으로 외향적인 유장미가 웃으며 말을 보탰다.“노천사가 용호산에서 무림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세상이 발칵 뒤집혔거든요. 검종 뿐만 아니라 천하회, 주술교를 포함한 파벌에서 최정예 제자들을 파견해 출전할 예정이에요.”“그럼 검종에서는 세 분이 참석하는 건가요?”염보혁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니요.”유장미가 고개를 저었다.“저희는 단지 구경하러 왔을 뿐,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는 따로 있어요.”그녀와 서태양은 선천 후기에 속했고, 유이슬은 실력이 뛰어나긴 했으나 반보 마스터에 불과했다.어찌 됐든 천교에 비하면 열세에 처하는지라 검종을 대표해서 출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따로 있다니? 설마 홍군림이에요?”염보혁의 눈썹이 까닥했다.“그건 저도 잘 몰라요.”유장미가 생긋 웃었다.“워낙 제멋대로에 신출귀몰하는 사람이라 이번 무림대회에 참가할지 아무도 몰라요. 만약 홍 선배가 진짜 출전한다면 우승은 우리 검종이 차지할 거예요.”홍군림은 천교 랭킹의 1위에 올랐을뿐더러 어린 나이에 경천 랭킹에 진입한 검종의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다만 성격이 까칠하고 독불장군이라 종주를 제외하고 아무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장미야, 그건 네 생각이고.”이때 유이슬이 입을 열었다.“홍 선배가 실력이 뛰어나고 검종의 천재로서 일반 무사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존재인 건 사실이지만 너도 알다시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능력자가 한 명 더 있잖아.”“누구요?”유장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유장혁.”유이슬이 무덤덤하게 말했다.“그 사람이 홍 선배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요?”유장미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막상막하야. 천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4화

    “네?”염보혁의 한 마디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넋을 잃었다.특히 잘 보이기 급급했던 서태양은 굳은 얼굴로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허공에 손을 들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럴 수가?방금 목숨 걸고 구하려던 사람이 남자였다니?“남자...? 농담이죠?”붉은 옷 소녀가 염보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경국지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인이 대체 어디를 봐서 남자란 말인가?푸른 옷 여인은 입만 벙긋했을 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흡혈파 망나니들이 여자가 아닌 남자한테 집적거렸다니?취향 한번 독특했다.“아니요. 진짜 남자예요.”염보혁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밖에 나가면 여자로 오해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하지만 아무리 봐도...”붉은 옷 소녀가 말을 아꼈다.“외모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염보혁이 어깨를 으쓱하며 해탈한 듯 말했다.“아쉽네요.”붉은 옷 소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본인이 이렇게 예쁜 얼굴을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선배? 왜 그래요? 괜찮아요?”그녀는 아직도 넋을 잃은 서태양을 발견하고 손을 뻗어 어깨를 툭 쳤다.“응? 아, 괜찮아. 단지 조금 놀랐을 뿐이야.”서태양은 꿈에서 깨어난 듯 금세 정신을 차렸다.다만 눈빛만큼은 남자한테서 떠나지 않았다.이렇게 요염한 얼굴이 사내란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그야말로 재능 낭비이지 않은가?“저는 염보혁입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염보혁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유이슬이에요.”푸른 옷 여인이 대답했다.“저는 유장미라고 해요.”붉은 옷 소녀가 활짝 웃었다.비록 남자이지만 미모에 저절로 눈이 갔다.“서태양입니다.”서태양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 같이 술이나 한잔 하시죠?”염보혁은 손을 내밀더니 소개를 이어갔다.“이쪽은 유진우 씨, 그리고 두 분은 호위무사인...”“춘화와 추월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3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수염 난 사내의 몸에 피투성이 상처가 생겼다.눈 깜짝할 사이에 연신 검에 찔린 탓에 저항할 힘조차 없었다.비록 수염 난 사내가 힘은 더 셌지만 기교에서는 한참 못 미쳤다.여자의 화려한 검술은 감탄을 자아냈고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악!”수염 난 사내가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사지가 부러진 채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은 마치 좀비를 연상케 했다.온몸은 피가 흥건했고 상처로 가득했다. 비록 목숨에 지장은 없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형님!”패배한 우두머리를 보자 흡혈파 제자들이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항상 위풍당당하고 기세등등했던 수장이 이런 몰골을 보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젠장! 감히 우리 형님을 다치게 해? 죽고 싶어 환장했어?”“저년을 없애버려!”흡혈파 제자들이 고래고래 외치며 검을 빼 들고 무시무시한 기세로 여자를 덮쳤다.“무용지물이야.”푸른 옷 여인은 콧방귀를 뀌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들 틈으로 뛰어들었다.얼마 안 되어 흡혈파 제자들은 하나같이 처참한 비명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팔이나 다리가 부러진 채 선혈이 낭자했다.“역시 대단하세요!”눈앞의 광경에 붉은 옷 소녀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망나니 따위가 감히 검종에게 대들다니? 제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서태양이 바닥에 침을 뱉었다.“뭐... 뭐라고? 너희들이 검종 제자였어?”흡혈파 제자들은 안색이 돌변하더니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다.검종은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3대 문파 중 하나로 천하회와 주술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비록 제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뛰어난 인재들밖에 없다.특히 검종의 홍군림은 어린 나이에 천교 랭킹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경천 랭킹에 진입하여 세계 10위의 강자가 되었다.경천 랭킹 10위권에 검종 제자가 무려 2명이나 있는데 압도적인 실력으로 3대 파벌의 수장 자리를 거머쥐었다.여기서 검종의 제자들을 만나게 될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무모한 짓을 벌이지 않았을 텐데.“이제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2화

    “윽!”서태양은 이를 악물고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온 채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이내 양손으로 검을 쥐고 온 힘을 다해 어깨를 짓누른 흡혈검을 떼어내려고 했다.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상대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힘이 점점 더 가해졌고 무릎이 닿은 바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작 이런 실력으로 감히 우리 흡혈파한테 덤비다니? 제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수염 난 사내가 냉소를 지었다.“형님! 멋져요.”“역시 대단하세요.”부하들이 질세라 감탄했다.북쪽에서 흡혈파라고 하면 꽤 이름 있는 큰 파벌인지라 애송이 같은 놈이 도발할 만한 게 아니었다.“감히 내 앞에서 영웅 행세해? 넌 오늘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결정을 내린 거야. 교훈 삼아 사지를 부러뜨려줄게!”수염 난 사내가 비열한 미소를 짓더니 흡혈검을 들어 올려 서태양의 손목을 향해 휘둘렀다.챙!검이 닿기 직전 청색 보검이 불쑥 나타나 허공에서 공격을 막아냈다.“응?”수염 난 사내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푸른 옷 여인이 보검을 들고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선배?”서태양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그제야 한숨 돌렸다.조금만 늦었더라도 오른손을 잃어버렸을 텐데 그나마 선배가 제때 도움을 줘서 천만다행이었다.“괜히 참견하지 마.”수염 난 사내가 음흉하게 웃었다.“우리 후배한테 손을 대는 순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여자가 싸늘하게 말했다.“맞아! 너희들 같은 망나니는 벌을 받아 마땅하지.”이때, 붉은 옷 소녀가 검을 빼 들고 낭랑한 목소리로 외쳤다.“언니, 제가 도와줄게요.”“아니야. 넌 태양이랑 지켜보고 있어. 이런 놈들은 나 혼자서도 충분하니까.”푸른 옷 여인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수염 난 사내가 히죽 웃었다.“그런 왜소한 몸으로 오빠의 검을 어찌 막으려고? 차라리 무기는 내려놓고 침대에서 겨뤄보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부하들이 폭소를 터뜨렸다.곧이어 음흉한 시선으로 여자를 훑으며 멋대로 평가하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