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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Author: 도도화
주재훈은 앞다투어 다가와 호의를 보이는 여자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고 무심한 목소리로 한마디 물었다.

“혹시, 여기... 오목 둘 줄 아는 분 있어요?”

여자들은 잠시 멍해졌다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웅성였다.

“오목이요?”

“저는 못 두는데요.”

“오목은 좀 옛날 거 아니에요? 우리 할아버지 세대가 좋아하는 거잖아요.”

“맞아요, 요즘 누가 오목을 둬요.”

주재훈이 정말 오목에 관심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그저 이렇게 해서 귀찮은 접근을 피하려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임서율은 잠시 그 자리를 멀찍이서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누군가 흥미를 보였다.

“재훈 씨, 혹시 우리도 그 오목판 좀 볼 수 있어요?”

“보시죠.”

주재훈이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보여주자 다른 여자들도 우르르 다가갔다.

“어? 이거 반쯤 두다가 멈춘 거네요.”

“네, 거의 막힌 판 같은데. 누군가가 판을 풀어야겠어요.”

몇몇은 오목을 제대로 두지 못했지만 그래도 기초 정도는 알고 있는 눈치였다.

조금이라도 안다면 시도해 볼만했다.

무엇보다 주재훈은 잘생겼고 집안도 좋았다. 심지어 하도원과도 친하다는 소문이 있으니, 그를 붙잡을 수 있다면 한 번쯤은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하도원은 아니었다. 그 남자는 몇 년 전부터 이 바닥에서 철옹성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완벽히 닫힌 사람이었다.

중간에 수많은 여자가 먼저 다가가 봤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받아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는 그 때문에 상류층에서 퍼진 소문도 있었다. 하도원이 혹시 성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말이다.

서른이 넘었는데도 여자 친구는커녕 스캔들 하나 없고 결혼은 더더욱 언감생심이었다.

완벽한 조건을 갖춘 남자가 이토록 무심하다면 사람들 입장에선 오히려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임서율은 시선을 휴대폰 화면으로 옮겼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들고는 주재훈에게 물었다.

“저기, 혹시 이 판을 풀면 보상 같은 거라도 있나요?”

순간 주변의 여자들이 동시에 눈을 반짝였다.

“맞아요, 보상이라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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