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임씨 가문과 손씨 가문 사람들의 긴장과 기대 속에서 연미혜와 경민준의 이혼 숙려기간은 결국 끝을 맞았다.그날, 경민준은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 가정법원으로 향했다.그런데 이동 중이던 차 안에서 휴대전화가 울렸다.통화버튼을 누른 뒤 무슨 말을 들은 건지, 경민준의 표정이 단번에 굳었다.“알겠어. 바로 갈게.”한편, 연미혜는 예정된 시간에 맞춰 가정법원에 도착했다.하지만 30분이 넘도록 경민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연미혜는 미간을 좁히며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통화 중이라는 안내음만 반복됐다.두 번, 세 번이어서 걸어도
경민아는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경민준을 바라봤다.“아, 맞다. 숙려기간 이제 거의 끝나지 않았어?”경민준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거의 다 돼가.”그 말을 듣는 순간 노현숙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셨다.노현숙은 코웃음을 한 번 흘리더니, 더는 경민준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경다솜은 다시 연씨 가문으로 돌아가 지내고 싶어 했다.이번에는 경민준이 직접 차를 몰아 데려다주었다.연씨 가문 앞에 도착했을 때, 경민준과 연미혜는 어쩔 수 없이 대면했다.두 사람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경다솜이 들뜬 얼
신정혁은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임지유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 하지만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번호를 누르지 않았다.그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다시 시선을 모니터로 옮겼다.화면에는 연미혜를 향한 찬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그걸 바라보는 신정혁의 눈빛이 다시 차갑게 식어갔다....연미혜는 다른 사람들의 속내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그날 오후, 연미혜는 주요 매체 한 곳의 인터뷰를 진행했다.인터뷰를 마친 뒤 휴대전화를 확인하자, 조금 전 경다솜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왔다며 오늘 저녁은 본가에서
경다솜은 최근 며칠째 연씨 가문에 머물고 있었다. 주말이 되어도 돌아갈 기미가 없었다.경민준 쪽에서도 데리러 오겠다는 말은 없었다.얼마 전, 연미혜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에 논문을 한 편 더 투고했다. 논문은 무난하게 게재가 확정됐고 일요일 새벽 정식으로 공개될 예정이었다.하지만 연미혜는 그 시간을 기다리지 않았다.토요일 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잠에서 깬 연미혜가 휴대전화를 켜자마자, 화면에는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쏟아졌다.연미혜는 잠시 확인한 뒤, 가장 먼저 김태훈에게 전화를 걸었다.김태훈
하승태는 그럴 기회가 생기길 바라고 있었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그는 잠시 말을 고르다가 입을 열었다.“아직 쫓아다니는 중이라서... 잘 되면 제일 먼저 말할게.”말을 마친 그는 안혜수에게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먼저 가보겠습니다.”하승태가 자리를 뜨자, 정범규도 더 머무르지 않았다.“나도 이만 가볼게.”임지유를 향해 손을 한 번 들어 보인 뒤, 곧 차에 올라 자리를 떠났다.안혜수의 나이가 적지 않은 만큼, 안씨 가문에서도 서둘러 혼처를 알아보는 분위기였다.그날 저녁,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족들은 약속을 하
‘해외에서 돌아온 친구라... 안혜수겠지.’연미혜는 굳이 더 캐묻지 않았다. 그저 짧게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연미혜의 짐작대로 경민준이 말했던 ‘해외에서 돌아온 친구’는 안혜수가 맞았다.그날 밤, 안혜수의 환영 파티는 밤 9시가 조금 넘어서 마무리됐다.식당을 나설 무렵, 경다솜은 이미 졸음이 쏟아지는 상태였다.아이는 경민준의 품에 안긴 채, 그의 목에 팔을 감고 하품하며 말했다.“아빠, 저 외증조할머니 댁 가고 싶어요.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고 싶어요.”경민준이 웃으며 답했다.“그래.”경민준은 뒤돌아 사람들
20분쯤 지나 경민준 일행이 집에 돌아왔다.노현숙은 경민준을 쳐다보지 않은 채, 다정한 미소로 경다솜을 향해 손짓했다.“경다솜이 왔구나?”“증조할머니! 보고 싶었어요!”경다솜은 반가운 듯 달려가 노현숙에게 안겼다.노현숙이 아이의 머리를 한참 쓰다듬어 준 뒤에야, 경다솜은 연미혜에게 다가갔다.“엄마...”“응.”연미혜가 경다솜을 품에 안는 순간, 익숙한 향이 은은하게 스쳤다. 희미했지만 분명 임지유가 쓰던 향수 냄새였다.연미혜는 아무 말 없이 아이를 살짝 떼어냈다.경민준은 노현숙 옆에 앉으며 작은 상자를 건넸다.“
연미혜는 하승태와의 통화를 마친 후, 그가 보내온 계좌번호와 영수증을 확인하며 모바일 뱅킹을 열었다.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김태훈이 무심히 물었다.“오늘 네 차 처리해 준 사람이야?”그 순간 하승태에게서 계좌번호와 수리비 영수증이 도착했다.연미혜는 그것을 확인하며 짧게 대답했다.“네.”김태훈은 그녀가 하승태에게 말하는 톤을 들으며 두 사람이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그 역시 하승태를 알고 있었고 연미혜도 이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둘 사이에 개인적인 교류가 거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식사를 마친 후, 두 회사는 몇 시간 동안 논의를 이어간 끝에 협력 관계를 맺기로 잠정 합의했다.이틀 뒤, 연미혜와 김태훈은 계약 협상을 위해 세인티에 방문했다.그들을 맞이한 사람은 전현재와 세인티의 핵심 임원 중 한 명인 김재원이었다.다만, 김재원은 약간 늦게 회의실에 들어섰다. 도착하자마자 먼저 사과를 건넸다.“조금 전에 경민준 대표님과 회의하느라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그러면 지금 경민준도 세인티에 있는 건가?’연미혜는 그렇게 생각하며 김태훈과 함께 김재원과 가볍게 악수를 나눈 뒤,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습니다
아래층, 경다솜이 뛰어가서 경민준에게 말했다.“아빠, 엄마는 이미 먹고 있어서 안 내려올 거래요.”정범규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생각보다 눈치가 있네.’하승태는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임지유는 몰래 미소를 지었다.임지유는 연미혜가 절대 내려오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이곳에 연미혜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연미혜가 내려온다 해도 모두의 조롱을 받으며 배척만 당할 뿐이었다.그렇다면 차라리 내려오지 않고 위층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나을 것이다.경다솜의 말을 들은 경민준이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