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다음 날, 연미혜와 김태훈은 함께 연회에 참석했다.두 사람이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지유 일행도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연미혜와 김태훈을 발견했다.연미혜를 보는 순간 손아림과 한효진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그녀가 입고 온 드레스가 며칠 전 임지유가 눈여겨봤던 그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드레스의 가격은 자그마치 2억 원이 넘었다.예전 같았으면 임지유는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구매했을 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반면 연미혜가 착용한 팔찌와 목걸이 역시 유명 디자이너의
임지유는 최근 두세 달 동안 모임에 나온 적이 거의 없었다.‘민준이랑 지유, 아무래도 두 사람은 평소에 자주 만났겠지...’정범규는 오랜만에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는데도 두 사람이 또다시 자기들 이야기부터 꺼내는 모습을 보자, 일부러 농담 섞인 말투로 끼어들었다.정범규의 말을 들은 임지유의 눈빛이 잠깐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 변화는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녀는 곧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무슨 소리야, 나랑 민준 씨도 요즘은 자주 못 봐.”임지유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분명했다. 오히려 솔직하게 말하는 게 의심을 덜 사기
한동안 업무 이야기가 이어지다 잠시 쉬어 가며 잡담을 나누던 중, 연미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전화는 경다솜에게서 온 것이었다.연미혜는 주변 사람들에게 가볍게 양해를 구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걸어갔다.“다솜아, 무슨 일이야?”“수연이가 도원시로 돌아왔대요. 오늘 저녁에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 엄마도 올래요?”연미혜는 잠시 생각한 뒤 답했다.“미안해. 엄마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같이 못 갈 것 같아.”말을 마친 연미혜는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갔다.실제로 저녁 일정이 있어 자리를 비우기 어려웠다.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뉴스에서 갑자기 인공지능 관련 학술회의 소식이 속보로 전해졌다.올해 아이리스에서 열릴 오랜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학술회의에 대한 소식이었다.개최 시기가 가까워지자 기자들이 주최 측 관계자에게 물었다.“올해는 어떤 인물들이 초대됐습니까?”관계자는 밝은 표정으로 몇 명의 이름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 가운데 연미혜와 김태훈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설명에 따르면 초대장은 이미 발송된 상태였고 현재 연미혜를 비롯한 인사들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었다.또한 관계자는 연미혜와 김태훈
임지유가 담담하게 말했다.“말했어.”손아림이 곧바로 물었다.“형부 반응은 어땠는데?”임지유는 방금 있었던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손아림이 눈을 크게 떴다.“그게 다야? 그, 그게 끝이야?”“응. 그게 다야.”손아림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형부는 우리 도울 생각이 없는 거야?”손수희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경민준의 태도는 누가 봐도 그 뜻이었으니까.손아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형부가 안 도와주면... 그럼 우리는...”결국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설 연휴가 끝난 뒤, 연미혜는 다시 넥스 그룹으로 출근했다.이틀 뒤, 연미혜는 넥스 그룹을 대표해 정부 주최 회의에 참석했다.회의장에 도착해 자리에 앉으려던 순간, 임지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임지유도 연미혜를 봤지만 곧 시선을 돌렸다.잠시 후 임지유의 시선이 회의장을 한 바퀴 훑었다. 그러나 경민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오늘은 오지 않는 건가 싶었다.그때였다. 회의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 경민준이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움츠렸던 임지유의 어깨가 살짝 풀렸다.그러나 경민준이 연미혜 옆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자 입꼬리가
임지유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나중에 생각해 보죠.”그 말의 의미는 자기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세인티에 와서 일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민준 씨가 이렇게까지 차별할 줄이야...’연미혜는 더 이상 셀 필요조차 없다는 듯 담담하게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바로 그때, 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한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가 고개를 약간 들자, 경민준이었다.연미혜는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하지만 경민준의 시선은 그녀를 지나쳐 있었다.연미혜가 다시 시선을 돌렸을 땐, 임지유가 문 쪽을 향해 옅은 미소
“수연아!”하승태가 다가와 연미혜의 품에서 아이를 받아 안았다. 그제야 그는 수연의 온몸이 흠뻑 젖어 있다는 걸 깨달았다.잠시 멈칫하며 연미혜를 바라보던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된 거죠?”그녀는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에 순간 놀랐다.‘이 아이가 하승태의 조카였다니...’“온천에 빠졌어요. 제가 마침 근처에 있어서 바로 도울 수 있었네요.”“고맙습니다.”“별말씀을요.”연미혜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우선 옷부터 갈아입히세요.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요.”하승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더 말하려는 듯했지만
이때 다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그 안에서 정범규가 나왔다.정범규가 온천에 왔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연미혜는 약간 놀랐다.하지만 노현숙과 경민준은 정범규가 온천에 온 것을 진작 알고 있었던 듯 전혀 놀라지 않았다.연미혜를 본 정범규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노현숙에게 다정하게 말했다.“어르신, 벌써 가시려고요? 점심 먹고 가시지 그래요?”정씨 가문과 경씨 집안은 사이가 좋았다.정범규를 어릴 때부터 봐온 노현숙은 그의 말에 자상하게 웃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너희들끼리 잘 놀아.”그들은 노현숙을 배웅하기 위해 문밖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연미혜는 온천으로 가기 위해 옷과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경민준의 물건은 건드리지 않고 자신의 물건만 챙겼다.비록 경민준이 그녀의 법적 남편이긴 하지만 이젠 그녀의 남자가 아니라 임지유의 남자였다.어쩌면 연미혜가 자기 물건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그리고 연미혜도 이제는 그의 물건을 만지고 싶지 않았다.경다솜의 물건은 유순자가 챙겨줬다.예전 같았으면 그녀는 경다솜의 물건이 빠지지 않았는지 걱정했을 것이고 유순자가 도와줬더라도 다시 한번 확인했겠지만 지금은 자기 물건만 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