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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Author: 소경절
자리에 서 있는 임지민은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심술궂은 인간 카메라 같았다. 강시원이 입장한 순간부터 시선이 줄곧 강시원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대화 중인 강시원과 배명욱을 응시하던 서정혁은 주먹을 쥔 두 손에 핏줄이 불끈 튀어 올랐다. 가슴도 답답한 듯 한 번 일렁였다.

‘배기훈 하나로도 모자라, 배명욱까지 접촉하다니. 다음엔 누구를 꼬실 셈이야? 배강수 그 늙은이냐?’

흡족한 듯 입꼬리를 올린 배명욱은 강시원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눈동자 깊은 곳에 있던 욕망이 조금씩 겉으로 드러나더니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들이댔다.

“강시원 씨... 아니 강 대표님. 너무 예의를 차리시는군요. 곽 여사님이 강 대표님의 골칫거리를 해결해 준 것이지, 제가 도와드린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인 강시원은 남자의 눈빛 속에 담긴 욕망을 보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쪽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곽은희는 배명욱의 얼굴을 본 순간 바로 경계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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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91화

    강시원은 배명욱이 갑자기 또 사라진 것을 보고도 급해하지 않았다. 그저 윤슬이라는 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을 데리고 연회석 맨 끝에 앉아 느긋하게 밥을 먹었다. 어차피 뭣보다도 배를 채우는 게 우선이었다.그 사이, 몇몇 업계의 CEO나 기술 엘리트들이 강시원에게 다가와 말을 걸거나 술잔을 기울였다. 아무래도 이런 미스코리아 같은 자태는 일반 남자들이 견디기 어려운 법이었다.강시원의 주량은 괜찮은 편이었다. 예전에도 성수연과 자주 술을 마시러 다녔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크게 취하기도 했다. 그래서 회사 대표이사들의 술자리 제의에 일부러 사양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이 마시지도 않았다. 그저 술을 권할 때마다 조금씩 홀짝이는 정도였다.분위기를 망치지도 않고 냉랭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지나치게 친절하여 대표이사의 체면을 잃지도 않았다.“대표님, 이 남자들은 그냥 대표님과 가까운 거리에서 술이나 마시고 얘기나 하고 싶은 거예요. 협업 얘기할 마음은 전혀 없어요!”윤슬이 볼멘소리를 하며 강시원에게 맑은 물을 따라 주었다.“제발 그만 드세요. 취하실까 봐 걱정이에요. 게다가 저분들은 대표님께 어울리지도 않아요!”강시원이 시원스럽게 웃었다.“이 정도 술은 목 축이기에도 부족해. 걱정 마, 불편하면 안전 모드로 전환할 거야. 게다가 곁에 네가 있는데 뭔 걱정이야.”고개를 끄덕인 윤슬은 여전사처럼 진지한 얼굴로 결심한 듯 말했다.“맞아요!”“사실, 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아까 못 봤어? 어떤 사람들은 영원 테크란 말만 들어도 뒷걸음질 치면서 술도 같이 못 마시겠다고 하더라고. 아마 내가 투자나 협업 얘기할까 봐 겁먹은 거겠지.”강시원은 태연하게 물을 한 모금 마시며 씁쓸하게 웃었다.“천천히 해보자.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어.”“흥! 다 강용호가 잘못한 거예요! 그 사람이 작은 이익에 눈이 멀지만 않았어도 강 대표님의 처지가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그렇게 말하던 윤슬이 눈을 반짝였다.“강 대표님, 배 대표님이 이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90화

    서정혁은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몸 옆에 늘어뜨린 두 손은 어느새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살기가 서린 시선은 마치 차가운 칼날 같았다.“뭐라고?”“영원 테크의 강 대표님이 아내 아닌가요? 도대체 언제 이혼할 건가요?”배명욱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얼굴에 간사하고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빨리 말해요.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있으니까요.”“배명욱 씨!”온몸에서 한기가 치솟은 서정혁은 분노가 치민 듯 가슴이 거칠게 일렁였다.“강 대표와 내 관계, 누가 알려준 거죠?”“그걸 누가 굳이 알려줘야 알겠어요? 서씨 가문에 그만한 능력이 있으면 우리 배씨 가문에 없을까 봐요?”장난스럽게 한마디 한 배명욱은 눈을 가늘게 뜨며 혀로 이를 훑었다.“강 대표가 얼마나 훌륭한 여자인데, 서 대표님께선 왜 자기 아내를 내세우기 부끄러워하는지 모르겠네요. 옛말에도 있잖아요. 집에 있는 꽃보다 들에 있는 꽃이 더 향기롭다고 생각하시는 뭐 그런 거?”분노가 치민 서정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배 대표, 시간 나면 항문외과나 가 보시죠? 머리에 들어가 있는 게 뇌인지 똥인지 궁금하네요.”배명욱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받아쳤다.“내가 항문외과를 가야 한다면 서 대표님은 안과에 가야겠죠. 눈썹 아래 그 두 구멍이 콧구멍이랑 반대로 달렸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자기 여자가 남에게 괴롭힘당하는 걸 두 눈 시퍼렇게 뜨고도 못 본 척할 수 있을까요? 오픈형인 결혼생활은 본 적이 있어도 자기 아내가 괴롭힘당하는 걸 묵인하는 건 처음 보네요. 서 대표, 시대를 앞서간다고 해야 할까?”“뭐라고요!”큰 걸음으로 배명욱 앞에 다가선 서정혁은 온몸의 모든 근육이 극도로 긴장될 정도로 화가 났다. 뜨거운 숨결이 타오르는 불씨처럼 배명욱의 코끝을 스쳤다.너무 화가 난 서정혁은 눈앞의 이 오만한 남자를 땅에 쓰러뜨린 뒤 이 인간의 위에 올라타 마구 때려주고 싶었다.다만 이 분노가 남에게 모욕당해서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강시원을 탐내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배명욱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9화

    임지민은 얼굴이 잔뜩 어두워졌다.“아니요.”박영주가 놀란 듯 비명을 질렀다.“어떻게 된 거야? 정혁이 손을 안 썼어?”“정혁 오빠가 나서긴 했는데 갑자기 늙은 여자 하나가 나타나더라고요. 아선 그룹 대표이사 사모님이라고 하면서 강시원을 도와주는 거 있죠! 정말 화가 나서 미치겠어요!”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임지민은 진면모를 드러내며 화가 난 듯 발을 동동 굴렀다.“그뿐만이 아니에요, 그년이 갑자기 변해서 영원 테크의 대표이사가 됐어요! 엄마, 정말 웃기지 않아요? 강시원은 학력도 낮은 그냥 멍청이인데, 저런 어리석은 여자가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니! 지나가는 개가 들어도 웃겠어요.”“그년이 강씨 가문의 그 죽어가는 회사를 맡게 됐다고?”매우 놀란 박영주는 잠시 침묵하더니 경멸하는 웃음을 내뱉었다.“흥, 상관없어. 영원 테크가 그 싸구려 손에 완전히 망하면 시작과 끝이 제대로 되는 거지. 그 불쌍한 엄마가 저승에서 눈을 감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에 강시원을 제대로 못 건드린 게 좀 아쉽네.”“엄마, 아쉽긴 뭐가 아쉬워요. 오늘 뜻밖의 수확도 있었어요.”“뜻밖의 수확?”임지민은 붉은 입술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지켜보세요. 곧, 그년이 다시 일어나기도 전에 큰코다칠 테니까.”...만찬은 정시에 시작되었다. 비교적 엄숙했던 대회와 달리, 만찬 현장은 화려한 옷차림과 향기,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했다.곳곳에 상류층의 기운이 흘렀다.연회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강시원은 낮에 입었던 샴페인 색 정장이 아닌 크림색의 한쪽 어깨가 드러난 블라우스에 화사하고 눈부신 밝은 노란색 새틴 롱스커트를 매치했다. 검은 머리는 어깨 위에 느슨하게 흘러내렸다. 그 모습은 마치 향기롭고 아름다운 튤립 한 송이 같았다.고고한 꽃, 보자마자 속세를 잊을 정도였다.강시원이 등장하자 다시 한번 회장 전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자들의 눈은 또 한 번 즐거운 시각적 향연을 느꼈다.“와우! 강 대표님, 사업을 하시다니!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8화

    “누구라고요?!”눈을 부릅뜬 배명욱은 입가에 물고 있던 담배마저 떨어뜨렸다.배명욱의 놀란 모습에 임지민은 마음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서정혁 대표요. 배 대표님, 아직 젊으신데 청력이 안 좋으신가 봐요?”눈이 휘둥그레진 배명욱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강 대표가 서정혁의 아내라고요? 어떻게... 서정혁의 아내일 수가...”조금 전 오성 과학 기술 서밋에서 두 사람은 분명 아무 교류도 없었다.강시원이 쫓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서정혁은 못 본 척하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부부라고?’지나가는 개도 그 정도 소란이면 한 번 쳐다볼 것이다.임지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배 대표님께서 눈치채지 못한 게 당연하죠. 아마 현장에 있던 모든 분들이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 제 언니와 형부가 요즘 사이가 좀 안 좋아서 며칠째 부부싸움 중이거든요. 언니가 요즘 집에도 안 들어오고 있어요.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배 대표님 때문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겨서 언니와 형부의 결혼생활이 더 어려워지길 바라지는 않아요. 언니만 더 곤란해지니까요. 언니가 서씨 가문에서 이미 충분히 힘들게 지내고 있으니까...”강시원을 위하는 척하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배명욱의 눈빛에 의심이 스쳤다.“그럼 지금 이혼할 상황이란 건가요?”임지민은 입술을 꽉 깨물며 말하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보면 이런 식으로 묵인하는 것이었다.날카롭게 눈을 가늘게 뜬 배명욱은 혀로 볼 안쪽을 살짝 밀었다. 이성에 억눌려 있던 욕망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그러니까... 강시원이 배기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거네? 서정혁의 여자라는 건가? 재미있군.’천성적으로 승부욕이 강한 배명욱은 강제로 빼앗는 것을 좋아했다. 어려운 일일수록, 벼랑 끝의 외로운 꽃 같은 사람일수록, 더욱 손에 넣고 싶어 했다.소유할 수 없다 해도 그 맛을 한번 보고 싶었다.비즈니스 무대에서 그동안 서정혁이 너무 오랫동안 오만하게 굴었기에 안 그래도 눈에 거슬리던 참이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7화

    이 시간쯤이면 손님들이 하나둘씩 도착했고 사람도 많았기에 눈치가 보였다. 임지민은 일부러 카메라를 피해 배명욱을 뒷정원의 인적 없는 구석으로 데려가 이야기를 나누었다.서정 그룹과 배강 그룹은 라이벌 관계로 서로 적대하고 있었기에 자신이 배명욱과 사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서정혁에게 알려지면 앞으로 강시원을 모함할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임지민은 알고 있었다.지난번 고나은 사건 때 임지민은 자신이 서정혁을 구해준 사람이라는 신분과 울고 불쌍한 척 연기하며 서정혁의 동정을 얻어 겨우 위기를 넘겼다.만약 다른 여자였다면 비록 의심일지라도 서정혁은 두 번 다시 신뢰하지 않을 것이며 호의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바로 쓰레기처럼 차버렸을 것이다.그러니 앞으로는 걸음마다 신중하게,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임지민 씨가 나를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부르다니... 모르는 사람은 우리 둘이 뭔가 은밀한 사이라도 되는 줄 알겠네요.”경박하게 눈썹을 치켜올린 배명욱은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고 한 모금 빨아들인 후, 임지민을 향해 연기를 내뿜었다.“내가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걸 임지민 씨도 잘 알 텐데요? 이렇게 영리하고 눈치 빠르니 서정혁이 곁에 두고 다니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경박한 어조로 한마디 한 배명욱은 임지민을 서정혁의 애인일지라도 전혀 대접해 주지 않았다. 겉으로는 친밀한 척했지만 사실은 놀리는데 가까웠다.강시원을 대할 때 정중했던 모습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눈동자에 혐오감이 스친 임지민은 담담히 기침을 한 번 하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농담을 잘하시네요. 저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제 언니에게는 어떤 마음인지, 딱 봐도 다 보여요.”배명욱은 호탕하게 웃었다.“강 대표님과는 그냥 오늘 알게 됐을 뿐이에요. 서로 좀 더 알아가며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고요. 이복 언니가 어떤 남자와 만나는지, 신경 쓰이는 건가요?”“제가 어떻게 신경을 안 쓸 수 있겠어요? 언니가 그래도 우리 임씨 가문 사람인데요. 우리 임씨 가문의 체면을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486화

    “네네, 대표님이 제일 현명하시죠.”잠시 멈칫한 신빈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정말... 영원 테크에 투자하실 생각이신가요? 제가 알아봤는데 영원 테크는 지금 경영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요. 내세울 만한 프로젝트도 하나 없어요. 전기차 공장 노동자들이 얼마 전에 파업을 벌이기도 했고 강용호 회장도 얼마 전에 체포됐다가 최근에야 풀려났어요. 이런 작은 회사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어요. 분명 언젠가는 망할 겁니다. 대표님께서 투자하시려는 걸 회장님께서 아시면 절대 허락하지 않으실 거예요. 대표님을 꾸짖으실지도 몰라요.”눈썹을 찌푸린 배명욱이 길게 심호흡을 했다.그러자 신빈우가 우려를 계속 털어놓았다.“예전 같으면 대표님께서 몇억 원 꺼내서 강시원 씨한테 투자하는 게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금은 셋째 도련님이 돌아왔잖아요. 지난번 가족 모임에서 회장님 태도 보면 셋째 도련님에 대할 때 확실히 달라졌어요. 예전처럼 싫어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셋째 도련님이 밖에서 몇 년간 일하다 돌아와 그런지 체면치레도 잘하고 말발도 꽤 좋아졌어요. 회장님께서 나이가 드셔서 그런 말에 현혹되시는 건 당연하지만 옆에서 보는 우리는 속이 편치 않잖아요. 갑자기 엄마도 없는 아들을 데리고 온 건, 회장님께 아첨해서 가족 사업에서 한몫 떼가려는 속셈이에요. 대표님의 권력을 나누려는 겁니다.”‘권력 나눔’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배명욱의 눈동자에서 순간적으로 서늘한 살기가 번쩍였다.배씨 가문 전체에서 가장 불필요한 존재가 바로 사생아인 배기훈이었다.배강수는 아들만 중시하고 딸은 안중에도 없었다. 배율희 또한 출세할 생각이 없었으며 밖에서 제멋대로 놀아 이미 버려진 지 오래였다. 그렇다면 배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는 배명욱 외에 누가 있을 수 있겠는가? 굳이 의심할 여지도 없는 일이었다.그런데 배명욱이 네 살 때 배강수가 임신한 한효선을 아내로 맞아들였다.그 여자가 태교하는 동안, 배명욱은 그녀가 자주 거닐던 정원 바닥에 구슬을 뿌려 그녀가 넘어지게 했다. 또한 한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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