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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Author: 디어파이어
그런 그녀가 심형빈에게 시집가면 기댈 곳이 생기고 따뜻한 가정이 생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믿음은 그저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너무나 연약해서 덧없이 부서지고 말았다.

이연우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간호사에게 돌려주었고 간호사는 휴대폰을 받아 들고 조심스럽게 병실을 나섰다.

이어서 이연우는 몸을 살짝 옆으로 돌려 조심스럽게 이불을 들치고 자신의 상처를 확인했다.

하지만 발과 다리에 있는 끔찍한 상처들을 보자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전에 죽음의 문턱에서 헤맬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제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처들을 보니 마치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그녀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고 눈가도 점점 붉어졌다. 마침내 그녀는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

“심형빈, 개자식! 네놈만 아니었어도 내가 이렇게 개고생할 일은 없었을 텐데!”

“이 비서님, 아직 욕할 힘이 있으신 거 보니 정말 아무 문제 없으신 것 같네요.”

방현준의 익숙한 목소리가 문득 문밖에서 들려왔다. 약간 놀리는 듯한 말투였다.

이연우는 마치 현장을 들킨 사람처럼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눈빛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반사적으로 이불을 끌어다 다리를 덮었다.

방현준은 이연우의 미세하지만 서두르는 몸짓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 나서 몇 걸음 걸어 이연우의 앞으로 다가와 침대 옆 의자에 살짝 걸터앉았다. 그는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며 나지막이 말했다.

“굳이 가릴 필요 없어요. 바다에 빠진 후 제가 다 봤는데요, 뭘.”

그는 말을 하면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눈빛에 짓궂은 장난기를 담았다.

이연우는 그의 말에 순간 숨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떴다.

‘그가 방금 뭐라고 했지? 다 봤다고? 바다에 뛰어들고 나서 둘 다 기절한 거 아니었나? 그 와중에도 방현준은 나를 볼 정신이 있었다고?’

이런 생각에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척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방 대표님, 다들 성인인데 본다고 뭐 큰일 나는 것도 아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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