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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Author: 디어파이어
소예린이 말끝을 흐리자 성공적으로 나정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나정윤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면서 엄숙한 목소리로 다그쳐 물었다.

“말하기 어려운 것이 뭐가 있어? 있는지 어서 말해.”

소예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천천히 말했다.

“최근 대표님의 옆에 비서 하나가 더 생겼어요. 하지만 염려하지 마세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은 절대로 대표님의 시선을 끌 수 없어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면서 머릿속에 이연우의 득의양양한 얼굴이 떠올라서 눈빛 속의 질투가 독사처럼 꿈틀거렸다.

통찰력이 있는 나정윤은 소예린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의 변화를 모두 보았다.

그녀는 소예린이 난감한 척하면서 실제로 고자질하고 있는 것을 알고 속으로 웃었다.

지난번에 방현준이 한 말에 그녀는 더 궁금해졌다.

‘설마 준이가 정말 이연우를 진양 그룹의 비서로 스카우트했다고?’

나정윤은 소예린의 질투 어린 표정을 보며 방현준이 회사에서 이연우랑 염장질을 적지 않게 지르고 다녔다고 추측했다.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 그럼 어떤 사람인지 봐야겠다.”

나정윤은 일부러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하면서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기둥 뒤에 숨어서 모든 것을 지켜본 이연우는 손을 꼭 움켜쥐었다.

그녀는 소예린이 나정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보자 마음속에 분노가 일어났다.

“내가 불순하다고? 누가 더 엉큼한지 보자고.”

이연우는 두 사람보다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서 방현준의 대표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방현준이 의자를 돌리면서 숨을 헐떡이는 이연우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이 비서님, 개한테 쫓기기라도 했어요?”

“대표님의 졸개에게 쫓겼어요.”

이연우는 방현준의 앞에 다가가서 아부한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

“말하세요.”

이연우는 바짝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이따가 저랑 같이 연기하시면 오늘의 비용은 50% 할인해 드릴게요. 어때요?”

그녀는 속눈썹을 파르르 떨면서 뭔가를 꾸미고 있는 듯이 계산적인 눈빛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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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의 꽃길   제163화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이연우의 책상 위에 놓인 내선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이연우는 전화를 받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이 비서님, 사무실로 들어오세요.”방현준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그녀는 즉시 일어나서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문을 열고 보니 방현준은 고급 가죽 사무용 의자에 반쯤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대표님, 말씀하실 일이 있으신가요?”이연우는 눈을 내리깔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입꼬리가 적절하게 올라간 업무용 미소였다. “말씀?”방현준은 손을 멈추더니 깊은 호수처럼 그윽한 눈동자가 요동쳤다.“회사에 있으니까 대표님께 예의를 갖추고 존중해 드려야죠.”이연우는 공손한 태도로 차분하게 말했다.방현준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손으로 만년필을 가지고 놀았다.‘연우 씨가 억울할 일이라도 당했나?’방현준은 만년필을 책상에 툭 내려놓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머니가 오셨으니 이 비서님이 내려가서 마중하세요.”이연우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나정윤이 왔다고?’지난번에 방씨 가문의 만찬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개성이 독특한 재벌가 사모님을 만났다.이번에도 그때처럼 귀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지 몰랐다.이연우의 눈 밑에 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고 즉시 답하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그녀가 나가기 직전에 참다못해 물었다.“대표님, 오늘 제가 대표님을 도와 연기해야 하나요?”그녀는 마치 앞에 떠 있는 돈다발을 본 것처럼 눈이 반짝거렸다.방현준은 이마를 짚고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지었다.“정말 돈구멍에 빠졌네요.”“10% 할인해 드릴게요!”방현준은 대꾸하지도 않았다.“절대 후회하시지 않을 거예요!”이연우가 다시 유혹해 나섰다.“알겠어요. 들키면 안 돼요.”방현준은 무심코 한마디 하고는 옆에 있는 서류를 집어 들었지만 입가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말하고 나서 이연우는 바로 사무실에서 뛰쳐나갔다.천천히 내려간 엘리베이터의 거울에 들뜬 이연우의 모습이 비쳤다.그러나 건

  • 이혼 후의 꽃길   제1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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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의 꽃길   제160화

    방형준은 반찬을 한쪽에 밀어놓고 목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으며 눈에는 음침하고 살벌한 기운이 번뜩거렸다.‘서지훈! 네 이놈!’다음 날, 온라인에 대박 기사가 터져서 발칵 뒤집어졌다.“홍신과 계명 그룹 대표의 호텔 밀회”라는 제목이 여러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사진 속에 있는 두 남자는 옷이 흐트러진 채 난처한 표정을 지었으며 주변에 널브러진 술잔과 이상야릇한 분위기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댓글창은 순식간에 욕설과 추측으로 난무하였고 실시간 검색어는 계속 업데이트하였다.이연우는 사무실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핸드폰의 화면을 반복적으로 쓸어 넘겼다.[연우야, 너희 회사 대표님 덕분에 난 실적 초과 달성했어!]남지혜는 갑자기 흥분된 이모티콘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왔다.[이 뉴스만으로도 난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3년 동안 놀 수 있어!]이연우는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장두식과 조기태가 자초한 일이지. 당분간 저 두 사람의 얼굴을 보기 힘들 거야.]방현준이 저 두 사람을 동남아시아로 보낸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돌아올 수 있을지는 방현준의 기분을 봐야 했다.그녀는 방현준의 혹독한 수단을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내가 현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남지혜는 또 느낌표가 여러 개 들어 있는 메시지와 가슴을 두드리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이연우는 계속 이 화제를 이어가지 않고 다른 얘기를 하였다.[지혜야, 너 혹시 톱스타 주미애를 알아?]이번에 디자인 대회 프로젝트를 맡게 됐으니 성과를 내기 위해 그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대회에서 우승해야 하려면 훌륭한 디자이너가 있어야 하고 좋은 모델도 있어야 했다.핸드폰이 진동하면서 남지혜는 답장을 보내왔다.[예전에 인터뷰를 몇 번 해서 연락처는 있어. 그걸 왜 물어?]이연우는 신중하게 말을 다듬어서 보냈다.[요새 디자인 대회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는데 주미애 씨를 대회의 모델로 세우고 싶거든.]그녀는 이번 대회는 디자이너의 실력을 보여주는 자리일 뿐

  • 이혼 후의 꽃길   제159화

    이연우가 방현준의 방문을 열었을 때 방현준은 피곤한 듯 침대 머리맡에 기대고 있었다.“밥 사러 나간 거예요? 아니면 밥하러 갔어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죠?”방현준은 핏줄이 서려 있는 눈으로 이연우를 바라보면서 짜증이 묻어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이연우는 방현준이 우아하면서도 다소 다급해 보이는 속도로 도시락의 포장을 뜯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구시렁거렸다.서지훈이 느릿하게 차를 우려내는 모습과 비교하면 방현준은 언제든지 덤빌 수 있는 늑대와 같았다.방금 서지훈이 했던 말이 떠오르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그러나 방현준과 오랫동안 지냈고 방씨 가문의 본가 저택까지 가봤는데 아무런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설마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방현준의 가족들은 피에 굶주린 악마들이고 그들과 접촉했던 사람들은 모두 제사상에 오르게 되는 건가?’이런 생각에 이연우는 몸에 소름이 돋았다.얼떨결에 방현준이 고개를 숙여서 밥을 먹는 옆모습이 예전에 봤던 영화 속에 나온 송곳니가 드러난 괴물과 겹쳐 보였다.“연우 씨, 내 앞에서 다른 남자 생각하고 있어요?”방현준은 갑자기 젓가락을 탁하고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에 이연우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이제야 자신이 방현준의 목젖을 너무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방현준의 가늘게 뜬 눈에는 위험한 빛이 도사리고 있었다.그녀가 변명하기도 전에 방현준은 긴 팔을 뻗어 뼈마디가 분명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덥석 붙잡고 끌어당겼다.이연우는 휘청거리며 방현준의 품에 안겼고 코끝은 따뜻한 가슴에 부딪혔다.방현준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뒤에 있는 침대 머리를 짚어서 그녀를 좁은 공간에 가둬버렸다.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붉게 물든 귀끝에 닿았다.“연우 씨, 감히 내 앞에서 다른 생각을 하세요?”이연우는 고개를 들어 그윽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눈과 마주쳤다.스탠드의 부드러운 조명 아래, 방현준의 턱선은 차갑고 날렵해 보였고 속눈썹은 미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그는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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