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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Author: 디어파이어
방현준은 이연우가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지만 그녀가 소예린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기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겼다.

방현준은 엄지손가락으로 이연우의 허리 뒤쪽을 살며시 어루만지자 그녀는 짜릿한 느낌이 들어 몸을 움찔거렸다.

이연우의 빨갛게 달아오른 귀끝을 본 방현준은 농담 섞인 어조로 물었다.

“이 비서님, 전남편을 왜 그렇게 빤히 보세요?”

이연우는 감전된 듯 뒷걸음질을 치다가 방현준의 그윽한 눈빛과 마주쳤다.

붉은 입술을 오물거리다가 그녀는 조심스럽게 한마디 했다.

“대표님, 자꾸 함부로 스킨십하신다면 소 부장님이 우리에게 샴페인을 끼얹을 것 같아요.”

심형빈은 그들로부터 세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이연우가 입은 빨간 드레스는 타오르는 불꽃처럼 그녀의 원래 하얀 피부를 거의 투명하게 보이게 하였다.

안 본 사이에 더 예뻐진 것 같았다.

어쩌면 예전에도 예뻤지만 그때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었다.

“연우야, 오늘 정말 예쁘다.”

이연우는 심형빈의 열정적인 시선에 피식 웃었다.

“심 대표님, 감사합니다.”

고수영의 손톱이 심형빈의 팔에 깊이 파고들었다.

오늘 그녀는 특별히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를 입었는데 심형빈의 시선은 완전히 이연우에게만 머물렀다.

이연우의 도발에 그녀는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

“이연우, 정말 수완이 좋아. 형빈과 이혼한 후 또 권세가 있으신 방 대표에게 들러붙었으니.”

“말이 참 이상하게 들리네.”

이연우는 싱긋 웃으면서 받아쳤다.

“지금 나에게 4조 원의 재산이 있는데 굳이 권세가에게 들러붙을 이유가 있을까?”

그녀는 고수영이 무슨 수로 계속 심형빈의 곁에 남아 있을 수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 뒤에 심형빈의 어머니 임금영이 부추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네 재산이 아무리 많더라도 다시 형빈이의 곁에 돌아올 수 없어!”

고수영은 마치 약 올리는 듯이 심형빈의 팔을 다시 꽉 잡고 말하였다.

이에 이연우는 어이가 없어서 웃고 싶었다.

아직도 심형빈과의 관계를 자랑하다니!

그녀가 이혼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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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의 꽃길   제172화

    심형빈이 계속 이연우를 따라서 음료수 코너로 갔다. 그는 이연우의 마음을 꿰뚫어 보려는 듯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이연우는 미간을 찌푸렸고 얼굴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심형빈을 노려보았다.“혹시 껌딱지이세요? 왜 자꾸 따라다니는 거죠?”“연우야...”심형빈의 나지막한 부름에 이연우는 바로 말을 잘라버렸다.“이 비서님이라고 불러 주세요!”이미 이혼한 마당에 그렇게 친근하게 불러서 뭐 하려고?심형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신 후 약간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당신은 예전에 내가 했던 말을 다 잊은 것 같군.”“그렇게 많은 말씀을 하셨는데 내가 다 기억해야 해요?”이연우는 음료수를 들려던 손을 멈칫하더니 결국 생수를 들었다.이에 심형빈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좋아. 다른 건 둘째 치고 방현준은 정말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다정한 인간은 아니야.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위험하다고. 방현준과 같이 있으면 너도 위험에 처하게 될 거야!”이연우는 고개를 들고 심형빈과 마주 보았다.이것은 심형빈이 처음으로 경고하는 것이 아니었다.설마 방현준에게 정말 숨긴 비밀이 있단 말인가?이연우는 방현준의 비밀에 대해 궁금했지만 그가 자기에 베푼 많은 호의를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기회를 봐서 방현준과 이 일에 대해 정중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았다.“연우야, 내가 지금 널 사랑한다고 하면 믿지 않겠지. 하지만 내 마음속엔 너뿐이야.”심형빈은 애틋한 눈빛으로 이연우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며칠 동안 만나지 못해서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그동안 그는 비몽사몽에 빠진 것처럼 집안 곳곳에서 이연우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그는 이연우가 다시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다.마침 이때 이연우는 고수영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심형빈 씨, 거짓말도 좀 더 그럴싸하게 엮을 수 없어요?”‘다른 여자를 데리고 연회에 참석하고 온갖 친밀한 짓을 다 하면서 날 사랑하고 잊지 못한다고? 정말 이보

  • 이혼 후의 꽃길   제171화

    심형빈과 방현준의 팽팽하게 맞선 분위기는 자칫하면 싸울 것 같았다.그래서 양기범은 급히 효성 그룹의 대표 구도윤을 찾아왔다.구도윤은 일촉즉발의 분위기인 두 사람을 보자 한숨을 내쉬었다.“저 이연우 비서의 매력이 이만저만이 아닌가 보군.”양기범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눈가에 의미심장한 빛이 번쩍였다.“대표님께서 이번 연회를 더 주의 깊게 살펴보셔야 할 것 같아요. 무슨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되네요.”그는 소예린의 얼굴에서 빠르게 스쳐 지나간 질투의 기색을 똑똑하게 보았다.소예린이 여기서 이연우에 대해 선 넘은 일이라도 하면 심형빈이든 방현준이든 쉽게 풀 수 없는 앙금을 남길 수 있다.그래서 만일을 대비해서 이들을 지켜볼 사람을 찾는 것이 현명했다.구도윤은 양기범의 제안에 조용히 수긍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보안 요원들을 불러와서 꼭 이연우 씨를 잘 보호하라고 해.”양기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였다.“알겠어요.”그러고 나서 구도윤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다가왔다.“심 대표님, 방 대표님. 여기서 무슨 얘기를 즐겁게 하고 있어요?”이에 방현준은 거침없이 대꾸하였다.“구 대표님, 지금 우리가 즐겁게 얘기하는 것처럼 보여요?”이 말을 들은 이연우는 팔꿈치로 방현준을 살짝 밀치면서 예의를 차리라고 주의시켰다. 어쨌든 오늘 이 자리에서 구도윤이 주인이니까 주인의 체면을 어느 정도 봐줘야 하지 않는가?소예린은 이를 보고 급히 나서서 수습했다.“구 대표님, 죄송해요. 방 대표님은 워낙 농담하시기를 즐겨서요.”그녀는 말하면서 방현준의 옆에 서서 이연우를 옆으로 밀어냈다.이를 본 고수영은 참지 못해 코웃음을 쳤다.이연우는 정말 미움을 쉽게 받는 체질인지 어디에 가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다.소예린에게 밀린 이연우는 뒤로 한걸음 물러서서 약간 불쾌했지만 공공장소이기에 소예린과 다투지 않았다.“심 대표님, 저는 마침 방 대표님과 업무적으로 논의할 일이 있어서 잠시 실례할게요.”구도윤은 일단 핑계를 둘러댔다. 심형빈과 방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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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후의 꽃길   제169화

    연회장에 세팅해 놓은 샴페인 타워 옆에 소예린은 효성 그룹의 비서 양기범과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고 있었다.“소 부장님, 이번에 왜 방 대표님과 같이 안 오셨어요?”양기범은 연회장의 입구를 바라보면서 손끝으로 무심코 와인잔의 가장자리를 어루만졌다.소예린은 미소를 지으며 살짝 벌린 붉은 입술은 조명 아래 매혹적인 빛을 발산하였다.“대표님은 워낙 바쁘셔서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구 대표님의 체면을 봐주실 겁니다.”그러나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입구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강렬한 빨간 드레스를 입은 이연우와 먹색 정장을 입은 방현준이 나란히 걸어 들어왔다.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은 마치 어둠과 불꽃이 충돌한 것처럼 인상적이었다.방현준은 이연우의 여린 허리를 꼭 안았고 정장 안에는 버건디색의 셔츠를 입었는데 이연우의 드레스 색과 조화를 이루어서 마치 맞춤 제작한 커플룩처럼 보였다.소예린의 눈동자가 심하게 진동하였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술잔을 꽉 쥔 손이 약간 떨려서 샴페인이 몇 방울 튀어나와서 연한 황금색 카펫을 약간 적셨다.“방 대표님의 곁에 있는 여성분이 누구죠?”양기범의 목소리에 소예린은 충격에서 이성을 되찾았다.그는 이연우의 목에서 흔들리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쳐다보았다.그것은 방현준이 지난달에 경매장에서 낙찰한 ‘밤하늘의 눈물’이란 매우 귀한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소예린은 숨이 턱 막히다가 얼굴에 적절한 미소를 지었다.“양 비서님의 눈썰미가 정말 좋으시네요. 그분이 바로 우리 회사에 새로 부임한 수행 비서 이연우 씨예요.”“이연우 비서님?”양기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예전에 그가 심성 그룹의 송년회 때 냉정하고 전문성으로 유명한 여비서 이연우를 만난 적이 있었다.소문에 따르면 이연우는 심형빈의 아내라고 하는데 사실여부를 알 수 없었다.소예린의 입가에 미소가 짙어졌다.“이 비서님과 심 대표님은 이미 이혼하셨고 지금은 저희 진양 그룹에 없어서는 안 될 재원이죠.”멀지 않은 곳에 있는 홍운 그룹의 대표 오석훈의

  • 이혼 후의 꽃길   제168화

    방현준의 말에 이연우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원래 이 드레스의 네크라인이 낮게 파였는데 방현준의 말을 들어보니 점점 불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심형빈과 이혼한 후 기분이 좋아서 입맛도 좋아져서 이래요.”그녀는 목을 뻣뻣이 세우고 말대꾸하였다. 곁눈질로 방현준의 올라온 입꼬리를 보자 분명 자기를 비웃고 있는 것이었다.“현장에서 드레스가 터진 장면을 기자가 찍으면 내일 뉴스의 헤드라인이 ‘진양 그룹의 비서가 심야에 거래처와 식사하다가 뜻밖의 노출이 논란을 일으켰다’이겠죠.”방현준은 갑자기 반걸음 가까이 다가오자 민트 향이 섞인 담배 냄새가 확 몰아왔다.이연우는 뒷걸음질 치다가 화장대에 부딪쳤고 거울에 방현준의 목젖이 굴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비친 것을 본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10분 이내에 갈아입어요.”방현준은 큰 선물 박스를 내밀었다.박스에 고급 브랜드의 빨간 드레스가 놓여 있는데 마치 타오르는 불꽃처럼 보였다.이연우는 손끝으로 드레스를 어루만졌다. 벨벳 같은 섬세한 촉감에 365개 핸드메이드 주름이 숨어 있으며 겹겹이 겹친 치맛자락은 활짝 핀 장미처럼 풍성했다.그녀가 드레스를 갈아입고 전신 거울 앞에 서서 보니 마치 눈부신 빛을 발산하는 것 같았다.깊게 파인 브이넥은 쇄골 라인을 잘 살려주었고 허리라인을 잡아준 디자인은 아름다운 라인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치맛자락이 움직일 때마다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 것 같았고 은하에서 걷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 드레스... 내 목숨도 살 수 있겠어.”그녀는 빙글빙글 돌면서 중얼거렸다.문에 기대어 있는 방현준은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시선을 고정했다.드레스의 빨간색은 그녀의 하얀 살결이 껍질 벗긴 리치처럼 더 돋보이게 하였고 조명 아래에서 반짝였다.방현준은 갑자기 타오르는 목을 가다듬고 시선을 돌리면서 어색한 듯 마른기침하였다.“계속 꾸물거리다가 구씨 가문의 사람들이 우리가 효성 그룹을 삼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오해할지도 몰라요.”“알겠어요. 갑시다, 방 수다쟁이.”이연우는

  • 이혼 후의 꽃길   제167화

    사무실의 문이 닫히면서 이연우는 감전된 것처럼 방현준을 세게 밀어냈다.방현준은 뒷걸음질 쳤고 다소 무력감을 느꼈다.“연우 씨는 정말 필요할 때만 찾고 끝나면 모른 척하는 사람이네요. 내 마음이 너무 아파요.”그는 나지막한 소리로 농담조로 말했다.이에 이연우는 얼떨결에 반박했다.“아니에요. 저도 현준 씨의 어머님을 기쁘게 해드리려고 그런 거라고요!”“그래요?”방현준은 갑자기 한 걸음 다가서서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목을 정확히 붙잡았다.이연우는 그의 손바닥에서 전해진 온기를 느끼자 깜짝 놀라서 호흡이 멈출 뻔했다.“일부러 나에게 스킨십을 시도하는 건 아니고?”그는 이연우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이 말하자 따뜻한 숨결은 그녀의 예민한 귓불을 스쳐 지나갔다.“아... 아니에요.”이연우의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렸고 속눈썹은 놀란 나비의 날개처럼 바르르 떨렸다.그녀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서 마치 찐 꽃게처럼 목덜미까지 핑크색이 감도는 것 같았다. 방현준은 낮은 소리로 웃으면서 이연우의 쑥스러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저녁 7시에 벨라루체 호텔에 비즈니스 리셉션이 있는데 참석해야 해요.”“또 가요?”이연우는 고개를 번쩍 들고 의아한 표정으로 방현준을 바라보았다.지난번에 방현준이 약을 먹은 일이 생각났다. 만약 다시 이런 봉변을 당하면 그녀는 그를 다시 구할 수 있는 정력이 없었다.“걱정하지 마요.”방현준은 그녀의 생각을 꿰뚫어 보는 듯이 손끝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살며시 어루만지면서 말했다.“이번에는 엄숙한 비즈니스 모임이에요.”그리고 일부러 뜸을 들이면서 말했다.“연우 씨는... 소예린과 같이 가야 참석해야 해요.”이에 이연우는 화가 난 고양이처럼 털이 곤두섰다.“방현준 대표님!”그녀는 방현준의 손을 뿌리치고 뒤로 두 걸음 물러서서 안전거리를 벌렸다.“저와 소예린의 관계가 안 좋은 걸 알면서 재미있는 구경거리로 내세우려는 거예요?”“쯧. 또 대표님이라고 부르네요.”방현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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