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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버림받은 요부와 텅 빈 감사장의 광기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03.08.2026 17:00:56

​황실 내수사 감사장 수십 개의 샹들리에가 뿜어내는 찬란한 불빛조차 지금 이 공간을 짓누르는 무거운 한기를 걷어내진 못했다.

​"이 시각 부로 내명부 수장의 권한으로 황제 직속 궁녀 신아리를 국고 횡령 및 황후 암살 미수 혐의로 즉각 하옥할 것을 명한다. 방해하는 자는 그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역모의 죄로 다스릴 것이다!"

​시은의 차갑고도 단호한 선언이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팽팽했던 감사장의 허공을 날카로운 검처럼 베어냈다.

일순간 호흡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지독한 정적이 공간을 집어삼켰다.

​그 서늘하고도 압도적인 황명(皇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시은의 등 뒤에 그림자처럼 도열해 있던 호위무사 김민혁의 손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의 턱짓 수신호를 받은 덩치 큰 내수사 소속 호위병들이 무거운 갑옷 소리를 절렁이며 맹수처럼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들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넋을 잃고 있던 신아리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가녀린 양팔을 거칠고 억세게 꺾어 결박했다.

​"이....이거 놔! 당장 놓으란 말이야! 내가 누군지 알아? 내 몸에 감히 손을 대고도 네놈들의 목숨이 온전할 줄 아느냐! 나는 폐하의 사람이야! 감히 나를 건드려?!"

​아리가 미친 듯이 발버둥 치며 악을 썼다.

목에 핏대가 서고 고운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지만 오직 살육과 무력만을 위해 길러진 건장한 호위병들의 악력을 이겨낼 방도는 없었다.

​버둥거릴수록 황제가 직접 하사했던 최고급 실크 드레스가 찢어질 듯 구겨졌고 머리를 장식하고 있던 수천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티아라가 바닥에 나뒹굴며 파열음을 냈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짐짝처럼 질질 끌려가면서도 아리는 핏발이 선 살기 어린 눈으로 단상 위의 유종석을 향해 구원의 손길을 뻗었다.

​"폐...폐하..폐하! 저를 살려주십시오! 저 독부가 앙심을 품고 모든 것을 조작한 것입니다! 폐하, 제가 폐하를 위해 어찌 살았는데 저를 이대로 내치십니까! 제발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폐하아아!"

​단장지애(斷腸之哀)와도 같은 처절한 비명이 감사장의 높은 천장을 때리고 울렸지만 황제 유종석은 마치 거대한 얼음덩어리에 갇힌 사람처럼 옥좌에 굳어버린 채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그의 시선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자신을 부르는 아리가 아니었다.

탁자 위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자신의 추악한 죄악을 낱낱이 까발릴 명백한 회계 장부들과 비밀 거래 내역서가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범접할 수 없는 서늘한 노기를 뿜어내며 자신을 응시하는 어머니 대비마마의 꿰뚫는 듯한 시선에 완전히 묶여 있었다.

​종석의 머릿속이 미친 듯이 굴러갔다.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고 옥좌의 팔걸이를 쥔 손끝이 하얗게 질리도록 덜덜 떨려왔다.

​'지금 이 끔찍한 상황에서 아리를 감싸고돈다면 나 또한 끝장이다.'

​그것은 5천억이라는 막대한 국고 횡령의 진짜 주범이 황제 본인이라는 사실을 저 단상 아래에 진을 치고 있는 수많은 하이에나 같은 기자들과 감사관들 앞에서 만천하에 인정하는 꼴이 될 터였다.

한 번 불이 붙은 여론은 황제라는 껍데기조차 불태워버릴 만큼 거세게 타오를 것이 뻔했다.

​'내...내가 저 천박한 계집 하나 때문에 이 절대적인 옥좌를 잃을 수는 없다. 꼬리를 잘라야 해 철저하게 아주 완벽하게 혼자 다 뒤집어쓰게 만들어야만 내가 산다.'

​가장 고결하고 자애로워야 할 제국의 지배자이자 비열한 권력의 노예 종석은 결국 제 얄팍한 안위와 남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어젯밤까지만 해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영원한 사랑을 속삭이던 여인의 비명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그는 공포로 파르르 떨리는 주먹을 꽉 쥔 채 아예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무는 그의 모습은 한 나라의 황제라기보단 겁에 질린 한 마리 쥐새끼에 불과했다.

​"폐하! 폐하아아앗!!"

​자신을 완벽하게 외면하는 종석의 비겁한 모습 그 찰나의 뒷모습에 일말의 희망을 품었던 아리의 절규가 처절하게 찢어졌다.

그것은 버림받은 자의 절망이자 스스로 권력의 정점에 섰다고 착각했던 오만한 꼭두각시의 최후였다.

​그 비참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몰락을 단상 아래서 고고하게 내려다보는 시은의 맑은 눈동자에는 단 한 줌의 동정심이나 연민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지난 14년 저 천박하고 붉은 입술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온 가증스러운 거짓말들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13살의 어린 신부였던시은은 자신이 촛불 하나 없는 차가운 별궁에서 홀로 삼켜야 했던 수많은 피눈물과 굴욕의 밤들 황실의 안주인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온갖 모멸감을 견뎌야 했던 인고의 세월을 생각하면 고작 이 정도의 수모는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복수의 서막에 불과했다.

​"조용히 끌고 가라 내명부의 가장 깊고 서늘한 한 줌의 빛조차 들지 않는 제1 지하 옥방에 가두고 내가 직접 명을 내리기 전까지는 그 누구의 면회도 단 한 모금의 물조차 허락하지 마라!"

​시은이 싸늘하게 돌아서며 쐐기를 박았다.

얼음장 같은 황후의 축객령에 아리의 발악하는 목소리는 닫히는 육중한 감사장 철문 밖으로 멀어지며 이내 완전히 사그라졌다.

​아리가 끌려나간 감사장은 마치 거대한 빙하에 갇힌 듯 헛기침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만큼 숨 막히게 고요했다.

​천하의 오만한 황제를 단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증거로 굴복시키고 무려 14년간이나 황실을 어지럽히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요부를 단숨에 처단해버린 황후. 그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경이롭고도 무자비한 반전 앞에서 모두가 맥을 못 추고 있었다.

​평소라면 황실의 스캔들을 물어뜯기 위해 혈안이 되어 셔터를 눌러댔을 언론의 날카로운 펜대들조차 카메라를 내린 채 숨을 죽이고 시은의 눈치만을 살폈다.

꼿꼿하기로 소문난 내수사의 늙은 관원들 역시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침을 꼴깍 삼킬 뿐이었다.

​시은은 특유의 기품 있고 흐트러짐 없는 우아한 걸음으로 아직도 옥좌에 굳어있는 종석의 앞까지 천천히 다가갔다.

또각, 또각,

그녀의 구두 굽 소리만이 적막한 감사장을 울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차가운 허공에서 팽팽하게 얽혔다.

끝 모를 두려움과 생전 처음 겪는 굴욕감 그리고 상황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으로 처참하게 일그러진 종석의 얼굴 그 초라한 낯짝을 내려다보며 시은은 작고 서늘한 그러나 상대의 뼛속까지 시려오는 조소를 지었다.

​"폐하, 부디 옥체를 강건히 보존하시어 앞으로 다가올 무수한 재판과 추궁의 시간들을 단단히 준비하셔야 할 것입니다."

​시은의 목소리는 나긋했지만 그 안에는 시퍼렇게 날이 선 비수가 숨겨져 있었다.

​"황실의 깊게 곪아 터진 상처를 도려내는 이 핏빛 수술은 이제 막 아주 가벼운 첫 칼을 대었을 뿐이니까요."

​그 서늘하고도 뼈 있는 경고를 끝으로 시은은 단상에 서 있던 대비마마에게 다가가 정중하고 기품 있게 부축하며 감사장을 빠져나갔다.

​쾅-!

​시은과 대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무거운 감사장의 철문이 닫혔다.

그 굳게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보던 종석의 눈동자가 이내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포와 굴욕감으로 하얗게 질려 있던 그의 뺨에 서서히 시뻘건 분노가 차오르더니 종내에는 핏줄이 터질 듯 붉게 달아올랐다.

​"민시은... 감히 쥐새끼 같이 숨죽이고 살던 계집이 감히 나를 이딴 식으로 능멸해...?" 감히!!!

​그의 목구멍에서 짐승의 으르렁거림 같은 기괴한 쇳소리가 긁히듯 새어 나왔다.

탁자 위에 흩어진 자신의 치부 그 회계 장부들을 찢어질 듯 꽉 움켜쥔 종석의 손등 위로 굵은 핏대가 흉측하게 불거졌다.

​이대로 당할 수는 없었다.

"반쪽짜리 증거들로 옥좌를 빼앗기고 바닥을 뒹굴 바에야차라리 그 잘난 황후의 목을 먼저 쳐버리는 것이 빠르지 않겠는가 ​그녀만 사라진다면 민시은 저 오만하고 독기 품은 눈깔을 이 세상에서 영원히 파내어 지워버릴 수만 있다면말이야"

​하지만 옥좌를 잃을 위기에 처한 자신이 직접 피를 묻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완벽하고 잔혹하게 저 독부를 물어뜯어 줄 사냥개가 필요했다.

"흠..누가 좋을까 황실의 가장 깊고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기꺼이 칼춤을 출 미친개...

​그때 분노로 흔들리던 종석의 눈동자가 이채를 띠며 번뜩였다.

머릿속을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간 하나의 이름..

​"아! 그놈이 있었지"

​아무도 남지 않은 텅 빈 감사장 벼랑 끝에 몰린 오만한 황제의 입가에 번진 것은소름 끼치도록 비릿하고 잔혹한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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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혹한황실    제21화: 복수의 야차, 그리고 핏빛 뺨을 적신 눈물

    시은의 미간이 좁혀졌다. 김비서가 다급히 차트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황실 문화재 복원 사업을 빙자해 빼돌려진 국고의 총액은 정확히 5천억 원이 맞습니다. 저희는 오늘 재판이 끝남과 동시에 신아리의 명의로 세워진 3개의 페이퍼 컴퍼니 계좌를 민석그룹의 양자컴퓨터 권한으로 모두 강제 동결하고 자금을 국고로 전액 회수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김비서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막상 방화벽을 뚫고 계좌를 열어보니 그곳에 남아있는 돈은 정확히 절반인 2,500억 원뿐이었습니다. 나머지 2,500억 원의 막대한 자금이 유종석이 쿠데타를 일으키기 이틀 전 새벽 누군가에 의해 고도의 암호화 과정을 거쳐 '제4의 유령 계좌'로 흔적도 없이 송금되어 증발해 버렸습니다." "뭐라?" 시은의 맑은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유종석은 자금이 묶여있어 백 장군에게 줄 쿠데타 군자금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상태였다. 그런데 2,500억이라는 그 천문학적인 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도대체 누가 그 엄청난 돈을 움직였단 말이냐!" 한비서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

  • 잔혹한황실    제20화: 끝나지 않은 지옥 그리고 사라진 5천억

    육중한 법정의 뒷문이 소름 끼치는 마찰음을 내며 열렸고 재판소 안의 모든 시선과 카메라 렌즈가 일제히 그곳으로 집중되었다.양옆으로 덩치 큰 내수사 호위병들의 거친 부축을 받으며 다리를 절뚝거리며 걸어 들어오는 한 여자 황궁 내명부를 호령하며 모든 것을 제 발밑에 두려 했던 화려하고 오만방자했던 악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빛바랜 칙칙한 회색 미결수 죄수복을 입은 채 헝클어진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핏기 하나 없이 푹 파인 귀신 같은 얼굴을 한 신아리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피고인석의 유종석을 마주 보았다."니....니년이! 니년이 어찌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냐!"종석이 기겁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삿대질을 했다.마치 무덤에서 기어 나온 시체를 본 것 같은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목소리였다.아리는 자신을 철저히 쾌락의 도구로 이용하고, 종국에는 맹독으로 비참하게 독살하려 했던 종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지옥 불에서 갓 기어 나온 악귀처럼 서늘하고도 끔찍한 지독한 독기가 서린 눈빛이 종석의 심장에 꽂혔다.14년이라는 젊음과 청춘을 바쳤던 남자가 자신의 목숨을 벌레처럼 지워버리려 했다는 그 처절한 배신감이, 아리의 이성을 완벽한 살귀(殺鬼)로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증인석에 앉은 아리는 떨리는 손으로 거칠게 마이크를 움켜쥐었다.&nbs

  • 잔혹한황실    제19화: 금지된 여명, 그리고 단두대에 선 황제

    새벽안개가 차갑게 가라앉은 편전의 한가운데 서로의 상처를 탐하듯 포개어졌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간밤 쿠데타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가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된 듯한 그 고요하고 음습한 폐허 속에서 서로의 곪은 상처를 탐하듯 위태롭고도 깊게 포개어졌던 입술이 뜨겁고 아쉬운 숨결을 남기며 천천히 떨어졌다.시은의 창백했던 뺨은 낯선 열기로 인해 옅게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맞닿았다 떨어진 두 사람의 숨결은 미세하고도 불규칙하게 떨리고 있었다.제국의 가장 높은 곳에 군림하는 핏빛 황후와평생 그녀의 등 뒤 어둠 속에 숨어 피를 묻혀야 하는 비천한 그림자 호위무사황실의 엄격하고도 잔혹한 법도와 철저한 신분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고 결코 허락될 수 없는 금지된 입맞춤이었다.그러나 14년의 세월 동안 함께 지옥 불을 견뎌온 두 사람의 감정은 이미 알량한 이성 따위로는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깊어버렸다. 서로의 썩어 들어가는 심장 가장 깊숙한 곳까지 잔혹하리만치 단단하게 뿌리내려 버린 이 지독하고도 처절한 연모(戀慕)의 증명,"이 지독한 감정이 훗날 널 더 깊고 어두운 끔찍한 지옥으로 끌고 갈지도 모르겠구나 민혁아"시은이 애절하고도 슬픈 눈빛으로, 자신을 부서질 듯 꽉 안고 있는 민혁의 흉터투성이 단단한 가슴 위에 하얀 손을 얹으며 나직이 속삭였다.그녀의 젖은 목소리에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평생 피를 묻히며 그림자로 살아야 할 가엾은 사내를 향한 지독한 죄책감과, 동시에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그를 결코 놓아주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이기심이 뒤섞여 있었다."마마께서 계신 곳이라면그곳이 살이 타들어 가고 뼈가 녹아내리는 무간지옥이라 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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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혹한황실    ​제17화: 무너져 내린 절대 권력, 그리고 핏빛 단죄

    그때 견고한 편전의 문을 당장이라도 부술 듯이 거칠게 열어젖히며 수석 비서관이 파랗게 질린 아니 핏기가 하나도 없는 시체 같은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그는 발이 엉켜 대리석 바닥에 엎어지듯 꿇어앉고는 사시나무 떨듯 온몸을 사정없이 떨었다.​"무슨 소란이냐! 아침까지 아무도 들이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 백 장군이 보낸 전령이 당도하여 민현석의 목을 가져온 것이냐?"​종석이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그것이 아니오라 쿠데타가 폐하, 쿠데타가 실패하였사옵니다!"​종석의 미간이 확 일그러졌다.​"뭐라?! 그게 무슨 미친 소리냐! 제국 최정예 3천 명의 특수기갑여단이 고작 민석그룹의 사설 경호원 찌끄러기들 따위에게 막혔단 말이냐!"​"미... 민석그룹 측에서 수도의 군사 통신망과 모든 무기 장비의 전자 제어 시스템을 완전히 마비시켜 버렸사옵니다! 부대는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도로 한복판에 고철이 되어 멈춰 섰으며 더 끔찍한 것은...!"​비서관은 차마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공포에 질려 눈을 질끈 감았다.​"말해라! 당장 똑바로 고하지 못할까!"​" 폐하께서 어젯밤 밀실에서 백 장군에게 내리신 그 조작 지시 음성 기록이 지금 대한제국 전역의 방송과 전광판

  • 잔혹한황실    제16화: 전 세계에 생중계된 반역, 그리고 무너지는 옥좌

    그 순간, 민석 타워 최상층의 거대한 서버실을 중심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하고 강력한 전파 파동이 수도 전체의 신경망으로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바로 그 순간이었다.​우르르릉-!​천지를 진동시키며 거침없이 아스팔트를 질주하던 제1 특수기갑여단의 거대한 행렬에,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유령의 손이 덮친 듯 기괴한 현상이 일어났다.​"……어, 어?! 장군님! 시, 시스템이 이상합니다!"​기세등등하게 진군하던 백 장군의 지휘 장갑차 내부가 일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맹수처럼 웅웅거리며 뿜어져 나오던 육중한 디젤 엔진 소리가 미친 듯이 컥컥거리며 요동치더니, 덜컹-! 하는 엄청난 마찰음과 함께 수십 대의 장갑차와 전술 차량들이 도로 한복판에서 끔찍한 파열음을 내며 일제히 멈춰 섰다.​"크아악!""으윽!"​갑작스러운 급제동에 장갑차 안에 탑승하고 있던 병사들이 이리저리 나뒹굴며 비명이 터져 나왔다.​"무, 무슨 일이야! 왜 멈추는 것이냐! 당장 진격하지 못할까!"​넘어진 몸을 힘겹게 일으킨 백 장군이 어둠 속에서 핏대를 세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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