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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5장

덩컨 후작의 뒷모습을 보며 넷째 공주는 폭발하려던 분노를 애써 누르며 냉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잘 알고 있다.

하현에게 손을 쓰지 않는 한 그녀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는 것을.

그렇지 않으면 하현은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 그녀는 운명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자 넷째 공주는 심호흡을 하고 손을 흔들어 남자 비서를 불러들였다.

“하현에게 사람을 보내서 이걸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풀어주라고 해.”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부디 그가 자신이 한 말을 지키길 바랄 뿐이야!”

...

도성, 대구 엔터테인먼트.

하현은 서재에서 탁자를 바라보며 이후의 국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하수진이 옅은 미소를 띠며 들어왔다.

“방금 넷째 공주가 사람을 보내서 대구 엔터테인먼트에 억류되어 있는 사람들을 풀어주라고 했다면서?”

“그녀가 움직이기로 한 모양이야.”

“당신이 약속을 지켜주길 바라겠지.”

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 넷째 공주는 이 지경이 되어서도 아직 자신의 찌질함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양이야. 한 수를 남겨두는 걸 보면.”

“무슨 말이야?”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넷째 공주가 항성에 온 가장 큰 목적은 이걸윤을 금의환향하게 하고 나아가 항성을 노국의 품에 다시 안기려는 것이었어.”

“이런 일들은 이걸윤 단 한 사람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누군가는 천하를 다스려야 하고 누군가는 천하를 지켜야 해.”

“간단히 말해서 이걸윤 외에 그녀는 항성에 많은 첩자를 심어 놓은 거지. 대부분 과거 명문가들이겠지.”

“그녀가 이 중요한 때에 나와 거래를 한 것은 단지 한 수를 남겨 두기 위해서일 뿐이야.”

“심지어 하구천을 죽이는 데 성공하면 그녀는 그 모든 죄를 우리 두 사람한테 뒤집어씌울 거야.”

“어쨌든 손을 쓴 사람은 원래 우리 손에 있던 사람이니 그때 가서 우리한테 오물을 뒤집어씌워 씻을 수 없게 만들려는 수작이지.”

하수진은 고개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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