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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총리님, 결재 바랍니다

Autor: yeye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9-20 15:08:31

다음 날 오전, 날카로운 정적만이 감도는 정부서울청사 총리관 집무실.

창밖으로 아침 햇살이 길게 비쳐 들었지만,

방 안을 채운 공기는 여전히 차갑고 경직되어 있었다.

탁자 위에는 각종 국정 현안과 법안 검토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구지혁 총리는 그 서류 더미 속을 특유의 무심하고 단호한 눈빛으로

펜을 움직이며 보고 있었다.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

그의 손끝에서 제국의 국정이 칼날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 나가던 그 순간,

집무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총리님, 긴급히 검토해 주셨으면 하는 안건이 있습니다. 결재 부탁드립니다."

정적을 깨고 들려온 정갈한 목소리에 구지혁의 시선이 천천히 위로 향했다.

그곳에는 짙은 남색 원피스를 정갈하게 갖춰 입은 민 설 여왕이 서 있었다.

밤을 새운 탓에 눈밑에는 옅은 그늘이 져 있었고 피부도 조금 파리해 보였지만,

유난히 단단하게 반짝이는 눈동자만큼은 그 어떤 보석보다도 빛나고 있었다.

민 설 여왕은 정성스럽게 제본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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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총리와 어린 여왕님   42. 뜻밖의 물주 선언

    민 설은 테이블 위에 놓인 수천억 원대의 HK그룹 주식 담보 대출 명세서와구지혁 총리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다.낮에는 총리 집무실에서 세상에서 가장 차갑고 깐깐한 언변으로자신의 기획서를 '탁상공론'이라 매몰차게 짓밟고,밤에는 자신을 향한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던 남자가 아니었던가.그런데 이 차가운 독설가의 가면 뒤에 숨겨진 진실은,여왕의 정치적 생명과 왕실을 지켜주기 위해자신의 전 재산과 명예를 담보로 내놓은 맹목적인 울타리였다."도대체…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겁니까, 구 총리님?"민 설의 떨리는 물음에 지혁은 잠시 침묵하다가,짐짓 차갑고 무심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무심하게 안경테를 고쳐 썼다.여전히 여왕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기엔 조금전 밀실에서 선을 넘을 뻔했던사적인 감정의 잔열이 가슴속을 어지럽히고 있었기 때문이다."대한제국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 판단했을 뿐입니다."구 총리는 안경 너머의 검은 눈동자를 서늘하게 빛내며차분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정부 예산을 쓰지 않고 제 개인 자금을 투입하는 이상, 국회와 민현 대공 세력은 이 안건을 빌미로 전하를 공격할 명분을 완벽히 잃게 됩니다. 손해를 봐도 저의 재산이 날아가는 것이지 전하의 입지와 왕실의 신뢰는 어떠한 타격도 입지 않습니다. 이것이 내각 수반으로서 전하를 보호하는 가장 완벽한 계산입니다. 낮에 말씀드린대로, 전하의 기획안은 완벽했지만 실패때의 리스크에 대한 해답이 없었지요..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이 총리실의 일이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에 대한 저의 대답은 이것입니다, 이것이 제 해결방안입니다. 이 방법말고는 해답이 없습니다...""총리님…!!""하지만 착각하지 마십시오."구지혁이 민 설의 말을 자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덧붙였다.그의 입가에 특유의 오만하고 단정한 미소가 옅게 걸렸다."이 돈은 온전히 제 사재입니다. 그러니 1원이라도 허투루 쓰거나, 플라즈마

  • 재벌 총리와 어린 여왕님   41. 내 돈을 쓰세요

    "총리님 눈에는 이 민 설이라는 여자가, 대한제국의 여왕이 그렇게 총리님 맘대로 오만하게 휘두르고 제멋대로 조율해도 되는 우스운 존재로 보이십니까!" 밀실을 매섭게 울린 설 여왕의 일갈 뒤로, 손끝 하나 건드릴 수 없는 서늘한 정적이 다시 찾아왔다. 방금 전 떨어진 찻잔을 받으려다 얽혔던 아찔한 스킨십의 잔열과 낮 동안 쌓인 서운함이 한데 엉켜 민 설의 가슴을 미친 듯이 뒤흔들고 있었다. 구지혁은 더 이상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은 채, 붉어진 눈시울로 자신을 노려보는 여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는 여왕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죄책감과, 방금 전 이성의 끈이 끊어질 뻔했던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짙게 가라앉아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민 설 여왕은 더 이상 이 남자와 단 한 순간도 같은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차갑게 돌아서려던 그 순간이었다. 탁- 구지혁이 수트 안주머니에서 두꺼운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무심하게 올려놓았다. 묵직한 마찰음이 고요한 밀실에 나지막하게 울렸다. "…이게 뭡니까?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경고장이라도 들고 오신 건가요?" 민 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테이블 위를 노려보았다. 구지혁 총리는 시선을 민 설 여왕에게 고정하지 못한 채, 은은한 달빛이 내리쬐는 창밖으로 슬그머니 돌리며 무덤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HK그룹 주식 담보 대출 명세서 및 개인 채권 설정서입니다." "네…? 주식 담보 대출이라니요?" 구 총리의 예상을 깨는 대답에 민 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구지혁은 차분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묵직함이 담긴 음성으로 말을 이어갔다. "낮에도 말씀드렸듯, 전하의 안건에 정부 예산을 직접 투입하면 정치적 리스크를 전하께서 온전히 다 뒤집어쓰게 됩니다. 국회 반대파와 민 현 대공 세력이 이를 걸고넘어져 전하를 탄핵하려 들 테죠. 그러니 정부 돈 말고… 이... 제 개인 돈을 쓰세요." 민 설은 순

  • 재벌 총리와 어린 여왕님   40. 밀실에서의 독대

    늦은 밤. 경복궁 깊은 곳에 위치한 비밀 접견실에는 조용한 달빛과 은은한 향나무 내음만이 짙게 내리앉아 있었다. 외부에 전혀 공개되지 않는 이 밀실은 역사적으로 왕실이 국가의 가장 은밀한 기밀을 논하던 공간이었다. 여왕 홀로 무거운 생각에 잠겨 정적을 지키고 있던 그때, 육중한 목재 문이 무겁게 열리고 차가운 밤바람과 함께 구지혁 총리가 걸어 들어왔다. 사전에 공식적인 접견 신청도 없이 찾아온 불쑥 나타난 방문. 민 설은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경계하는 빛이 역력한 눈빛으로 구지혁을 바라보았다. 낮 동안 집무실에서 자신에게 상처와 수치심을 안겨주었던 남자가 제 발로 다시 자신을 찾아온 것이었다. "이 늦은 시각에 무슨 일이십니까, 총리님? 사적인 방문은 사절입니다만. 아니면 낮에 짓밟았던 제 안건이 얼마나 한심하고 탁상공론이었는지, 밤을 타서 다시 한번 독설이라도 내뱉으러 오셨습니까?" 민 설 여왕의 날 선 가시 돋친 물음에도 구지혁은 특유의 차갑고 무심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그는 단정한 수트 자락을 정돈하며 민 설의 맞은편 고가구 테이블에 천천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공기가 한순간에 얼어붙듯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하, 저는 전하께서 추진하려는 이 플라즈마 에너지 사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지 경고하러 온 겁니다. 만약 정부 예산을 섣불리 투입했다가 상용화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기다렸다는 듯 국회와 민현 대공 세력이 전하를 탄핵하려 들 것입니다. 왕실의 입지는 완벽히 파산하고 전하의 정치적 생명도 그것으로 끝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대한제국은 평생 강대국들의 눈치나 보는 종속국으로 남을 뿐입니다! 시도하고 도전해 보지도 않고 시작부터 짓밟는 것이 총리님의 취미이신가요? 이런 리스크들을 관리하라고 총리라는 자리가 있는 겁니다!" 민 설 역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곧바로 날을 세웠

  • 재벌 총리와 어린 여왕님   39. 최건우 비서실장의 한숨

    같은 시각, 모두가 퇴근하고 정적만이 감도는 총리관.차가운 대리석 복도 끝, 총리의 집무실 앞에서 비서실장 최건우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창밖은 이미 짙은 어둠이 깔린 늦은 밤이었지만,총리의 집무실의 문틈 사이로는 은은한 조명이 여전히 새어 나오고 있었다.낮 동안 여왕과의 대립으로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감은 청사를 떠나지 않았고,최건우 비서실장 역시 야근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최건우는 손에 들린 최종 결재 서류 더미를 가볍게 정돈한 뒤,문을 두드리고 살그머니 집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평소라면 컴퓨터 모니터의 쏟아지는 데이터나 숫자를 보며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거나,차가운 독설을 내뱉을 준비를 하던 총리의 모습이 맞이해야 마땅했다.그러나 서류를 들고 들어선 최건우 비서의 눈앞에 평생 잊지 못할,그야말로 대한제국의 8대 불가사의라 불러도 손색없는 희귀한 광경이 펼쳐졌다.구지혁 총리가 책상에 비스듬히 기댄 채,낮에 여왕이 제출했던 기획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의 입꼬리였다.단 한 번도 남에게 부드러운 감정을 내비친 적 없던 그 오만하고 완벽한 입술이,아주 느리고 부드럽게 호를 그리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구 총리의 검은 눈동자에는 평소의 서늘한 칼날 대신,유난히 따뜻하고 아련한 기류가 감돌고 있었다.그의 길고 정갈한 손가락은 기획서 구석구석에 남겨진 여왕의 흔적을 천천히 쓸어내렸다.밤을 새우느라 조금 삐뚤빼뚤해진 수기 메모,수치를 맞추기 위해 지우개로 몇 번이고 지웠다 다시 쓴 흔적들.구지혁은 이 어린 여왕의 고뇌와 진심이 담긴 자국들을마치 지극히 보물이라도 다루듯 가만히 만져보고 있었다."아이구, 총리님… 진짜 큰일 날 소리를 하고 계시는군요."최건우 비서실장은 소리 없이 문을 닫고 나와 이마를 짚었다.남의 마음이나 감정 따위는 눈곱만큼도 이해하지 못하는 IQ 160의 천재 로봇,피도 눈물도 없는 독설가 구지혁 총리.그런 남자가 열 살이나 어린 데다가 감히 사적인

  • 재벌 총리와 어린 여왕님   38. 안미소 비서실장의 정보 수집

    총리관 집무실의 무거운 목재 문이 열리고,붉어진 눈시울로 씩씩거리며 걸어 나오는 민 설 여왕의 모습을 확인한안미소 비서실장의 미간이 급격히 좁아졌다.여왕의 손에 들린 기획서 모서리는 강하게 쥐어짜인 듯 구겨져 있었고,그녀의 어깨는 분노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밤을 새워가며 제국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던 여왕의 열정과 희망이단 몇 분 만에 완벽히 짓밟혔음을 직감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여왕을 묵묵히 보필해 본궁으로 안내한 안 비서실장은집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책상 위의 비밀 통신 단말기를 집어 들었다.'구지혁 총리가 안건을 쳐냈다…?'안미소는 고개를 내저었다.아무리 구지혁 총리가 독설을 입에 달고 사는 냉혈한이라 할지라도,그는 대한제국 최고의 천재이자 완벽주의자였다.국익에 명백히 도움이 되고 왕실의 재정을 자립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안건이라면,아무리 사적인 감정이 얽혀있어도 서류 자체를쓰레기통에 처박듯 결재를 거부할 그럴 위인이 절대 아니었다.차갑고 독한 언변 뒤에 명백하게도 이상한 구석이 분명 존재했다."총리실 외곽 정보망을 즉시 가동해. 오늘 오전 결재 거부 직후부터 지금까지, 구지혁 총리의 모든 비밀 비공식 통신 내역과 동선을 추적해."안미소 비서실장의 낮게 깔린 명령에 왕실 암행 정보팀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총리실의 보안은 철통같았으나, 안미소 비서실장 역시 오랫동안 궁궐과 정계를 오가며자신만의 비밀 정보망을 구축해 온 인물이었다.그리고 몇 시간 지나지 않은 늦은 오후,안미소 비서실장의 비밀 집무실로 보안 직인이 찍힌 두꺼운 보고서 한 권이 전달되었다.보고서 첫 장을 넘긴 안 비서실장의 짙은 눈썹이 경악으로 요동쳤다."총리님께서… HK그룹 중앙연구소 핵심 연구진을 직접 소집하셨다고?"보고서에 적힌 내막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구지혁 총리는 낮에 여왕 앞에서는 기획서를 향해탁상공론, 쌈짓돈, 도박...이라며 온갖 잔인한 독설을 퍼부어놓고 결재를 보류했지만,여왕이 울컥한 마음으

  • 재벌 총리와 어린 여왕님   37. 재수탱이의 깐깐한 태클

    탁-!총리 집무실의 팽팽한 정적을 깨고 육중한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구지혁 총리는 방금 전까지 감탄을 가누지 못하며 들여다보던 기획서를마치 가치 없는 휴지 조각이라도 되는 양 책상 위에 무심하게 던져 놓았다.서류가 흩어지며 떨어진 자리에는 그의 입가에 걸린 서슬 푸른 냉소만이 남아 있었다."전하, 착각이 심하시군요. 대한제국 정부의 예산은 말이죠... 여왕 전하의 개인적인 호기심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 집행하는 쌈짓돈이 아닙니다.""…네...? 총리님,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기획서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시고 말씀하시는 건가요?"민 설 여왕의 얼굴에서 당황스러움과 함께 경악이 스쳐 지나갔다.밤을 지새우며 단 하나의 오류도 없도록 벼르고 다듬은 안건이었다.당연히 구 총리 성격에 날카로운 지적이 돌아올 것은 예상했지만,시작부터 개인적인 호기심이라며 폄훼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민 설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가슴에 맺힌 말을 토해냈다."고효율 플라즈마 추출 기술은 단 1년 안에 상용화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독보적인 원천 기술입니다! 이 안건이 성공한다면 왕실의 재정 자립은 물론, 대한제국 재정을 단번에 반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상용화 성공 가능성은 통계적으로 10% 미만입니다."구 총리가 민 설여왕의 말을 자르며 칼같이 차갑고 냉정한 음성으로 쏘아붙였다.단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겠다는 단호함이었다.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팔짱을 낀 채, 서늘한 눈빛으로 설을 내려다보았다."단 10%의 희망에 대한제국의 귀중한 국고 수천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이것이야 말로 정책이 아니라 도박입니다. 전하께서 작성하신 이 안건은 실패할 경우 대한제국 재정에 회복 불가능한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기술적 리스크만 거창하게 늘어놓았을 뿐, 정작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 관리는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입니다."'탁상공론…?'그 단어가 민 설의 가슴 깊은 곳을 비수처럼 찌르고 들어왔다.단칸방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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