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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Penulis: 해월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24 15:29:18

"서연아……."

"매일 회사에만 매달리고, 집에 오면 피곤하다고 하고. 선물만 사 주면 좋은 남편인 줄 알았나 봐요."

정숙은 며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서연은 몸을 숙여 그녀의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어머니도 아시잖아요. 도현 씨가 이 집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정숙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 우리 도현이한테 무슨 짓을 했니?"

서연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그건 도현 씨한테 물어보세요."

그녀는 정숙의 낡은 카디건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어머니, 바닥에 물이 계속 떨어져요."

정숙은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모았다.

서연은 명희에게 말했다.

"사모님, 이 대리석 비싼 거죠? 물 얼룩 남으면 어떡해요?"

명희가 사용인을 불렀다.

"수건 가져와요."

정숙은 수건을 받아 자신의 옷을 닦으려 했다.

그러나 사용인은 그녀에게 수건을 건네지 않았다.

정숙이 무릎을 꿇고 있는 자리 주변의 바닥부터 닦기 시작했다.

정숙은 그제야 자신이 사람으로 대접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두 손을 모아 가슴에 붙였다.

"서연아, 내가 잘못했다."

서연은 눈썹을 찌푸렸다.

"또 뭐가요?"

"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

서연의 표정이 굳었다.

정숙은 눈물을 닦지 않았다.

"너를 우리 도현이한테 보내면 그 애가 행복할 줄 알았어. 그래서 네가 웃어 주는 게 그렇게 고마웠는데……."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서연은 입술을 비틀었다.

"그럼 이제 아셨네요."

정숙의 어깨가 무너졌다.

그러나 아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

강태준은 정숙이 무릎을 꿇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곧바로 내려오지 않았다.

그는 위층 서재에서 잠시 서류를 확인한 뒤 응접실로 향했다. 명희와 서연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정숙이 왜 찾아왔는지도 이미 들은 상태였다.

태준은 응접실에 들어서자마자 정숙을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안 가셨습니까?"

정숙은 소파를 붙잡고 일어나려 했다.

오래 꿇고 있던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몸이 휘청거렸지만, 태준은 손을 내밀지 않았다.

"태준아."

정숙은 겨우 몸을 일으켰다.

"네가 도현이 형이잖니. 동생 좀 도와다오."

태준은 느긋하게 시계를 확인했다.

"어머니, 지금 회사가 어떤 상황인지 아십니까?"

정숙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 도현이가 억울하다는 것만 알아."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합니다."

태준은 서류 봉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팔백사십억 원이 사라졌습니다. 승인 기록에는 도현이 이름이 남아 있고, 관련 서류를 마지막으로 관리한 사람도 도현입니다."

정숙은 떨리는 손으로 소파 등받이를 붙잡았다.

"그 애가 안 했다고 했어."

"그럼 증거를 가져오세요."

태준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도현이가 따로 보관한 거래 원본이 있습니까? 집이나 가게에 맡겨 놓은 파일 같은 거요."

정숙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런 건 몰라."

"정말 모르십니까?"

"도현이는 회사 일로 나를 걱정시키지 않았어."

태준은 정숙의 손가방을 바라보았다.

"그 가방에는 뭘 가져오셨습니까?"

정숙은 가방끈을 꼭 쥐었다.

"변호사 구할 돈이야."

태준의 입가에 웃음이 스쳤다.

"변호사 비용이요?"

정숙은 비닐에 싼 통장을 꺼냈다.

"이게 내가 가진 전부야. 부족하면 가게도 내놓을 거다. 그러니까 도현이한테 변호사라도 붙여 줘."

태준은 통장을 받아 들었다.

표지를 넘기고 잔액을 확인한 뒤, 잠시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웃었다.

"이 돈으로 뭘 하시겠다는 겁니까?"

정숙의 얼굴이 붉어졌다.

"많지 않은 건 알아. 그래도……."

"어머니, 지금 문제가 된 돈이 얼마라고 했습니까?"

"팔백사십억……."

"그런데 이걸 가져오셨어요?"

태준은 통장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평생 국밥 팔아서 모은 돈이 이 정도입니까?"

정숙은 고개를 숙였다.

명희가 웃음을 흘렸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주제를 알았어야지."

태준은 통장을 손끝으로 밀었다.

그것이 탁자 끝에서 떨어져 정숙의 발치로 굴렀다.

정숙은 황급히 허리를 굽혔다.

젖은 손으로 통장을 주워 들다가 안쪽에 끼워 둔 작은 메모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도현이 변호사 비용.*

태준은 그 글씨를 내려다보았다.

"정말 눈물 나네요."

그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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