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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Author: 해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5 19:49:59
단아는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켰다.

“확인하시면 됩니다.”

도윤은 화면을 보지도 않았다.

“내가 지금 기록이나 보자고 부른 줄 알아?”

단아는 태블릿을 천천히 내렸다.

“그럼 무엇 때문에 부르셨습니까?”

도윤이 책상 위에 손을 짚었다.

“네 태도 때문이야.”

그는 단아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내가 너한테 일을 맡겼으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왜 자꾸 문제를 만들어?”

단아는 한 걸음 물러서려다가 멈췄다.

“저는 맡은 일을 했습니다.”

“유리 씨한테 왜 그런 식으로 말했어?”

“업무 담당자가 변경되면 기록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걸 꼭 그렇게 따져야 했어?”

“따진 게 아니라 확인한 겁니다.”

도윤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 정말 달라졌네.”

단아는 그 말을 듣고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늘 아침부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무조건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뿐이었다. 남편의 말을 거스르면 그가 더 차가워질 것을 알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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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37화

    회사에서는 그녀에게 사건을 설명하라고 요구하면서도 필요한 자료를 열람할 권한을 제한했고,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온 일조차 절차 위반으로 문제 삼았다. 그 모든 일을 겪는 동안 남편에게서 받은 것은 걱정 어린 전화 한 통이 아니라, 직원들 앞에서 아내라는 사실을 부정당한 기억뿐이었다.단아는 병원 건물 앞 벤치에 앉았다.늦은 오후의 햇빛이 보도블록 위로 길게 드리워져 있었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거리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자와 전화로 저녁 메뉴를 의논하는 남자를 바라보던 단아는 문득 자신도 한때 저렇게 평범한 일상을 살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도윤이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저녁을 준비하고, 그가 늦는 날에는 먼저 식사하지 않고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남편은 집에 돌아오면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잠깐만 이렇게 있자고 말했으며, 단아는 그가 힘든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을 굳이 묻지 않아도 알아차리곤 했다.그렇게 서로에게 익숙했던 삼 년이 오늘 직원들 앞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단아는 왼손에 끼워진 결혼반지를 내려다보았다.아침에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반지를 빼고 싶지 않았다. 남편이 자신을 외면하더라도 두 사람이 부부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도윤은 그녀가 무심코 여보라고 부른 순간, 마치 해서는 안 될 말을 들었다는 듯 얼굴을 굳히며 사과하라고 명령했다.단아는 반지를 손가락 끝까지 밀어 올렸다가 다시 제자리로 내려놓았다. 완전히 빼 버리기에는 아직 마음이 따라 주지 않았고,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반지를 바라볼 수도 없었다.그녀는 한참 동안 손가락을 내려다보다가 휴대전화의 메모장을 열었다.오전 회의에서 있었던 일과 업무 권한이 제한된 시각, 자신이 작성하지 않은 보고서에 관한 내용을 기억나는 순서대로 정리했다. 한유리가 구두를 닦으라고 요구했던 상황과 남편이 직원들 앞에서 사과를 강요했던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확인하

  • 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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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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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33화

    “여보라고 부른 건…….”말을 끝내지 못했다.무엇을 설명해야 할까.저 사람이 자신의 남편이라는 사실을?삼 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았고, 같은 침대에서 잠들었으며, 아플 때면 서로의 이마를 짚어 주던 사이라는 사실을?그 모든 시간을 지금 이 자리에서 증명해야 하는 걸까.도윤은 단아의 침묵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공적인 자리에서 부적절한 호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하세요. 다른 직원들도 지켜보고 있으니 분명하게 말씀하시죠.”단아는 남편을 올려다보았다.“제가 당신을 그렇게 불렀다는 이유로, 지금 여기서 사과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직원들 앞에서 업무 질서를 흐트러뜨렸습니다. 다시 말하게 하지 마세요.”단아는 말을 멈췄다.당신을 남편이라고 부른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고 묻고 싶었다.그러나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자신이 지켜 온 결혼의 마지막 남은 부분까지 남편에게 짓밟힐 것 같았다.유리가 옆으로 다가왔다.“단아 씨, 그냥 사과하면 되잖아요. 대표님도 회사에서 원칙을 지키려는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일을 어렵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그녀의 목소리는 상냥했다.그러나 단아에게만 들릴 만큼 가까이 다가온 뒤에는 조금 다른 말을 속삭였다.“여기서 굳이 아내인 척할 필요는 없잖아요.”단아는 유리를 바라보았다.유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미소 지었다.그 순간 단아는 확실히 알았다.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 유리가 두 사람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알면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도윤은 유리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듣고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서단아 씨,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는 시간을 끌지 말고 사과하세요.”단아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가슴이 아팠다.그런데 그 아픔보다 더 선명한 것은 오른쪽 발뒤꿈치에서 올라오는 통증이었다.오랫동안 서 있는 사이 양말 안쪽이 축축해졌다.상처가 다시 벌어진 것 같았다.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얼굴을 하나씩 보았다.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

  • 재벌남의 여자 특전사   32화

    사람들이 조용해졌다.“회사에서는 행사 운영에 참여한 직원에게 경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만, 소명 과정에서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이 자리에서 직접 설명을 듣기로 했습니다.”그의 시선이 단아에게 향했다.“서단아 씨, 앞으로 나오세요.”단아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오른발을 디딜 때마다 통증이 올라왔지만, 사람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절뚝거리지 않으려고 애쓰지는 않았다.아픈 발을 숨긴다고 다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그녀가 앞으로 나오자 유리가 도윤의 옆으로 다가갔다.유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단아를 바라보았다.“많이 힘들죠? 그래도 오늘은 오해를 풀고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나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거든요.”단아는 유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도윤이 입을 열었다.“사진 속 행동이 회사의 공식 지시였습니까? 아니면 본인이 상황을 판단해서 한 행동입니까?”“행사 진행 중 한유리 씨의 요구를 받고 한 행동입니다. 제가 먼저 구두를 닦겠다고 나선 것은 아닙니다.”주변에서 작은 웅성거림이 일었다.유리가 놀란 듯 가슴에 손을 얹었다.“단아 씨, 그렇게 말하면 내가 억지로 시킨 것처럼 들리잖아요. 나는 구두가 더러워졌다고 말했을 뿐인데, 그걸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해요.”“구두가 더러워졌다고 말씀하신 뒤 제게 직접 닦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 다른 분들도 계셨고요.”유리의 얼굴이 조금 굳었다.도윤이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그만하세요. 여기는 개인적인 감정을 풀어놓는 자리가 아닙니다.”“대표님, 저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진에 찍힌 행동만으로 제 책임을 판단하시면—”“그만하라고 했습니다. 회사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할 책임이 있습니다.”단아는 입술을 다물었다.도윤은 그녀가 말을 멈춘 것을 확인하고 다시 직원들을 향했다.“특히 외부 손님이 많은 자리에서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회사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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