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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수행인이 아닌 날

Penulis: 운디네J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1-03 23:05:42

레온이 쉬는 날에도 서윤은 그를 찾았다.

아침상을 차리던 하녀가 오늘은 비번이라고 알려주자, 이름을 부르려던 입을 다물었다. 자기 입으로 쉬게 해달라고 했으면서 습관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새로 받은 책을 직접 책상으로 옮겼다.

두 권을 한 번에 들다가 한 권을 떨어뜨렸다. 허리를 숙여 주우니 끝이었다. 누군가를 부를 필요가 없는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

서윤은 그 사실을 조금 부끄럽게 받아들였다.

* * *

오후에는 장터에 갈 예정이었다. 백작가에서 미라의 주소를 찾는 동안, 그녀는 남은 공사비 항목을 확인했다. 수선용 천과 밧줄의 단가가 같은 시기 장터 가격과 얼마나 다른지 알아보고 싶었다.

관리인은 상인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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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를 돌려보낼 남자를 찾습니다   21화. 닫혀 있는 쪽

    이셀은 수문을 직접 보고 싶다고 했다.서윤은 바로 가겠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강 가까이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아직 몰랐다. 지도를 먼저 보내달라고 했다. 위험한 곳이 어디인지, 어느 길을 피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답은 생각보다 자세했다.돌계단과 난간의 높이, 물을 볼 수 있는 지점과 보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길까지 표시돼 있었다. 맨 아래에는 짧은 글이 있었다.〈제가 먼저 다녀오겠습니다. 직접 오실지는 그 뒤에 정하셔도 됩니다.〉서윤은 종이를 펴놓고 오래 보았다.누군가 먼저 길을 확인해주는 것과, 대신 갈 곳을 정해주는 것은 달랐다. 레온이 문을 열어두던 날이 떠올랐다. 낯선 사람 곁에서 숨을 쉬게 해주던 작은 틈.그녀는 붉은 펜으로 도착할 곳에 동그라미를 그렸다.수문 위가 아니라, 관리 사무소였다.그날은 테오가 동행했다. 기부금 관련 자료를 옮기는 동안 경비가 필요하다는 명목이었다. 서윤은 그가 자신의 외출 때마다 일정을 비우는 것은 아닌지 물었다.테오는 배정표를 보여주었다.“오늘은 원래 내가 순찰하는 날이야.”“진짜죠?”“거짓말이면 뒤에 오는 경비들이 다 알 텐데.”그가 웃었다. 서윤도 따라 웃었다. 걱정을 받는 사람이 걱정하는 사람의 하루까지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레온은 서류 가방을

  • 저를 돌려보낼 남자를 찾습니다   20화. 남겨진 장부의 자리

    천 가게의 납품 기록은 베이라 가문의 장부와 맞지 않았다.서윤은 같은 항목을 두 장에 나란히 옮겨 적었다. 수량은 같았다. 가격도 같았다. 다른 것은 물건이 도착한 날짜였다.가게에서는 열이틀에 보냈다고 했고, 황실 기록에는 아흐레에 받았다고 되어 있었다.종이가 물건보다 먼저 도착한 셈이었다.그녀는 그 문장을 쓰려다가 지웠다. 틀렸다는 것과 누가 틀리게 만들었는지는 다른 문제였다. 날짜를 잘못 적었을 수도 있었다.그래도 확인할 곳이 늘었다.백작은 그 기록을 보고 미라가 남긴 옛 장부를 가져오게 했다. 서재 깊숙한 곳에서 낡은 상자가 나왔다.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났다.서윤은 소매를 걷었다.레온이 옆에 작은 손수건을 놓았다. 먼지가 묻으면 쓰라고 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상자 뚜껑을 열었다.줄을 맞춘 숫자와 잉크가 번진 영수증. 일의 모양은 세계가 바뀌어도 비슷했다. 한 사람이 급히 적어둔 흔적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오래 붙잡았다.서윤은 입술을 깨물고 웃었다.“왜 웃으십니까.”레온이 물었다.“어딜 가도 남이 쓴 숫자를 보고 있네요.”그는 그 말의 뜻을 전부 알지 못할 터였다. 그래도 그녀가 상자를 넘기기 편하도록 등불을 옮겨주었다.그녀는 한 권씩 확인했다. 오래 앉아 있으니 목이 굳었다. 일어나 몸을 펴고 돌아오자 레온이 의자를 조금

  • 저를 돌려보낼 남자를 찾습니다   19화. 수행인이 아닌 날

    레온이 쉬는 날에도 서윤은 그를 찾았다.아침상을 차리던 하녀가 오늘은 비번이라고 알려주자, 이름을 부르려던 입을 다물었다. 자기 입으로 쉬게 해달라고 했으면서 습관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새로 받은 책을 직접 책상으로 옮겼다.두 권을 한 번에 들다가 한 권을 떨어뜨렸다. 허리를 숙여 주우니 끝이었다. 누군가를 부를 필요가 없는 일은 생각보다 많았다.서윤은 그 사실을 조금 부끄럽게 받아들였다.* * *오후에는 장터에 갈 예정이었다. 백작가에서 미라의 주소를 찾는 동안, 그녀는 남은 공사비 항목을 확인했다. 수선용 천과 밧줄의 단가가 같은 시기 장터 가격과 얼마나 다른지 알아보고 싶었다.관리인은 상인들에게 사람을 보내면 된다고 했다.“직접 보고 싶어요.”그녀가 대답했다.목록에 적힌 이름과 실제 물건이 같은지조차 자신이 모르고 있었다. 숫자만 보며 아는 척하고 싶지는 않았다.경비 한 명과 하녀가 동행하기로 했다.현관에서 장갑을 끼우는데 계단 아래에서 레온이 올라왔다. 짙은 셔츠에 낡은 외투를 입고 있었다. 손에는 종이봉투가 들려 있었다.서윤이 먼저 인사했다.“다녀왔어요?”그가 잠깐 멈췄다.“네.”“뭐 샀어요?”

  • 저를 돌려보낼 남자를 찾습니다   18화. 틀린 문을 여는 법

    미라의 소식은 나흘 뒤에 왔다.죽었다는 소식이 아니어서 서윤은 먼저 안도했다. 백작의 사람은 북쪽 작은 마을에서 그녀가 머물렀던 집을 찾았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이웃이 마지막 편지를 보관하고 있었다.편지에는 엘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백작 영애께 전달해주십시오. 제가 더는 그 장부를 맡지 않겠습니다.〉날짜는 일 년 전이었다.그때의 엘린이 이 편지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가족은 본 적 없다고 했다. 서윤은 서랍에 남은 편지들을 다시 확인했다.없었다.수문 공사 기부금은 엘린이 최근에야 관심을 가진 일이 아니었다.그녀는 자기 이름으로 걱정하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알 것 같다가도, 원래 주인의 삶을 계속 뒤져야 한다는 사실에 지쳤다. 왜 평범한 영애가 되고 싶다는 말이 이렇게 많은 책임을 데려왔을까.케피에게 물어보고 싶었다.그런데 그에게 화내고 싶은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이 한꺼번에 와서,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도 몰랐다.서윤은 전화기를 검은 천에서 꺼냈다. 모서리의 금을 손끝으로 따라갔다. 예전에는 이 틈에 먼지가 낀다고 투덜댔다. 이제는 그 흠집만이 자기 물건이라는 증거 같았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하녀가 마탑에서 온 책을 가져왔다. 이셀이 빌려주겠다고 한 문양 자료였다. 반출할 수 없다는 원본 대신, 조수가 베낀 사본이 들어 있었다.맨 앞에 짧은 메모가 붙어 있었다.

  • 저를 돌려보낼 남자를 찾습니다   17화.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일

    서윤은 쪽지를 혼자 읽고 끝내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부모에게 보여주었다. 백작은 작은 새 그림을 보자마자 서재 문을 닫았다. 어머니는 쪽지의 뒷면까지 살폈다.“이 그림을 아는 사람이 있나요?”서윤이 물었다.가문의 문장은 대문에도 마차에도 있었다. 누구나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선이 그어진 방향이 다른 것 같았다. 새의 부리가 가지를 물고 있는 게 아니라 놓는 모양이었다.어머니가 손가락으로 그 끝을 짚었다.“예전 기록관이 쓰던 표시야.”이름은 미라였다. 백작가의 장부를 정리하다가 일 년 전 일을 그만두고 떠났다고 했다. 어머니는 편지를 몇 번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사라진 게 아니라 떠난 거예요?”“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었어.”백작이 대답했다.서윤은 쪽지를 내려놓았다. 모르는 사람의 행방을 찾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돌아갈 남자를 찾겠다고 시작한 일이 자꾸 다른 사람의 삶으로 이어졌다.겁이 났다. 원래 소설에서 엘린이 사라졌다는 한 문장이, 남의 이름도 그렇게 짧게 덮어버릴 것 같았다.백작은 미라의 마지막 거주지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서윤은 결과가 오면 자신도 알려달라고 했다.그날 오후에는 테오와 약속이 있었다.그는 기사단 훈련장 옆 정원에서 만나자고 했다. 위험

  • 저를 돌려보낼 남자를 찾습니다   16화. 그 숫자를 읽은 사람

    기부금 담당관 로엔은 사람의 이름보다 가문의 이름을 먼저 불렀다.“베이라 백작가에서도 와주셨군요.”그는 서윤의 아버지에게 인사하고, 어머니에게 예를 갖추고, 마지막에 그녀를 보았다. 부드러운 미소였다. 음악회에서 보았더라도 기억하지 못했을 얼굴이었다.“따님께서 크게 놀라셨다지요.”“이제 많이 회복했습니다.”백작이 대답했다.로엔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사고가 유감스러웠다는 말과 조사를 기다리겠다는 말을 했다. 서윤은 그의 손을 보았다. 반지 하나를 빼면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편지를 보낸 다렌의 소매에는 잉크 얼룩이 있었다. 로엔의 소매는 깨끗했다. 그걸 같은 쪽지에 적고 싶어졌다가 그만두었다. 깨끗한 소매가 결백의 증거는 아니고, 잉크 얼룩이 죄의 증거도 아니었다.“영애께서 공사 기록에도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습니다.”로엔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주변 사람들이 조금 가까이 섰다. 그저 사교적인 질문처럼 들렸다. 그래서 여기서 대답을 피하면 자신이 괜히 의심하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저희 가문 이름으로 낸 돈이라서요.”서윤은 말했다.“어디에 쓰였는지 알고 싶었어요.”“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다만 전문적인 기록은 혼자 보시기에 어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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