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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Author: 마루콩
구희라는 한편으로는 구기빈이 좋다고 칭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강이주에게 절대 쉽게 받아 주지 말라고 했다.

그만큼 지금 마음이 복잡하게 들떠 있다는 뜻이었다.

강이주는 화면 속에서 활짝 웃는 친구를 보며 굳이 전화를 끊지 않았다.

구희라가 혼자 말하다 지칠 때까지 기다린 뒤, 강이주는 웃으며 말했다.

“물 좀 마시고 숨 좀 돌려.”

구희라는 옆에 있던 텀블러를 집어 벌컥벌컥 마셨다.

[나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 어, 나 이제 ‘예비 새언니’라고 불러도 돼?]

“절대 안 돼. 우리 사이에 네가 그렇게 부르면 이상해.”

강이주는 서둘러 막았다.

“아직 아무 일도 없잖아. 함부로 부르지 마.”

구희라가 정말 그렇게 부르기라도 하면, 강이주는 화면 너머로라도 달려가 친구를 한 대 쥐어박을 기세였다.

강이주를 잘 아는 구희라가 화면 속 강이주에게 ‘OK’ 손짓을 보냈다.

[내 방에 책도 많아. 컴퓨터도 써도 돼. 마음껏 놀아, 편하게. 심심하면 우리 오빠한테 야경 보여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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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16화

    구희라는 한편으로는 구기빈이 좋다고 칭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강이주에게 절대 쉽게 받아 주지 말라고 했다.그만큼 지금 마음이 복잡하게 들떠 있다는 뜻이었다.강이주는 화면 속에서 활짝 웃는 친구를 보며 굳이 전화를 끊지 않았다.구희라가 혼자 말하다 지칠 때까지 기다린 뒤, 강이주는 웃으며 말했다. “물 좀 마시고 숨 좀 돌려.”구희라는 옆에 있던 텀블러를 집어 벌컥벌컥 마셨다. [나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 어, 나 이제 ‘예비 새언니’라고 불러도 돼?]“절대 안 돼. 우리 사이에 네가 그렇게 부르면 이상해.” 강이주는 서둘러 막았다. “아직 아무 일도 없잖아. 함부로 부르지 마.”구희라가 정말 그렇게 부르기라도 하면, 강이주는 화면 너머로라도 달려가 친구를 한 대 쥐어박을 기세였다.강이주를 잘 아는 구희라가 화면 속 강이주에게 ‘OK’ 손짓을 보냈다. [내 방에 책도 많아. 컴퓨터도 써도 돼. 마음껏 놀아, 편하게. 심심하면 우리 오빠한테 야경 보여 달라고 해.][너한테만 말하지만, 밤에 옥상에 누워서 별을 보면 진짜 끝내줘. 맞다, 우리 오빠한테 본가 쪽 유리 온실로 데려가 달라고 해. 거기 정말 예뻐.]그 장소들은 구희라가 집에 돌아갈 때마다 가장 좋아하던 곳이었다.구희라는 강이주도 분명히 자신처럼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저녁 약속이 있던 구희라는 강이주와 몇 마디 더 나눈 뒤 급히 전화를 끊었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강이주가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구기빈이 서 있었다.“이렇게 시간이 이른데 잠이 와?” 구기빈은 손목시계를 한 번 보고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강이주도 시간을 보았다. 아직 일곱 시 이십 분도 되지 않았다.강이주는 고개를 저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잠이 안 와. 뭐 할 거 있어?”단순히 잠이 오느냐고 묻기 위해 찾아온 것은 아닐 터였다.구기빈은 손가락을 까딱하면서 강이주를 가까이 오게 했다. 강이주가 다가오자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나랑 같이 나갈래? 밤 산책 시켜 줄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15화

    ‘이건...’강이주는 더욱더 할 말을 잃었다.이미수는 말하다가 한숨을 쉬었다. “아쉽게도 나중에 네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우리 집에는 거의 오지 않게 되었지. 집안들도 점점 멀어지면서 왕래가 끊어졌어. 정말 아쉬운 일이야.”이미수의 말에 강이주는 조용히 있었다.강이주의 기억으로도 자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여러 집안의 관계가 괜찮았던 것 같았다.어른들끼리는 자주 왕래했다.하지만 조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집안 간 왕래는 거의 끊겼던 듯했다.지금은 심현목과 구계배는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묻는 정도였고, 직접 만나는 일은 많지 않았다.나이 든 사람들은 지난 인연을 쉽게 잊지 못했다.강이주는 이미수의 아쉬운 감정을 분명히 느꼈다.잠시 생각한 강이주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앞으로 제가 자주 찾아뵐게요.”말을 마친 뒤 강이주 자신도 멈칫했다.그저 자연스럽게 한 말이었지만, 이미수가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됐다.이미수는 강이주의 말을 듣고 반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말이니? 이 늙은 할미를 놀리는 건 아니지?”“정말이에요. 놀리는 거 아니에요.” 강이주는 약속했다.강이주의 말이 끝나자 이미수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럼 오고 싶을 때 언제든 오너라. 기빈이 녀석한테 데려와 달라고 해. 희라는 요즘 일이 바빠서 여기저기 다니느라 한 달에 얼굴 한 번 보기 힘들어.”이미수는 입으로는 불평했지만, 목소리에는 구희라를 향한 애틋함이 묻어났다.강이주는 이미수의 손을 잡았다. “할머니, 제가 나중에 전화해서 말할게요. 출장 다녀오면 바로 할머니 뵈러 오라고요.”“흥, 나는 별로 보고 싶지도 않아. 희라 그 녀석이 얼마나 바쁜데.” 이미수는 콧방귀를 뀌며 관심 없는 척했지만, 결국 마음은 구희라를 걱정하고 있었다.이미수의 말과 마음이 다른 걸 눈치챈 강이주는, 함께 구희라를 가볍게 흉보는 척했다.그 덕분에 이미수도 한참 동안 즐거워했다.방에서 강이주와 한참을 이야기하던 이미수는 졸음을 견디지 못한 뒤에야 방을 나와 쉬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14화

    강이주가 하룻밤 묵겠다고 약속했기에, 이미수는 그녀가 잘 방을 마련해 주었다.방은 공주풍으로 꾸며져 있었다.이미수가 웃으며 강이주에게 말했다. “여긴 희라 방이야. 희라가 너랑 친하다고 하더구나. 괜찮으면 여기서 자.”“여사님,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아요.” 강이주는 정말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다.이미수는 강이주의 작은 손을 놓기 아까운 듯 잡고 말했다. “희라랑 그렇게 친한데 ‘여사님’이라니, 너무 거리감이 있잖니? 그냥 할머니라고 부르면 돼.” “네가 어릴 때 희라를 따라서 우리 집에 왔던 것도 기억이 나는구나. 그때는 정말 조그만 아이였는데.”“세월 참 빠르구나. 눈 깜짝할 새 그 물찬 제비 같던 어린아이가 이렇게 반듯하고 예쁜 아가씨가 됐네.” “희라는 어릴 때 얼마나 말괄량이였는지 몰라. 이주 너하고 있을 때만 그나마 얌전해서 숙녀 흉내라도 냈다니까.”손녀 구희라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미수의 얼굴에는 자애로운 웃음이 번졌다.강이주 자신은 구씨 집안의 본가에 왔던 기억은 희미했지만, 이미수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미수가 말을 이었다. “그때 소꿉놀이를 했는데, 희라가 너를 새언니로 삼겠다고 울고불고 난리였어. 누가 뺏으려 해도 안 된다고 하면서, 기빈이한테 꼭 너랑 맞절을 하라고 시켰단다.”“어디서 웨딩 베일을 찾아왔는지 몰라. 아, 맞다. 사진도 있어.”말하던 이미수는 떠올렸다. 그날 마침 아들이 새로 산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어린 구희라는 울음마저 보일 정도로 성화를 부려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그 사진들은 지금까지 이미수가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강이주의 머릿속은 하얘졌다. 그런 일들은 정말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내가 언제 구기빈하고... 소꿉놀이를 했지?'‘기억이 잘못된 걸까?’그때 이미수가 앨범 한 권을 꺼냈다. 펼치자 바로 어린 강이주의 사진이 보였다.그날 강이주는 초록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곱게 차려입고, 손에는 둥근 부채를 들고 있었다.두 손으로 부채를 들어 얼굴을 살짝 가린 채 머리에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13화

    구기빈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내 얘기는 별거 없어. 늘 비슷한 생활이었어. 공부, 또 공부.”공부도 늘 1등이어야 했다. 배운 게 무엇이든 반드시 1등이 되어야 했다.구기빈은 이미 그런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강이주는 구기빈의 말을 듣고 구기빈이 즐겁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강이주는 무언가 떠올린 듯 다시 물었다.“당신 인생은 처음부터 전부 정해져 있었잖아. 결혼도 그래? 그것도 집에서 정해 주는 거야?”‘전에 집에서 결혼을 재촉해서 나와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는데...’‘집안 사람들이... 우리가 이미 결혼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었을까?’구기빈은 깊은 눈으로 강이주를 마주 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앞선 20 몇 년의 인생 동안 너무 많이 간섭을 받았으니까, 앞으로는 같은 길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나는 내가 좋아하는 여자하고만 결혼해. 집안 어른들도 간섭할 수 없어. 내 인생은 내가 정하는 거야.”구기빈의 시선이 깊어졌다. “온갖 방법을 써서 당신이 나랑 혼인신고하게 만든 날부터, 난 절대 놓아줄 생각이 없었어. 당신이 내 덫에 순순히 들어왔으니까, 이 생에서는 나랑 묶여 있어야 해.”“누구도 내 곁에서 당신을 빼앗아 갈 수 없어. 당신 자신도 안 되고, 시시한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구기빈의 말은 강이주에게 시간을 줄 수는 있지만, 언젠가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만들겠다는 뜻이기도 했다.구기빈에게는 강이주를 기다릴 인내와 시간이 충분했다.하지만 구기빈은 단 한 번도 강이주를 떠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구기빈의 표정에 담긴 단호함을 느낀 강이주는 그 압박감에 조금 눌리는 듯한 기분이었다.강이주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럼... 내가 끝까지 당신을 좋아하지 않고, 떠나겠다고 하면?”구기빈의 시선 아래에서 강이주는 자신도 모르게 그런 질문을 던졌다.구기빈의 어두운 면을 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그렇다.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12화

    금요일, 강이주는 결국 구기빈과 함께 농장에 왔다.농장은 정말 넓었다.두 어른이 넓은 농장을 전부 직접 돌보는 것은 아니었다.농장에는 일손을 돕는 사람들이 꽤 많이 고용되어 있었다.구기빈은 강이주를 데리고 농장을 둘러보았다.지금 두 사람은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따고 있었다.구기빈은 바구니를 들고 강이주의 뒤를 따랐고, 바구니 안에는 이미 딸기가 조금 담겨 있었다.구기빈은 땅에 쪼그리고 앉아서 딸기를 따는 강이주에게 말했다. “할머니가 토종닭이랑 오리 몇 마리 손질해서 당신 집으로 보내셨어. 아버님하고 어머님도 맛을 보시라고.”직접 기른 채소와 과일도 꽤 많이 보냈다.강이주는 고개를 들고 앞에 선 남자를 보았다. “그건 너무 죄송한데...”농장에 와서 대접을 받은 데다가 또 선물까지 받아 가게 되자, 강이주는 괜히 낯이 뜨거워지면서 더 미안했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구기빈은, 바구니에서 딸기 하나를 집어 옷에 몇 번 문지른 뒤 입에 넣었다. “집에 워낙 많아서 다 먹지도 못해. 일부는 ‘사랑채’에도 보내고.”“할머니가 주시는 건 그냥 받으면 돼. 안 받으면 할머니가 서운하게 생각하실 거야.” 말하는 동안에도 구기빈은 딸기를 연달아 입에 넣었다.그 모습을 본 강이주가 말했다. “씻어서 먹어.”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기빈은 딸기 하나를 또 옷에 문지른 뒤 강이주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구기빈은 딸기를 강이주의 입가에 내밀었다. “정말 달아. 먹어 봐.”강이주는 구기빈을 힐끗 보고는, 손을 뻗어서 받으려고 했다.구기빈이 먹여 주는 건 강이주의 기준으로는 너무 친밀한 행동으로 여겨졌기에.구기빈은 강이주의 손을 가볍게 쳐냈다. “당신 손에 흙 묻었어. 내가 먹여 줄게.”딸기를 따느라 강이주의 손에는 실제로 흙이 묻어 있었다.강이주는 입가에 닿은 딸기를 바라보다가 결국 한입 베어 물었다.과즙이 가득한 진한 딸기 향이 입안에 퍼졌다.강이주는 저도 모르게 눈웃음을 지으면서 웃었다. “응, 진짜 달다. 맛있어.”그러고는 구기빈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11화

    강이주와 구기빈은 나성록을 문 앞까지 배웅했다. 나성록을 데리러 온 사람이 도착한 뒤에야 두 사람은 룸으로 돌아왔다.구계배와 이미수도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다가 슬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이미수는 집에 있는 여러 동물들이 마음에 걸렸다.이미수는 강이주의 손을 잡고 즐겁게 말했다. “시간 나면 저 녀석 시켜서 우리 집에 오너라. 이 할미 농장은 재미있어. 부모님도 같이 모시고 와서 구경도 시켜 드리고. 우리 집은 언제든 환영이야.”이미수가 따뜻하게 초대하자, 강이주는 반드시 가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그 열정에 강이주는 결국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번 주말에 와라. 할미가 집에서 기다릴 테니까.” 강이주가 승낙하자 이미수는 바로 이번 주말을 제안했다.강이주는 그 말에 살짝 웃음이 났다.구기빈이 옆에서 말했다. “할머니, 이번 주말은 어려울 것 같아요. 토요일에 이주 씨하고 제가 경매에 같이 갔다가 일요일 밤에 돌아옵니다.”이미수는 구기빈이 그런 얘기를 했던 것 같다고 기억을 떠올렸다.이미수는 다시 제안했다. “그럼 금요일 오후에 와. 집에서 하룻밤 자고, 아침에 일 보러 가면 되잖아.”이미수는 구기빈을 힐끗 보면서, 눈빛으로 강이주와 손주며느리의 정을 쌓는 데 방해하지 말라고 눈치를 주었다.이미수의 행동은 전부 손자가 하루라도 빨리 아내를 얻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구기빈이 이주한테 대하는 속도를 보면, 연말이 되더라도 미인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할머니의 생각을 알아차린 구기빈은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그건 이주 씨에게 직접 물어보세요.”강이주는 구기빈이 계속 자신을 도와줄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구기빈도 어쩌지 못했다.이미수의 정성 어린 초대 앞에서 강이주는 결국 승낙해야만 했다. “그럼... 알겠습니다.”구계배 부부의 농장을 구경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방해받는 게 싫어서 허락한 적이 거의 없었다.강이주는 여기서 계속 거절하면 예의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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