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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作者: 주광
은주는 슬쩍 자신의 옷차림을 내려다봤다. 여전히 아까 산 핑크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영호가 직접 사준 옷이었다.

은주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다.

“맞아. 이 백화점에서 산 거야. 우리 남자친구가 사줬는데, 그게 뭐?”

남자친구라는 단어가 나오자 윤미의 눈이 번쩍 뜨였다.

“남자친구? 은주, 네가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은주는 대답 대신 눈을 굴리면서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내가 연애 좀 하는데, 반응이 왜 저렇게 과장돼?’

하지만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순간, 은주의 마음은 절로 들떴다. 얼굴에는 자신도 모르게 자랑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응, 사귀고 있어. 키 크고 잘생겼어. 완전 모델 몸매에 아이돌 비주얼이지.”

게다가 영호가 경찰이라는 사실이 은주에게 더 큰 자부심을 안겨줬다.

“솔직히 말하면, 내 남자친구가 경찰인 게 좀 아깝다고 생각해. 얼굴이랑 비율만 보면 연예인 해도 될 정도니까.”

은주는 속으로 윤미의 남편을 그려봤다.

‘어차피 뻔하지 뭐. 배만 불룩 나온 졸부 아니면, 못생긴 돈 많은 아저씨겠지.’

윤미가 특별히 미인도 아니었고, 그저 젊고 대담했던 게 무기였으니까.

재벌가에서 원하는 아내의 조건, 가문, 외모, 과거 그 어떤 것도 충족하지 못할 게 뻔했다.

역시나, 은주의 말에 윤미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미묘한 불편함이 얼굴에 스쳤다.

“허, 네 남자친구가 경찰이라고?”

은주는 양팔을 가볍게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눈빛에는 은근한 우월감이 번졌다.

“그래. 국민을 지키는 경찰이야.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했지.”

역시나 윤미의 얼굴에 걸린 미소는 금세 억지로 짜낸 듯한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윤미는 또다시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눈빛에는 은근한 비웃음까지 섞여 있었다.

“그래 봐야 뭐하겠어? 월급도 얼마 안 될 텐데. 그러니 널 이런 데 데리고 와서 옷을 사는 거겠지.”

“은주야, 같은 여자로서 하는 말인데, 우리 나이쯤 되면 품격을 좀 추구해야 해. 이런 옷 입으면, 내 피부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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