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소리야, 누가 탈세를 했다는 거야!” “이런 X발! 이동혁, 똑똑히 말해!”천용훈의 득의양양한 표정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바로 굳어졌다.잠시 후, 천용훈은 펄쩍펄쩍 뛰면서 소리쳤다.‘기부금 사취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도 변명이라도 할 수 있어.’‘결국 골드스타기금에서 발표한 천억 원의 기부금은 오늘 아침에야 공개되었으니까.’‘설사 폭로된다 하더라도 이 자리에 있는 이런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뒤따라 소란을 피우지 않으면 돼.’ ‘관심이 높아서 질문을 받게 된다 해도 충분히 해명할 수 있어. 기부금은 몇 차례에 나눠서 낼 거고, 계속 기부할 거라고 말이야.’ ‘하지만 탈세 문제가 터진다면.’‘그건 여론의 질타에 직면하는 문제가 아니야.’‘바로 철퇴를 맞게 돼!’그래서 그 자리에 있던 언론사 기자들은 다시 조용해졌다.엷은 미소를 띄고 있는 동혁을 뚫어지게 쳐다볼 뿐이다.머리카락이 곤두선 채, 하영림도 눈도 깜박거리지 않은 채 동혁을 쳐다보았다. 마음속으로는 뭔가 좋지 않은 예감이 들면서.‘이동혁 저 자는 정말 너무 침착해.’‘무서울 정도로 침착해!’사란미를 힐끗 쳐다본 동혁이 웃으면서 말했다.“자료를 보여 줘.”아직도 자료들을 가지고 있던 사란미가, 앞으로 나서서 곧바로 천용훈의 얼굴에 뿌렸다.“잘 봐! 네가 탈세한 증거는 모두 여기에 있으니까!”얼떨결에 자료를 들고 뒤적거리던 천용훈이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너, 너희들, 이걸 어떻게 알아냈어!”천용훈의 목소리는 이미 떨리고 있었다.죽은 물고기의 눈처럼 휘둥그레진 눈동자는, 금방이라도 눈에서 떨어질 듯했다!사란미가 비웃으며 말했다.“탓하려면 네 주인 오한민을 탓해.” “우리 골드스타기금에서 너 같은 인플루언서를 광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성의 표시를 제출해야 해. “너의 약점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하니까.” “그래야 네가 힘을 얻은 뒤에 태도를 바꾸고 모른 척해도 걱정이 없어. 그래서 우리는 안심하고 홍보할 수 있지.”“천용훈, 너 자신도 잘 모르겠
“그럼 나는 천용훈 씨가 기부금을 사취한 일은, 아직 조사와 증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뉴스를 내보내지 않겠어요.”“그래요, 우리 언론인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뉴스를 보도해야 합니다.” “어떻게 확인되지 않은 자료 몇 장 때문에 경솔하게 뉴스를 내보낼 수 있겠어요?”“나중에 다시 조사해 본 다음에 다시 이야기해 보죠...”그 자리에 있던 기자들이 잇달아 공정한 척 말했다.조금 전에는 두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곧바로 노트북을 덮었다.잔뜩 가라앉은 동혁의 표정을 본 사란미가 참지 못하고 나서서 분노를 터뜨렸다.“나는 골드스타기금의 H시 사무국 책임자입니다. 내가 제공한 기부금 사취 증거가 가짜일 리가 있어요?”“모두 뻔히 눈을 뜬 채 무슨 거짓말을 하는 거야? 공정이니 객관적이니 모두 개소리야!”“하나같이 무슨 매체의 기자라고 하지만, 그저 돈에 환장한 인간들에 불과해!”분노가 폭발한 사란미는, 눈에 불을 켜고 기자들에게 심한 욕을 퍼부었다.바로 그때, 천용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란미, H시 사무국의 책임자에 불과한 주제에, 정말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네.”“당신에게 골드스타기금을 대표할 자격이 있어?”“오늘 아침 골드스타기금이 발표한 기부금 명단은 여전히 철회되지 않았어.”“이게 뭘 설명하는 거야? 골드스타기금의 태도는 여전히 예전과 같다는 걸 말해주고 있지.”“당신이 이동혁을 도와 말하는 거에 대해 말하자면, 허허, 저 이동혁이 무슨 사탕발림의 말로 당신을 꼬드겼는지 누가 알겠어.”“하지만 모두 다 알다시피 이동혁은 데릴사위지. 여자를 꼬드기는 데에는 원래 일가견이 있으니까, 이해할 수 있어...”이 말을 듣고, 장내는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다.어쨌든 리성투자회사에서 주식을 양도한다고 말한 뒤, 기자들은 천용훈이 기부금을 사취했다는 뉴스를 보도할 수가 없었다.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기자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태도를 표명했다.그리고 결정할 수 없었던 기자들도, 곧
“그런데 오 사장님, 그 자식은 언론의 힘을 빌리려는 게 분명해요.”천용훈이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언론사 기자들은 꿈에서조차 특종을 보도하고 싶어해요.” “기자들 뒤에는 회사하고 자본도 있어서, 기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큰 출혈을 감수해야 될 거예요.”[그럼 큰 출혈을 감수할 테니까 기자들을 처리해! 다 같이 돈을 벌자고 하면서 말이야!]오한민은 음산한 어투로 말했다.[지금 내가 그렇게 하라고 하면 너는 그렇게 해야 해.] [그 언론사 기자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서 필사적으로 이동혁을 짓밟게 만들어.][이동혁이 감히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온 이상, 이번 기회를 틈타서 일거에 밟아 죽여!]과연 오한민은 수십 년 동안 투자계를 종횡무진 누빈 거물이었다.이런 위급한 고비에서, 오한민은 재빨리 냉정해졌다. 그 뿐만 아니라 곧바로 패배할 상황에서, 오히려 동혁에게 결정적인 일격을 가할 묘수까지 생각했다.이어서 오한민은 전화로 천용훈에게 한동안 지적했다.처음에는 당황했던 천용훈의 표정도, 갈수록 침착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변했다.그때 한 언론사 기자가 노트북을 꺼내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뉴스를 보낼 준비를 했다.누구도 이런 큰 뉴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기자들은 곧바로 앞다퉈서 눈길을 끌 수 있는 제목과 보도자료 편집을 시작했다. 이때 핸드폰을 내려놓은 천용훈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면서 큰소리로 말했다.“기자 여러분, 급하게 뉴스부터 먼저 보내지 마세요. 제가 일단 몇 마디 해도 되겠습니까!”사란미는 동혁을 힐끗 쳐다보았지만, 동혁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혁은 오히려 천용훈 저 자식이 오한민과 통화한 후에, 또 무슨 유치한 수작을 부리려고 하는지 한번 보고 싶었다.“천용훈 씨, 당신의 이 기부금 사취는 이미 결정적인 증거가 있어요. 또 무슨 설명할 게 있다는 건가요!”한 언론사 기자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매섭게 천용훈을 몰아붙였다.천용훈은 코웃음을 치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헛!”천용훈 스튜디오 홀에 사람들이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울렸다.기자들과 천용훈 스튜디오의 직원들 모두 놀라서 아연실색했다.‘골드스타기금의 책임자가 뜻밖에도 이동혁에게 깍듯이 대하다니!’‘게다가 정말로 천용훈이 기부금을 사취한 증거를 보냈어!’‘저, 저, 저거...’‘어떻게 저럴 수가!’이때 동혁이 아무렇게나 손을 휘저었다.“나는 보기도 귀찮아. 모두가 볼 수 있게 나눠 줘.”“예!”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인 사란미는, 자료들을 그 자리에 있던 기자들에게 나눠 주었다.기자들은 반신반의하면서 자료를 받아들었다.그러나 곧 기자들의 표정은 정말 다채롭게 변했다.“천용훈이 정말로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어!”“6백억 원의 돈이 왜 H시상공회의소 계좌에서 온 거야...”“정말 기부금을 사취한 거야?”그 자리에 있던 언론사 기자들은 곧바로 큰소리로 떠들어댔다.기자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자, 천용훈 스튜디오의 직원들은 이미 사색이 되었다.정신력이 약한 직원들은 이미 놀라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기도 했다.‘망했어, 다 망했어!’천용훈의 표정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자세히 살펴보면, 천용훈의 두 다리가 약간 떨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이동혁, 너, 너는 도대체 어떻게 골드스타기금을 처리한 거야!”천용훈은 두 눈에서 분노를 뿜으면서 동혁을 노려보았지만, 말투는 이미 떨리고 있었다.동혁이 골드스타기금을 통해서 자신의 기부금 사취 자료를 얻었다는 사실을, 천용훈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이건 정말 말도 안 돼!’‘그동안 골드스타기금은 이동혁 마누라의 H시상공회의소를 몰아붙이고 있었는데!’동혁은 담담하게 웃었다.“천용훈, 아직도 이 일에 관심을 가질 정신이 있어?”“전국민의 분노에 어떻게 직면할 건지, 그리고 네 뒤에 있는 그 전주들에게 어떻게 해명할 건지를 먼저 생각해야겠지.”하얗게 질린 천용훈은 고개를 돌려서, 눈을 반짝이면서 열심히 자료의 사진을 찍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았다.특종을 좋아하는 기자들이 이런 기회를 절대 놓
천용훈의 말을 듣고, 천용훈 스튜디오의 직원들은 모두 한숨을 돌렸다.직원들은 곧 다시 동혁에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었다.한동안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하영민이,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어 비꼬았다.“이동혁, 내가 보니까, 이제는 정말 보잘것없는 재주마저 바닥이 난 모양이네.”“쓰레기는 쓰레기야. 이렇게 사람을 위협하는 잔재주나 좀 부리고 말이야.”“허허, 전화 한 통으로 골드스타기금에 증거를 보내라고 하다니, 너 같은 쓰레기한테 그게 어울려? 자기 분수도 모르고 말이야.”“골드스타기금의 은 이사는 나도 알지. 내가 전화해서 와서 네 따귀를 때리라고 할까!”하영림의 표정에는 동혁에 대한 경멸이 가득했다.‘골드스타기금은 H국에서 명성이 자자한 공익기금이야!’‘이동혁은 H시에서 힘이 좀 있다고 해도 골드스타기금 앞에서는 전혀 내세울 수가 없지!’동혁은 하영림을 힐끗 보고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네가 전화해도 은세웅은 부르지 못해.” “그러나 네가 계속 화를 자초한다면, 은세웅을 만날 수 있게 감옥으로 보내줄게.”은세웅이 잡혔다는 소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하영림과 천용훈은 은세웅이 이미 쫄딱 망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이동혁, 무슨 헛소리야!”하영림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천용훈 씨, 골드스타기금H시 사무국의 책임자 사란미 씨가 왔어요.”바로 그때, 천용훈 스튜디오의 한 직원이 천용훈에게 다가와서 말했다.“사란미?”천용훈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바로 손짓하면서 말했다.“빨리 사란미 씨를 들어오라고 해!”그리고 천용훈은 동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이동혁, 정말 공교롭게도 골드스타기금의 사람이 정말 왔네. 설마 너한테 증거를 주러 온 건 아니겠지?”말은 이렇게 했지만, 천용훈의 표정에는 냉소가 가득했다.천용훈은 사란미가 자신에게 일이 있어서 왔다고 생각한 게 분명했다.결국 이번에 리성투자회사는 골드스타기금과 같이 손을 잡고, 천용훈의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하였다.동혁에게 증거를 주러 왔다는 이 주장은, 때려죽여도 믿을
동혁의 말이 홀에 우렁차게 울려퍼졌다.지금 이 자리에는, 동혁의 목소리를 제외하고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멍한 표정으로 있던 언론사 기자들의 눈빛이, 자기도 모르게 점점 더 뜨거워졌다.‘이동혁의 손에 정말 그런 증거가 있을까?’순간, 기자들은 마치 먹이를 발견한 늑대떼처럼 동혁을 바라보았다.이미 일부 기자들은 어떻게 해야 은밀하게 동혁에게 연락해서, 폭로 보도를 독점할 수 있을지 궁리하기 시작했다.‘일단 성공만 한다면, 곧바로 언론계에서 명성을 날리면서 상징적인 인물이 될 수 있어.’‘대부분의 기자들은 평생 이런 큰 뉴스거리를 만나지도 못해!’천용훈 스튜디오의 직원들은 표정이 참혹하게 변했다.직원들은 모두 천용훈 덕분에 밥벌이를 하고 있다.천용훈은 또 자신의 직원들에게는 아주 대범하게 대했다.만약 천용훈이 동혁 때문에 찬밥 신세가 된다면, 이 직원들은 어디서 이렇게 시원스러운 물주를 찾을 수 있을까?“이동혁, 입 닥쳐!”“너 이 쓰레기 새끼, 감히 천용훈님이 기부금을 사취했다는 망언을 하다니!” “증거가 있어? 너!”“너를 무고죄로 고소해서, 평생 감옥살이를 하게 만들어 주겠어!”“여러분, 저 쓰레기의 말을 믿지 마세요.” “인플루언서가 기부금을 사취한 사례도 적지 않지만, 결코 우리 천용훈 씨는 아닙니다.”“저 쓰레기의 속임수에 불과합니다!”...순식간에, 천용훈 스튜디오의 직원들은 잇달아 동혁에게 비난을 퍼부었다.만약 그 자리에 그렇게 많은 기자들만 없었다면, 직원들 모두가 달려들어서 동혁을 산 채로 찢어버렸을 것이다!이미 더없이 싸늘하게 변한 눈빛으로 동혁을 보던 천용훈이 섬뜩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사람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해.”“내가 기부금을 사취했다고 했는데, 증거가 있어?”“만약 내가 기부금을 사취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내가 너를 죽인다 해도 넌 할 말이 없어!”“아니,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지.”“네가 말한 바와 같이, 지금 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야.” “네가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