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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Penulis: 이야기보따리
검은색 SUV가 정문 앞에 조용히 멈춰 섰다. 곧이어 문이 열리자, 건장한 체격의 정장 차림 남성 두 명이 차례로 내렸다.

“사모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고 대표님께서 보내신 경호팀입니다. 앞으로 사모님의 모든 이동은 저희가 전담하여 보호해 드릴 예정입니다.”

예상치 못한 등장에 소예지는 잠시 멍해졌다.

‘이한 씨가 보냈다고?’

며칠 전, 고이한이 화학공장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그녀는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강준석뿐이었으니까.

고개를 살짝 끄덕이긴 했지만 소예지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

‘정말 나를 보호하려는 걸까? 아니면 감시하려는 걸까?’

‘설마 나랑 강 선배 사이를 의심하는 건 아니겠지?’

그날 오후, 소예지는 윤혁의 사무실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윤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윤 선배, 그 표정은 뭐예요?”

소예지가 웃으며 물었다.

“너, 만점 그걸 도대체 어떻게 받은 거야?”

팔짱을 낀 윤혁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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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84화

    어둠 속에서 남자의 단단한 등이 느린 호흡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창밖은 이미 늦가을이었지만 방 안의 공기는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뜨겁게 달아오른 공기 속에는 남자에게서 풍기는 은은한 우드 향이 뒤섞여 있었다.다음 날 아침.고이한은 평소처럼 제시간에 일어나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었지만 소예지는 오전 열 시가 되어서야 겨우 눈을 떴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양희순은 이미 정성스러운 아침 식사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소예지는 긴 머리를 자연스럽게 늘어뜨린 채 식탁으로 향했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목덜미에는 지난밤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고이한은 직접 소예지를 연구실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사실 그는 그녀가 오늘 하루쯤 출근하지 않고 푹 쉬기를 바랐다. 하지만 소예지가 꼭 가야 한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결국 뜻을 꺾었다.고이한이 운전하는 차는 소예지의 차였다.연구실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이지원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차량 스피커로 통화가 연결되자 소예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예지야, 손님이 와 있어.”“누구?”소예지는 조금 의아한 듯 물었다. 오늘 자신을 찾아오겠다고 미리 연락한 사람은 없었다.“윤 대표님.”소예지는 잠시 멈칫했다.“무슨 일인지 말씀하셨어?”“아마 윤 대표님 어머니 병세 때문에 오신 것 같아.”“알겠어. 나 지금 가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해 줘.”“응.”전화를 끊은 소예지는 시간을 확인했다. 연구실까지는 이제 몇 분밖에 남지 않았다.윤하준의 어머니는 소예지에게도 좋은 분이었다. 늘 친절하게 대해 주었고 여러모로 세심하게 신경 써 주기도 했다.그런 만큼 소예지도 하루빨리 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내고 싶었다.잠시 후 차 안이 묘하게 조용해졌다.그 변화를 느낀 소예지가 고개를 들자 고이한도 마침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당신이랑 윤하준... 개인적으로도 연락하고 지내?”말투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핸들을 쥔 그의 손가락에는 미세하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소예지는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83화

    소예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자연스럽게 한 남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그때 고하슬이 소예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나 이제 혼자 자기로 했어요.”소예지는 핸드크림을 바르던 손을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고이한을 바라보았다.고이한은 조금 억울하다는 듯 웃었다.“하슬이가 스스로 결정한 거야.”고하슬도 작은 머리를 힘차게 끄덕였다.“나 이제 용감하게 혼자 잘 거예요.”고하슬의 방은 바로 옆에 있는 아이 방이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둔 곳이라 아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혼자 잠들 수 있었다.“아빠, 나 안아서 방에 데려다주고 재워 줄 수 있어요?”고하슬이 작은 손을 내밀자 고이한은 자연스럽게 딸을 안아 올렸다. 한 손으로 그림책까지 챙긴 그는 그대로 아이 방으로 향했다.소예지는 잠시 멍하니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혼자 자겠다고 마음먹더니 정말 바로 실행하는 거야?’그동안 딸을 품에 안고 자는 건 소예지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다. 딸이 먼저 혼자 자겠다고 결정한 이상 말릴 수는 없었지만 이제부터 비어 있을 옆자리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괜스레 허전했다.아이 방으로 들어간 고이한은 침대 옆에 앉아 그림책을 펼쳤다.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읽어 주자 고하슬은 금세 책 속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눈꺼풀도 조금씩 무거워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고이한은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잠시 더 딸의 곁을 지켰다. 고하슬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작은 벽등 하나만 남겨 둔 채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그때 소예지는 화장대 앞에 앉아 나이트 크림을 바르고 있었다.거울 속으로 고이한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자연스럽게 방문을 닫고 곧장 소예지의 뒤로 다가왔다. 두 손을 화장대 양쪽에 짚자 어느새 그녀는 그의 품 안에 갇힌 모양새가 되었다.“하슬이 잠들었어?”“응. 아마 자전거 타느라 피곤했나 봐.”고이한은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가볍게 올린 채 거울 속 소예지를 바라보았다.소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82화

    소예지가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여덟 시 반이었다.연구실에서 이미 저녁을 먹고 왔지만 양희순은 그녀를 위해 따뜻한 호박죽 한 그릇을 준비해 두었다.소예지는 테라스에 앉아 호박죽을 천천히 떠먹으며 잔디밭을 바라보았다.고이한이 새로 사 준 자전거를 탄 고하슬이 넓은 잔디밭을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아이의 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젤리도 신이 난 듯 그 뒤를 따라 뛰어다녔다.그때였다.갑자기 젤리가 고하슬의 앞으로 뛰어들었다.놀란 고하슬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미처 멈추지 못했다. 자전거가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면서 고하슬도 그대로 잔디 위에 넘어졌다.그 모습을 본 순간 소예지는 그릇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반쯤 일어났지만 이내 움직임을 멈췄다.딸이 스스로 어떻게 해결하는지 지켜보고 싶었다.고이한 역시 본능적으로 한 발을 내디디려다 멈춰 섰다.고하슬은 잔디 위에 넘어진 채 자전거에 한쪽 다리가 눌려 있었다. 젤리은 놀란 듯 고하슬의 주변을 맴돌며 안절부절못했다.하지만 고이한은 다가가지 않았다.고하슬은 잔디 위에 엎어진 채 커다란 눈으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고이한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지만 자신을 일으켜 주러 다가오지는 않았다.금세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고하슬은 몇 번 눈을 깜빡이며 울음을 꾹 참았다. 그러고는 작은 손으로 자전거를 힘껏 밀어 올려 눌려 있던 다리를 빼냈다.고하슬은 다시 자전거를 세우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직 힘이 부족한 탓에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결국 자전거와 함께 다시 잔디 위로 넘어지고 말았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이한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옆으로 내려뜨린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딸을 일으켜 주고 싶은 듯했지만 그는 끝내 그 자리를 지켰다.“하슬아.”고이한이 딸을 불렀다.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담담했다.“혼자 일어나 봐. 아빠는 하슬이가 할 수 있다고 믿어.”고하슬은 코를 훌쩍인 뒤 작은 손으로 잔디를 짚었다.그리고 다시 한번 힘껏 자전거를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81화

    소예지는 잠시 멈칫하더니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전에 너한테 말했던 그 브랜드만 써. 다른 건 안 써.”이서연은 소예지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그런데 왜 나는 써도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지? 너는 왜 이렇게 효과가 좋아?”그녀는 감탄하듯 소예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봐. 네 피부 상태가 얼마나 좋은데. 하얗기만 한 게 아니라 생기도 돌고 피붓결도 너무 좋아서 모공이 하나도 안 보이는 것 같아. 예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진 느낌이야. 완전 얼굴에서 빛이 난다니까.”그 말을 듣자 소예지는 저도 모르게 귓가가 뜨거워졌다.지난 이틀 밤 고이한이 얼마나 절제하지 못했는지가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아마...”소예지는 괜히 헛기침을 한 번 했다.“경주에 회의 갔다가 푹 쉬고 와서 그런가 봐.”말을 마친 소예지는 화제를 돌리려는 듯 문득 이서연에게 물었다.“서연아, 너 남자친구 있어?”이서연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우리 엄마가 계속 소개팅하라고 하셔. 나도 만나고 싶지. 그런데 아직 마음에 드는 사람을 못 만났어.”“앞으로 좋은 사람 만날 거야.”소예지가 자연스럽게 위로하자 이서연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적어도 이서연의 눈에 소예지는 결혼 문제로 고민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자신의 앞날을 생각하면 조금 막막했다.점심 식사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온 소예지는 흰 가운으로 갈아입은 뒤 장비의 파라미터를 조정하기 시작했다.이번에 들여온 장비는 정밀한 조정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작은 오차 하나도 연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소예지는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작업에 집중했다.그렇게 한참 장비를 살펴보고 있을 때였다.문득 연구실 밖 유리창 너머에서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소예지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그곳에 고이한이 서 있었다.뜻밖에도 그의 손에는 꽃다발까지 들려 있었다.소예지는 함께 있던 이서연에게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고 말한 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여기서 뭐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80화

    “나 다 봤어요.”고하슬은 허리에 두 손을 올린 채 제법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엄마랑 아빠 뽀뽀하고 있었잖아요.”고이한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조금 난처해하는 소예지를 힐끗 바라본 뒤 딸에게 솔직하게 말했다.“맞아. 아빠가 엄마한테 뽀뽀한 거야.”그 말을 들은 고하슬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 아이는 두 사람에게 달려와 그 사이에 쏙 들어가 앉더니 작은 얼굴을 들고 물었다.“그럼 우리 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않는 거예요?”고이한은 딸을 번쩍 안아 자신의 다리 위에 앉힌 뒤 한 손으로 소예지의 어깨를 감쌌다.“응. 이제 우리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거야. 아빠랑 엄마는 다시 함께할 거야.”그러자 고하슬이 갑자기 작은 손을 내밀었다. 한 손으로 엄마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아빠의 손을 잡아 두 사람의 손을 가운데로 모았다.“그럼 약속해요.”아이의 진지한 얼굴을 바라보던 소예지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번졌다.고이한은 손을 뻗어 소예지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러자 고하슬도 두 사람의 맞잡은 손을 자신의 작은 손으로 꼭 감쌌다.“손가락 걸고 약속해요. 백 년 동안 마음 변하면 안 돼요.”고이한은 웃으며 소예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을 받은 소예지는 살짝 얼굴을 붉힌 채 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그제야 만족한 고하슬은 고이한의 다리에서 내려와 다시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고이한은 휴대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전화 좀 하고 올게. 당신이 하슬이 좀 봐줘.”그가 밖으로 나간 지 채 2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내일이면 통관 풀릴 거야.”소예지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빨리?”“응. 내가 아는 사람이 좀 있어.”고이한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그는 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여러 직책을 겸하고 있었다. 그에게 이 정도 문제는 전화 한 통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거실에는 따뜻한 조명이 은은하게 내려앉았고 고하슬도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679화

    저녁이 되자 양희순은 푸짐하게 저녁상을 차렸다.식사 도중 소예지가 고하슬의 그릇에 반찬을 하나 집어 주었다. 그런데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고하슬은 그 반찬을 슬그머니 아빠에게 건넸고 고이한은 웃으며 자연스럽게 받아먹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양희순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녀는 아무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이제야 두 사람이 다시 부부가 되는 날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예지는 위층으로 올라가 일을 했고 고하슬은 고이한의 집으로 가서 놀았다.한참 서류를 살펴보던 소예지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을 확인하니 이지원에게서 온 전화였다.“여보세요, 지원아.”“예지야, 장비가 통관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어. 아직도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 혹시 고 대표님한테 부탁해서 알아봐 줄 수 있어?”고이한이 구매한 장비는 소예지의 연구실에서 사용할 것이었다. 통관 서류에는 소예지 명의의 연구실 주소가 기재되어 있었고 관련 업무는 이지원이 담당하고 있었다.“알겠어. 내가 방법을 알아볼게.”소예지가 대답하자 이지원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이 장비 벌써 며칠째 묶여 있어. 고 대표님이 직접 나서 주시면 아무래도 절차가 좀 더 빨리 진행될 것 같아.”이지원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소예지도 알고 있었다. 업무를 위한 일이니 고이한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다는 뜻이었다.“알겠어. 내가 확인해 보고 연락할게.”전화를 끊은 소예지는 잠시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자료를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며칠 전의 그녀였다면 먼저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봤을 것이다. 그러다 정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에야 고이한에게 도움을 청했을 터였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소예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고이한을 찾아갔다.고이한의 거실에서는 고하슬이 새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고이한은 그 옆에 앉아 딸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평소의 냉철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표정이 부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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