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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Author: 이야기보따리
소예지는 오늘 신부 들러리 중에 심유빈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놀랍게 그녀 역시 소예지를 발견한 듯했다.

소예지 옆에 앉은 윤하준에게 잠시 시선을 준 심유빈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묘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가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무대 앞으로 돌리고는 신랑과 신부에게 집중했다.

결혼식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신랑과 신부는 서로에게 반지를 끼워주고 진심이 담긴 서약을 나눴다.

그 순간, 연회장 가득 박수가 터졌고 소예지도 자연스럽게 손뼉을 쳤다.

그 옆에서 함께 박수를 치던 윤하준은 슬며시 시선을 돌려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이런 축복의 자리가 혹시 그녀에게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진 않을까 문득 걱정이 밀려왔던 것이다.

그날의 기억은 그에게도 생생했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예식장에서 소예지는 환한 미소를 머금고 고이한의 팔짱을 끼고 입장했었다.

윤하준은 그때 누구보다 진심으로 가장 친한 친구의 행복을 축복했다.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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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20화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두 사람을 둘러싼 모든 것이 이미 예전과 달라져 있었다.이제 와서 좋아한다고 말한들 예전과 같은 의미일 수는 없었다.게다가 이 문신은 한때 그녀에게 견디기 힘든 상처를 남긴 흔적이기도 했다.수영장 물결은 잔잔하게 흔들렸고 햇살은 여전히 눈부시게 내려앉고 있었다.하지만 고이한의 시선은 여전히 소예지에게 머물러 있었다.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젖은 속눈썹 사이로 드러난 그의 눈빛은 평소보다 더 깊어 보였다.“당신이 좋으면 됐어.”소예지는 시선을 내리깔며 다시 같은 대답을 했다.고이한의 입가에서 웃음이 옅어졌다.그는 그녀가 일부러 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저 살짝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난 좋아.”짧은 세 글자였다.하지만 분명한 목소리에는 흔들림 없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소예지는 여전히 시선을 내린 채 손을 뻗어 물살을 가볍게 흩뜨렸다.고이한은 그녀의 튜브를 다시 잡아준 뒤 몸을 돌려 물속으로 들어갔다.맞은편에서 고하슬과 함께 놀고 있던 고수경은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정확히 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소예지가 큰오빠와 함께 있을 때의 표정이 더 이상 예전처럼 차갑고 거리감 있지는 않았다.이십 분 정도 더 수영을 한 뒤, 모두 물 밖으로 나왔다.고수경은 고하슬의 손을 잡고 먼저 옷을 갈아입으러 위층으로 올라갔다.이번 여행에서 고수경이 따라온 목적은 분명했다. 고하슬을 돌보면서 두 사람이 함께 있을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소예지는 수영장 가장자리를 짚고 천천히 물 밖으로 올라왔다.검은색 수영복 위로 드러난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눈길을 끌었다. 몸 위에 맺힌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며 하얀 피부 위로 흘러내렸다.고이한은 여전히 물속에 남아 있었다.소예지가 먼저 거실 쪽으로 들어간 뒤에야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데크체어 쪽으로 걸어갔다.그리고 그 위에 놓인 목욕 수건을 가져와 허리에 둘렀다.오후 네 시가 지나자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9화

    맞은편에 있던 고하슬도 깜짝 놀라 당황했다.“엄마, 괜찮아요?”어린아이는 튜브를 움직여 소예지 쪽으로 다가가려 했다.하지만 그 순간, 고수경의 손이 재빨리 고하슬을 붙잡았다.“괜찮아, 아빠가 엄마 지켜주고 있잖아.”고수경은 조심스럽게 고하슬을 막았다. 지금 이 순간 아이가 다가가면 오히려 두 사람을 더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소예지는 얼굴에 묻은 물방울을 닦아내며 딸을 안심시켰다.“하슬아, 엄마 괜찮아. 걱정하지 마.”소예지가 눈가의 물기를 닦아내고 눈을 뜬 순간, 눈앞에 고이한의 젖은 몸이 들어왔다.그녀의 몸이 순간 굳었다.고이한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이 너무나 선명했다.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마치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웠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그때 소예지의 시선이 그의 심장 부근으로 향했다.그곳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Y.H’검은색의 단순한 알파벳 두 글자였다.그녀의 시선이 순간 멈췄다.그녀는 이 문신을 4년 전에 이미 본 적이 있었다.소예지의 숨이 살짝 멎었다.4년 전, 이 두 글자는 그녀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그때는 언뜻 스치듯 ‘Y’ 한 글자만 보였을 뿐이었다.그녀는 줄곧 그 문신이 심유빈의 이름 이니셜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마주한 문신은 그녀의 마음을 복잡하게 흔들었다.‘Y.H’‘설마... 예지와 하슬이, 나와 우리 딸의 이름을 뜻하는 건가?’그 깨달음이 찾아오는 순간, 소예지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이한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자신의 가슴에 있는 문신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눈빛에는 숨겨왔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미안해. 계속 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어.”고이한의 목소리는 낮고 잠겨 있었다. 그의 시선은 한순간도 소예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4년 전에 새긴 거야.”소예지의 가슴 깊은 곳이 뜨겁게 흔들렸다.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8화

    수영장은 별장 1층에서 바로 이어지는 테라스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다.통유리문을 열면 실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였고 맑은 물은 오후 햇살을 받아 투명하게 반짝이고 있었다.고하슬은 튜브를 낀 채 물 위에 둥둥 떠서 신이 난 듯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아빠, 엄마!”함께 모습을 드러낸 부모를 발견한 고하슬이 환한 얼굴로 말했다.고수경의 눈빛에도 기쁨이 번졌다. 조카가 부모와 함께 이렇게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마음이 따뜻해졌다.고이한은 들고 있던 수건을 데크체어 위에 가볍게 던져두고 수영장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그대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커다란 물보라가 햇살 아래 흩어졌다.그는 물살을 가르며 몇 차례 왕복한 뒤 곧 딸의 곁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물방울은 그의 짧게 정돈된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와 선명한 얼굴선을 따라 흘러내렸다.“아빠 진짜 대단해요!”고하슬은 작은 손으로 박수를 치며 감탄 어린 눈빛을 보냈다.고이한은 얼굴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내며 수영장 가장자리에 있는 소예지를 바라봤다.“들어와. 물 온도 딱 좋아.”하지만 소예지는 서두르지 않았다.그녀는 먼저 얕은 물 쪽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 온도를 확인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데워진 물은 생각보다 편안했고 조금씩 기대감도 생겼다.소예지는 몸에 걸치고 있던 목욕 수건을 옆에 내려놓은 뒤, 수영장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계단을 따라 물속으로 들어갔다.물은 생각보다 차갑지 않았다. 오랜 시간 햇볕을 받아 적당한 온도를 유지한 물이 부드럽게 몸을 감싸며 여름의 더위를 씻어냈다.고수경은 그런 소예지에게 다가가 성인용 튜브 하나를 건넸다.“예지 언니, 이거 쓰세요.”소예지가 튜브를 받아 들자 고수경이 물었다.“예지 언니, 물속에서 숨 참는 법 가르쳐드릴까요?”“다음번에요.”소예지는 고마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무언가를 배우기보다 그저 이 순간의 편안함을 느끼고 싶었다.지난번 심유빈과 함께 수심 2미터의 수영장에 빠졌던 기억은 아직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7화

    해변에 도착한 소예지는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는 딸을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이렇게 아무 걱정 없이 딸과 시간을 보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아빠, 엄마! 빨리 오세요! 바닷물 너무 시원해요!”고하슬이 신이 난 듯 작은 손을 흔들었다.소예지는 신발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발끝까지 시원한 바닷물이 밀려오자 그제야 치맛자락이 너무 길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그녀는 작게 당황한 듯 숨을 내쉬며 서둘러 손을 뻗었다. 흩날리는 치맛단을 무릎 위로 걷어 올리자 가늘고 새하얀 종아리가 그대로 드러났다.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던 고이한은 선글라스 너머로 조용히 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소예지의 당황한 모습에 그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그는 팔짱을 낀 채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리넨 셔츠 자락이 가볍게 흔들렸고 밝은 머리카락도 바람에 조금 흐트러졌다.고하슬의 맑은 웃음소리가 해변에 울려 퍼졌다. 작은 발로 물을 차며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은 한없이 행복해 보였다.“이 장난꾸러기.”고수경은 고하슬이 튀긴 물에 치맛단이 젖은 것을 보고 웃었다.“고모, 죄송해요!”고하슬이 헤헤 웃으며 말했다.“예지 언니, 오후에는 수영하러 가요! 이번에는 언니도 꼭 물에 들어가야 해요.”고수경이 소예지에게 말했다.“엄마, 나랑 같이 수영해요.”소예지는 이마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웃었다.“그래요. 하지만 제가 수영을 못 해요.”“괜찮아요. 튜브 쓰면 되죠. 저랑 오빠도 있잖아요.”세 사람이 한참 물놀이를 즐기고 나자 뜨거운 여름 햇살에 어느새 더위가 느껴졌다.소예지는 너무 신나게 놀았던 탓에 땋아 올렸던 머리도 이미 풀려 있었다.바닷바람이 불어오자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뺨에 살짝 붙었다. 평소 차분했던 모습과 달리, 그 순간의 그녀에게서는 한층 어린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이한은 손을 들어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리고 깊어진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소예지도 그 시선을 느꼈다.햇볕 때문에 얼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6화

    샤워를 마친 소예지는 흐트러진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야근을 이어갔다.주말 동안 그녀는 이번 여행 준비에 온 신경을 쏟았다. 고하슬이 사용할 자외선 차단 용품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들도 빠짐없이 챙겼다.여름 바다로 떠나는 여행인 만큼 자외선 차단 용품만큼은 제대로 준비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고하슬 역시 여행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며 자신의 작은 가방을 준비했다.예쁜 원피스를 하나씩 골라 넣는 딸의 모습을 보며 소예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아이가 짐을 싸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챙겨주었다.고이한도 최근 이틀 동안 바쁘게 움직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화요일 아침 아홉 시 반이 되자, 고이한의 전용기는 출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고하슬은 들뜬 얼굴로 연신 웃음을 보였다. 고수경은 편안한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다.고이한은 심플한 화이트 폴로셔츠에 짙은 색 캐주얼 팬츠를 매치해 휴가를 떠나는 사람처럼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겼다.그는 트랩 옆에서 기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잠시 후 김경환과 이문혁, 그리고 이문혁의 부하 세 명도 도착했다.비행시간은 길지 않았다. 순조롭게 이어진 비행 끝에, 두 시간 뒤 일행은 목적지인 섬의 대형 공항에 도착했다.이번에 선택한 섬은 유리처럼 투명한 바다와 고운 백사장, 그리고 뛰어난 프라이버시로 유명한 곳이었다.비행기가 천천히 고도를 낮추자 창밖으로 짙은 초록빛 섬이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보석처럼 바다 위에 자리 잡은 섬 주변으로 새하얀 모래사장이 펼쳐졌다. 짙은 파란색에서 투명한 색으로 변하는 바닷물이 여러 겹으로 섬을 감싸고 있었다.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다웠다.소예지의 눈빛에도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이런 곳에서 일주일 동안 아무 걱정 없이 쉬는 시간은 그녀가 오래 바라던 것이었다.비행기는 개인 활주로에 안정적으로 내려앉았다.문이 열리자 따뜻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습기가 섞인 공기 사이로 짭조름한 바

  • 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제1515화

    “경매장에서 낙찰받은 미술품 두 점이야. 할머니가 좋아하실 거야.”고이한이 말했다.소예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경매장에서 낙찰받은 물건이라면 그 가치가 상당할 게 분명했다. 그녀 역시 고이한이 얼마나 신경 써서 선물을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몇십억에 달하는 선물을 받으면서 자신은 고작 밥 한 끼로 갚으려 한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신만 너무 쉽게 받아 가는 것 같았다.“그냥 돈으로...”소예지는 자신이 이렇게 큰 신세를 지게 될 줄은 몰랐다.고이한은 백미러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마음이 불편하면 나한테 밥 몇 번 더 사면 되지.”소예지는 뭐라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고이한의 말투에는 장난기가 묻어 있었지만 그 안에는 진심도 담겨 있었다. 그녀가 더 이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일부러 다른 방법을 내민 것이었다.소예지는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계속 따져봐도 답은 같을 것 같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계산하는 사람처럼 보일 뿐이었다.소예지는 고개를 숙여 딸의 평온하게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부드러운 앞머리를 살짝 정리해 주며 말했다.“고마워.”“천만에.”고이한이 웃으며 대답했다.원래도 조용했던 차 안에서 그의 목소리는 유난히 낮고 부드럽게 울렸다.차는 라온파크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자 고이한은 곧바로 소예지에게 다가와 품 안에 있던 딸을 안아 들었다.고하슬은 잠결에도 익숙한 기운을 느낀 듯 작은 팔을 무의식적으로 아빠의 목에 감았다.“아빠...”흐릿하게 흘러나온 한마디에 고이한의 마음이 순간 녹아내리는 듯했다.그는 딸을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소예지의 마음도 딸의 그 한마디에 살짝 흔들렸다. 딸이 고이한에게 보이는 이런 의존을 이제는 쉽게 끊어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은은한 머스크 향이 코끝을 스쳤다. 소예지는 품에 안긴 딸을 바라보았다. 아이는 이미 깊이 잠든 채 편안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이런 모습은 결혼 생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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