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빚과 동생 치료비 때문에 연애 예능의 ‘악역 메기’로 투입된 무명 배우 한서령. 판만 흔들고 나오려 했는데 톱배우, 스타트업 대표, 격투기 챔피언까지 모두 그녀에게 진심이 된다. 대본대로 시작된 예능은 어느새 진짜 사랑과 배우로서의 재도약으로 이어진다.
ดูเพิ่มเติม“빚 5억이 사라진다고는 못 해.”
김진호 PD는 처음부터 선을 그었다. 강남의 작은 지하 카페. 한서령은 맞은편에 놓인 계약서보다 김진호의 얼굴을 먼저 봤다.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대신 당장 숨은 쉬게 해줄 수 있어. 출연료 1억 2천. 계약과 동시에 8천 선지급. 네 전 소속사 채무 건은 제작사 제휴 로펌에서 무료로 붙어주고.”
서령의 손끝이 멈췄다.
전 소속사 대표가 보증을 세운 뒤 잠적하면서 남은 채무가 5억 2천만 원이었다. 법적으로 다투고 있었지만, 판결이 날 때까지 독촉은 멈추지 않았다. 더 급한 건 서울 병원에 입원 중인 열 살 동생 서우였다. 확장성 심근병증. 이식 대기 명단에 오른 뒤부터 매달 들어가는 비용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김진호가 계약서 옆에 얇은 종이 한 장을 밀었다. 공식 계약서가 아니었다.
[캐릭터 운영 가이드]
“네 역할은 메기야. 들어가서 판 흔들고, 기존 여자 출연자들 긁어. 남자 셋한테도 적극적으로 붙고.”
“어디까지가 연출이에요?”
“법적으로 문제될 건 안 시켜.”
“그 말 말고요.”
서령이 종이를 집었다.
“제가 싫다고 한 행동까지 해야 하는지, 편집으로 없는 말을 만든다든지, 가족 얘기를 꺼낸다든지.”
김진호의 입꼬리가 잠깐 굳었다. 서령은 그 짧은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 5년 동안 단역을 하며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카메라보다 사람 얼굴을 먼저 읽는 법이었다.
“계약서에 없는 건 안 합니다.”
“한서령.”
“돈이 급한 거지, 제 인생을 넘기는 건 아니에요.”
몇 초 뒤 김진호가 혀를 찼다.
“그래. 네가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해. 대신 재미없으면 분량도 없는 거 알지?”
서령은 서명란을 내려다봤다.
1억 2천.
평생을 바꿀 돈은 아니었다. 그래도 서우의 병원비와 밀린 이자를 몇 달은 막을 수 있었다. 그 몇 달이면 전 소속사 소송도 결론이 날지 몰랐다. 펜 끝이 종이에 닿았다.
“한 가지 더요.”
“뭐.”
“선지급금 오늘 들어오는 거 맞죠?”
김진호가 피식 웃었다.
“입금 확인하고 비행기 타. 독하긴 하네.”
***
촬영지는 남태평양이 아니었다.
제주 남쪽 해상, 본섬에서 전세선으로 40분가량 떨어진 민간 리조트 섬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해외 리조트 같은 풍경을 만들기 위해 야자수까지 옮겨 심은 곳이었다.
선지급금 입금 알림은 섬으로 들어가는 배 안에서 왔다.
[80,000,000원 입금]
서령은 화면을 오래 보지 않았다. 바로 병원비 계좌와 연체 이자를 나눠 이체했다. 남은 돈은 예상보다 적었다.
그래도 적어도 오늘 밤 채권추심 전화 때문에 서우 병실 복도에서 숨어 울 일은 없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잠갔다.
김진호에게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
[첫날부터 너무 빼지 마. 네가 살아야 방송도 산다.]
서령은 답하지 않았다. 대신 메모장에 한 줄을 적었다.
[돈을 받았다. 그렇다고 다 내준 건 아니다.]
섬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촬영 첫날 오후.
서령은 스태프가 건넨 무선 마이크를 직접 확인한 뒤 드레스 허리 안쪽에 고정했다.
“대기하다가 큐 사인 나면 정원으로 들어가시면 돼요.”
막내 작가가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카메라는 어디까지 돌아가요?”
“공용 공간은 거의 전부요. 객실이랑 탈의 공간은 제외고요. 촬영 중단 요청하시면 손으로 엑스 표시해 주세요.”
서령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정원 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먼저 입도한 출연자들이었다. 대산리테일 오너 일가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진채린. 은퇴를 선언한 뒤 작품을 고르지 않고 있던 배우 강태욱. 데이터 플랫폼 회사를 창업해 투자업까지 넓힌 서도현. 그리고 세계 타이틀전을 앞둔 종합격투기 선수 차민혁.
라인업이 공개된 순간부터 화제가 된 사람들이었다. 그들 사이에 무명 배우 한서령을 집어넣는다.
김진호가 원하는 그림이 뭔지는 뻔했다.
“한서령 씨, 들어가실게요.”
서령이 계단을 내려갔다. 바닷바람이 와인색 드레스 자락을 밀었다. 정원에 있던 대화가 잠깐 끊겼다.
진채린이 먼저 웃었다.
“아, 새 출연자분?”
서령은 준비한 인사만 했다.
“안녕하세요. 한서령입니다.”
강태욱은 잔을 들던 손을 멈췄다. 서도현은 태블릿을 내려놓았고, 차민혁은 의자 등받이에서 몸을 일으켰다.
세 사람 모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강태욱은 얼굴이 아니라 표정을 읽는 사람처럼.
서도현은 예상 밖의 변수가 생겼을 때처럼. 차민혁은 어디서 본 사람인지 기억을 더듬듯.
대본에는 없던 반응이었다. 서령이 웰컴 테이블에서 물잔을 집으려는데 강태욱이 먼저 가까이 왔다. 그가 손을 뻗다가, 서령의 시선이 손끝으로 떨어지는 걸 보고 멈췄다.
“악수해도 괜찮아요?”
뜻밖의 질문이었다. 서령이 잠깐 그를 봤다.
“네.”
손이 맞닿았다. 강태욱은 짧게 잡았다 놓았다. 그러고는 서령의 손바닥 굳은살을 한번 내려다봤다.
“배우죠?”
서령의 눈이 가늘어졌다.
“프로필 보셨어요?”
“아니요.”
강태욱이 미소를 아주 조금 보였다.
“카메라 들어오는데 시선부터 찾더군요.”
첫날부터 대본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촬영 없는 밤은 생각보다 더 위험했다. 카메라가 꺼지면 각자 방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네 사람은 거실에 그대로 남았다.차민혁은 소파 아래에 누워 스트레칭을 했고, 서도현은 태블릿으로 뉴스를 봤다. 강태욱은 대본을 읽었다. 서령은 식탁에서 약 봉투를 정리했다.서우 병원에서 받아온 보호자 교육 자료였다.“그건 뭐야?”차민혁이 물었다.“퇴원 준비 교육. 아직 퇴원 멀었는데 미리 보래요.”“약 엄청 많네.”“이식하면 면역억제제를 계속 먹어야 한대요.”차민혁이 몸을 일으켰다.“계속?”“평생 관리해야 할 수도 있고.”거실이 조용해졌다. 강태욱이 대본을 덮었다.“그런 얘기는 방송에서 안 했죠?”“안 하려고요.”“잘했습니다.”서령이 그를 봤다.“왜요?”“서우 인생이 당신 방송 서사의 소품이 되면 안 되니까.”그 말에 서령의 손이 멈췄다. 처음부터 돈 때문에 서우 이야기를 조금씩 흘리라는 요구가 있었다. 지금은 제작진도 조심하고 있지만, 시청률이 떨어지면 또 달라질 수 있었다.“그럼 어디까지 말해야 돼요?”“그건 서우랑 정해야죠.”서도현이 말했다.“법적으로도 환자 본인의 개인정보가 있고, 나이가 어리면 보호자가 결정할 부분이 크지만, 방송에 공개할 범위는 가족끼리 합의하는 게 낫습니다.”서령은 메모장에 적었다.[서우와 공개 범위 이야기
불법촬영 사건의 첫 수사 결과는 화려하지 않았다. 카바나에서 발견된 장비와 스파에 놓인 휴대폰은 같은 사람이 설치한 것이 아니었다.방송사 법무팀이 전달한 안내문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카바나 장비는 외주 조경업체 소속 직원이 촬영팀 장비를 흉내 내 설치한 정황이 있었고, 스파 휴대폰은 다른 하우스키핑 직원 명의였다. 둘 사이 직접적인 연결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차민혁이 종이를 읽다가 말했다.“그러면 배후가 둘이야?”서도현이 고개를 저었다.“그것도 아직 모릅니다. 별개 사건일 수도 있고, 누군가 다른 경로로 접근했을 수도 있죠.”“답답하네.”“수사는 원래 답답합니다.”서령은 마지막 줄을 읽었다.[피해자 추가 진술 필요 시 별도 연락 예정]결론이 없었다.그래도 첫날처럼 막연하지는 않았다. ‘대산그룹이 시켰다’거나 ‘진채린이 범인이다’라는 자극적인 답보다, 모르는 부분이 무엇인지 분명했다.그게 더 현실적이었다.***그날 촬영에는 진채린이 다시 합류했다. 이틀 동안 개인 일정이라는 이유로 빠져 있던 그녀는 거실에 들어오자마자 서령과 눈이 마주쳤다.분위기가 굳었다. 진행 작가가 먼저 말했다.“오늘은 사건 얘기를 강제로 하지 않습니다. 두 분이 원하면 대화하고, 아니면 촬영 진행할게요.”진채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는 하고 싶은데.”서령은 잠시 생각했다.“저도요.”두 사람은 카메라가 보이는 공용 라운지에 마주 앉았다. 진채린이 말했다.“그 자료, 내가
첫 정식 선택 미션의 후속 촬영은 예상보다 조용했다. 제작진은 네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현재 가장 궁금한 사람과, 그 이유는?]차민혁은 망설이지 않았다.“한서령.”“이유는요?”“맨날 내 예상이 틀려서.”스태프들이 웃었다. 서도현도 같은 이름을 말했다.“이유는 아직 계산 중입니다.”강태욱은 카드에 이름을 쓰지 않고 말했다.“궁금한 사람과 보고 싶은 배우가 같은 사람이라 조금 곤란하네요.”진행 작가가 바로 물었다.“한서령 씨요?”강태욱은 웃기만 했다. 서령 차례가 왔다.그녀는 카드에 세 이름을 모두 적지 않았다. 대신 빈칸 아래 작은 글씨로 썼다.[지금은 한 명으로 줄일 이유가 없음]담당 PD가 카드를 보고 한참 고민했다.“이거 방송에 써도 돼요?”“제가 쓴 거니까요.”“시청자들이 회피한다고 볼 수도 있어요.”“그래도 사실인데요.”서령은 카메라를 봤다.“하루 데이트했다고 누가 더 좋은지 정할 수 있으면 저는 오히려 그게 이상해요. 세 분 다 다르고, 저는 아직 알아가는 중이에요.”그 말에 세 남자의 표정이 각기 달라졌다. 차민혁은 만족한 듯했고, 서도현은 납득한 얼굴이었다. 강태욱은 대답이 마음에 들면서도 조금 아쉬운 사람처럼 보였다.***촬영 후 서령은 제작진과 짧은 회의를 요청했다.“앞으로 선택 미션 할 때, ‘최종 선택’처럼 자막 붙이지 말아주세요.”담당 PD가 물었다.“왜요?”“시청자는 연애 프로그램이니까 그렇게 볼 수 있는데, 저희가 실제로 합의한 건 매번 그날의 선택이잖아요.”“그건 맞죠.”“그리고 세 사람한테 동시에 마음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하고 싶지 않아요.”회의실 공기가 잠깐 멈췄다. 담당 PD가 눈을 크게 떴다.“그걸 지금 방송에서 말하겠다는 건 아니죠?”“아니요. 저도 아직 모르는데요.”서령은 솔직하게 말했다.“다만 프로그램이 억지로 한 명을 골라야 끝나는 구조인지 확인하고 싶어요.”제작진은 형식상 마지막 회에 ‘가장 이어가고 싶은 사람’을 선택하는 장치는 있지만, 법적
두 번째 방송이 공개된 날, 문제는 37초짜리 예고편에서 시작됐다.[한서령 “돈이 필요해서 나왔다” 충격 고백]그 문장만 잘라 붙인 영상 아래로 댓글이 폭발했다.[역시 돈 때문에 남자 셋 노린 거였네][솔직한 척하면서 제일 계산적][서도현 재산 보고 들어온 거 아님?]서령은 영상을 세 번 봤다. 본편에는 뒤 문장이 있었다.‘그렇다고 뭘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요.’ 예고편에는 없었다.법적으로 거짓말을 만들어낸 정도는 아니었다. 실제로 자신이 한 말이었다. 그래서 더 까다로웠다.“삭제 요청할까요?”담당 작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서령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예고편 편집 승인권은 누구한테 있어요?”“온라인팀이 1차 만들고, 홍보팀이 확인해요.”“출연자는 사전 확인 못 하고요?”“보통은요.”서령은 계약서를 펼쳤다. 편집권은 제작사에 있었다.대신 사실과 다른 자막이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편집에 대해서는 이의제기할 수 있다는 문장이 붙어 있었다.“삭제보다 자막 수정이 가능해요?”“어떻게요?”“앞뒤 문장을 같이 넣어주세요. 아니면 본편 링크를 고정하고.”담당 작가가 제작사 홍보팀에 연락했다. 답은 바로 오지 않았다.***거실에서는 세 남자가 각자 다른 반응을 보였다. 차민혁은 이미 자기 SNS를 켜고 있었다.“나 한마디 한다.”“하지 마요.”서령이 휴대폰을 뺏지는 않았다. 그냥 손을 내밀었다.“왜.”“대표님이 대신 화내면 또 ‘남자 뒤에 숨었다’고 할걸요.”“그럼 가만히 있으라고?”“제가 먼저 할게요.”차민혁은 이를 악물었다가 휴대폰을 내렸다.“그래.”그 한마디가 예전보다 훨씬 컸다. 서도현은 영상 데이터를 확인했다.“게시 2시간 만에 조회수 180만. 삭제하면 캡처본이 더 돌 가능성이 큽니다.”“그럼요?”“원본 맥락이 더 빨리 퍼지게 만드는 게 낫습니다.”강태욱은 본편 해당 구간을 다시 보고 있었다.“서령 씨.”“네.”“다음에 이런 질문 나오면 한 박자 쉬어요.”“왜요?”“편집점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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