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박명호.정서린의 계략으로 자신의 딸, 박서윤과 관계를 맺어 버린 박명호는 서린의 말대로 정말로 쥐 죽은 듯이 지냈다. 서윤에게 그날의 일을 비밀로 하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한 서린에게 요구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보냈다. 자신이 딸에게 했던 짐승보다 못한 짓이 영원히 비밀로 묻히기를 바라며 서린의 요구대로 쥐 죽은 듯이 지내며 금전도 보냈다. 매일매일을 후회와 자책, 반성이 가득한 지옥에서 살았다.지옥 같은 하루하루에 대한 원인을 수도 없이 찾고 또 찾았다. 자신의 성욕을 탓하고 술을 탓하고 서린을 탓했다. 결과에 대한 원인은 수도 없이 많았다. 서린을 탓해도 되고 자신을 탓해도 되고 성욕과 술을 그리고 서린의 옆에서 모른척하던 이종일을 탓해도 됐었다. 탓할 것은 정말로 많았고 수긍할만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한다고 한들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명호는 자신의 딸을 범한, 순결을 짓밟은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돌릴 수 없었다.명호의 후회와 자책, 반성으로 가득한 지옥 같은 하루하루는, 정확히는 그날의 비밀을 자신의 딸이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임신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역겹고 죽고 싶은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 누구에게 말 못 하고, 말할 수 없는, 말해서도 안 되는 평생의 짐을 안고 지옥 같은 매일매일을 살아갔다.명호는 몸이 잠시라도 편하면 스멀스멀 떠오르는 말 못 할 걱정에 미친 듯이 일에 전념했다. 새벽부터 마트에 나가서 점심도 자주 거르며 늦은 야간까지 마트 일에 몰두했다. 반성, 고통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면죄부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머릿속으로 가득 메우는 후회와 반성, 걱정을 떨쳐버리기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 생각을 마트 일에 전부 갈아 넣었다.언제나처럼 마트에 자리하고 있던 어느 늦은 저녁 시간, 그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이종일이 마트를 방문했다.눈물에 번들거리는 얼굴과 사죄의 의미로 무릎 꿇은 종일의 앞에는 서린의 핸드폰이 놓여있었다. 서윤을 범하는 명호의 모습이 촬영된
“종일아. 괜찮니? 왜 울어. 무슨 일이야? 바보같이 왜 울어.” 식당을 지날 때쯤 주경 아주머니가 나를 잡아 세웠다. 눈물에 일렁이는 시야 사이로 작은 엄마의 모습이 들어왔다. 정육점에서 이장에 대한 분노와 어머니에 대한 실망으로 눈물을 뚝뚝 흘렸던 때가 떠올랐다. 카운터에 서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나를 작지만 커다랗고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며 위로해 주던 주경 아주머니가, 그날의 작은 엄마가 떠올랐다. 작지만 따뜻한 그 품에서 그날처럼 오늘도 위로받고 싶었다. 가득 끌어안고 싶었다. 일렁이는 시야 가득 작은 엄마를 끌어안았다. 몸으로 흡수하듯이 가득 끌어안았다. 팔로 휘감고 당기며 묵직하고 물렁한 가슴을 느끼며 손을 내려 허리와 엉덩이를 만졌다. 어둑하지만 길거리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감겨오는 내 육체에 당황한 작은 엄마가 내 몸을 밀쳐냈다. 조금 멀어진 작은 엄마의 손목을 잡고서는 바로 옆 정육점 뒤쪽으로 끌고 갔다. 내 손에 이끌려 걸어오는 동안 다급한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내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어둡고 으슥한 정육점 뒤편에서 벽으로 작은 엄마를 몰아붙이며 거칠게 입을 맞췄다. 계속해서 나를 밀어내려는 작은 엄마의 손을 치우며 입술을 거칠게 덮었다. 혀를 입술 안으로 밀어 넣으며 두 손으로 작은 엄마의 치마를 빠르게 말아 올렸다. 손에 잡힌, 부드럽고 얇디얇은 팬티를, 작은 엄마의 손을 뿌리치며 내려버렸다. 앙증맞고 부드러운 엉덩이를 움켜쥐며 입술을 포개어 열며, 작은 엄마의 타액을 가득 훔쳤다.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다. 안쪽부터 썩어버린 몸과 마음이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내 몸과 마음을 안아주고 받아줄 수 있는 사람, 복잡한 감정들을 성욕으로 발산해도 되는 사람,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작은 엄마 함주경이었다. 작은 엄마에게 위로받으며 내 안 가득하게 복잡한 감정들을 성욕으로 쏟고 싶었다. 길에서 마주친 작은 엄마를 끌어안다가 손목을 잡고서 어둠으로 으슥한 곳
정서린이 내 아버지를 용서해 준다면, 복수를 멈추고 이 마을 떠나 준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누나에게 바치며 누나의 새로운 출발을 지원할 생각이었다. 이장에게서 받은 유산을 누나에게 넘기고 앞으로 벌게 될 돈까지 누나의 삶이 부족하지 않도록 지원할 생각이었다. 우리 가족, 내 가족으로부터 누나가 멀어지기만 해준다면 정말로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나체를 찍고 섹스를 하는 영상을 남겨도 누나의 복수는 멈출 것 같지 않았다. 마지막엔 못 떠나고 용서 못 한다는 말로 내 아버지를 향한 멈추지 않을 복수를 예고했다. 내가 누나를 향해 할 수 있는 최고로 독한 짓에도 누나는 마음을 꺾지 않았다.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 이상으로 누나에게 독하고 나쁜 짓은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누나의 마음을 막아야 했고, 누나의 복수를 막아야 했다. 그래서 누나의 핸드폰을 챙겼다. 이후의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와 내 가족보다는 서린 누나가 신경 쓰이기에 당장 눈앞의 한 수만, 한 걸음만 바라보며 행동했다. 서린 누나의 핸드폰을 들고서 박명호가 있을 마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 종일아. 잘 지내지?” 무척이나 오랜만에 보는 서윤이의 아버지, 박명호가 내 눈치를 살피며 어색한 인사를 건넸다. 눈물에 번들거리고 상기된 내 얼굴을 보며, 분명 뭔가 목적이 있어서 자신을 찾아왔음을 눈치챈 분위기였다. 할 말이 있으면 안쪽 창고에서 이야기하자며 자리를 옮기는 명호 아저씨의 뒤를 따라갔다. 보는 눈이 하나도 없는 마트 안쪽의 창고. “정서린.” 별다른 말 없이 누나의 이름만 꺼냈음에도 흔들리는 눈빛과 몸이 떨리도록 힘껏 쥔 명호 아저씨의 주먹이 눈에 들어왔다. 서린 누나가 원한 금액보다 좀 더 많은 금액을 보냈고 일상생활 외에 사람들 눈에 띄는 행위나 모임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서린 누나의 요구대로 행동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서윤이에게는 그날의 일을 비밀로
이장 때문에 너무나 힘들다며 내게 눈물을 보였던 모습부터 또래들과의 여행에 고마워하던 모습 그리고 이장이 존재하지 않은 세상에서 좀 더 행복해지고 싶다며 안쪽을 가득 채워달라며 내게 안기던 서린 누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서린 누나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서로 끈끈하고 애틋했던 추억으로 덮었다. 복수에 취한 누나가 나를 놓치고 나를 잊고 나를 잠시 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복수하자던 맹세를 저버린 누나를 모른척하며, 자신의 복수를 위해 나를 도구로 사용해 버린 누나를 모른척하며, 끈끈하고 애틋했던 누나와의 관계를 떠올리며 누나가 있을 건물을 향해 계단을 올랐다. 유일한 비빌 언덕이라고 내게 말했던 누나를 떠올리며 현관문 앞에 섰다. 아직도 여전히 내가 누나에게 유일한 비빌 언덕이길 바라며 문을 두드렸다. 열리는 문 사이로 내게 밀려온 따듯하지만 너무나 건조한 공기가, 희미하게 옅은 기대를 품었던 내 마음을 바짝 말려버렸다. 나를 향한 누나의 건조함에 당황했다. 나를 향한 눈빛, 말투 하나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알고 느꼈던 서린 누나는 당분간 만나기 힘들 것만 같았다. 언젠가 예전에 본 듯한 표정을 내게 짓고 있는 서린 누나였다. 내가 이 마을로 돌아와서 처음 서린 누나를 봤었던, 첫 회식날 편의점에서 스치듯 만났던 정서린의 표정이었다. 초점없는 눈빛과 차가울 정도로 서늘한 분위기를 느꼈다. 아름다운 이목구비와 차가운 분위기가 얼음장 위에 떨어진 장미꽃 같았다. 주변에 가시가 잔뜩 떨어져 있는 얼음장 위에 서서 서린 누나를 마주했다. “지금은 너랑 할 말이 없는데...” 언제나 따뜻하고 촉촉한 마음으로 나를 대하던 누나의 거실에서 너무나도 건조하고 차가운 누나의 목소리를 들었다. 서린 누나는 없고 너무나 낯설고 멀어진 정서린이 내 앞에 있었다. “누나. 내 아버지 용서해 주면 안 돼? 아니, 용서해 줘. 우리...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살기로 했었잖아. 누나가 이번에 나를 위해서 한 번만 용서해 주면, 참아주면 안될까?”
내게 이야기 좀 하자며 들어오신 아버지가 한참 동안 말없이 침대에 걸터앉아 계셨다.내 방 곳곳을 둘러보시며 시선 닿는 곳마다 관련된 이야기를 하시던 아버지가 내게로 시선을 맞추셨다. 부자지간에 말없이 얼굴을 바라보며 눈빛을 주고받는, 상당히 어색한 일을 아버지와 처음 한 것 같았다. 알다가도 모를 아버지의 눈빛에서 뭔가 결심한 듯한 눈빛 하나를 읽었다. 오늘 아침에 서린 누나와 무슨 일이 있던 것이 분명했음을 느꼈다. 하나만 물어보고 두 번 다시 묻지 않을 테니 솔직하게 대답해달라고 말하신 아버지가 내게 한 가지를 물으셨다.“이장의 마지막을 촬영한 사람이 너가 맞니?”머뭇거렸다. 그냥 모른다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대답하지 않아도 될듯한 수상한 머뭇거림에 아버지가 조용히 말을 이으셨다. 대답하지 못한 채 이어지는 아버지의 말을 들었다.“내가 예전에 서린이에게 한 몹쓸 짓 때문에 너와 네 엄마 곁을 떠나야 한단다. 나는 자리 정리가 끝나는 대로 이곳을 떠날 것이란다. 네 엄마에게도, 서린이에게도 아무 말 마라. 모든 게 너를 위한 것이고 우리를 위한 것이니...”“시간이 지나고 아주 먼 훗날에 다시 만나자꾸나. 애비의 몹쓸 짓 때문에 미안하다.”할 말을 마치시고 천천히 걸어 나가시는 아버지에게 할 말이 많았는데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서린 누나를 설득해 별일 없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던 며칠 전으로 돌려놓겠다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서린 누나를 설득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아버지와 서린 누나가 맺었을 거래에 대한 파기를 의미하기에 아버지가 나를 분명히 말릴 것 같았다.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할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서린 누나를 만나서 설득해야만 했다. 아버지 몰래 집을 빠져나가야 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가정을 지키는 것이고 나는 나대로 가정을 지키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가정을 지켜드리고 싶었다.내 아버지 이창수.내가 자신의 핏줄이 아님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이장의 아들임을 짐작하고 있으
이창수의 아들 이종일의 뿌리는 이창수가 아닌, 전진웅이며 이종일이면서 전종일이기도 했다. 나는 전종일이었다.진공상태도 아닌데 내 주변에 공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얼마 없는 희박한 산소를 겨우겨우 힘겹게 빨아들이며 호흡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아니라 정말로 숨이 막히고 힘들었다. 눈앞이 새카맣게 변하고 어지럽고 숨이 막혔다. 주먹을 꽈악 쥐고 버텼다. 꽈악 쥐었던 주먹을 머리 위로 쳐들고는 있는 힘껏 책상을 내리쳤다. 억울하고 답답하고 분한 이 복잡하게 어두운 마음을 어떤 방법으로든 표출시키고 싶었다. 수년을 함께한 내 책상이 내 분노를 받았다.[콰앙]...[콰앙][콰앙][콰앙]“이 개 씨발!”전종일인 내가 왜, 어떻게 이종일로 존재하게 된 것일까.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어디서부터 잘못 시작된 것일까.내 질문에 대답해 줄 사람은 죽고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내 아버지를 내가 죽게 만들어 버렸다. 나는 어머니를 따먹고 아버지를 죽인 세상에 둘도 없는 미친 호로 자식이었다. 개미친호로새끼가 되어버렸다. 그렇게나 혐오하고 증오하던 전진웅의 아들인 것도 너무나 힘들었고 어머니를 따먹고 아버지를 죽인 미친놈인 되어버린 것도 너무나 힘들었다. 부모에게 행했던 짐승보다도 못한 짓거리가 나를 아득한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천하에 개씨발놈이 되어버렸다. 아버지 전진웅보다 더한 놈이 되어버렸다. 이창수의 아들 이종일로서 전진웅의 아들 전종일을 죽여야만 해소될 것 같은 분노가 차올라 정말로 미칠 것만 같았다.[콰앙][콰앙][콰앙]“이... 씨바알!”엉킬대로 엉켜 꽈악 막혀버릴 가슴을 풀어줄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내 손으로 죽게 만든 내 아버지 전진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책상이 부서지든, 내 주먹이 부서지든 둘 중 하나는 부서져야 끝날것만 같은 주먹질이 계속 이어졌다. 어떤 식으로든 분출하지 않으면 내가 터져 죽을 것만 같아서 책상을 내려치며 욕을 터뜨렸다. 등 뒤에서 열쇠에 돌아가는 방문소리가 들려오고, 가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