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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Autor: 경옥
안에서 거들어 준 자가 없었다면 어떻게 아이를 바꿔치기할 수 있었겠는가. 그자가 누구인지 계연수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검게 가라앉은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찬바람이 뺨을 스쳤다. 오늘 밤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았다.

문득 심서준이 떠올랐다. 그가 지금 곁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무엇부터 했을까.

방 어멈은 그런 계연수를 보는 마음이 아팠다. 후작은 조정을 위해 일하다 변을 당했고, 부인은 홀로 아이를 낳는 와중에 태후의 손에 해를 입을 뻔했다.

태후의 짓은 참으로 천인공노할 일이었다.

계연수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호위에게 명했다.

“지금 당장 관사를 불러오고, 오늘 밤 문을 지키는 사람들도 모두 데려오거라.”

머릿속을 서둘러 정리하던 그녀는 그제야 용춘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곧 다른 호위에게 하인들을 데리고 용춘을 찾으라고 일렀다.

관사와 문지기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뜰에 들어섰다.

계연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앞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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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ntário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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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homejoa
그림을 잘 그려서 다행이네. 얼른 아기를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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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문춘귀   제1134화

    계연수는 하심의 말을 듣고 입술 끝을 희미하게 비틀었다. 연못을 치우던 허드렛일 시녀가 공교롭게도 의술과 안마를 알고, 마침 노부인이 쓰러졌을 때 용감하게 나서서 돕다니.양아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야기였다.그 말을 무조건 거짓이라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곧이곧대로 믿을 수도 없었다. 백씨가 심씨 부저를 이십 년 넘게 맡아 왔는데, 노부인 곁에 사람을 두어 취향을 알아내고 비위를 맞추지 않았겠는가.계연수는 녹옥을 먼저 돌려보냈다. 무엇을 살펴야 할지 마음속에는 이미 짚이는 바가 있었다.녹옥이 나가자 방 어멈이 계연수의 귀에 대고 낮게 말했다.“벽월에 관한 이야기는 저도 압니다. 노부인께서 그 아이를 무척 믿으십니다. 여러 해를 모시면서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어, 다들 좋은 시녀라고 하지요.”계연수는 눈을 내리깔았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태의가 왔다. 그 뒤를 따라 홍향도 들어왔다. 홍향은 태의가 먼저 와 있는 것을 보고 한쪽으로 물러나 섰다.태의는 의자에 앉은 계연수를 보고 흠칫했다. 정청의 문이 활짝 열려 있어, 찬바람을 타고 뜰의 피비린내가 흘러들었다. 따뜻한 향이 감도는 방 안에도 그 냄새가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촛불이 그리 밝지는 않았으나 계연수의 얼굴을 알아보기에는 충분했다. 두툼한 흰 여우털 망토에 파묻힌 얼굴은 종이처럼 창백했다. 눈가에는 물기가 어렸고 단정하던 머리도 조금 흐트러져 있었다. 그런데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만은 유난히 차가웠다.태의가 급히 다가와 어디가 불편한지 물었다. 계연수는 대답할 기력조차 거의 남지 않아, 방 어멈이 대신 그간의 일을 설명했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그토록 몸을 혹사했으리라고는 태의도 생각지 못했다. 그는 서둘러 계연수의 맥을 짚었다.한참 뒤 태의의 미간이 깊어졌다.“심씨 부인께서는 출산 뒤 심한 찬바람을 맞아 한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원기도 크게 상하셨고요. 출산 뒤에는 온몸의 기혈이 허해져 한기를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부인께서는 출산하며

  • 주문춘귀   제1133화

    계연수는 힘겹게 손을 들어 자신을 안아 옮기려는 방 어멈을 막았다. 가볍게 기침한 뒤 입을 열었다.“괜찮다. 아직 할 일이 남았다.”지금은 쉴 때가 아니었다. 백씨를 붙잡아 두었으니, 심서준의 넷째 형이 곧 찾아올 터였다.방 어멈은 더 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말을 돌렸다.“태의께서 아직 앞채에 계십니다. 모셔 와서 부인 몸을 살펴 달라고 할까요?”계연수가 거절할까 봐 목소리를 낮춰 덧붙였다.“여상 아가씨도 부인의 사랑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계연수의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붉게 충혈된 눈가에 다시 눈물이 어렸다. 방 어멈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시녀를 보내 태의를 모셔 오게 했다.그사이 불러 두었던 홍향과 하심이 들어왔다. 계연수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향했다.홍향과 하심은 오래전 계연수가 심씨 노부인 곁에 들여보낸 시녀들이었다. 그 뒤로는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노부인이 갈수록 계연수를 믿고 의지했기에, 두 사람을 통해 무언가 알아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계연수는 그저 노부인 곁에 남겨 두었다.두 시녀는 계연수에게 은혜를 입었고, 언젠가 보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제 그녀가 부르자 노부인의 처소에서 보고 들은 일을 모두 털어놓아서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계연수는 방 어멈이 건넨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앞에 무릎 꿇은 두 시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뜰에서 명을 내릴 때의 서늘하고 힘 있는 목소리는 사라지고, 가까스로 이어 가는 쉰 목소리만 남아 있었다.“어머님께서 쓰러지신 뒤 태의가 살폈느냐?”홍향이 아는 대로 답했다.“큰 부인께서 집안 의원을 부르셨습니다. 의원이 진맥하고 처방을 내렸습니다. 약은 셋째 도련님 부인께서 먹여 드렸는데, 노부인께서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셨습니다.”계연수는 눈을 감았다. 태의가 이미 심씨 부저에 와 있었다. 그런데도 양아가 의원을 부르러 나간다고 했을 때, 문지기들은 한마디도 캐묻지 않고 문을 열어 주었다.그녀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약은 누가 달였느냐?”홍향이 잠시 생각하

  • 주문춘귀   제1132화

    계연수는 위 관사를 믿었다. 본래 심씨 부저의 총관사는 따로 있었지만, 백씨가 떠난 뒤 계연수가 사람을 바꾸었다. 안주인인 그녀에게는 그럴 권한이 있었다. 게다가 당시 심씨 노부인도 분가를 묵인한 터였다. 큰방이 곧 따로 나갈 마당에 노부인은 계연수의 결정에 간섭하지 않았다.위 관사는 심서준의 가게에서 일하던 점주 가운데 계연수가 직접 골라 총관사로 올린 사람이었다.그의 말을 듣고 계연수는 백씨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백씨는 심씨 가문 사람들을 모조리 다른 곳으로 보내, 누구도 계연수 곁에 남지 못하게 했다. 사람들을 치운 데는 분명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산파와 내통한 자가 누구인지는 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백씨였다.계연수는 황량하고 싸늘한 뜰을 바라보았다. 방 안은 따뜻했으나 그 온기가 그녀에게는 조금도 닿지 않았다.갓 태어난 아들, 균호가 그 음흉한 자들의 손에 해를 입었다. 아이를 해친 자라면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뜰에서는 아직도 이 산파가 아프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 소리가 귀에 거슬린 계연수는 산파를 붙들고 있던 호위를 불러 낮게 명했다.“저 늙은이를 장작방에 가둬라. 죽지 않게, 반드시 잘 지켜.”호위가 대답하고는 물었다.“다른 산파는 어찌할까요?”계연수의 시선이 장 산파에게 닿았다. 이 산파의 말로는 장 산파가 이 일에 가담하지 않은 듯했다. 그래도 아직 풀어 줄 수는 없었다. 더 물을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증언도 필요했다. 다만 지금은 생각을 더 이어 갈 기력조차 없었다.“전에 마련해 둔 뜰에 가두거라.”계연수는 위 관사에게 그곳 문 앞에 허드렛일을 하는 어멈 몇을 세워 지키게 했다. 자신에게 벌이 내려지지 않자 위 관사는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고 서둘러 사람을 보냈다.계연수는 물러나려는 그를 다시 불렀다.“문지기들은 각자 맡은 문으로 돌아가 지키게 하거라. 오늘은 내 허락 없이 심씨 부저에서 아무도 나갈 수 없다. 밖에 나가겠다는 자가 있으면 먼저 내게 알리고.”그리고 밤중에 양아를 내

  • 주문춘귀   제1131화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고 머리는 쪼개질 듯 아팠다. 그런데도 정신만은 어느 때보다 또렷했다. 계연수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방 어멈이 말없이 앉아 있는 그녀에게 다시 조심스레 말했다.“아가씨도 부인 곁에서 찬바람을 쐬고 계십니다.”그제야 계연수의 표정이 멈칫했다. 유모가 서둘러 아이를 안아 보였다. 젖을 배불리 먹은 아기는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곤히 자고 있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그 얼굴은 더없이 예뻤다.계연수는 딸을 잠시 내려다보고는 유모에게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라고 했다. 안채 옆의 작은 방은 이미 두 아이를 위해 꾸며 놓은 터였다.유모도 아이가 찬바람을 맞을까 걱정이었다. 무엇보다 조금 전 본 광경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 곱고 귀한 꽃처럼 보이던 부인이 저토록 잔혹한 명을 내리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유모는 뜰에 무릎 꿇은 산파 쪽으로는 감히 눈도 돌리지 못하고, 얼른 아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갓 태어난 아기를 피비린내 나는 곳에 더 두고 싶지도 않았다.계연수가 집사에게 물었다.“어머님께서는 언제 쓰러지셨느냐? 지금은 깨어나셨고?”관사가 황급히 대답했다.“노부인께서 오후에 부인 처소에 오셨다가 쓰러지셨습니다. 셋째 도련님께서 안고 돌아가셨고, 지금은 셋째 도련님 부인께서 곁을 지키고 계십니다.”“집안 의원이 놀라 쓰러지신 거라고 했습니다. 하인들이 약을 달였고 셋째 도련님 부인께서 두 첩을 먹여 드렸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셨습니다.”계연수는 의자를 짚고 일어나 방 어멈의 손을 잡았다.“홍향과 하심을 불러 주거라.”방 어멈은 그녀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갔다. 계연수가 앞방에 앉자 시녀들에게 화로를 가져다 발치에 놓게 한 뒤, 두 사람을 부르러 급히 나갔다.기다리는 동안 계연수는 아무 말 없이 뜰에 무릎 꿇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시녀를 시켜 뜰에 있던 집사를 다시 불러들였다.오늘 밤 큰일이 났다는 것을 아는 위 관사는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까 두려웠다. 그는 허리를 깊

  • 주문춘귀   제1130화

    호위들의 절반이 떠나자 뜰이 한결 휑해졌다. 문지기들과 관사는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산파 둘 중 하나는 겁에 질려 주저앉았고, 다른 하나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악귀처럼 보였다.계연수의 시선이 다시 이 산파에게 향했다.“왜 아이를 바꿨느냐? 바꿔 놓은 아이는 누구 집 아이고, 어떻게 데려왔느냐?”이 산파는 이제 무엇 하나 감출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 아이가 어디서 왔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아이를 바꾼 건… 태후마마께서 주신 독침으로는 부인의 몸을 쇠약하게 만들 수 있을 뿐, 뱃속의 아이에게는 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태후마마께서는 심 후작의 대를 끊으려 하셨습니다.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바꿔치기하라고 하시면서, 누군가 준비한 아이를 바구니에 넣어 둘 거라고 하셨습니다. 바구니는 누군가 문 앞에 갖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어수선한 틈에 제가 안으로 들여왔습니다.”“원래 태후마마께서는 바꿔 놓을 아이에게 독을 먹여 숨만 겨우 붙어 있게 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아이는 며칠 뒤에야 죽을 테니 부인께서도 바로 눈치채지 못하실 거라고도 하셨죠. 그렇게 되면 저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그 아이가 벌써 죽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이 산파가 울부짖었다.“심씨 부인, 제발 살려 주십시오! 전부 태후마마께서 시키신 일입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제가 어찌 감히 이런 짓을 하겠습니까!”아이가 바로 숨을 거두지 않았다면, 산파가 출산 직후 그 얼굴을 계연수에게 보여 주지 않았다면, 정말 속아 넘어갔을지도 몰랐다.하지만 태후도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이 있었다. 쌍둥이라 해도 생김새가 꼭 같을 수는 없으나, 갓 태어난 두 아이가 그토록 달라 보일 리도 없었다. 계연수 앞에 데려온 아이는 딸과 얼굴이 너무도 달랐다. 조금만 더 들여다봤어도 알아차렸을 것이다.다만 태후는 계연수가 죽으리라 여겼다. 그렇다면 아이가 바뀐 사실도 끝내 감출 수 있었을 터였다.계연수는 손을 꽉 쥐고 다시 물었다.“태후마마의 지시였다고 했지. 증거가 있느

  • 주문춘귀   제1129화

    안에서 거들어 준 자가 없었다면 어떻게 아이를 바꿔치기할 수 있었겠는가. 그자가 누구인지 계연수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검게 가라앉은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찬바람이 뺨을 스쳤다. 오늘 밤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았다.문득 심서준이 떠올랐다. 그가 지금 곁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무엇부터 했을까.방 어멈은 그런 계연수를 보는 마음이 아팠다. 후작은 조정을 위해 일하다 변을 당했고, 부인은 홀로 아이를 낳는 와중에 태후의 손에 해를 입을 뻔했다. 태후의 짓은 참으로 천인공노할 일이었다.계연수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호위에게 명했다.“지금 당장 관사를 불러오고, 오늘 밤 문을 지키는 사람들도 모두 데려오거라.”머릿속을 서둘러 정리하던 그녀는 그제야 용춘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곧 다른 호위에게 하인들을 데리고 용춘을 찾으라고 일렀다.관사와 문지기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뜰에 들어섰다. 계연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앞에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이 산파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얼굴의 살갗이 반쪽이나 벗겨진 끔찍한 모습에 하인들은 겁에 질려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관사도 털썩 주저앉았다.지금의 부인은 흡사 무서운 살기를 품은 사람 같았다.계연수는 먼저 문지기들에게 오늘 밤 누가 밖으로 나갔는지 물었다. 아이가 아직 부저 안에 있다면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심씨 부저에서는 밤마다 통행을 금했다. 해시가 지나면 주인의 특별한 분부가 없는 한 하인은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바깥채도 호위들이 번갈아 지키고 있어, 도적이 한밤중에 담을 넘어 들어올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뜰에는 피비린내가 짙게 배어 있었다. 문지기들은 산파의 얼굴이 두려워 고개를 숙였지만, 땅바닥에도 피 섞인 물이 흥건했다. 몇몇 문지기는 아무도 나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때 서쪽 쪽문을 지키던 하인 하나가 몸을 떨며 입을 열었다.“오늘 초경 무렵에 노부인 처소의 시녀 하나가 나갔습니다. 노부인께서 깨어나실 듯하여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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