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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작가: 경옥
문하는 계연수를 잠시 따라오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계 아가씨, 염려 마십시오. 저는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혹 일이 생긴다면 나으리께서 바로 오실 겁니다.”

계연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행궁의 정원에는 수많은 귀족 규수들이 오가고 있었다. 하나같이 화려한 비단옷을 차려입은 모습이 마치 봄날 한꺼번에 피어난 꽃들처럼 서로의 아름다움을 겨루고 있는 듯했다.

계연수는 안내를 받아 한 누각 앞에 이르렀다.

고개를 살짝 들자, 그 위에 앉아 있는 황후가 보였다. 그 곁에는 또 여러 젊은 규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높은 자리에 앉은 황후는 시선을 낮추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 눈빛에는 심서준과도 닮은, 타고난 고귀함이 담겨 있었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그저 멀리 떨어진 듯한 거리감과 자연스러운 위엄.

계연수는 그 시선을 느끼고 잠시 눈을 마주쳤지만 감정이 담기지 않은 그 한 번의 시선은 이내 거두어졌다.

계연수는 마음을 가다듬고 궁인들의 안내를 따라 치맛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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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한편에서, 심서준은 황제에게서 물러나오자마자 사건이 터졌다는 소식을 들었다.순간, 그의 얼굴빛이 확연히 변했다.서둘러 궁 밖으로 향했고, 문제의 거리로 들어서자 말발굽에 짓밟혀 형체가 망가진 마차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곧 부하가 달려와 보고했다.“광마처럼 날뛴 말들의 정체는 확인되었습니다. 그 거리 마구간의 말들입니다. 마부의 말로는, 평소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오늘 오후 갑자기 일곱, 여덟 명이 한꺼번에 말을 고르러 왔다고 합니다. 그 직후, 마구간의 말들이 모두 미쳐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또한 확인했는데, 울타리도 누군가 고의로 전부 열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 때문에 말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입니다. 오늘 사망자는 없으나, 짓밟혀 다친 자는 적지 않습니다. 마구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도찰원 대옥으로 압송되어 심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심서준은 난장판이 된 거리를 한참 내려다보았다.천천히 숨을 들이켠 뒤, 곧장 마구간으로 향했다.직접 확인을 마친 뒤, 다시 말을 타고 심부로 향했다.오늘 계연수가 거리에서 변을 당했다는 사실은 문하조차 감히 집안에 알리지 못한 상태였다.부인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퍼진다면 그 파장은 상상하기 어려웠다.무엇보다 후작부 부인의 명예가 걸린 일이었다.*심서준이 돌아오자마자 문하는 이미 다리에 힘이 풀린 채 그 앞에 무너져 앉았다.그대로 무릎을 꿇고 몸을 떨며 오후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그 광마들은 너무 갑작스러웠습니다. 수행하던 호위 여덟 명 모두 무예가 뛰어난 자들이었지만, 수십 필의 말이 미친 듯이 짓밟아 오는 것을 막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얼굴을 가린 자들이 몇 명 섞여 있었습니다. 그들이 말들 틈에 숨어 있다가, 혼란 틈을 타 약가루를 뿌렸습니다. 그 약은 연골산이었습니다. 호위들은 마차를 지키느라 정신이 없었고, 주변에는 도망치는 사람들로 가득해, 그 안에 도둑들이 섞여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결국 전부 약에 당한 것입니다. 그중 두

  • 주문춘귀   제5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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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문춘귀   제5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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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문춘귀   제5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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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문춘귀   제508화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익숙했다.계연수가 돌아보자, 심서준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태자 전하를 향해 예를 올리고 있었다.입궁한 이래, 계연수가 아침 시간에 심서준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가 태자에게 예를 올리는 모습을 보자, 그녀도 급히 다가가 그의 곁에 서서 함께 몸을 굽혔다.강현은 그 모습을 보고는, 다시 심서준에게로 눈길을 돌렸다.이 시각에 온 것을 보니, 아마 외숙모가 부황께 불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들어온 것이리라 짐작했다.그는 미소를 띠고, 손을 뻗어 직접 심서준의 팔을 들어 올렸다.“외숙부께서는 외숙모를 찾으러 오신 듯합니다. 마침 저도 처리할 일이 있어, 오신 김에 잘 되었습니다.”계연수는 두 사람이 몇 마디를 더 나누는 것을 듣고 있다가, 태자가 돌아서 떠나자 비로소 몸의 긴장을 조금 풀었다.곧 손이 잡혔다. 심서준의 따뜻한 손이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오늘 폐하를 뵈었느냐?”계연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황제의 서재에 다녀온 일을 하나하나 자세히 전했다.심서준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봄빛이 가득한 어화원 속에서, 꽃들이 한창 피어 있는 가운데 서 있는 계연수는 그 자체로 생기와 온기를 품고 있었다.그는 마음 한켠이 조금 느슨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별다른 곤란은 겪지 않은 듯했다.사실 그는 늘 한 가지를 염려하고 있었다.황제가 계연수의 부친 일을 이유로, 그녀에게까지 경계를 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제왕의 마음에 남은 미약한 연민은, 권력 앞에서는 언제나 사소한 것이었다.요 며칠 그는 바빴다.그날 이후로 제대로 찾아오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관아에 있다가 소식을 듣고 곧장 달려온 것이다.그녀가 무사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이어서 계연수는 황제가 남은 백방을 맡겼다는 이야기와 태자가 금작약 한 그루를 보내겠다는 말까지 전했다.심서준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그녀의 희고 단정한 얼굴을 바라보며 낮게 답했다.그러고는 아

  • 주문춘귀   제507화

    강현은 미소를 지었다.“그저 궁금했을 뿐입니다. 외숙모의 공필은 단정하고 치밀하여 산수에는 익숙하지 않을 듯했는데, 모후께서는 오히려 산수화가 더 눈에 든다 하시더군요. 그래서 더 궁금해졌습니다.”계연수는 황후가 자신의 산수화를 본 적이 있다는 사실에 잠시 놀랐다. 마음을 정리할 틈도 없이, 되물었다.“전하께서도 그림 감상을 좋아하십니까?”강현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답했다.“서재에 명가의 화첩 몇 점을 두고 있습니다. 가끔은 저도 붓을 잡아 보기도 하지요. 다만 외숙모의 솜씨에는 미치지 못합니다.”계연수는 서둘러 겸손히 말했다.“신첩의 그림은 그저 규방에서의 소일일 뿐입니다. 감히 전하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전하께서 괘념치 않으신다면, 다음에 함께 올리겠습니다.”강현은 옅게 웃었다.“좋습니다.”이렇게 이야기가 정해지고, 두 사람은 함께 어화원으로 향했다.어화원의 꽃들은 모두 정성껏 길러진 것이었다. 바깥에서는 보기 어려운 꽃들도 이곳에서는 그저 평범한 풍경처럼 자리하고 있었다.봄철이라 온갖 꽃이 만개하고, 향기는 공기 속에 은은히 퍼졌다. 정원 곳곳은 정교하게 꾸며져 있었고, 굽이진 길은 깊은 곳으로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을 듯했다.계연수는 금작약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마침 작약이 한창 피어나는 시기였고, 눈앞의 한 그루는 유난히도 풍성하고 선명하게 피어 있었다.그녀는 살짝 몸을 숙여, 가까이에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다.겹겹이 쌓인 꽃잎과 촘촘히 모인 꽃술.가운데는 밝은 황색이 띠처럼 둘러져 있었고, 바깥쪽 꽃잎에는 연지빛이 번져 있었다. 햇빛 아래에서는 마치 금박을 입힌 듯 은은한 빛이 흘렀다.계연수는 이 꽃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금대위’라 불리기도 하는, 매우 드문 품종.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그래서 더욱 눈을 떼지 못하고 바라보았다.이전에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눈앞에서만 느껴지는 그 특별함과 아름다움. 주변의 다른 화려한 작약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그녀는 조용히 감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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