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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한수민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보아낼 수 없을 위선이었다.

박민정은 예쁜 눈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이번엔 또 어디로 나를 팔려고요? 또 뭐가 필요해서 왔는데요? 왜요, 제가 이용가치라도 생겼나 봐요?"

제 위선이 단번에 들키자 한수민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본심을 드러냈다.

"내가 그런 눈으로 보지 말랬지."

저런 박민정의 경멸 어린 눈을 볼 때마다 한수민은 그 눈을 파내 자근자근 밟아주고 싶었다.

박민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냥 돌아가실래요 아니면 제가 갈까요?"

박민정이 저를 바라보던 그 눈빛은 아무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가던 한수민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회사를 박민정에게 넘겨준다는 박민호에게서 전해 들은 박형식의 유언만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 무덤을 파버리고 싶었다.

딸이나 그 아비나 어떻게 하나같이 저 모양인지, 한수민은 회사를 하나뿐인 아들이 아니라 딸에게 물려주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죽어서도 짐이야."

...

누군가에게는 한평생을 들여 치유해야 하는 것이 어린 시절이었다. 박민정이 바로 그러했다.

박민정은 한수민의 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서도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때, 누군가의 코트가 박민정의 어깨 위로 걸쳐졌다.

뒤를 돌아보니 언제 왔는지 모를 연지석이 서 있었다.

"언제 왔어?"

"유감스럽게도 한수민 가기 전에."

박민정은 눈꼬리를 가볍게 내리며 말했다.

"그런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연지석은 손을 들어 박민정 머리 위에 내려앉은 눈을 털어내며 말했다.

"어릴 때부터 소꿉친구였는데 뭘. 우리 사이에 뭐 그런 걸 신경 써."

박민정은 눈물이 맺힌 채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근데 갑자기 왜 온 거야?"

"정숙 아주머니가 불러서 왔어.

박민정은 은정숙이 무슨 얘기를 할지 알아 방으로 들어가기 전 연지석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지석아, 아줌마가 하는 말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 아줌마는 그냥 나를 보살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래. 근데 나는 이제 혼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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