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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서다희가 알아차리지 못할까 봐 유남준은 한마디 더 보탰다.

“이혼하기 싫어서 수 쓰는 걸로 오해받고 싶지 않아.”

그제야 서다희는 대뜸 어떻게 된 건지 눈치챘다.

‘사모님이 또 이혼 얘길 꺼낸 모양이군... 대표님도 참 가지가지 하시네.’

몸에 항상 지니고 다니는 태블릿을 꺼내어 보며 서다희는 중얼중얼 계산하기 시작했다.

“유남우 씨가 대표님의 주식과 자산만 양도했을 뿐 부채는 포함하지 않았거든요. 만약 유남우 씨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대표님이 전에 인수했던 많은 프로젝트를 전부 합산하면 최소 2조 원은 될 겁니다.”

서다희는 구체적인 내용이 적힌 태블릿을 박민정한테 보여주었다.

그 모든 걸 보고 박민정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많은 돈을 갚으려면 내가 곡을 몇 개나 써야 하는 거야? 아니, 왜 내가 갚아야 해? 내가 빚진 것도 아닌데.’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내키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민정아, 걱정 마. 내가 꼭 일을 열심히 해서 이 빚을 다 갚을 거야.”

열심히 일을 해?

유남준이 지금 하고 있는 장애인 자원봉사 하는 일로는 아마 다음 생까지 갚아도 다 갚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 일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어요. 어머님을 찾아가든 유남우 씨를 찾아가든 말이에요.”

고영란은 그래도 한수민과는 결이 다른 사람이니 아들이 곤경에 빠졌는데 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거란 걸 박민정은 알고 있다.

“알겠어.”

일단 한고비 넘긴 듯하여 유남준은 흔쾌히 대답했다.

그들의 대화를 전부 엿듣고 있던 예찬이는 유남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전에 유남준의 계좌를 해킹해 돈을 훔칠 때 봤던 계좌 내 잔액이 얼마나 긴 숫자였는지 아직도 잊히지 않는데 그 많은 돈이 다 비었다고?

예찬이는 얼른 자기 방으로 들어가 조사해 보았다.

이상하게도 전의 그 계좌에는 정말로 땡전 한 푼 남지 않았다.

“기억만 잃은 게 아니라 바보가 돼버린 거야?”

슬슬 자신과 엄마의 앞날에 대하여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어느 날 자신도 사고가 난다면 쓰레기 아빠처럼 바보가 되지 않을까?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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