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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Auteur: 금붕어
그녀의 말투는 차갑지도, 그렇다고 상처받은 기색도 없었다.

마치 임하은의 말이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인 것처럼 담담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담담함이 바늘처럼 임하은의 자존심을 찔렀다.

그녀는 최수빈이 화를 내거나, 변명하거나, 심지어 말다툼이라도 벌이길 기대했다.

그런데 돌아온 건 무심할 만큼 차분한 반응이었다. 그 순간, 임하은은 괜히 혼자 소란을 피우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순진한 척하지 마요!”

한층 높아진 임하은의 목소리에 주변에 있던 환자 몇 명이 고개를 돌렸다.

“내가 수빈 씨의 속을 모를 것 같아요? 나랑 민혁 씨가 틀어지길 바랐잖아요. 우리 아이가 없어지길 기다렸다가 그 틈에 끼어들 생각이었잖아요!”

최수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뜨개바늘을 정리했다. 말투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임하은 씨, 나랑 민혁 씨는 이생에 다시 엮일 일 없어요. 그러니 나를 상대로 상상 속의 경쟁 구도도 만들지 마요. 그럴 필요 없으니까.”

잠시 숨을 고른 뒤, 들뜬 임하은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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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08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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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08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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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085화

    사무실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방금 전까지 최수빈을 둘러싸고 인사를 나누던 사람들이 어느새 디저트 카트 앞으로 몰려가 하나씩 집어 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하은 씨,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챙겨 주시다니요!”“이 디저트 예전부터 먹어 보고 싶었는데 늘 예약을 못 했거든요. 하은 씨 정말 대단하시네요!”누군가는 돌아서서 최수빈에게 말했다.“수빈 씨, 마음 놓고 가셔도 되겠어요. 하은 씨가 계시니까 프로젝트는 문제없이 굴러갈 겁니다.”최수빈은 그 자리에 서서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고작 한정판 애프터눈 티 몇 세트에 이렇게 태도가 바뀌다니, 직장이라는 곳의 인심이란 게 참 솔직해서 오히려 귀엽게 느껴질 정도였다.그녀는 더 머물지 않고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해 문이 열리자 로비 입구에 서 있는 주민혁이 눈에 들어왔다.짙은 회색 정장 차림의 그는 손에 종이봉투 하나를 들고 있었다.최수빈이 나오는 것을 보자 주민혁은 곧바로 다가와 그 봉투를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기력 보충에 좋은 한약이야.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달여 먹여. 수술도 막 끝났으니, 당분간은 푹 쉬는 게 좋아.”최수빈의 시선이 종이봉투 위에 잠시 머물렀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받는 대신, 한쪽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하은 씨 것 사면서 한 팩 더 산 거예요? 그걸 나한테 베푸는 척 주는 건가요?”임하은 역시 유산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이 시간에 주민혁이 여기에 나타난 걸 보면 아마 임하은을 보러 온 게 분명했다.봉투를 내밀고 있던 주민혁의 손이 잠시 멈칫하더니 미묘하게 눈썹이 찌푸려졌다.“최수빈.”그는 설명하려 했다.이건 한의사에게 따로 처방을 받아 온 약이고 수술 후 기력이 떨어졌을 때 먹는 약이라고, 임하은과는 아무 상관없는 거라고.하지만 최수빈은 주민혁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조롱이 어린 눈빛을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01화

    그의 말은 또렷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최수빈의 귓가에 박혔다.모든 게 다 조롱이었다.단지 박하린을 위한 자리를 하나 얻겠다고 그는 주저 없이 100억을 내던졌다.매년 최수빈은 에둘러 어머니 회사에 힘을 좀 써 달라 부탁했지만 주민혁은 들은 척조차 하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도와줄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박하린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최수빈에게는 선물 하나 사준 적도 없으면서 투자는커녕 손길조차 내민 적이 없었다.이번에도 주민혁은 협상 같은 건 하지 않고 그저 조건을 내걸며 마치 최수빈이 당연히 받아들일 거라 단정하는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8화

    “의사 선생님이 해열 주사도 놨는데 열이 안 떨어져요. 어떡하죠... 이러다가 혹시 열 때문에 뇌를 다치는 거 아니에요?”장수미는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만약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중에 주민혁이 따지고 들 텐데, 그땐 정말 어쩌나 싶었다.그러자 최수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알코올 가져오세요.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 이 약도 하나 더 처방해 달라고 해 주세요.”최수빈이 정확한 약 이름을 불렀다.주시후가 열이 날 때마다 꼭 이 약이 필요했는데 이건 최수빈이 직접 주시후를 키우면서 쌓은 경험이었다.주시후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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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주민혁은 박하린을 향해 다정하게 물었다.“먼저 룸으로 가서 먹고 싶은 걸 시켜.”주민혁의 태도는 최수빈과 그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전혀 얼굴도 모르는 사이라고 오해할 정도였다.박하린은 주민혁이 걸쳐준 외투를 단단히 여미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좋아.”최수빈 역시 주민혁을 모르는 척했다.그들이 어깨를 스치며 지나갈 때, 진승우는 최수빈한테서 나는 진한 술 냄새를 맡고 비웃듯 말했다.“형을 떠나서 이제 접대녀로 직업을 바꾼 거예요?”최수빈은 걸음을 멈추고 그를 냉담하게 바라보며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04화

    다행히 이제라도 돌아왔으니 아직 늦지 않았다.육민성은 휴대폰을 내려다보다가 최수빈을 향해 말했다.“아버지가 잠깐 오라고 하시네. 너는 여기 좀 둘러보고 있어. 금방 올게.”최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일 보세요.”육민성이 자리를 비우자 최수빈은 전시품들을 계속 둘러보았다.그때, 문 쪽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어? 주 대표님 오셨네? 옆에 있는 여자는 여자 친구인가?”최수빈은 본능처럼 고개를 돌렸다.검은 슈트 차림의 주민혁은 여전히 차분하고 기품 있었다.그 옆에는 박하린이 파란 드레스를 입고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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