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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مؤلف: 금붕어
주민혁의 섬뜩한 기운을 느낀 주예린은 저도 모르게 겁을 먹고 움츠러들어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

“고마워요. 아저씨...”

주예린은 속상한 마음에 눈시울이 빨개졌지만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

주예린은 아빠가 자신을 받아주려는 건 줄 알았다.

최수빈은 조금 전 상황에 깜짝 놀랐다. 주예린은 그녀의 반대 방향으로 넘어졌고 주예린을 받아주고 싶었으나 거리가 멀어서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주예린은 다치지 않았다.

최수빈은 주예린을 주민혁의 품에서 건네받은 뒤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예린이 많이 놀랐지? 다치지는 않았어?”

주예린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 말을 하면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옆에 있던 주시후는 그 모습을 보자 불쾌해졌다.

최수빈은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그를 안아주지도 않았다.

주시후는 어쩐지 엄마가 조금 보고 싶었다.

게다가 조금 전 최수빈이 그에게 너는 엄마가 없다고 했을 때 주시후는 살짝 슬펐다.

그러나 엄마가 없으면 하린 이모가 옆에 있어 줄 테니 그걸 생각하면 손해는 아닌 것 같았다.

어차피 엄마가 그를 진짜로 버리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조금 전에 한 말도 다 홧김에 한 말일 것이다.

최수빈은 주민혁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주예린을 안고 떠나려고 했고, 주민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최수빈의 태도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으니 아무리 주민혁이라고 해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최수빈은 대체 언제까지 심술을 부릴 생각인 걸까?

“아이도 감사하다고 할 줄 아는데 최수빈 너는 왜 아무 말도 안 해?”

최수빈은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웃어 보였다.

“주민혁 씨가 예린이한테 빚진 거 이딴 걸로는 절대 못 갚아요.”

말을 마친 뒤 최수빈은 주민혁의 표정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주예린을 안고 떠났다.

주민혁은 최수빈이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기에 미간을 찌푸리면서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의 착각이 아니라면 조금 전 최수빈의 눈동자에서 보였던 것은 증오였다.

진승우는 옆에서 코웃음을 쳤다.

“예전에는 형 앞에서 잘 보이려고 그렇게 애를 쓰더니 왜 갑자기 저렇게 차갑게 군대요? 설마 밀당하는 걸까요?”

주민혁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진승우가 말한 밀당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정말로 그런 걸지도 몰랐다.

그래야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

전시회가 끝난 뒤 최수빈은 주예린을 데리고 선생님과 함께 식사하러 가는 길에 송미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송미연이 불같이 화를 냈다.

“수빈아, 너 실시간 검색어 봤어?”

송미연은 최수빈의 소꿉친구였다. 송미연이 화를 내자 최수빈은 웃으며 말했다.

“실시간 검색어? 혹시 네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사고라도 쳤어?”

“지금 그런 농담을 할 때야? 네 남편 바람피웠어!”

송미연은 이를 악물었다.

“너 지금 어디야? 내가 지금 당장 너랑 같이 가서 그 빌어먹을 자식을 죽여버리겠어!”

최수빈은 흠칫한 뒤 고개를 숙여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해 보았다. 대부분이 항공전과 관련된 검색어였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리나라의 국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사이에 조금 다른 내용의 검색어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민혁이 가족들과 함께 항공전을 보러 왔다는 내용이었다.

최수빈은 그걸 본 순간 기분이 언짢아졌다.

사진 속에는 주민혁과 박하린, 주시후가 다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행복한 가족 같아 보였다.

최수빈은 그들이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사진까지 찍힌 걸 보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최수빈은 한심하게도 그들을 위해 남의 자식을 5년 동안 키웠다.

그녀는 주시후를 친아들처럼 키웠지만 주시후는 친모가 돌아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박하린을 최고라고 여겼다.

박하린이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최수빈은 평생 주시후가 자신을 그렇게 싫어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지난 생에 이때쯤 주시후가 항상 그녀를 차갑게 대하고 그녀에게 화를 낸 이유가 있었다.

5년간 주시후에게 애정을 쏟아부었건만 결국 헛수고였다.

최수빈은 차분히 말했다.

“전시회에서 만났어.”

“그런데 왜 이렇게 덤덤한 거야?”

송미연이 말했다.

“너무 화가 나서 미친 건 아니지?”

“미연아.”

최수빈이 말했다.

“나 이혼할 거야.”

“이혼?”

송미연은 당황했다. 그녀는 최수빈이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

그녀는 최수빈이 주민혁을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최수빈이 갑자기 이혼을 결심했다는 건 아주 큰 상처를 받았다는 걸 의미했다.

“그 사람이 또 너한테 상처 준 거지?”

송미연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그런 거라면 내가 절대 가만 안 둘 거야. 이혼한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 꼭 복수해야지.”

최수빈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녀는 송미연이 자신을 아껴서 그런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최수빈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이제는 좀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아서.”

송미연은 그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진짜야?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얘기해.”

“걱정하지 마. 무슨 일 생기면 꼭 너한테 얘기해서 네게 짐이 될 테니까.”

“그 사람이랑 일찌감치 이혼해야 했어. 그래도 이제라도 이혼한다니까 정말 다행이다.”

송미연은 끝없이 재잘댔고 최수빈은 그녀의 잔소리를 들으면서 엷은 미소를 지었다.

푸른 하늘 아래 딸의 손을 잡고 길을 거닐며 친한 친구의 잔소리를 들으니 행복했다.

행복이란 이토록 단순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생에는 주민혁에게만 신경을 쓰다 보니 이런 사소한 행복들을 전부 놓치고 말았다.

...

송미연과의 통화를 끝낸 뒤 최수빈은 육민성이 얘기한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그들은 프라이빗 룸을 예약했고 최수빈은 일찍 도착해서 그들을 기다렸다.

그녀가 잠시 뒤 어떻게 선생님을 마주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며 한재준과 육민성이 함께 들어왔다.

최수빈은 주예린을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생님.”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 사이 한재준은 많이 늙어서 흰머리가 많았다.

한재준은 대꾸하지 않았고 최수빈은 마음이 아파서 심호흡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는 한재준을 선생님이라고 부를 자격이 없었다.

커리어를 포기하고 결혼을 선택했을 때 그녀는 이미 그 자격을 박탈당했다.

최수빈은 입술을 깨물며 주예린을 향해 말했다.

“예린아, 할아버지한테 인사해야지.”

주예린은 순한 얼굴로 예의 바르게 말했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주예린은 목소리가 앳되고 귀여웠으며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한재준은 주예린을 보는 순간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주예린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참 귀여운 딸을 낳았네.”

주예린은 주민혁과 최수빈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얼굴이 인형처럼 귀엽고 예쁘장했다.

육민성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앉아서 식사하시죠.”

육민성이 중간에서 노력하지 않았더라면 최수빈은 어떻게 한재준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한재준이 배은망덕한 그녀와 함께 식사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최수빈에게는 크나큰 영광이었다.

그녀는 한재준이 자신을 평생 보지 않을 줄 알았다.

“시간이 참 빠르죠. 수빈이 예전에는 진짜 철없고 장난기도 많아서 매일 저랑 먹는 거로 다퉜잖아요. 그런데 이젠 이렇게 큰 딸까지 뒀어요.”

육민성은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최수빈이 커리어를 포기했던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한재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겨우 남자 하나 때문에 뭐든 다 포기하려고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어.”

주예린이 있었기 때문에 한재준은 차마 심한 말을 하지 못했다.

최수빈은 딸을 보며 말했다.

“예린아, 할아버지와 아저씨를 위해서 여기 직원분께 우롱차를 가져다 달라고 해줄래? 그리고 예린이가 마시고 싶은 음료수도 가져오도록 해.”

“네.”

주예린은 그렇게 대답한 뒤 콩콩 뛰어서 밖으로 나갔다.

주예린이 떠난 뒤 한재준이 말했다.

“민성이가 그러더라. 너 곧 이혼할 거라고. 우리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거니?”

“네.”

주예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당시에 석박사 통합 과정을 포기해서 지금은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아요.”

지금은 학벌이 중요한 시대였다. 그녀가 주상 그룹에서 일한 적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네가 넣은 이력서 봤어. 우리 연구원 기준엔 미달이야.”

최수빈은 거절당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용서해달라고 할 낯짝도 없었다.

육민성은 분위기가 좋지 않자 곧바로 입을 열어 분위기를 풀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그런 얘기는 접고 식사에 집중하죠.”

...

다른 한편, 주예린은 직원에게 차를 부탁한 뒤 냉장고 앞에 서서 음료수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 주민혁 일행이 안으로 들어오며 주예린을 발견했다.

진승우는 주예린을 보더니 혀를 찼다.

“정말 징글징글하네. 밥 먹는 데까지 따라와? 아무리 우연인 척하고 싶어도 정도라는 게 있지. 어쩌면 이렇게 뻔뻔할까?”

주예린은 냉장고 안에 단 한 병 남은 음료수를 발견했고, 아주 맛있어 보여서 냉장고 문을 열어 그 음료수를 꺼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 먼저 선수를 쳤다.

“잘됐다! 나 이거 좋아하는데!”

주시후는 주예린을 향해 으스대며 말했다.

“나 대신 냉장고 문 열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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تعليقات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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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선
너무너무 잘잃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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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6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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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6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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