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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Penulis: 금붕어
귀국했을 때만 해도 박하린은 모든 이의 이목을 끌었었다.

“귀국하자마자 회사를 차리다니, 역시 천재예요. 박사 학위 두 개도 아무나 따는 게 아니죠.”

누군가 칭찬하자 박하린은 부드럽게 웃었다.

“과찬이세요. 이제 막 해외에서 돌아와서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아요. 기술적인 부분은 여러분께 많이 여쭤봐야죠.”

겸손한 말투였다.

“요즘 넥스트 테크에서도 새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에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저한테 연락 주세요.”

“그럼 하린 씨는...”

사람들이 질문을 던지려는 순간, 한 직원이 급히 다가와 그녀 곁으로 몸을 기울였다.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작게 속삭인 몇 마디에 박하린의 얼굴빛이 단숨에 굳어졌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옆에 앉아 있던 주민혁을 바라봤다.

남자는 침착하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중이었고 마침 그녀의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살짝 돌려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박하린은 숨을 길게 들이쉬며 애써 표정을 가라앉혔다.

“확실해요?”

그 직원이 낮은 목소리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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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253화

    최수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대로 주민혁의 품에 뛰어들더니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마치 자기 자신을 그의 몸속에 파묻어버릴 듯,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가녀린 몸이 작게 떨렸고 뺨은 차가운 주민혁의 옷깃에 닿았으며 코끝에는 그의 체취가 맴돌았다.늘 그에게서만 느껴지던 맑고 서늘한 향기, 하지만 안에 눈 냄새와 소독약 냄새가 희미하게 뒤섞여 있었다.이런 품을, 최수빈은 너무나도 오래 잊고 지냈었다.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 이렇게 주민혁에게 안겨 있다는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조차 희미해질 만큼 말이다.품 안에 닿은 최수빈의 온기가 너무도 선명한 탓에 주민혁은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그녀의 체온만이 가슴 깊은 곳을 뜨겁게 건드리곤 했었다.얇은 옷자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민혁은 최수빈의 심장 소리를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어느새 그 심장박동이 자신의 심장박동과 조금씩 겹쳐지고 있다는 것도...곧 주민혁의 손이 천천히 허공으로 올라가더니 손끝이 미세하게 말려 들어 갔다.그녀를 다시 안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성과 감정이 가슴속에서 미친 듯이 부딪혀 끝내 멈출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품에 더 세게 끌어안으면 또다시 그녀에게 상처를 입힐 것 같기도 했다.“난 괜찮아.”그의 목소리는 심하게 잠겨 있었다.최수빈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더 깊이 고개를 숙여 주민혁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을 뿐이었다.힘 있게 뛰는 주민혁의 심장 소리도, 굳어 있는 그의 몸도, 그리고 허공에 머문 채 끝내 내려오지 못하는 손도...최수빈은 이 모든 걸 듣고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눈가가 더더욱 뜨거워졌다.칩이 사라진 뒤 의심을 받고, 그를 따라 이 얼음벌판까지 왔고, 빙하 틈에 갇혀 죽을 뻔한 순간까지...그녀는 억울하지 않은 게 아니었고 무섭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억눌러왔던 감정은 그제서야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그래도 최수빈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주민혁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소리 내 울려고 하지 않았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252화

    바깥의 눈보라는 여전히 거셌고 부서진 돌들이 굴러떨어지는 소리도 끊이지 않았다.하지만 주민혁은 느낄 수 있었다. 폭풍의 기세가 아주 조금씩, 정말 조금씩 꺾이고 있다는 걸.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서 시간이 흘렀다. 1분 1분이 마치 한 세기처럼 길게 느껴졌다.최수빈은 그의 품 안에서 반쯤 의식을 잃은 채 버티고 있었다.정신이 들었다가 흐려지기를 반복하는 와중에도 단 하나 분명한 건 있었다.바로 주민혁의 따뜻한 품과, 흔들림 없이 뛰는 심장 소리 말이다.그 심장 소리는 마치 그녀를 붙들어주는 마지막 힘처럼, 끝까지 정신을 놓지 말라고 다그치고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서 몰아치던 바람 소리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하더니 돌이 떨어지는 소리도 점점 뜸해졌다.주민혁은 눈빛을 번뜩이고는 품 안의 최수빈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최수빈. 최수빈, 정신 좀 차려.”최수빈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나 아직도 눈빛은 흐릿했고 목소리도 잠긴 듯 갈라져 있었다.“바람... 멎었어요?”“거의 멎었어. 이 기회에 얼른 올라가야 해.”주민혁은 그녀를 부축해 일으켜 세운 뒤, 방한복을 다시 단단히 여며주었다.“밖에는 눈이 엄청 쌓였을 거야. 올라가는 게 쉽지 않을 테니까, 무조건 내 손 놓치지 마.”최수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흐려지는 정신을 억지로 다잡으며 주민혁의 손을 꽉 잡았다.뒤이어 두 사람은 갈라진 빙하 위쪽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발밑의 얼음이 매우 미끄러운 탓에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주민혁은 앞장서서 몸으로 길을 열었다.휴대하고 있던 도구로 앞을 가로막는 돌과 눈을 치워가며 최수빈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 것이다.그렇게 절반쯤 올라왔을 때, 최수빈의 발이 갑자기 미끄러지며 몸이 아래로 쏠리더니 추락하듯 꺾였다.“조심해!”주민혁이 순식간에 최수빈의 손목을 낚아챘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그녀를 위로 끌어올렸다.그 와중에 날카로운 바위 모서리에 손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251화

    주민혁도 몸을 낮춰 최수빈의 곁에 쭈그려 앉아 함께 주변을 살폈다.“가능성이 낮아. 이 틈 안은 바람이 약해서 눈이 그렇게 많이 쌓이진 않거든. 만약 칩이 떨어졌다면 진작 보였어야 해.”그의 시선이 어둠 속 깊은 곳을 훑었다. 이마에 잡힌 주름이 점점 더 깊어졌다.“어쩌면... 칩을 가져간 사람은 애초에 이 틈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을 수도 있어. 일부러 흔적만 남겨서 우리를 헷갈리게 한 거지.”최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얼어붙은 손을 비벼댔다. 가슴 한쪽이 푹 꺼진 것처럼, 실망과 불안이 뒤섞여 밀려왔다.칩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쓸 만한 단서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가 고개를 들어 틈 위를 올려다봤다.희미하게 내려오던 빛은 어느새 더 어두워진 듯했고 원래도 거세던 눈보라는 한층 더 사나워진 느낌이었다. 얼음층이 ‘쩍’ 하며 갈라지는 소리까지 또렷하게 들려왔다.“이상해... 빨리 올라가야 해.”그 순간, 주민혁은 표정이 확 굳더니 급히 최수빈의 손목을 붙잡았다.“폭풍이 올 거야.”말이 끝나기도 전에 빙하 전체가 거칠게 흔들렸다.위쪽에서는 굉음이 터져 나왔고 쌓여 있던 눈과 자갈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 틈을 따라 쏟아지더니 얼음벽에 부딪히며 귀를 찢는 듯한 소리를 냈다.강한 빛을 비추던 손전등은 흔들림 속에서 꺼졌고 순식간에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남은 건 몰아치는 눈보라 소리와 얼음이 부서지는 섬뜩한 파열음뿐이었다.“꽉 잡아.”주민혁의 숨이 가빠졌다. 그는 최수빈의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며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그렇게 두 사람은 비틀거리며 커다란 바위 뒤로 몸을 숨기고 나서야 쏟아지는 돌들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눈과 돌은 끊임없이 위에서 떨어져 내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틈의 출구 대부분이 막혀버렸다.겨우 사람 하나 통과할 수 있을 만큼의 좁은 틈만 남아 있었는데 그 사이로 희미한 빛이 새어 들어왔다.아래쪽의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는지 차가운 공기가 칼날처럼 얼굴을 파고들었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250화

    “여기 뭔가 있어요.”최수빈이 낮게 말했다.주민혁은 곧바로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봤다.그 흔적은 아주 희미했다. 마치 무언가를 끌고 간 자국처럼 보였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눈 덮인 비탈 아래쪽으로 이어져 있었다.“칩이 여기서 옮겨졌을 가능성이 커.”주민혁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저 비탈 아래는 빙하 틈이야. 한번 빠지면 큰일 나.”“그래도 가봐야 해요.”최수빈은 몸을 일으켜 옷에 붙은 눈을 털어냈다.“희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포기할 순 없어요.”“알았어.”그가 낮게 답했다.“대신 꼭 내 뒤를 따라와. 절대 혼자 움직이면 안 돼. 빙하 틈은 위험하거든. 한순간만 방심해도 그대로 떨어질 수 있어.”최수빈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주민혁이 왜 그러는지, 그녀도 알고 있었기에 이번만큼은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 희미한 흔적을 따라 조심스럽게 비탈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눈비탈은 생각보다 훨씬 가팔랐고 두껍게 쌓인 눈 때문에 발밑은 몹시 미끄러웠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주민혁이 앞장서서 걸으며 몇 걸음마다 뒤를 돌아보고는 최수빈에게 조심하라고 일러줬다. 손을 내밀어 붙잡아 주려 했지만 최수빈은 티 나지 않게 그 손을 피했다. 그래서 주민혁의 손이 허공에서 잠시 멈췄다.하지만 그는 더 고집하지 않는 대신 앞에서 길을 열며 한층 더 조심스럽게 움직였다.눈보라는 여전히 멎을 기미가 없었고 새하얗게 뒤덮인 설원 위에서 두 사람의 모습은 유난히 작아 보였다.비탈 아래까지 내려가자 그 흔적은 한 빙하 틈 가장자리에서 끊겨 있었다.그 틈은 폭이 약 2미터쯤 되었는데 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까마득했다.최수빈과 주민혁은 틈 가장자리에 선 채 아래를 내려다봤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똑같이 무거운 긴장감이 어려 있었다.‘칩이 설마 저 아래로 떨어진 걸까? 아니면 칩을 가져간 사람이 이미 이쪽으로 빠져나간 걸까.’“내가 내려가 볼게.”주민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249화

    최수빈은 천천히 몸을 돌려 주민혁을 바라봤다.주민혁은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바람과 눈이 어깨 위로 내려앉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소나무처럼 곧게 서 있었다. 온몸에는 늘 그랬듯 차분하고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굳이 찾으러 나설 필요 없어.”그가 낮게 말했다.“이건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최수빈은 순간 눈썹을 확 찌푸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가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이건 내 일이야.”주민혁의 시선이 살짝 아래로 떨어졌다.“최수빈, 네가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내가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요?”최수빈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눈빛은 순식간에 더 차갑게 식었다.“민혁 씨, 평생 이렇게 자기 멋대로일 거예요? 뭐든 혼자 결정하고, 남의 인생까지 함부로 정하고, 상대의 마음까지 제멋대로 단정 짓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틀렸어요. 그런데 아직도 모르겠어요?”주민혁은 멀리 선 채 그녀를 바라봤다.“그러니까 나는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겠지. 어쩌면 사람 구실도 못 하는 인간일 테고.”그는 어두운 눈으로 최수빈을 응시했다.“그런데 넌 왜 내 일에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여긴 위험해. 칩 실종 사건도 어디까지 얽혀 있는지 알 수 없고 뒤에 더 큰 음모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돌아가. 안전한 곳으로.”최수빈은 말문이 막혔다.여기까지 오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함께 겪었으면, 적어도 이제는 알아줄 줄 알았다. 자신이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 이러는 게 아니라는 걸, 정말로 주민혁의 곁에서 함께 버티고 싶어서 이러는 거라는 걸...그런데 주민혁은 여전히 자기 방식대로 최수빈을 밀어내고 있었다. 여전히 그녀를 보호해야 할 대상, 짐이 될 수 있는 사람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차가운 공기가 목 안을 거칠게 훑고 지나가며 숨이 턱 막혔지만 오히려 머릿속은 더 또렷해졌다.그녀는 아랫입술을 꾹 깨문 채 더는 주민혁을 보지 않았다.“난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248화

    최수빈은 곧장 핵심 실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보니 주민혁이 수북이 쌓인 감시 데이터 앞에 앉아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 그는 최수빈을 보는 순간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여긴 어떻게 왔어?”“도우러 왔어요.”최수빈은 그의 곁으로 다가가 화면에 떠 있는 데이터를 훑어봤다.“지금 상황이 어때요? 뭐 나온 거 있어요?”주민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장병욱이 불쑥 입을 열었다. 대놓고 의심하는 목소리였다.“수빈 씨, 왜 갑자기 돌아오신 겁니까?”“어제 기지에서 나간 사람은 수빈 씨 한 분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빈 씨는 외부 파견 인력이지, 저희 핵심 팀 소속도 아니고요.”최수빈은 그대로 굳어버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장병욱을 바라봤다.이렇게 급한 상황에서 장병욱이 자신에게 의심의 화살을 돌릴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한 것이었다.“장 선생님, 지금 그 말 무슨 뜻이죠?”최수빈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별 뜻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칩이 사라진 상황이고 사안이 워낙 중대하니까요. 누구든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장병욱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물러서지 않았다.“최수빈 씨는 기지를 떠났던 유일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신분도 특수하잖습니까. 저희로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급하다고 아무 사람이나 물고 늘어지는 거예요?”최수빈은 피식 짧게 웃었다. 눈빛에는 노골적인 냉소가 어려 있었다.“제가 기지를 떠난 건 민혁 씨의 지시 때문이었고 이동 내내 장성훈 씨가 동행했어요. 호텔 투숙 기록도 다 남아 있고요. 그런 제가 무슨 수로 칩을 훔칩니까?”“누가 알겠습니까. 진작 외부와 짜고 움직인 걸 수도 있죠.”장병욱은 집요하게 몰아붙였다.“외부 파견 인력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의심스럽습니다. 수빈 씨한테 다른 의도가 없다고 누가 장담합니까?”“장 선생님.”주민혁의 낮은 소리가 단호하게 떨어졌다.“말조심하세요.”그러자 장병욱은 이를 악문 채 싸늘하게 말했다.“대표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945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민혁 씨가 갑자기 자리를 뜬 게 정말 주주 회의 때문이기만 했을까?’포럼에서 집요하게 밀어붙이던 심종연의 태도, 거기에 주시후를 데려간 이해할 수 없는 행동까지 떠올리자 최수빈은 자꾸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 같았다.‘혹시... 민혁 씨한테 갑자기 일이 생긴 것도 심 대표님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한 번 고개를 든 의심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머리는 지끈지끈 아파왔다.‘심 대표님은 대체 뭘 하려는 거지?’최수빈은 송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미연아, 심 대표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935화

    “그런데 민혁이는 어디 있어? 같이 안 돌아왔니?”주민혁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살짝 흐려지며 최수빈이 조용히 말했다.“아직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먼저 바쁘게 갔어요.”섬에서 돌아온 날, 그녀는 부두에서 주민혁을 끝내 만나지 못했다. 그 이후로도 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아마 아직 속으로 갈등하고 있는 것이리라 여기며 최수빈도 일부러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할 말은 이미 다 했으니 이제 남은 건 그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뿐이었다.이혜정은 딸의 기분이 가라앉은 걸 알아채고 더 묻지 않았다. 대신 그저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930화

    하지만 이성은 곧 다시 고개를 들었다.그때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며 갑판에 흐르던 침묵을 깨뜨렸다. 려운의 전화였다.주민혁은 깊게 숨을 들이쉰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대표님, 한 시간 정도면 항구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휴대폰 너머로 려운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강 선생님께서 이미 부두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약도 가져오셨다고 해요.”강지안이라는 이름이 차가운 물을 들이붓듯, 그의 마음속에 일었던 충동을 단숨에 식혀 버렸다.주민혁은 번뜩 정신이 들었다.자신의 우울증, 감정이 무너질 때마다 저질렀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944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줄 게 있어.”송미연의 목소리가 한층 진지해졌다.“박하린 사건이 곧 재판에 들어가. 너는 핵심 증인이라 법정에 나가서 증언해야 할 거야. 아마 빠르면 이틀 안에 통지서가 갈걸?”최수빈의 가슴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언젠가는 법정에 서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조용히 말했다.“알겠어. 날짜 나오면 맞춰서 갈게.”“그리고... 박하린네 엄마가 요즘 너한테 연락한 적 없어? 합의서 써 달라거나 그런 거 말이야. 용서해 준다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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