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최수빈은 천천히 몸을 돌려 주민혁을 바라봤다.주민혁은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바람과 눈이 어깨 위로 내려앉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소나무처럼 곧게 서 있었다. 온몸에는 늘 그랬듯 차분하고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굳이 찾으러 나설 필요 없어.”그가 낮게 말했다.“이건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최수빈은 순간 눈썹을 확 찌푸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가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이건 내 일이야.”주민혁의 시선이 살짝 아래로 떨어졌다.“최수빈, 네가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내가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고요?”최수빈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눈빛은 순식간에 더 차갑게 식었다.“민혁 씨, 평생 이렇게 자기 멋대로일 거예요? 뭐든 혼자 결정하고, 남의 인생까지 함부로 정하고, 상대의 마음까지 제멋대로 단정 짓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틀렸어요. 그런데 아직도 모르겠어요?”주민혁은 멀리 선 채 그녀를 바라봤다.“그러니까 나는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겠지. 어쩌면 사람 구실도 못 하는 인간일 테고.”그는 어두운 눈으로 최수빈을 응시했다.“그런데 넌 왜 내 일에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여긴 위험해. 칩 실종 사건도 어디까지 얽혀 있는지 알 수 없고 뒤에 더 큰 음모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돌아가. 안전한 곳으로.”최수빈은 말문이 막혔다.여기까지 오면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함께 겪었으면, 적어도 이제는 알아줄 줄 알았다. 자신이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 이러는 게 아니라는 걸, 정말로 주민혁의 곁에서 함께 버티고 싶어서 이러는 거라는 걸...그런데 주민혁은 여전히 자기 방식대로 최수빈을 밀어내고 있었다. 여전히 그녀를 보호해야 할 대상, 짐이 될 수 있는 사람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차가운 공기가 목 안을 거칠게 훑고 지나가며 숨이 턱 막혔지만 오히려 머릿속은 더 또렷해졌다.그녀는 아랫입술을 꾹 깨문 채 더는 주민혁을 보지 않았다.“난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
최수빈은 곧장 핵심 실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보니 주민혁이 수북이 쌓인 감시 데이터 앞에 앉아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 그는 최수빈을 보는 순간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여긴 어떻게 왔어?”“도우러 왔어요.”최수빈은 그의 곁으로 다가가 화면에 떠 있는 데이터를 훑어봤다.“지금 상황이 어때요? 뭐 나온 거 있어요?”주민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장병욱이 불쑥 입을 열었다. 대놓고 의심하는 목소리였다.“수빈 씨, 왜 갑자기 돌아오신 겁니까?”“어제 기지에서 나간 사람은 수빈 씨 한 분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빈 씨는 외부 파견 인력이지, 저희 핵심 팀 소속도 아니고요.”최수빈은 그대로 굳어버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장병욱을 바라봤다.이렇게 급한 상황에서 장병욱이 자신에게 의심의 화살을 돌릴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한 것이었다.“장 선생님, 지금 그 말 무슨 뜻이죠?”최수빈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별 뜻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칩이 사라진 상황이고 사안이 워낙 중대하니까요. 누구든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장병욱은 미간을 찌푸린 채 물러서지 않았다.“최수빈 씨는 기지를 떠났던 유일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신분도 특수하잖습니까. 저희로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급하다고 아무 사람이나 물고 늘어지는 거예요?”최수빈은 피식 짧게 웃었다. 눈빛에는 노골적인 냉소가 어려 있었다.“제가 기지를 떠난 건 민혁 씨의 지시 때문이었고 이동 내내 장성훈 씨가 동행했어요. 호텔 투숙 기록도 다 남아 있고요. 그런 제가 무슨 수로 칩을 훔칩니까?”“누가 알겠습니까. 진작 외부와 짜고 움직인 걸 수도 있죠.”장병욱은 집요하게 몰아붙였다.“외부 파견 인력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의심스럽습니다. 수빈 씨한테 다른 의도가 없다고 누가 장담합니까?”“장 선생님.”주민혁의 낮은 소리가 단호하게 떨어졌다.“말조심하세요.”그러자 장병욱은 이를 악문 채 싸늘하게 말했다.“대표님,
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들끓는 감정을 겨우 억눌렀다. 하지만 마음속 불안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다.“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 왜 전화를 안 받아요? 왜 메시지도 안 보고요?”“저도 자세한 상황은 모릅니다.”장성훈은 사실대로 답했다.“대표님께서는 전화로 최수빈 씨를 잘 지켜서 절대 호텔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만 지시하셨습니다. 아마 괜히 걱정하실까 봐 그러신 것 같아요. 일이 정리되면 분명 직접 연락하실 겁니다.”최수빈은 말없이 입술을 다물었다. 장성훈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가슴을 짓누르는 걱정과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그녀는 문틀에 기대선 채 창밖을 가득 메운 눈보라를 바라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빌었다. 주민혁이 무사하기를, 이 모든 일이 아무 탈 없이 잘 마무리되기를...최수빈은 다시 방으로 돌아와 창가에 앉았다. 혹시라도 무슨 연락이 올까 봐 휴대폰 화면에서는 눈을 떼지 못했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창밖은 어느새 서서히 밝아졌지만 눈보라는 여전히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그런데도 주민혁 쪽에서는 아무 소식도 없었다.최수빈의 마음은 점점 더 깊이 가라앉았다. 기지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주민혁은 지금 무사한 건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한편 기지 안에서 주민혁은 이미 열몇 시간을 꼬박 버틴 상태였다. 두 눈은 벌겋게 충혈됐고 안색은 더없이 창백했다.수색은 계속됐지만 진전은 전혀 없었다. 칩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자취를 감춘 채 어떤 단서도 남기지 않았다.“대표님, 전원 다 조사해 봤습니다. 수상한 사람도 없었고 구석구석 다 뒤졌는데도 칩은 못 찾았습니다.”장병욱이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말끝마다 낙담한 기색이 짙게 묻어났다.마음을 짓누르는 압박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탓에 주민혁은 손으로 미간을 꾹 눌렀다. 그 칩은 국가 기밀과 직결된 물건이었다.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외부로 새어나가선 안 됐다.만약 칩을 찾지 못하면 07전투
“방금 실험실에 무슨 서류를 가지러 갔던 거죠? 왜 보고하지 않았죠?”주민혁은 이군휘의 표정을 뚫어지게 살폈다. 그 얼굴에서 뭐라도 읽어내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저... 저는 칩 테스트 파라미터 문서를 가지러 갔습니다. 전에 장 선생님이 정리해 두라고 했는데, 그걸 안 챙긴 게 뒤늦게 떠올려서요. 금방 다녀올 생각이라 미처 보고를 못 했습니다.”이군휘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서류는요?”주민혁이 곧바로 되물었다.이군휘는 다급히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주민혁에게 내밀었다.“여기 있습니다, 대표님. 저는 정말 서류만 가지러 간 겁니다. 칩에는 손도 대지 않았어요. 믿어주십시오.”주민혁은 서류를 받아 몇 장 넘겨봤다. 실제로 칩 테스트 파라미터 문서가 맞았다.그는 한동안 이군휘를 말없이 바라봤다. 긴장한 기색은 역력했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일단 돌아가 있어요. 조사에는 언제든 협조할 수 있도록 하시고요.”이군휘는 그제야 살았다는 얼굴로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곧장 몸을 돌려 CCTV 실을 빠져나갔다.점검은 계속 긴박하게 이어졌다. 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창밖의 눈보라는 갈수록 거세졌다. 혹한 폭풍이 금방이라도 들이닥칠 것만 같았다.하지만 칩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기지 안의 분위기는 점점 더 무거워졌고 사람들 얼굴마다에는 초조한 기색이 짙게 내려앉았다.한편, 도심의 호텔에 있던 최수빈은 불안함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주민혁이 너무 급하게 문자를 중단한 탓에 도무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휴대폰으로 남극 기상 예보를 계속 새로고침했다. 다행히 혹한 폭풍 경보는 일단 해제된 상태였으나 바람과 눈은 여전히 거셌다.그렇다고 마음이 놓이는 것은 아니었다. 최수빈이 더 걱정되는 건 주민혁 쪽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 갑작스러운 상황의 정체였다.주민혁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시간은 한 초 한 초 더디게 흘러갔다. 1분이 한 세기처럼 길게
주민혁은 순간 몸이 얼어붙더니 가슴이 크게 들썩였다.“주 대표님! 주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문밖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그 순간,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 주민혁은 재빨리 휴대폰에 답장을 남겼다.[갑자기 일이 생겼어.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메시지를 다 전송하고 나서는 의자에 걸려 있던 방한복을 낚아채듯 집어 들어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문이 열리자마자 장병욱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마에는 눈발이 그대로 붙어 있었고 표정은 이미 평정심을 잃은 상태였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진정해요.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요.”주민혁은 방한복을 걸치며 낮게 말했다. 단추를 채우는 손놀림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테스트 칩이... 핵심 테스트 칩이 사라졌습니다!”장병욱의 목소리가 떨렸다.“제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였어요. 길어야 10분이었는데 돌아와 보니까 칩이 없어졌습니다!”“뭐라고요?”그 칩은 단순한 부품이 아니었다.07전투기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이자 수많은 연구진의 노력이 쏟아진 결과였다.그 안에 담긴 데이터는 국가 기밀 수준이었다.만약 유출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게 분명했다.“지금 당장 전원 소집해요. 기지는 전면 봉쇄합니다. 누구도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게 해요.”주민혁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내려앉았다.“실험실, 복도, 각 방 전부 다 뒤져요. 환기구, 창고까지 빠짐없이. 한 치도 놓치지 마요. 그리고 모든 CCTV 확인해요. 특히 실험실 주변이랑 출입구 동선부터 집중적으로.”“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장병욱은 더 말할 틈도 없이 통신실 쪽으로 뛰어갔다. 발걸음이 엉켜 넘어질 뻔할 정도로 다급했다.주민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이 기지는 보안이 철저한 곳이라 연구진과 상주 인원 외에는 외부인이 들어올 수 없다.때문에 칩이 저절로 사라질 리는 없었고 결국 내부 문제였다. 혹은, 누군가 처음부터 노리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그러던 와중, 주민혁의 머
메시지 내용을 확인한 주민혁의 입가에 아주 옅은 미소가 스쳤다. 눈가에 내려앉아 있던 피로도 조금은 걷히는 듯했다.그는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지금 2차 냉각 들어갔어. 현재까지는 문제없고 온도는 영하 10도까지 내려왔어. 데이터도 안정적이야.]보내고 나서 잠시 망설이다가 한 줄을 더 덧붙였다.[늦었는데 왜 아직도 안 잤어?]상대는 거의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잠이 안 와요. 자꾸 생각나서 진행 상황이라도 알고 싶었어요. 민혁 씨가 너무 걱정돼요.]그 문장을 읽는 순간, 휴대폰을 쥔 주민혁의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마음속이 복잡하게 뒤엉켰다.[너무 걱정하지 마. 다 계획대로 진행 중이야. 장 선생님도 있고 다들 같이 보고 있으니까 문제없을 거야.]일부러라도 마음이 놓이게 하려는 말투였다.그가 메시지를 보낸 뒤, 최수빈의 답장은 몇 분쯤 지나서야 도착했다.[난 정말 민혁 씨가 걱정되는 거라고요. 남극은 이렇게나 춥고 곧 폭풍도 온다잖아요. 원래도 몸이 안 좋은데... 진짜 꼭 몸 잘 챙겨야 해요.]그리고 곧 한 줄이 더 이어졌다.[참, 약은 먹었어요?]그 문장을 보는 순간 주민혁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맞다, 약을 안 먹었네.’조금 전까지 칩 사전 처리에 정신이 팔려 정작 가장 중요한 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휴대폰을 더 세게 움켜쥐며 주민혁의 손끝이 화면 위에서 잠깐 멈췄다.하지만 결국 이렇게 답했다.[먹었어. 걱정 마.]그녀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한동안 화면만 바라보던 주민혁은 다시 천천히 키보드를 눌렀다.[수빈아, 나한테 그렇게까지 마음 쓰지 마. 난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야.]메시지를 보내고 나자 저도 모르게 손바닥에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스스로도 이 말이 잔인하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꼭 해야 할 말 같았다.그는 최수빈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과거의 오해도, 상처도, 지금 이 순간까지 자신 때문에 최수빈이 마음 졸이고 있다는 사실
“삼촌의 건강은 또 다른 문제예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일단 건강해야 하는 거지 건강을 걸고 감정적으로 버티시면 안 돼요.”이성민은 깊게 한 번 숨을 고른 뒤에도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건강이 중요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나 때문에 네가 그 사람하고 다시 애매하게 얽히는 건 더 못 보겠다.”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최수빈을 바라보며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덧붙였다.“사실 잠들어 있을 때도 어렴풋이 느꼈어. 그 사람이 여러 번 왔다는 걸. 매번 문밖에만 서 있다가 돌아갔지, 안으로 들어온 적은 없고.”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이
최수빈은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손끝이 서서히 식어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주민혁에게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과연 그에게 경고를 줘야 할지 마음이 쉽게 정해지지 않았다.‘이미 완전히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는데 이제 와 그 사람의 일에 끼어드는 게 맞을까?’하지만 조금 전에 들은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주민혁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자 가슴 한쪽이 무언가에 단단히 붙잡힌 듯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그때, 문제의 룸 문이 열렸다.안에 있던 사람들은 주민혁을 보자 순간 공기가 얼어붙듯
주민혁은 테이블 위에 놓인 약 봉투를 바라보다가 다시 벽에 걸린 웨딩 사진으로 시선을 옮겼다.가슴 한쪽이 무언가에 꽉 붙잡힌 것처럼 조여 왔다. 아프고 텅 빈 느낌이었다.하지만 사람은 대부분의 순간에 선택권 같은 걸 갖지 못한다....해온시 항공우주 연구원 회의실, 최수빈은 기술팀을 이끌고 프로젝트 데이터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수치를 훑어보며 말했다.“현재 센서 정밀도가 기준에 못 미칩니다. 상공 협회에서 공급업체 쪽을 조율해서 최신 적외선 모듈을 우선 배정받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달 현
주예린이 아직 잠이 덜 깬 듯 눈을 비비며, 자신이 차 안에 있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엄마, 우리... 집에 가는 거예요?”그 목소리에 최수빈의 마음이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딸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응, 조금만 더 자면 안 될까?”주예린은 어렴풋이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품하며 다시 그녀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내 깊은 잠에 빠졌다. 그녀는 딸을 안은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짙은 밤,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산속은 캄캄했다.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