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괜히 김미진의 의심을 산다면 김미진에게 보여줬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테니까.그 생각에 안소현은 더욱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채 심지어 기사에게 고맙다는 말까지 건넸다.감사 인사를 들은 기사는 뜻밖의 상황에 놀라서 어쩔 줄 몰랐다.‘내가 뭘 들은 거지? 큰아가씨가 지금 고맙다고 한 건가?’확실히 놀라운 일이긴 했다.김미진도 안소현의 행동에 매우 만족했다.‘역시 내가 애를 잘 키웠어.’조금 전에는 상대를 오해했지만 지금은 툭툭 털어버리고 나지막이 고맙다는 인사까지 전했다.안소현을 학교에 데려다준 후 다시 기사를 돌아보는 김미진의 얼굴에는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다음부터는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또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냥 넘어가지 않아요.”기사는 곧장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이건 명백한 경고였고 김미지의 뜻은 분명했다.안소현에게 무례를 범해서는 안 되며 만약 들키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다.이 일은 기사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왜 지금껏 안소현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인물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을까. 앞으로 안소현을 경계해야겠네.’“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겁니다.”기사는 망설임 없이 자기 잘못을 인정했다.주인에게 들켰으니 이곳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면 순순히 말을 따르는 게 나았다.이후 기사는 정중하게 김미진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그녀를 안씨 가문 저택으로 모셨다.이때 안다혜는 아직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이 집을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집사는 벌써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그는 안다혜를 바라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작은 아가씨, 방금 왜 제가 말하지 못하도록 막은 거예요?”손을 ‘탁’ 치는 이 집사의 표정이 드물게 감정 기복을 보이고 있었다.“대회에 참가하는 건 큰 아가씨가 학교에 가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하잖아요.”이 집사가 이렇게 흥분하고 다소 실망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어린 안다혜의 얼굴은 여전히 차분했다.다만 초점을
그래서 평소에도 다들 못 본 척 넘어가곤 했다. 김미진이 지나치게 나쁜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그들 집안이라 굳이 참견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가정부가 스스로 그만둔 이후 기사는 큰 아가씨 안소현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찜찜했다.지금 처음으로 안소현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 같았다.운전할 때 자꾸만 뒤로 돌아본 탓에 결국 안소현에게 들키고 말았다.자제하며 최대한 일을 벌이지 말자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의 눈빛이 점점 더 공포에 질려가는 걸 보니 안소현은 속으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예전엔 왜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까. 기사가 그녀를 이렇게까지 무서워하는걸.문득 안소현이 입을 열었다.“아저씨, 왜 계속 백미러로 뒤를 보세요? 뭐 보시는 거예요?”이 말을 듣자 김미진의 졸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안소현이 갑자기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기사의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김미진도 입을 열었다.“기사님, 운전하면서 왜 뒤를 봐요?”김미진의 목소리를 듣자 기사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날 뻔했다.그는 급히 시선을 거두고 감히 뒤로 바라볼 용기도 사라졌다.“사... 사모님, 죄송합니다.”기사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저... 사실은... 오늘 날씨가 좀 쌀쌀해서 에어컨 온도를 올리는 게 어떨까 해서요.”기사는 머리를 쥐어짜며 겨우 둘러댈 변명을 생각해 냈다.그 말에 안소현의 표정이 다소 누그러진 건 사실이었다.그녀가 무슨 짓을 저질렀다는 건 모르는 모양이었다.‘다행이네. 아니면 가정부가 그만두고도 집에 감시할 사람을 남겨둔 건가?’생각만 해도 안소현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하지만 기사가 이렇듯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니 걱정도 금세 사라졌다.‘저런 사람이 꿍꿍이가 있어도 뭐 얼마나 대단한 일을 벌이겠어? 가난한 사람은 평생 저렇게 살아야 하는걸. 언제나 내 발밑에서 꿈틀거릴 수밖에.’이런 생각이 들자 안소현은 가볍게 말했다.“엄마, 제가 아저씨 호의를 오해한 것 같아요. 아저씨 운전하는 데 방해하지 않는 게
이성진에게 훈련받은 덕분에 어느 정도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게 되었다.바로 그런 이유로 안소현은 김미진 곁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했다.가능한 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았다.그러면 설령 김미진이 간섭하려 해도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야 할 테니까.혼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김미진이 곁에 있으면 오히려 주저하게 되곤 했다.하지만 이런 것에 대해 김미진은 안소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오히려 자신이 안소현을 이렇게 대하면 안소현이 고마워할 거라 생각했다.다른 건 몰라도 그녀는 안소현에게 정말 많은 애정을 쏟았다.심지어 안다혜보다 더 잘해줬고 이 점은 더더욱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김미진은 설령 앞으로 안소현의 정체가 드러난다 해도 그녀에겐 못 해준 게 없다고 생각했다.수년간의 동반과 보살핌으로 김미진은 이미 오래전부터 안소현을 자신의 딸로 여기고 있었다.보답이 아니라 오직 그녀의 몸이 건강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안소현은 매우 기쁜 듯 김미진의 어깨에 기대어 겉으로는 순종적이고 착한 표정을 지으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김미진은 그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단지 안소현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것뿐이고 안소현에게도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오로지 안다혜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김미진에게 자신을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아침에 안다혜의 실망한 표정을 보며 안소현은 속으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앞에 있던 기사는 백미러로 안소현의 표정을 보자 온몸이 저절로 오싹해졌다.오직 당사자만이 지금의 안소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고 있었고 김미진 앞에서 보여주는 건 전부 가면 일뿐 본성은 악랄한 존재였다.이전 가정부 사건에 대해서도 들은 바 있었다.그 가정부와는 꽤 가깝게 지냈고 평소 안씨 가문에서 가정부가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었다.게다가 기사의 아이도 가정부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녔다.그런데 어느 날 가정부가 급히 사직했고 아이가 힘들게 붙은 학교에도 자진해서 퇴학 신청을 했다.이 일을 아이가 집에 와서
하지만 김미진은 이 모든 것을 전혀 보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며 살짝 턱을 들고 있는 안소현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이 광경을 본 이 집사는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그는 곧장 뒤따라가 문 앞에서 말했다.“사모님, 그럼 둘째 아가씨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둘째 아가씨도 아직 어리고 학업이 중요하잖습니까. 그리고 오늘...”대회가 있다는 말을 채 하기 전에 김미진이 그 말을 가로막았다.그녀는 귀찮다는 듯 말했다.“됐어요, 나중에 사람을 보내서 데리러 오게 할 거라고 말했잖아요. 이 집사님, 당신은 괜히 참견하지 말고 본분을 지키세요.”“하지만 둘째 아가씨에게도 자기 할 일이 있습니다.”이 집사는 여전히 안다혜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말을 해 보려 했다. 그는 언제나 둘째 아가씨를 지켜주겠다고 생각했고 할 수 있는 도와주고 싶었다.하지만 이 집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미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지으며 운전기사에게 차를 출발하라고 했다.운전기사도 안다혜를 돕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김미진의 기사였다. 자신의 월급을 누가 주는지 잘 알고 있었다.아무리 도와주고 싶다고 해도 자기 자식도 아닌데 도와준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게다가 이렇게 큰 가문의 사정이니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차라리 자기 일이나 잘하자고 생각한 기사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시동을 걸었다.안소현은 김미진의 품에 기댄 채 만족스러운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표정에서는 걱정하는 듯한 기색을 비쳤다.“엄마, 동생한테 이렇게 해도 되는 거예요? 그 애가 우리 미워하면 어쩌죠?”안소현의 표정은 정말로 안다혜를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를 본 김미진은 안소현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럽게 달랬다.“괜찮아, 소현아. 넌 너무 착해서 탈이야. 걱정하지 마, 나중에 데리러 가게 할 거야. 너는 신경 쓰지 마.”그제야 안소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순진한 모습으로 말했다.“알겠어요, 엄마 말 들을게요.”김미진은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그래, 학교 가서 굳이 너무
하지만 어린 안다혜의 모습을 바라보는 안다혜의 가슴은 미어졌다.원래 천둥을 무서워했을 뿐 아니라 나이도 아직 어리고 이제 겨우 고등학교 2학년일 뿐이었다.그런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그 작은 몸이 이불 속에서 하염없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안다혜는 붉게 물든 입술을 꽉 깨물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그녀는 이전까지 한 번도 이렇게까지 자신을 불쌍히 여겨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야 그동안 자신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실 자신도 그저 어린아이였다. 그런데 왜 그토록 자신에게 완벽을 강요해 왔던 걸까.다 겪는 어린 시절이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은 완전하지 않았다. 그렇게 힘겨운 나날들을 버텨온 만큼 이제는 오히려 자신을 더 아껴줘야 하지 않을까.안다혜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침대에 몸을 기댄 채 어린 시절의 자신을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린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많은 건 바라지 않았다. 단지 아주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현실적이지 못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안다혜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어린 안다혜가 정말로 느낀 걸까, 안다혜의 위로 속에서 어린 안다혜는 천천히 안정되어 가는 듯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안다혜 자신도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정말로 어린 안다혜가 나의 존재를 느낀 걸까?’그 생각이 들자 안다혜는 더욱 조심스레 어린 안다혜에게 다가가 꼭 껴안았다. 자신의 닿지 못할 관심이라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다. 마치 두 개의 시간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성인이 된 자신이 어린 자신을 치유하며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었다.다음 날 안다혜가 눈을 떴을 때, 어린 안다혜는 이미 방 안에 없었다.사실 그녀는 굳이 잠들 필요가 없었지만 지난 며칠간의 압박감이 너무 커서 잠깐 눈을 붙였다.처음엔 아무렇지 않았지만 이내 진짜로 깊은 잠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어릴 적의 안다혜는 정말로 천둥을 무서워했지만 커가면서 조금씩 그 공포를 극복해 나갔다.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바로 지금 이 나이대가 가장 두려움을 많이 느꼈던 시기였다.‘그렇다면 엄마는 뭐 하고 있었던 걸까? 아무리 그래도 자신 역시 엄마의 자식인데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는 걸까?’그 생각이 떠오르자 안다혜의 마음은 서서히 식어갔다.이렇게까지 차별하는 게 정말 김미진이 바라는 일인 건지, 정말 자신이 김미진의 친딸이 맞는 건지 그녀는 한때 이 사실을 의심하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곧장 스스로 부정하게 되었다.의심할 필요조차 없이 김미진과 자기 얼굴을 비교해 보면 외모만 봐도 혈연관계라는 걸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안다혜의 얼굴은 김미진을 똑 닮았을 뿐 아니라 더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었다.누가 봐도 두 사람은 엄마와 딸이었고 그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제 더는 어리석게 친모인지 아닌지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지금 남은 문제는 단 하나였다. 김미진과 안창민 두 사람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안다혜는 꽉 쥔 주먹을 천천히 펴며 이제 그 문제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아무리 고민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마음속 깊이 묻어두는 게 낫다.언젠가 김미진이 스스로 말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안다혜는 김미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김미진은 누군가가 자신을 재촉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무슨 일을 처리하든 논리적이고 근거 있는 걸 좋아했고 성급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무모하다고 여기며 경멸하고는 했다.그런 이유로 김미진은 언제나 차근차근, 질서정연하게 일을 처리했다.그렇게 두 모녀는 각자의 공간에서 잠이 들었다.김미진은 하루의 피로가 쌓여 안소현을 품에 안은 채로 깊이 잠들었다.한편, 안소현은 머릿속으로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하고 있었고 밖에서 울리는 천둥소리가 오히려 자장가처럼 들렸다.그녀는 그렇게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김미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