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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장커피

Author: 은울림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8 19:43:07

아는 얼굴에 환하게 표정이 변모되는 라임을 명서가 궁금한 듯 쳐다보았다.

라임은 들고 있던 커피를 입에 머금고 미간을 찡긋 거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역시 장커피는 여전하네요"

다음 시음자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선 라임과, 두 명의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테이블을 벗어난 장사장이 한쪽에 서서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30대 중후반 정도에 평균보다 조금 더 큰 키. 갈색빛 머리카락에 눈웃음이 유난히 예쁜 장부현 사장은, 여성 손님들에게 인기가 상당해서 사장 얼굴을 보려고 카페를 부러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게요.. 한..2년 됐죠?"

라임이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손님 다니시는 회사가 아론 리빙이라고 했었죠 참"

"네 맞아요. 오랜만에 장카페 커피 마시니까 너무 좋네요. 장카페가 저희 회사로 들어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진심이었다.

그동안 장카페 커피가 가끔 생각났던 라임이었으니까..

"저도 꼭 들어오고 싶네요"

"만약에 여기로 들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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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성이 외골수   36. 익숙한 풍경, 어울리지 않는 차량

    "아이고~ 라임이 왔어?""네 이모 안녕하셨어요?"15년 째 기사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 권씨 아주머니가 라임을 반갑게 맞아주었다"곧 손님들 닥칠 시간이니까 먼저 앉아서 점심 먹어""아빠랑 이모는?""점심시간 지나고 먹어야지""그럼 나도 점심시간 지나고 먹을 거야""그러던가 그럼~ 집 가서 좀 쉬다가 와""쉬기는~ 일손 부족한 거 아는데..."빨아 놓은 행주를 손에 쥐고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닦기 시작하는 라임을 훈종이 안쓰럽게 바라보았다.라임은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며 힐끔 훈종을 바라보며 말했다."훈종씨 운동 좀 해. 다리가 갈수록 얇아져가 왜~""아빠가 운동할 시간이 어딨냐?""만들어서라도 해. 식당 브레이크 타임을 갖던가.. 건강 좀 챙기라고..""아이고 걱정마셔 네 아빠 건강하거든?"라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약하게 한숨을 쉰다"오래 사셔~ 훈종씨 없음 나 혼자니까"훈종의 가슴이 턱 하고 막혀왔다.평소에 잘 하지도 않던 말을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꺼내고 있는 걸 보니 필시 무슨 일이 있는게 분명한데 말해주지 않을 게 뻔하니 애만 태울 수밖에.."녀석아 결혼은 안 할거야? 결혼하고 자식 낳으면 그게 네 가족인데 무슨 그런 소리를 해""안 해 그런 거"훈종이 가만히 서서 라임을 쳐다보았다.그 때 가게 문이 열리고 손님 둘이 들어섰다"어서오세요""어? 라임이 왔구나!""아저씨 안녕하세요~ 뭐 드릴까요?"오랜 단골인 중년 남성들이 라임에게 아는체를 했다"제육 하나, 김치찌개 하나 줄래?""넵! 3번에 제육 하나 김치찌개 하나요!!"주방을 향해 큰소리로 외치더니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테이블로 가져다 드렸다곧 다른 손님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식당 안은 금세 테이블이 만석을 이루었다시끌벅적한 동네 기사식당은 1시를 넘어가니 들어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조금씩 뜸해지기 시작했고, 드문드문 빈 테이블이 생기기 시작했다."이제 좀 앉아서 쉬어"훈종이 카운터 의자를 가리키며 말하자 때마침 3명의 중년 남성들이 식당

  • 천성이 외골수   35. 세훈의 기일

    [다음 날]라임은 아침 일찍 회사로 가 어제 벌려 놓은 것들을 정리하고, 다시 회사를 나섰다Rrrrrt Rrrrrr"어 훈종씨"-귀똘~ 오늘 집에 와?-"가야지.."-점심 전에 올 거야?-"응~ 가게로 바로 갈게"-그래 조심해서 와-매년 오늘은 어김없이 휴가를 내어 아빠 훈종이 있는 양주로 향한다.세훈이 세상을 떠난 날.라임은 훈종과 시간을 보내고 돌아올 계획이다.오랜 벗을 떠나보낸 10년 전 이 날,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그 날도..일 년에 두 번 이 날들 만큼은 절대로 훈종을 홀로 두지 않는다.진호가 나타났다는 말은 전하지 않겠다.괜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싶지 않다.10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또 10년, 20년 그렇게 계속 살아내다 보면, 언젠가는 희미해지고 잊혀지겠지...적어도 훈종은 그랬으면 좋겠다.***Rrrrrrr Rrrrrrrr"네"할머니 서애정 회장의 전화다.-서후야~ 오늘 저녁에 집에 올 거지?-"네 시간 맞춰 가겠습니다“-그래.. 올해는 서후 네가 있어서 참 좋구나.. -"저녁에 뵙겠습니다"런던에 있으며 매년 홀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기일을 맞을 때마다 사무치게 라임이 그리웠다.작은 몸으로 자신을 꼭 안아주던 그녀의 온기가 그립고, 함께 울어주던 그녀의 마음이 서글플 정도로 그리워서 드로잉 노트를 펼쳐 놓곤 몇 장이고 그녀를 그리고 또 그렸다.웃는 모습, 우는 모습, 화 내는 모습, 장난끼 어린 모습.. 보고 싶은 얼굴을 제 손으로 그려가다 한참을 울기를 반복했다.오늘 라임이 휴가를 내고 양주 집으로 갔다는 얘기를 성빈을 통해 들었다-오늘.. 너희 아버지 기일이잖아..-'그걸 어떻게 기억하고..'-라임이 누나가 항상 기억하고 있었지.. 너희 어머니들 기일이랑 네 아버지 기일 때마다 휴가내고 양주에 가거든, 아저씨랑 같이 시간 보내고 돌아오곤 해-성빈의 말에 서후는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조여왔다.그리고 성빈의 다음 이야기에 서후의 눈빛은 매섭게 변했다-그런데... 내가

  • 천성이 외골수   34. 부사장님을 마주 볼 수 있는 급이 못 돼요

    "흑......“"널 보는 순간 10년 만에 처음으로 숨이 쉬어졌는데...네가 등 돌릴 때마다...죽을 것 같아""너......흑.....너 진짜...""나 좀 살려주라..."퍽 퍽 퍽라임이 안긴 채로 주먹을 쥐고 서후의 팔뚝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더 때려... 풀릴 때까지 때려.."오히려 팔뚝을 내어주는 서후의 모습에 라임은 손을 거두고 엉엉 울어버렸다.머릿속은 복잡했고, 속은 매웠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지금은 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눈이 퉁퉁 붓도록 울다가 겨우 정신이 차려진 라임이 몸을 떼고 서후를 올려다보았다.‘아파. 널 보는데 너무 아프다고.’마음을 진정시킨 라임은, 서후가 자신의 뺨에 손을 가져오자 고개를 돌려 피해버렸다.서후의 젖은 눈에 더욱 슬픔이 앉았다."10년동안, 너도 나도.. 많이 변했어..“눈물의 여파가 남아 훌쩍 대면서도 꿋꿋하게 말을 이어가는 라임이었다."네가 더이상 안진호가 아니듯이.. 나도 천진난만하기만 했던 겁 없는 23살 이라임이 아니야... “".....""네가 당연히 내 옆에 있을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때가 있었어... 근데, 세상에 당연한 건 없더라..“".....""난.. 이제 자신이 없어 진호, 아니 안서후 부사장님..""라임아..""그러니까...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요. 당신은 안서후 부사장님으로, 나는 부사장님의 부하직원으로.. 내가.. 부사장님을 마주 볼 수 있는 급이 못 돼요..."투두둑...서후의 눈에서 거침없이 물줄기가 쏟아졌다.그 눈물이 너무 아파 하마터면 그를 안을 뻔했다하지만 라임은 마음을 다잡았다이제 우리는 사는 세계가 다르기에..더 이상 마주보고 걷기엔 그가 너무 먼 곳에 다다라 있었기에...10년동안 라임은, 염치를 배우고, 분수를 익혔다.자존심과 정의감만큼은 여전했지만, 이젠 사리분별을 하고 그것들을 눌러 놓을 수 있을 만큼 혹독한 세상을 겪었다.감정만으론 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

  • 천성이 외골수   33. 트로이메라이

    "이번 콜라보 프로젝트... 미소1004에서 같이 하게 되었거든..""....설마....""응. 그 설마가 맞아. TF팀 팀장으로 왔더라""헐... 미친놈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더 웃긴 건, 디자인 1팀이랑 작업하고 싶다고 얘기했대""......""걱정 마 부사장님이 거절했어 2팀이 맡을 거야""부...사장님...이요?""응. 부사장님은 우리팀 누군가가 심희준이랑 미리 짜고 벌인 일인 줄 아시고 물어보시더라고... 내가 아니라고 얘기하긴 했어“라임은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서후가 심희준을 만났다는 것부터가 불편했고, 뭔지 모를 불안감이 온몸을 휩쓸었다."혹시나 회사 안에서 마주칠까 봐 미리 말해 두는 거야""마주쳤는데 아는 체 하면 가만 안둘거예요"***퇴근 시간이 되었음에도 라임은 벌려놓은 일들을 정리 할 생각이 없었다."이과장 퇴근 안 해?“"이거 마무리하고 가야 할 듯요. 내일 저 휴가잖아요“"아~ 맞다 내일 휴가 냈지? 그래 그럼 모레 봐~""넵"모든 직원이 퇴근을 하고, 1팀실에는 라임 혼자 남은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었다그 시간 홀로 밖에서 라임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서후는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 라임이 걱정되어 다시 회사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린 후 디자인 1팀 실을 향해 걸었다2.3팀은 모두 퇴근했는지 암전 상태었고 1팀 실에서는 한 자리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천천히 1팀실 안으로 들어간 서후의 발자국 소리에 돌아볼 법도 한데..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작업을 하고 있는 라임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목업 작업에 집중 하고있는 라임의 모습을 먼 곳에 서서 바라보는 서후의 입술에 옅은 미소가 걸린다.전문가 다운 손놀림과 진지하게 몰두하고 있는 모습에서, 함께 하지 못한 10년의 빈 세월이 느껴져 못내 아쉬웠다.‘더 멋있어졌네...’조용 조용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귓가에 오래전 듣던 피아노 선율이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 천성이 외골수   32. 심희준

    서후가 심희준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이하준 이사님, 이번 콜라보 프로젝트 상품 범위가 어떻게 된다고요?""네 텀블러, 시리얼볼, 가정용 식판, 도시락 통 등 주방 용품들 위주로 제작될 예정입니다"서후의 말의 의도를 알아챈 이하준 이사가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심희준 팀장님? 저희 아론리빙 디자인부는 각 팀마다 맡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1팀은 거실 용품, 2팀은 주방 용품, 3팀은 침실 및 욕실 용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아론리빙에서는 2팀에게 이번 프로젝트를 맡길 생각입니다""아....""디자인 1팀 팀장님을 이 자리에 부른 건, 미소 측에서 1팀과 작업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1팀 팀장님께 가능 여부를 묻기 위해서였는데, 물어볼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아는 사람이 있어서... 그건 타당한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디자인 2팀으로 진행하겠습니다""네.... 알겠습니다"서후가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회의실을 벗어났다.남비서는 고운 팀장을 향해 잠시 부사장실로 올라오라 전달한 후 바로 서후를 따라 회의실을 나왔다.엘리베이터가 19층에 멈추자, 고운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처음 올라와 보는 19층이라 긴장이 되었는지 두 손에 살짝 땀이 찼다.부사장실 앞 2명의 여직원 중 1명이 웃으며 부사장실로 안내하고,똑똑똑 대신 노크를 해 주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부사장실 문이 열리자 남비서가 고운을 안으로 안내했다.‘와~~부사장실 엄청 넓네...’먼저 올라와 서류에 사인을 하고 있던 서후가 고운이 들어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고운이 긴장된 표정으로 서후가 앉아 있는 책상 앞으로 와 섰다."고운 팀장님.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네..말씀 하십시오""혹시, 1팀 팀원들 중에 미소1004에 아는 사람이 있다거나, 심희준 팀장과 관련된 사람이 있습니까?“고운은 당황했다. 사실 회의실에서 심희준의 얼굴을 본 순간, 그가 누구인지 기억을 해낸 후였기에 혹시나 1팀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될까 조마조마

  • 천성이 외골수   31. 쉽지는 않을거다

    Rrrrrrr"어 누나"-어디야. 왜 안 와?-"아..잠깐 일이 생겼는데.. 곧 들어가"-알았다-휴대전화를 내려놓자 서후가 성빈의 휴대전화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어. 맞어 라임이누나. 유주 누나랑 라임이 누나 집에서 한 잔 하고 있었거든“서후가 빈 잔에 술을 채우고 한 입 털어 넣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셋이... 여전히 자주 만나나 보네""그럼! 라임이 누나 옆에 우리라도 없었어 봐... 나랑 유주 누나가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데.."서후가 아랫 입술을 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스스로의 선택이 이렇게까지 후회스럽고 끔찍하게 느껴졌던 적이 있었던가?분노와 책임감으로 한 가지 목표만 보고 달려왔던 것이, 가장 소중한 이의 마음을 무너뜨리는 일이 되었다."내가 널 몰라? 너 마음 먹으면 다른 거 안 돌아보고 그것만 보고 가는 놈이잖아. 아론도 그랬겠지.. 근데...""....""라임이 누나 한테는.... 휴..... 됐다 이미 엎지러진 물, 말해봤자 뭐해..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이야?""....10년동안, 매일 생각났어.. 매일, 마음을 다잡고, 악착같이 버텨왔는데... 내 눈 앞에 라임이가 있잖아...."씁쓸하게 웃는 입술과는 상반되게 두 눈은 붉다 못해 투명한 습기를 머금고 애써 참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래서""임성빈... 내가 더이상, 라임이를 안 볼 자신이 없는데... 여기서 또 못보게 되면... 죽을 것 같은데....""....""자격 없는 거 아는데...""하... 이기적인 새끼....."".....""쉽지는 않을거다. 알잖아 누나 성격 확실한 거.. "성빈이 소주 1병을 더 시키고 직접 까서 서후의 빈 잔을 채운다.답답했는지, 자신의 잔을 채우자마자 한 입에 들이키더니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너 비워내느라 누나 시간 오래 걸렸다. 3년 전에 겨우 연애를 시작했는데...."라임이 연애를 시작했다는 말에 서후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개 쓰레기를 만나서 1년 만에 처참하게 깨졌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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