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쌀쌀한 아침 바람이 코끝에 맺히며, 가을이 무릇 깊어졌다.
사실 서현에게 계절은 흑백사진 같은 것이었다. 내 것이 아닌 누군가의 것이었던 오래된 흑백사진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지음은 가을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가을은 보석함 같아.’
‘보석함?’
‘응, 하나씩 꺼내서 보답하는 계절이거든. 저기 저만치 높아진 하늘이 무대고, 나는 거기 서서 빨갛게 익은 내 심장을 꺼내서 던지는 거야. 내 혼신을 받쳐서 발을 내딛고, 내 숨을 다해서 반드시 이겨야 해. 그렇게 증명하고 보답하는 계절.’
새파란 하늘을 그렇게나 한참 올려다본 게 언제였을까. 지음을 따라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을 올려다본 날, 지음은 그렇게 자신의 가을 그리고 보석함에 대한 이야길 해주었다.
그때는 그저 근사하게만 들렸는데 그로부터 몇 년 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야구’를 제대로 알게 되고 나서야 야구 선수에게 ‘가을’이 얼마나 벅차면서도 버거운지, 고대하면서도 고단한지, 환희로우면서도 처절한 것이었는지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
아무튼 그렇게 찬란한 그의 가을 하늘을 따라 올려다볼 땐, 내가 주워 든 흑백사진에도 푸른 잉크가 배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한동안 보이지 않던 아버지의 신발이 현관에 보인 순간, 모든 것이 착각일 뿐이었다. 내 흑백사진은 결국 흑백으로 끝날 운명이었다.
어둠이 짙게 내린 방 안 구석에 쪼그려 앉은 서현은 무릎에 얼굴을 묻고 핸드폰 너머로 번져오는 온전하고 따뜻한 지음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서현아.
한 번만 더 이기면 본인의 팀이 한국시리즈에 간다며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지음이 조용히 서현의 이름을 불렀다.
이에 서현이 무거운 고개를 들었다.
서현의 시야로 들어오는 방 안은 빛이 피해 간 듯 어둠만이 깔려있었고, 찢겨 엉망이 된 옷가지들 사이로 가위와 깨진 컵 조각들이 서늘하게 늘어져 있었다.
한동안 어딜 다녀온 건지, 엉망이 된 몰골로 친엄마를 찾으며 온 집안을 다 때려 부순 정신 나간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또다시 서현에게 퍼부은 그 여자의 흔적이었다.
“진짜 멋있네, 강지음.”
서현은 정말로 축하해주고 응원해 주고 싶은데…지음의 목소리에 자꾸만 울음이 삐져나오려 해서 마음만큼 호응을 해주지 못했다. 그래서 지음이 서운해 하나 싶어 겨우 꺼낸 말이었다.
하지만 물기 어린 서현의 목소리에 지음의 목소리가 짐짓 더 낮게 깔렸다.
―…마서현…너 지금 울지?
지음의 물음에 서현이 다시 고개를 묻고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때, 서현의 검고 긴 머리칼이 멍든 무릎을 따라 흘러내렸다. 마구 잘려나간 머리칼들이 바닥으로 힘없이 흩어졌다.
―너 왜 내 말 안 들어. 우리 집에 가 있으랬잖아.
나는 그때…….
“…가면? 가면 뭐가 달라져?”
아무래도 나를 사랑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뭐? 서현아…!
“…미안, 그만 끊을래.”
―잠깐, 잠깐만. 내가 지금 갈게. 응?
애절한 그의 목소리를 매정하게 던져버렸다. 나둥그러진 핸드폰 화면이 까맣게 변해버렸다.
그의 환희와 열기가 나로 인해 식었다. 내가 그의 행복을 망쳐버렸다.
역시…나는 이런 나를 사랑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켠 핸드폰에는 지음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문자들이 수두룩하게 쌓여있었다.
새벽 세 시 반에 도착한 마지막 문자까지 읽었을 땐, 눈이 퉁퉁 부어 제대로 떠지지도 않았다.
[서현아, 계속 기다리다가 오피스텔로 왔어. 이따 아침에 다시 집 앞으로 갈게. 정말 너무 보고 싶다. 너 얼굴 봐야 나 훈련 할 수 있을 것 같아. 얼굴 보여 줄 거지?]
미쳤어. 강지음. 진짜 오면 어떻게 해.
아니지, 마서현, 이 나쁜 년아! 중요한 경기 있는 사람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런데…그런데 있지…너무, 너무 보고 싶다. 강지음.
서현은 엉망이 된 머리를 질끈 묶고 손에 대충 잡히는 겉옷을 집어 들고 서둘러 방문을 나섰다. 아버지는 술에 뻗어 소파에 널브러져 있었고, 식탁 앞에 앉아 있던 그 여자가 소주병을 들다 놀란 얼굴로 저를 바라보았다.
아침 댓바람부터 술을? 저 여자가?
아버지 때문인지 일절 술만큼은 입에 대지 않던 여자였다.
그래서 더 지독하다고 생각했었다.
“어디 가니? 그 꼴로?”
그 여자는 물컵에 소주를 마저 따르며 취기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이 꼴로 만든 게 누군데. 상관 마세요.”
“너, 연애하니?”
짙은 술 냄새에 얼른 멀어지려던 서현의 발걸음이 움찔 하고 멈춰 섰다.
“…나 따라서 일 나가긴 죽어도 싫다길래, 무슨 대단한 일을 하려나 했는데. 연애질이라니, 기도 안 찬다, 얘. 되게 웃겨, 너”
서현은 비틀거리며 풀린 눈으로 저를 이죽거리는 그 여자를 그저 노려보았다. 그때 쥐고 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서현은 그제야 분한 고개를 돌려 현관으로 걸어 나갔다.
“너…!! 너, 네 엄마 어디 있는지 알지? 너랑 네 애비도 나 버리고 도망갈 거지!?”
발악하는 그 여자의 목소리가 찢겨 들려왔지만, 서현은 그저 입술을 당겨 물었다. 구겨진 운동화가 영 펴지지 않아 그대로 구겨 신고 얼른 문고리를 잡았을 때, ‘쨍그랑!’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너도 네 애비도 내가 다 죽여 버릴 거야!”
하, 누가 할 소리를.
“처음이네.”
서현이 조소하며 답했다.
“뭐?”
“이 집에서 들은 소리 중에 제일 내 마음 같은 말.”
서현은 서늘한 얼굴로 말을 마치고 현관문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 그 여자가 중얼거린 그 한마디를 제대로 들었다면―나는 절대 그 문을 열고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절대로.
집 대문을 나섰지만, 지음이 보이지 않아 서현은 그의 오피스텔로 미친 듯이 내달렸다. 얼얼한 다리가 몇 번이고 힘이 풀려 고꾸라질 것 같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미안하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말해줘야 했다.
칠흑 같던 내 세상에 파란 하늘을 보여준 그에게, 거지 같은 내 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아서.
그리고 나도 보고 싶었다고. 꼭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를 다시 만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아니…어쩌면 만나지 않으려고 기를 쓴 세월이 10년이었다. 그리고 기어코 10년 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오랜만이야. 마서현.”
“이연 작가, 아니…강지음…내 첫사랑이야.”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고 나서야 서현은 자신이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조금 이상했다. 회사 생활에서 굳이 개인사를 운운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건하는 상사이기 전에 자신을 아껴주는 선배였고, 지금 그가 묻는 것도 업무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계속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게 오히려 함께 일하기엔 더 불편할 것 같았다.“첫사랑?”생각보다 더 당황한 얼굴로 건하가 되물었다.하긴 ‘남자’ 얘기라곤 꺼내본 적 없는 제 입에서 대뜸 ‘첫사랑’이라니.“응, 뭐 그냥 어릴 때 동네에서 오다가다 알던 사람. 그런 거 있잖아.”“좋아했어? 네가?”건하의 물음에 서현의 턱이 얕게 떨렸다.아무렇지 않게 남의 일처럼 첫사랑이라는 말을 꺼내 놓고서, 정작 ‘좋아했냐’는 단순한 물음 앞에서 서현은 수많은 말을 삼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랬겠지. 첫사랑인데. 선배도 해봐서 알 거 아냐. 별거 아니잖아?”“그래?”건하의 짧은 되물음에 서현이 ‘그럼’ 하는 얼굴로 스테이크에 포크와 칼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난 못 잊었는데, 첫사
“선배, 이건 너무 거창한데.”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새하얀 린넨으로 깔끔하게 덮인 테이블 위에는 반짝이는 커트러리와 크리스털 잔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곧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서버가 조용히 다가와 물잔을 채워주웠다. 건하는 익숙한 듯 메뉴를 넘기며 몇 가지를 간결하게 주문했고, 서버는 정중하게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까눌레보다도 작은 아뮤즈 부쉬가 먼저 나왔다. 작은 구성임에도 그림처럼 예쁘게 놓인 음식은 선뜻 먹기 아까울 정도였다. “먹어 봐. 그만 바라보시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낯설고 어색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건만, 선배에게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공간처럼 보였다. 새삼스러웠다.이렇게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인데도, 문득 윤건하라는 사람이 낯설게 느껴졌다. “밥, 술, 해장, 디저트 다 한 번에 까려고 머리 쓴 거지?” “뭐, 머리 쓰면 봐주고?” “어림없지! 술이랑 해장은 내가 가자는 곳으로 가요. 나 이런 거 어려워. 맛도 모르고.” 이어지는 전채요리와 수프도 고급 재료의 풍미와 다채로운 색감이 오감을 자극했다. 수프의 적절한 온도가 어지러운 속을 조금씩 달래주었다. 따뜻한 수프가 속을 부드럽게 풀어줄 즈음, 건하가 냅킨으로 입가를 가볍게 닦으며 낮게 물었다. “서현아,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 “…선배 그날은,” “강지음 그 사람, 혹시 너한테 중요한 사람이야?”
“…너 울어?”어느새 기울어 있던 몸을 바로 세운 지음이 서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크린에서 쏟아지는 커다란 빛이 그의 얼굴 위를 여러 색으로 스쳐 지나갔고, 뒤편에서는 고조된 영화의 OST가 장중하게 울려 퍼졌다.영화 때문이었을까.미안하다는 그 말 때문이었을까.그리고 왜…왜 나 때문에 못 자는데!진짜 싫어.진짜, 너무 싫어…!지음은 한참 동안, 제 커다란 재킷에 파묻힌 채 아이처럼 우는 서현을 말없이 바라봤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지음이 서현의 손목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가자.”지음은 그 이상 별다른 말 없이 울고 있는 서현을 이끌고 상영관을 빠져나왔다. 어두운 상영관 문을 지나 텅 빈 영화관 복도를 걸어, 로비,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닫힌 엘리베이터 안에는 서현의 엷은 흐느낌만이 희미하게 맺혔다.“…놔, 알아서가.”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제 손목을 잡고 있는 지음의 뒤통수가 괜히 미웠다.아니, 더 싫은 건 바보처럼 그의 앞에서 울어버린 자신이었다.“영화가 그렇게 슬펐어?”서현이 손목을 빼내려 하자 지음이 오히려 손에 힘을 주며 물었다.“원래 슬픈 영화잖아.”한참을 뒤통수만 보여주던 지음이 천천히 돌아섰다. 밝은 조명 아래 드러난 그의 얼굴은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근데 왜 날 보고 울어.”
“안녕하세요, 윤건하 대표님.”“그쪽이 왜, 여기-.”그 순간, 기획안 하나가 건하의 뇌리를 스쳤다. 현재 휴가 중인 기획팀 권지혁 팀장이 주승에게 처음 단독으로 맡긴 건이라며 잘 좀 도와주라고 내밀었던 기획안이었다.한창 주가를 달리던 여 아나운서가 프리를 선언한 뒤, 본인 이름을 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진행자 롤을 꿰찼고, 예능과 라디오는 물론이고 오프라인 특강과 강연까지 섭렵했다며 해당 아나운서의 에세이 출간을 기획했다고 했었다.그게 바로 홍연지 아나운서였다.“아…이게 이렇게 되네.”건하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혼잣말을 내뱉자, 연지가 웃음기를 걷어내곤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오늘따라 나를 반기는 사람이 영 없네요? 나 그 정도는 아닌데. 아니에요?”“누가 안 반겨요? 난 반가워하는 중인데. 주승 씨랑 미팅은 잘했어요?”“와, 진짜 대표님 같네. 그날은 생 양아치 아닌가 했거든요.”건하가 연지의 맞은편에 앉으며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래도 그게 쉬울 뻔했는데, 일이 또 이렇게 재밌어지네요.”"세상은 좁고, 사람 인연은 질기구. 그쵸?"연지가 다리를 천천히 꼬았다. 치마 트임 사이로 연지의 새하얀 허벅지가 드러났다.“저도 다시는 볼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만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무튼 잘 부탁드려요, 윤 대표님. ”단정한 차림과 달리 연지의 말과 몸짓에는
“어머, 서현아. 괜찮아? 발을 헛디뎠나 보다. 내가 너무 반가워서 놀랐나? 하하, 어떻게에—”지음의 한 팔에 안기듯 기대 있던 서현을 연지가 다시 잡아당겼다. 얼결에 지음의 품에서 떨어져 나온 서현이 정신을 차리고 연지의 손을 휙 뿌리쳤다.“반가운 건 몰라도 놀라긴 했네. 미팅하러 온 거면 저쪽 작은 회의실로 가면 돼.”“어머, 안녕하세요!”연지는 서현의 말에 대답은커녕 단칼에 눈길을 거두곤 지음을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서현에게 향해 있던 표정과는 전혀 다른, 놀란 기색이 스친 얼굴이었다.지음은 연지의 인사를 가벼운 목례로 받아주곤 서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대리님, 가시죠.”“네? 가긴 어딜-.”역시나 지음은 서현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발길을 옮겼다.하, 정말…!지음도 모자라 연지까지.짧은 시간 안에 극심한 피로가 몰려들었다. 서현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그래도 연지와 마주 서 있는 것보다는 지음을 따라가는 편이 나았다.그때였다.연지는 자신을 지나쳐 멀어지는 지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분명 맞는데…”서현의 걸음이 아주 잠깐 느려졌다.연지가 지음을 알고 있는 건가?그 의문이 머릿속을 스칠 즈음, 주승이 잰걸음으로 다가왔다.“대리님, 괜찮으세요?”“응, 신경 쓰지 말고 얼른 회의실로 안내해. 미팅 잘하고.”주승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빛이었지만 더 묻지 않은 채 연지를 작은 회의실로 안내했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잠시 확인한 서현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이미 지음은 사무실 밖으로 나간 뒤였다.“하…….”그를 따라 사무실을 나선 서현은 입구를 벗어나자마자 지음을 잡아 세웠다.“가긴 어딜 가냐고.”지음이 천천히 돌아섰다. 지음은 왠지 화가 나 보였다.“저 여자 뭐야? 뭔데 너를-,”“나를 뭐?”“뭔데 너를 밀어. 분명히 밀었잖아.”서현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망설였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저렇게 화난 얼굴을 하고 있는 지음을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다.
“마 대리, 인사는 이따 하는 걸로 하고 잠시 자리 좀.”건하가 서현에게 나긋한 투로 양해를 구했지만, 서현은 토요일 호텔 로비에서 느꼈던 팽팽한 긴장감이 겹쳐 내심 불안해졌다.하지만, 이 불편한 구도에서 벗어나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네.”짧게 대답한 서현이 조용히 회의실을 빠져나왔다.서현이 회의실 문을 닫고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주승과 채연이 빠르게 달라붙었다.“대박! 대리님이 진짜 이연 작가 잡아 오신 거예요?!”주승이 가슴에 태블릿과 프린트를 한가득 끌어안은 채 호들갑을 떨었다.“잡긴 뭘 잡어.”서현이 애써 시큰둥하게 대꾸하며 회의실 쪽을 힐끗 바라봤다. 유리문 너머로 두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괜히 가슴이 답답해졌다.평소 점잖던 채연도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역시 우리 마숲의 에이스! 근데 강 작가님이 말씀하신 게 진짜네요! 아우라가 완전…와.”“채연씨, 디자인 브리핑 작성 다 했어?”“아…거의 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주승님 기획 미팅 참관해도 된다고 하셔서 가려던 참이라…”서현이 채연의 말에 주승에게 시선을 슥 옮기자, 주승이 발을 동동 굴렀다.“떨려 죽겠어요! 사무실 곧 도착하신다는데…!”서현은 그런 주승을 바라보다 픽 웃었다.“준비한 만큼만 해요. 괜히 잘하려고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