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장대비가 오던 날 영락없는 거지꼴로 내달리던 스무 살의 나는 어느덧 서른 살이 되었다.
서른 살의 마서현은 이제 비가 오는 날이면 출근길부터 걱정하는 영락없는 직장인이 되었다.
평범한 서른 살의 직장인. 가져본 타이틀 중 가장 근사한 타이틀이다.
물론 그 타이틀을 얻기까지 쉽지 않았다. 지옥 같던 집안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온 힘을 다 써야 했으니까.
10년 전 그 일이 있고, 강지음에게서 도망친 나는 가족에게서도 도망쳤다. 죽을힘을 다해서. 몇 년 뒤 어렵게 만난 친엄마마저도 도박 빚에 허덕이고 있었으니, 그때의 나에겐 도망치는 것만이 사는 길이었다.
그래서 나를 아는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쳤다.
그나마 그 끔찍한 굴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던 건,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내 힘으로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부터였다. 대학 생활에 대한 낭만은 없었다. 그저 1분1초라도 멀쩡하게 살고 싶어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 알코올중독에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를 버렸고, 다시 만난 친엄마도 버렸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남자도 버렸다.
그러니까 ‘나’만큼은 멀쩡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 독기가 통했는지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고, 몸을 쓰지 않고 돈을 버는 경험도 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끝내 익숙해지지 않았다. 혼자 살아남기 위해 가장 먼저 버린 것이 가족과 사랑이었는데, 생판 남에게 얼마나 상냥할 수 있었겠는가.
외모 때문인지 다가오는 남자들은 있었지만, 얼마 못 가 재수 없다, 싸가지 없다는 소문만 남겼다. 그러면 같은 집단 사람들은 그 소문을 쉽게 믿고 따돌리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오래 머물 수 있는 회사가 없었다.
그때, 내 앞에 나타나 준 사람이
“마서현!”
있었다. 항상 그럴 때마다 나타나 주는 사람.
“선배, 아니…대표님. 오셨어요?”
윤건하. 서른다섯의 그는 서현의 대학 선배이자, 현재 서현의 직장인 ‘마음의 숲’ 출판사 대표다.
“둘이 있을 땐 그냥 선배라고 하라니까. 아니, 오빠라고 좀 해 봐. 혹시 사람들이 듣고 오해하고 그러면 진짜 재미겠다. 그치?”
고급 외제 차에서 내린 건하가 차 키를 주머니에 넣으며 서현의 옆에 와 툭 부딪히며 장난스레 말했다.
그는 큰 키에 밝은 갈색 머리, 희끗한 피부. 특유의 날티와 귀티가 묘하게 공존하는 사람이었다.
건하는 자연스럽게 서현의 어깨에 팔을 걸며 장난스럽게 ‘오빠 말고 여보 해볼까?’라며 연신 키득거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3층짜리 주택을 개조한 출판사로 들어섰다. 작은 마당 한편의 오래된 나무와 장독대 위에는 오색 낙엽이 소복이 내려앉아 있었다. 서현은 잠시 장독대 위 낙엽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윤건하 대표님. 어제 또 술 드셨죠? 아침에 회의 있는 날은 좀 그러지 말라니까.”
“내가 너한테 그 잔소리 들으려고 마시는 거잖아. 얼마나 좋아. 마누라 같고.”
“아, 귀신은 뭐 하나 몰라. 이런 인간 안 잡아가고.”
“어우, 또! 이 애늙은이. 너 그럴 때마다 소름 돋아. 우리 집 왕 여사 생각나서.”
건하의 말에 픽 웃는 서현의 머리 위로 노란 낙엽이 포록 떨어져 얹혔다. 서현보다 한참 키가 큰 건하가 얼른 서현의 머리 위 낙엽을 쏙 집어 서현의 눈앞으로 쑥 내밀었다.
“애늙은이 아가씨. 자, 선물. 가을이다.”
바스락, 바스락. 걸음걸이마다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10년이 지난 서현의 가을은……
“대표님, 이렇게 부하 직원한테 쓰레기 주고 그러는 거 다 직장 내 괴롭힘이거든요.”
“와, 출판사 다닌다는 애가 이렇게 낭만이 없고, 무드가 없어.”
여전히 흑백사진이었다.
*
“네? 이연 작가요?”
“응, 나 아는 형이 그… 이연 작가 ‘사라진 계절’ 작업한 출판사 대표거든. 거기가 대형출이라 다음 작품도 바로 계약할 줄 알았더니, 그 작가가 안 한다고 했다는 거야?”
‘마음의 숲’ 출판사 내부는 고즈넉한 외관과 달리 현대적인 우드 톤으로 꾸며져 있었다. 공간 곳곳엔 크고 작은 식물들이 놓여 있었고, 중앙에는 온실 같은 회의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회의실에는 건하와 직원들이 회의하고 있었고, 기획과 편집을 함께 맡는 서현도 자리에 앉아 있었다.
기획팀 사원 임주승이 ‘이연’ 작가 이야기에 여전히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재차 질문했다.
“그래서 대표님이 이연 작가를 잡아 오신 거예요?”
“내가 또 남자는 사냥을 안 하잖아.”
“아…이연 작가 정말 남자분이셨구나…”
왠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는 주승을 보며 건하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서현을 바라보았다.
“마 대리가 좀 잡아 오자.”
유리잔을 만지작거리던 서현이 썩 마뜩잖은 얼굴로 고개를 기울이며 답했다.
“제가요?”
벌써 가시 돋친 서현의 반응에 건하가 톤을 올렸다.
“마 대리가 우리 출판사 에.이.스 잖아.”
“대표님, 강은하 작가님 작품 끝나면 다음 건은 기획업무 배제 해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저 이 회의 그냥 그만할까요?”
싸늘한 서현의 반응에 주승과 인턴 김채연이 입을 꾹 닫고 눈알을 굴리며 분위기를 살폈다.
하지만 건하는 서현의 반응에도 아랑곳이 없었다.
“알지. 알지. 그러려고 했지!”
“그런데 저보고 섭외라니요. 그것도 컨택도 하기 힘들다는 그 작가를. 그리고 전 그 작가 별로예요.”
이연 작가는 현시점 가장 주목받는 작가였다. 하지만 알려진 정보는 거의 없었고, 함께 일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까칠하고 제멋대로라는 평이 많았다.
서현은 까칠하고 제멋대로인 건 저 하나로 족했다.
“맞지. 마 대리 말이 백번 천번 맞지. 그 자식 콧대가 하늘이 아니라 우주를 찌르잖아.”
서현이 건하를 노려보았다. 바른대로 말하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이에 건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어 말했다.
“우주가 아니라 우주 할아버지를 찌른대도 모셔 와야 해. 이연 작가.”
곧 회의실엔 여전히 서늘한 표정의 서현과 난감한 얼굴로 미소 짓는 건하 만이 남았다.
“선배, 회사 또 뭐 문제 있어?”
“뭐겠어. 우리 집 노인네 또 노망났지.”
“그냥 결혼을 해라, 선배! 어? 우리 좀 편하게 먹고 살자!”
“그러지 말고 나 좀 살려주라, 마 대리야. 아니 내가 제일 사랑하는 후배 서현아. 응?”
건하의 친부 윤대웅은 법조계를 거쳐 정치권 입문을 앞둔 인물이었다. 성고만 알고 살아온 그에게 유일한 골칫거리는 자유분방한 늦둥이 외동아들 윤건하였다.
건하는 집안이 원하는 길 대신 출판사를 택했고, 그 때문에 출판사는 종종 집안의 압박을 받곤 했다. 자금 대부분이 집안에서 나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부모님이 해주시는 선봐서 결혼해. 왜 버텨? 어차피 해야 한다며.”
“아버지 돈 없이 이 출판사 일으키기 전까지는 싫어.”
“하, 진짜 개똥고집.”
“마 대리가 갈래?”
“아 뭐래. 그리고 선배 아버지가 퍽이나. 나를? 어후 끔찍해라.”
“그치. 그 노인네 앞에 데려가서 고초를 겪게 할 순 없지. 아 그니까, 서현아! 응?”
“아 몰라.”
“이번 목표 매출만 찍으면 절대 출판사 안 건드린대. 그러니까 이연 작가만 잡아 오자..”
서현은 애처로운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건하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거칠게 밀어버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연 작가 데려오면, 나 이번엔 기획팀에서 빼주는 거다?!”
“와, 역시 나의 메시아! 마서현!”
“진짜 싫다, 윤건하.”
다른 회사였다면, 다른 사람이었다면 절대 응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건하는 달랐다. 늦깎이 대학생 시절 늘 제 옆자리에 앉아주던 선배였고, 번번이 치업에 실패하던 제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럴 줄 알았다면.
선배한테는 미안하지만, 이 출판사가 망한다 해도 거절했을 것이다.
‘쿵’“아……!”이 집안의 고요를 깬 건, 역시나 이곳에 영 적응하지 못하는 서현이었다.소파에서 굴러떨어진 서현의 몸은 얼마나 잤는지 심히 뻐근했고, 떨어진 충격에 팔꿈치까지 저려왔다.아직 게슴츠레한 눈으로 주변을 살폈지만, 이 집구석은 도대체 시간이 몇 시인지, 낮인지 밤인지 알 수가 없었다.서현은 몸을 일으켜 소파 위에 놓인 핸드폰을 쥐었다.하지만 미처 충전하지 못한 핸드폰은 방전된 상태였다.거실 창에는 암막 커튼이 있는 것도아닌데 불투명한 유리가 빛을 가리고 있어 밖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답답하네, 진짜.”서현은 조심히 지음이 사라졌던 방문 앞으로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섰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 귀를 문에 바짝 가져다 댔다.역시나 어떤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여기 없나…”서현은 잠시 문을 바라보다가 발길을 돌렸고, 본의 아니게 집안을 수색(?)하기 시작했다.“강지음…!”제 목소리가 외로이 집안을 울렸다.아니 무슨 집에서 사람을 찾아다녀야 해. 참 나…!“…강지음!”게스트룸, 드레스룸 등등 여러 개의 방을 살폈지만 지음의 모습은 도통 보이지 않았다. 남의 집을 이렇게 구석구석 다녀도 되는지 싶은 마음은 점점 사라지고, 어느새 근심과 걱정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오랜만이네요?”위스키 바에 도착한 건하를 흔연하게 맞이하는 연지는 첫 만남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단정하지도, 정갈하지도 않은 연지의 자태는 여전히 매혹적이었지만 건하에게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 여자였다.“안 그래도 우리 홍 작가님한테 연락드릴 참이었는데, 통했네요.”“일 얘기라면 사양할게요, 오늘은.”연지가 시선을 위스키 잔 안에 떨어트렸다. 건하는 작은 한숨을 흘리곤 매니저에게 눈인사를 건네며 짧게 주문을 마쳤다.“머리가 바뀌었네요. 잘 어울려요.”건하의 건조한 말투에 연지가 ‘하’ 하고 소리를 내며 웃었다.“그게 다예요?”“음.”건하가 술잔을 손끝으로 천천히 굴렸다.“우리 사이에 이렇게 스토리가 없었나. 실망인데요.”연지가 술잔을 들며 건하를 느리게 바라보았다. 그의 옆모습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있었지만, 속내는 전혀 읽을 수 없었다.“추억은 잘 안 만드는 편이라.”“여기, 그리고 호텔. 그날 밤. 다 추억 아닌가?”연지의 말에 건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술을 한 모금 넘겼다. 오늘따라 타들어 가는 술맛이 괴롭게 느껴졌다.“오늘도 추억 만들기가 목적이면, 먼저 일어나야 할 것 같은데.”“이봐요, 윤건하 씨.”건하가 잔을 내려놓았다.&n
건하를 보내고 다시 지음의 집으로 돌아가던 서현은 불어오는 찬바람에 겉옷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그러자 잔뜩 구겨진 사진 한 장이 손에 걸렸다.꺼내고 싶지 않은 그것을 그대로 더욱 구겨 쥐었다. 종이가 손바닥 안에서 구겨지는 감촉이 느껴졌다. 손 끝에 힘을 줄수록 사진 속 얼굴도 함께 일그러지는 것만 같았다.다시 보고 싶지 않은 그 얼굴을 기억 속에서도 구겨버리고 싶었다.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그날의 기억까지 전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면….하지만 기어코 그 얼굴은 그날의 기억을 불러왔다.10년 전 그날.지음을 만나러 나갔던 날―지음은 서현의 집 앞에서도, 그의 집에서도 만날 수 없었다. 다시 훈련하러 돌아갔나 싶었지만, 서현은 멈추지 않고 지음이 있을 것 같은 곳을 뛰어다녔다.혹시나 싶어 자주 가던 곳을 하나씩 찾아다녔다. 둘이 함께 걷던 길도, 장난처럼 시간을 보내던 곳도.그렇게 한참을 돌다 자주 만나던 강운사거리로 돌아온 그 순간. 횡단보도 건너편에 선 지음이 보였다.그 역시 자신처럼 땀에 흠뻑 젖은 듯했다.저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고 있던 그의 얼굴.그 얼굴이……어땠더라.지음의 얼굴은 웃고 있었던가. 아마도 바보같이 그랬겠지.얼른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두 사람의 마음과 달리, 빨간 불은 유난히 길게 이어졌다.
“여기라고?”“응.”이런 으리으리한 집에 살면서 왜 코딱지만 한 우리 집에…꾸역꾸역.서현은 하늘까지 솟은 듯 보이는 고급 아파트를 올려다보았다. 얼마나 높은지 금세 목이 아파와 고개를 돌려 지음을 노려보았다.“물이 안 나온다는 그 집…”서현의 추궁에 지음이 슬쩍 시선을 피하며 답했다.“…생각보다 빨리 고쳤다네.”“그게 하필 오늘이고?”“공교롭게도.”지음은 최대한 뻔뻔한 태도로 대답한 뒤 택시에서 서현의 짐과 제 짐을 재빨리 내렸다. 서현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하며 짐을 옳기던 그때, 서현의 핸드폰이 울렸다.서현이 짐을 옮기려다 멈춰서며 전화를 받았다.“응, 선배.”이윽고 지음의 발걸음도 멈춰 섰다.서현은 그런 지음을 힐끗 보고는 고개를 돌려 통화를 이어갔다.“내가 나가는 게 편할 것 같아. 네, 알겠어요.”통화를 끝내자마자 지음이 말했다.“같이 들어가도 되는데.”지음의 말에 서현이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제 캐리어를 톡톡 두드렸다.“이것만. 선배는 근처에서 혼자 보고 올게.”혼자 보내기 싫은데.지음의 긴 손가락이 무심코 아랫입술을 문질렀다.“……
언제 어떻게 떨어뜨렸는지도 모를 자신의 핸드폰의 행방을 지음은 당최 어떻게 알았는지 찾으러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다.서현은 그사이 이불 속에서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다.얼마나 잤을까.현관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지음이 돌아온 건가 싶어 몸을 일으키려는데, 후다닥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왔다.사라지는 발소리가 왠지 모르게 꺼림칙했다.“강지음?”더 이상 어떤 기척도 없는 현관 쪽으로 괜스레 그의 이름을 불러봤지만, 역시나 아무런 답이 없었다.서현은 영 불안한 기운을 떨쳐내지 못한 채 겉옷을 찾아 걸쳤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었다.스스슥—문 뒤에서 무언가 밀려나는 소리가 났다.서현이 고개를 내밀어 확인하자, 금방 그 정체를 발견했다.덩그러니 놓여있는 작은 상자 하나.상자 윗면에는 운송장도 없이 검은 매직으로 휘갈겨 쓴 글씨 세자만이 보였다.‘퀵 배달’서현은 서늘한 바람만 스산하게 스치는 마당을 천천히 둘러봤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상하게도 불안했다. 영문을 모르겠는 와중에도 불안함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이 상자를 여는 순간 자신이 마주하게 될 무언가를, 이미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서현의 손이 느리게 상자를 뜯어 열었다.
똑똑.대표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건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반응했다.“네, 들어오세요.”느리게 열린 문틈 사이로 주승이 고개를 먼저 빼꼼 내밀었다.“응, 와서 앉아.”주승이 터덜터덜 걸어 들어왔다. 얼굴에는 근심이 잔뜩 피어 있었다. 건하는 그런 그를 보며 느른한 미소를 지었다.“혼자 하려니 쉽지가 않지?”“생각보다 더 어렵네요…!”“어제 홍연지 아나운서랑 만났다고 했나? 갑자기 미팅을 잡은 거야?”건하의 물음에 주승의 얼굴엔 난감한 기색이 그대로 비쳤다.“그게….”“마 대리랑 홍 아나랑 좋은 인연은 아닌 것 같지?”“엇…음, 잘은 모르지만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마 대리님이 그렇게 감정적으로 누군갈 대하시는 거 처음 봤거든요.”건하의 고개가 비스듬히 기울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서현의 모습이 어쩌면 아주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걱정과 불안이 일순 크게 치솟았다.“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어, 주승 씨는?”“연락을 드려봤는데요…”영 표정이 풀어지지 않는 주승에게 건하는 편하게 말하라는 듯 손짓을 보냈다.“제 기획안으로 진행해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근데? 뭐가 문젠데?”주승이 손가락을 꼼지락 대며 영 입을 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