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양민석의 눈이 반짝였다. “뭐든지 물어봐도 돼요?”“네.” 고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뭐가 됐든 지금은 양민석과 한배를 탔다.사실 처음엔 혼자 연성으로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양민석이 걱정되는 마음에 곁에 남아 지켜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고이진은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양민석도 알아야 할 일이 있을 터였다.고이진은 상대가 왜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동원해 그녀를 잡으려 하는지, 생명의 위협을 받는 건 아닌지, 아니면 탈출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질문을 던질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양민석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소 어색한 어투로 물었다.“윤재혁이 약혼자 아니었어요? 왜 그 사람을 피해요?”“약혼자요?” 고이진은 당황했다.“누가 그래요, 그 사람이 내 약혼자라고?”부정하는 고이진의 말에 양민석의 두 눈이 반짝이다가 곧 혼란스러운 기색을 보였다.과거 변도영은 고이진의 약혼자가 윤재혁이라고 말했었다.마음속으로 수백 번이나 되뇌었던 이름이라 틀림없이 기억하고 있었다.고이진이 그를 윤재혁 곁으로 보냈을 때 거듭 확인했고 게다가 윤재혁도 실제로 고이진의 이름을 몇 번이나 언급했었다.하지만 고이진의 표정을 보니 자신을 속이는 것 같지도 않았다.“아닌가요?” 양민석이 의아해하며 묻자 고이진의 눈빛에 혐오감이 스쳤다.“그 사람이 어떻게 내 약혼자예요? 내 약혼자는 다정하고, 착하고, 강인한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내 약혼자를 죽인 나의 원수예요.”양민석은 잠시 멈칫했다.고이진 눈동자 속의 슬픔과 눈가에 맺힌 흐릿한 눈물이 보였다.마치 오래전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난 듯했다.“미... 미안해요.” 양민석의 말에 고이진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 지나간 일이에요.”고이진은 윤형우의 말이 옳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윤재혁은 경계심이 강해서 설령 그녀가 윤재혁에게 접근한다 해도 성훈의 복수를 할 방법은 전혀 없었다.한때 감금되어 있던 그 기간에도 복수를 시도해 보았지만 매번
신지아는 결국 말을 삼켰다.당시 변도영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그에게 난제를 던져주며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알려주기 위해서였지, 진심으로 그와 재결합할 생각은 없었다.변도영이 약속을 지키기 전에 혼자서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윤씨 가문 저택.눈 부신 태양이 서서히 기울어지며 점차 핏빛 노을로 변해갔다.줄지어 선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윤재혁 앞을 지나가면서 감히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또 다른 대열에 합류했다.경호원들은 대열 주변을 순찰하며 그 누구도 떠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대열의 맨 뒤까지 다다랐음을 눈으로 확인하자 윤재혁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둡고 험악해졌다.마지막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도 고이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윤재혁 주변에 얼음처럼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 여자가 없어.”윤재혁의 말에 곁에 서 있던 송민기가 서둘러 답했다.“저택 밖은 이미 사람을 배치해 두어서 파리 한 마리도 날아갈 수 없습니다. 만약 고이진 씨가 저택 안에 있다면 밖으로 나가지 못했을 겁니다.”나갈 수 없다면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이미 저택 구석구석을 샅샅이 수색했고 쓰레기통 하나까지 빠짐없이 뒤졌지만 고이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설마, 고이진이 애초에 윤씨 가문에 없었던 걸까? 추측이 틀렸던 걸까?’아니면...“아직 찾아보지 않은 곳이 있어?” 윤재혁이 차갑게 묻자 송민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망설이며 말했다.“어르신과 아가씨 방이요. 하지만 고이진 씨 찾는 걸로 어르신께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 무턱대고 찾아가면 화만 돋울 뿐이고 아가씨는 어제 막 귀국해서 시차 적응 중입니다. 쉬는 데 방해하는 걸 제일 싫어하셔서...”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유재혁은 들어줄 생각이 없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 모습을 본 송민기는 서둘러 뒤를 따랐다.저택 한가운데 있는 집은 웅장하고 기품이 넘쳤는데 고이진과 양민석이 그 안의 한 침실에 숨어 있었다.윤세은은 문 앞에 서서 바깥 인기척에 귀를 기
신지아가 몸을 일으켰다.변도영은 무의식적으로 그녀 쪽으로 두 걸음 다가서며 방금 일어난 일을 설명하려 했지만 신지아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신지아는 손을 뻗어 주저 없이 그를 문밖으로 밀어냈다.변도영은 문을 닫을 때 보이는 그녀의 냉담한 눈빛에 신지아가 이미 자신을 윤형우를 해친 주범으로 여기고 있음을 직감했다.변도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더욱 그를 미치게 만든 것은 신지아가 그에게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변도영은 자신이 윤형우를 해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신지아는 의심조차 하지 않고 상황을 목격한 순간에 이미 그가 윤형우를 해쳤다고 단정 지은 듯했다.변도영은 속이 텅 빈 듯한 무력감을 느꼈다.병실 안에서 신지아가 호출 벨을 누르자 의사가 금방 달려왔다. 진찰 후 의사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말하며 간호사에게 약을 다시 처방해 수액을 맞도록 했다.신지아는 분주하게 움직이며 윤형우에게 입을 헹굴 물을 건네주고 피로 얼룩진 이불을 갈아 주었다.윤형우의 안색이 조금 나아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곁에 앉았다.윤형우는 신지아의 찌푸린 미간을 보고 미소 지으며 손으로 살며시 쓰다듬었다.“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 내 몸은 그렇게 약하지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나.윤형우는 지금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신지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변도영은 왜 여기로 온 거예요?”변도영을 언급하는 그녀의 말투가 다소 차가워졌다.윤형우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도 5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한 전남편인데, 이렇게 대하면 정말 그 사람이 마음 접고 더 이상 지아 씨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떡해?”“그러면 오히려 좋죠. 골칫거리가 하나 줄어드는 거니까.”“하지만 예전에 그 사람을 많이 사랑했다면서.”윤형우는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어갔다.“만약 그 사람이 돌아와서 최선을 다해 보상해 주고 사랑해 주겠다고 하면 재혼할 거야?”사과를 깎고
변도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불쾌한 마음이 들었다.“그쪽은 신지아를 만난 지 고작 몇 달밖에 안 됐지만 우린 5년 동안 부부로 살았어요.”변도영은 ‘결혼한 지 5년’이라는 말을 일부러 강조하며 말했다.윤형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래요. 오랫동안 부부로 지냈으니 지아 씨가 지금 무슨 마음인지도 잘 알겠네요.”윤형우는 옆 침대 머리맡에 놓인 죽 그릇을 힐끔 쳐다보았다.변도영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여태 입원해 있어도 신지아는 제대로 그를 보러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변도영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신지아가 직접 만든 죽도 더 이상 맛볼 수 없었다. 몇 번이나 재촉했지만 돌아오는 건 신지아가 시킨 배달 음식뿐이었다.하지만 윤형우가 아프니 신지아는 밤새 침대 곁을 지켰고 깨어나면 아침까지 사다 직접 먹여주곤 했다.이 모든 게 원래 자기 것이라는 생각에 변도영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윤형우가 말한 것처럼 신지아와 결혼한 지 5년이나 됐고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던 모습을 봤기에 누구보다 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신지아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그 생각이 들자 변도영은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겉으로는 표정을 최대한 평온하게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신지아는 날 사랑하지 않아. 하지만 윤형우도 사랑하지 않아. 그렇다면 왜 나를 버리고 떠났을까?’과거 변도영이 아팠을 때 신지아는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었다.게다가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신지아는 200억을 주면 재혼하겠다고 약속했었다.200억쯤은 금방 모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그 생각에 변도영의 자신감이 조금씩 되살아나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갑게 웃었다.“그래도 한때 부부로 지낸 정이 있는데 단지 오해가 있어서 날 미워하는 거예요. 오해가 풀리면 결국 내 곁으로 돌아올 거예요. 나와 신지아는 윤재혁 그 사람들과 달라요. 신지아는 진심으로 나를 사랑했었고 설령 지금은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 감정은 남아 있어요. 어쩌면 언젠가 마음
성훈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할게요.”고청산이 떠난 뒤 고이진은 성훈을 바라보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고맙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성훈은 그녀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3년이면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을 듣고서야 고이진은 비로소 깨달았다.조금 전 성훈이 했던 말은 단지 그녀에게 숨 돌릴 시간을 주기 위해 고청산을 붙잡아둔 것이라는 걸.그런데 마음속으로는 왠지 모를 상실감이 밀려왔다.고이진이 물었다. “그러니까 단지 내가 시간을 벌 수 있게 도와주려고 그렇게 말한 거야?”성훈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넌 나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으니까 당연히 그러기 위해 한 말이지. 하지만...” 고이진은 멈칫하는 그의 눈가에 미소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네가 날 싫어하지 않고 나와 결혼하길 원한다면 방금 그 말들은 내가 한 약속이고 내 진심이야.”성훈의 눈동자에 미묘하게 눈에 띄지 않는 단호함이 스쳤다.고이진은 순간 당황했다.“주도권은 네 손에 있어. 잘 생각해 봐.” 성훈은 웃으며 고이진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남자의 손길은 부드러웠고 길쭉한 눈매가 휘어진 모습이 예쁜 초승달을 닮아 있었다.성훈은 그날 이후로 고이진에게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고이진은 그가 매일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오며 돌아올 때마다 지쳐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하지만 곧 고이진은 또 다른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녀와 윤재혁, 그리고 성훈 사이의 관계 때문에 성훈이 윤씨 가문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윤씨 가문 자식들이 성훈의 방에 뱀을 풀어놓거나 바닥을 닦은 더러운 물을 그의 침대에 쏟아붓고 심지어 그를 화장실에 가둔 뒤 윤씨 가문에서 나가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성훈이 윤씨 가문에 막 들어왔을 때 외부에서는 그가 사실 윤씨 가문의 사생아이며 윤재혁과 상속자 자리를 다투기 위해 윤씨 가문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이에 윤씨 가문 사람들은 성훈의 기를 꺾으려고 짐을 호수에 던져버렸다.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아직 짐을 정리하고 있던 성훈을 바닥에 제압했다.정신을 차린 고이진이 당황하며 그를 도와주려 했지만 다가가기도 전에 손목이 커다란 손에 꽉 잡혔다. 상대가 힘을 주자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비틀거리며 윤재혁의 품으로 쓰러졌다.윤재혁은 온몸으로 살기 어린 냉기를 뿜어내며 눈동자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심지어 억울함마저 묻어났다.“남녀 단둘이 외국에서 일주일이나 지냈어?” 윤재혁이 이를 갈며 묻자 고이진은 살짝 긴장했지만 이내 단호한 눈빛을 보냈다.“윤재혁, 우린 이미 헤어졌어. 그건 너도 동의한 바잖아. 내가 누구와 있든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성훈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윤재혁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 전까지 아무리 성훈에게 호감이 있더라도 그저 한때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웠던 친구로만 여겼다.해외에 있는 동안에도 둘은 친구로서 적절한 선을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윤재혁은 고이진의 단호한 첫 마디를 듣자마자 온몸이 분노의 불길에 휩싸였다.고이진이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그와의 이별을 강조하는 걸로만 들렸다.윤재혁의 시선이 성훈에게 향하더니 움켜쥔 주먹에서 손가락 마디가 삐걱거렸다.성훈을 친구로, 형제로 여겼는데 상대는 이 기회를 틈타 그를 배신했다.분노가 순식간에 윤재혁을 집어삼켰다.주먹을 꽉 쥔 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성훈을 향해 세게 내리쳤다.고이진은 윤재혁이 이성을 잃은 것을 감지한 뒤 고민도 하지 않고 재빨리 그와 성훈 사이로 뛰어들었다. 눈을 감고 꿋꿋이 그 주먹을 막아내려 했다.윤재혁의 동공이 확 움츠러들며 힘을 풀자 주먹이 고이진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주먹이 매섭게 스치며 일으키는 바람이 느껴졌다. 만약 얼굴에 맞았다면 어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뼈가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윤재혁 역시 뒤늦게 두려운 기색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죽음을 무릅쓰고 성훈 앞을 막아선 그녀를 보며 화가 치밀고 분노가 솟구쳤지만 곧 끝없는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네 마음속에 내가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었어?”희미하지만 장난기가 섞인 윤형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지아는 그가 어느새 눈을 뜨고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평소보다 얼굴은 창백했지만 윤형우는 애써 그녀를 향해 싱긋 웃고 있었다.신지아는 그대로 얼어붙은 듯 멍해졌다.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인식하는 순간 코끝이 시큰해졌다.두려움, 공포, 슬픔, 안도, 놀람을 더한 온갖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결국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윤형우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원래라면 윤형우는 신지아를 놀리며 한마디 더 할
그 사진은 합성한 것이었지만 지난 5년 동안 신지아는 단 한 번도 배경 화면을 바꾼 적이 없었다.가끔은 그 사진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변도영이 여러 번 본 적도 있었다.변도영은 화면을 밀어 잠금을 풀었고 열자마자 SNS 알림창이 튀어나왔다.[변 대표님은 곧 약혼한다던데 당신은 데이트할 마음은 있나 보네요?]메시지를 보낸 계정은 낯이 익었다.아마 변도영의 지인 중 한 명인 것 같았다.그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게시물을 열었다.들어가 보니 며칠 전 신지아가 올린 데이트 사진이었다.단순한 일상 게시물 하나에 댓글은
“차 세워.”고요했던 차 안에 변도영의 낮고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울리자 운전에 집중하던 양준명이 놀라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변 대표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양준명이 묻자 변도영은 창밖을 한 번 내다보았다.여긴 산길이 험해서 차가 제대로 속력을 내기 어렵고 산 정상에서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이었다.그는 문을 밀고 내려가려 했다.“대표님, 혹시 뭐 빠트리셨습니까? 제가...”“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짧고 단호한 말,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조금 전, 그는 반쯤 잠들어 있다가 또다시 꿈을 꿨다.이번엔 신지아의 시
변도영은 이나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봤다.이내 신지아를 발견한 그의 표정은 점점 굳기 시작했다.지금 그녀의 손목은 거친 끈에 꽉 묶여 있었고 변도영은 멀리서도 신지아의 손목을 파고든 붉은 자국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그는 가슴이 이유 없이 세게 저렸다.이나은 역시 변도영의 시선이 신지아에게 꽂힌 걸 확인하고는 이를 악물었다.그리고 겨우 가라앉았던 큰 상실감이 다시 밀려왔다.변도영이 그들을 처음 발견한 이후 지금까지 그는 이나은을 딱 한 번 스치듯 쳐다볼 뿐이었지만 신지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