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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지금은 날 믿을 수 있겠어?

작가: 연의 수정
진시우는 씁쓸하게 웃었다.

“지금은 친구는커녕 얼굴만 마주쳐도 차갑게 굴어요. 제가 왜 굳이 그런 사람을 보러 가야 하죠? 뜨뜻미지근하게 박진성에게 서로 아는 사이라고 일부러 말까지 해야 해요?”

민여진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진시우의 거짓말에 넘어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때, 임재윤이 갑자기 손을 뻗자 민여진은 몸을 틀며 손을 뿌리쳤다.

“1106호 병실에 임재윤이란 이름은 없었어. 그건 또 어떻게 해명할 거야?”

임재윤은 허공에 남겨진 손을 내려다보며 눈동자에 회색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임재윤은 휴대폰을 들고 차갑고 기계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 정체가 들키면 안 되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민여진이 멍하니 묻자 진시우가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

“그건 제 문제입니다. 우리 형은 아주 철저한 사람이에요. 절대 제가 자기 자리를 넘보게 놔두지 않죠. 그래서 제가 임재윤이랑 손잡은 것도 전부 비밀리에 진행해 왔어요. 이번에 독엔에서 임재윤이 돌아온 것도 우리 형은 전혀 몰라요. 병원에 입원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형에게 허점을 잡히면 절대 안 되니까요. 그러니 민여진 씨 이름을 빌릴 수밖에 없었어요.”

민여진의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이 해명의 신빙성이 의심스러웠다.

임재윤이 조심스레 한 발 앞으로 다가오자 민여진은 직감적으로 뒷걸음질쳤다.

“오지 마!”

민여진의 방어적인 태도에 임재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임재윤은 묵묵히 민여진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이거 놔!”

가슴이 요동친 민여진은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임재윤은 민여진의 손끝을 가만히 자기 얼굴에 갖다 댔다.

“여진아, 내가 누군지 직접 만져보면 알잖아.”

민여진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임재윤은 분명 바로 앞에 있었지만 그 얼굴은 마치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그녀의 손끝마저도 떨리기 시작했다.

민여진은 어쩔 수 없이 눈을 꼭 감고 손으로 임재윤의 얼굴선을 더듬었다.

콧대, 이마... 하나하나 짚어갈수록 민여진의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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