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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의 형에게 정체를 들켰다

Author: 유월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4 09:59:53

알림 숫자가 눈에 보일 만큼 빠르게 올라갔다. 유리는 계정을 닫는 대신 우선 공지문을 작성했다.

[현재 유포 중인 사진은 제가 게시한 사진이 아닙니다. 오늘 행사는 사전에 공지된 공식 일정이며, 사진 속 장소 역시 행사장 내부입니다. 정확한 상황을 확인한 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신상 정보 및 관계자 사진의 재유포는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게시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린 유리는 잠시 망설였다. 성급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논란을 키울 수 있었다. 그렇다고 침묵하면 사진을 유포했다는 의심이 굳어질 것이다.

결국 유리는 공지문을 올렸다. 곧장 소속사 공식 이메일로 연락하려 했지만 발신인에 본명을 적어야 할지, 온리원이라는 계정명만 써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원본을 보내면 촬영 위치와 시간이 확인되고, 현장에 있던 일반인의 얼굴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온라인에 바로 공개할 수 없는 이유였다.

유리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눈을 감았다.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받지 않자 끊어졌다가 다시 울렸다.

같은 번호였다.

유리는 입술을 깨물며 통화 거절 버튼을 눌렀다. 지금은 누구와도 통화하고 싶지 않았다. 팬인지 기자인지, 아니면 사진을 조작한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전화는 다시 걸려오지 않는 대신 짧은 문자가 도착했다.

[사진 원본과 관련해 확인할 사항이 있습니다. 스타웨이 엔터테인먼트의 법률대리인 정태준 변호사입니다.]

유리의 눈썹이 가늘게 모였다.

정태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다. 잠시 기억을 더듬던 유리는 자신이 사는 오피스텔 옆집 남자가 같은 이름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택배 상자가 뒤바뀌었을 때 문 앞에 붙어 있던 명함에서 본 적이 있었다.

‘설마 같은 사람일 리는 없겠지.’

정태준이라는 이름이 드문 편은 아니었다. 더욱이 옆집 남자는 늘 늦게 출근하거나 새벽에 돌아왔다. 직업을 물어본 적은 없지만, 말끔한 정장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 회사원쯤 될 거라고 생각했다.

유리는 답장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았다. 법률대리인이 맞더라도 곧바로 신분을 밝힐 수는 없었다. 먼저 소속사의 공식 연락처를 통해 본인 확인부터 해야 했다.

한 시간 뒤, 오피스텔에 도착했을 때는 자정이 가까워져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유리는 어깨를 짓누르는 카메라 가방을 고쳐 멨다. 반대쪽 손에는 노트북이 든 가방까지 들려 있었다. 장시간 촬영한 탓에 손목이 뻐근했고 눈도 따가웠지만, 집에 들어가면 곧바로 원본부터 확인해야 했다.

로비는 조용했다. 경비 직원에게 인사를 건넨 유리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려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틈 사이로 들어왔다. 센서가 작동하며 문이 다시 열렸고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올라탔다.

유리는 반사적으로 한쪽으로 비켜섰다가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

옆집 남자였다.

정태준.

낮게 내려온 검은 머리 아래로 단정한 이목구비가 드러났다. 차가운 인상과 달리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줄 때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었다. 오늘은 피곤한지 넥타이가 조금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한 손에는 검은색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유리가 먼저 인사하자 태준도 짧게 고개를 숙였다.

“늦으셨네요.”

“일이 좀 있었어요.”

평소라면 그 정도로 대화가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 둘만 남자 유리는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조금 전 받은 문자 속 이름 때문이었다. 그녀는 태준의 옆얼굴을 슬쩍 바라보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아닐 거야.’

세상에 정태준이 한 명뿐인 것도 아니었다. 스타웨이의 법률대리인이 하필 같은 층 옆집에 살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엘리베이터가 출발하자 유리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카메라 가방의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무게 중심이 기울며 손에 들고 있던 노트북 가방까지 아래로 떨어졌다.

“아……!”

유리가 황급히 몸을 숙였지만 태준이 더 빨랐다. 그는 바닥으로 떨어지려던 카메라 가방을 붙잡았다. 반대쪽 손으로는 유리의 팔꿈치를 받쳐 기울어진 몸을 세웠다.

단단한 손이 팔에 닿았다가 곧 떨어졌다.

“괜찮습니까?”

“네. 감사합니다.”

놀란 유리는 카메라 가방부터 살폈다. 다행히 지퍼는 닫혀 있었고 장비가 부딪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안으로 밀어 넣었던 파란 별 장식이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다. 엘리베이터 조명 아래에서 푸른 장식이 선명하게 반짝였다.

유리는 그것을 감추려고 급히 손을 뻗었다.

그보다 먼저 태준의 시선이 움직였다.

파란 별에서 카메라 가방으로, 다시 유리의 얼굴로.

“이거 놓아주세요.”

유리가 손잡이를 당겼지만 태준은 바로 놓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무심하던 그의 눈빛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피곤함은 사라지고 상대의 작은 반응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날카로운 기색이 자리 잡았다.

“이 장식.”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 울렸다.

“어디서 났습니까?”

“제가 산 거예요.”

“언제부터 사용했죠?”

“그걸 왜 물어보세요?”

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가방에서 손을 놓은 뒤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을 몇 번 누른 그가 유리에게 보여준 것은 온리원의 계정이었다.

유리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화면에는 몇 달 전 시온의 생일 전시회에서 찍힌 사진이 떠 있었다. 시온의 대형 사진 옆으로 카메라를 든 사람의 손이 희미하게 비쳤고, 스트랩 끝에서 파란 별 장식이 흔들리고 있었다. 유리는 사진을 올리기 전 여러 번 확인했지만 그것이 찍힌 줄은 미처 몰랐다.

“팬이세요?”

유리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럴 수도 있죠. 요즘 루미너스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팬이냐고 물은 게 아닙니다.”

태준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민유리 씨가 이 계정의 주인인지 묻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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