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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作者: 아슬
그 후 이틀 동안 이채이는 문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고열은 밤새도록 서강을 괴롭히다가 마침내 내려갔다.

이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린아이는 분에 못 이겨 방 안의 도자기를 모두 내던져 깨뜨렸다.

하지만 이채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뒤로 서연풍과 서강 부자는 오히려 더욱 노골적으로 최완영을 아끼기 시작했다.

오늘은 값어치를 헤아릴 수 없는 머리 장신구를 만들어 주고, 내일은 경성의 비단 가게를 모두 돌아다니며 그녀에게 좋은 비단을 골라 주었으며, 그다음 날에는 화원에 연회를 열어 세 사람이 한 가족처럼 화목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채이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이 모든 일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처럼 자신의 뜰에 머물며 이야기책을 읽고, 꽃과 풀을 가꾸었다.

운령은 입가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속이 탔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연풍과 서강이 다시 함께 찾아왔다.

서연풍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지만 목소리는 한층 누그러져 있었다.

"화를 내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오늘은 황실 사냥이 있다. 정실인 너도 반드시 참석해야 하니, 어서 환복하고 우리와 함께 가자꾸나."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덧붙였다.

"넌 워낙 몸이 약하니, 내가 사슴 한 마리를 잡아 주마. 사슴 가죽으로 네게 두루마기를 만들어 주지."

서강은 곁에 서서 아무 말 없이 그저 그녀를 노려보기만 했다. 눈은 붉게 충혈되고, 억울함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이었다.

이채이는 읽던 이야기책을 내려놓고 아무 말 없이 일어나 사냥복으로 갈아입었다.

마차에 오르고 나서야 그녀는 안에 이미 최완영이 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복숭아빛 사냥복을 입은 그녀는 눈처럼 흰 피부가 더욱 돋보였고, 연약하고 가련한 자태가 한층 두드러졌다.

이채이는 어쩐지 우스웠다.

분명 정실만 갈 수 있다고 말했거늘, 자신을 데려가는 것도 모자라 최완영까지 데려오다니.

정실인 자신을 일부러 데려가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게 하려는 것인가?

서연풍은 상황을 보고 곧바로 해명했다.

"완영이가 사냥터에 가 본 적이 없어서, 따라가 구경하고 싶다고 하더구나."

서강도 거들었다.

"맞아요. 계속 저택에만 계시면 이모님이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최완영은 이채이를 보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낮춰 인사를 올리려 했다.

"언니..."

그러자 곁에 있던 서강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이모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최완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전 비록 왕야의 첩이지만 예법은 지켜야 하니 마땅히 주모님께 예를 올려야 합니다."

서연풍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안타까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느냐? 넌 비록 첩의 신분이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채이와 다를 바 없이 소중하다. 앞으로 이런 겉치레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 애쓸 필요 없어."

그 말을 들은 최완영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고개를 들며 무심한 척 이채이를 한 번 바라보며 도발적인 시선을 보냈다.

예전의 이채이였다면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울었을 것이고, 소란을 피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조금 우스울 뿐이었다.

최완영이 펼치는 연극을 보는 것이, 이야기책을 읽는 것보다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가는 내내 서연풍, 최완영, 서강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를 읊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으며, 사냥에 얽힌 재미난 일화까지 주고받았다.

그에 반해 이채이는 불청객처럼 한쪽에 조용히 앉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 바라보았다.

그녀의 무심한 모습에 서연풍과 서강은 모두 마음 한구석이 솜뭉치로 막힌 듯 답답하고 불편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참았다. 그녀가 언제까지 성질을 부릴지 지켜보고 싶었던 것이다.

사냥터에 도착하자 모두 마차에서 내렸다.

서연풍은 평소 사용하던 활을 최완영에게 건넸다.

"한번 당겨 보거라."

최완영은 활을 받아 들고 연약한 척 몇 번 당겨 보더니 눈썹을 찌푸렸다.

"왕야의 활은 너무 무거워서... 소첩은 당기지 못하겠습니다."

이내 그녀의 시선은 이채이의 손에 쥐어진 작고 정교한 활로 옮겨 갔다. 그 활을 본 순간, 최완영의 눈이 환하게 빛났다.

"언니의 활은 정말 작고 예뻐 보입니다."

그 활은 과거 서연풍이 직접 만들어 준 것이었다.

최고급 자단목으로 만들어진 활 몸체에는 덩굴 연꽃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고, 활시위는 누에실로 만들어졌는데 전체적으로 매끄럽고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이채이는 늘 그 활을 보물처럼 아껴 왔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아무런 미련도 없는 듯 그 활을 건넸다.

"그럼 이걸 쓰거라."

최완영은 그녀가 이렇게 선뜻 내줄 줄 몰랐는지 잠시 멈칫했다가 뒤늦게 손을 뻗었지만 실수로 놓치고 말았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활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활대 한쪽 모서리가 눈에 띄게 깨져 나갔다.

"송구합니다! 송구합니다, 언니!"

최완영은 황급히 활을 주워 들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얼굴로 말했다.

"소첩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 이 귀한 활을... 소첩의 손이 서툴러서..."

그 모습을 본 서연풍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채이에게 향했다.

그는 그녀가 이 활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채이는 깨진 활을 잠시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서지면 부서졌지, 뭐. 어차피 나도 이제 좋아하지 않는다. 마침 잘됐군. 버리면 되겠다."

그 순간 서연풍의 동공이 크게 흔들리더니, 가슴 깊은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분노가 갑자기 치솟았다.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과거 자신이 이 활을 그녀에게 건넸을 때, 그녀는 아이처럼 기뻐하며 누가 함부로 만지기라도 할까 봐 사흘동안이나 품에 안고 잠들었다.

그러다 훗날 한 번은 하인이 활을 닦다가 실수로 활대에 아주 옅은 흠집을 낸 적이 있었다.

그 작은 흔적 하나에도 그녀는 마음 아파하며 밤새 활을 끌어안고 몰래 눈물을 흘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최완영이 활을 떨어뜨려 모서리가 깨졌는데도, 어차피 나도 이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마침 잘됐으니 버리면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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