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윤하의 생일날, 5살인 아들 군이는 손수 접은 종이 말을 전해 주기 위해 별원의 개구멍에서 기어 나왔다. 그리고 군이는 사람들 앞에서 이윤하에게 달려들어 고개를 들고 외쳤다. "아버지, 제가 생신 선물을 가져왔어요." 그러나 순식간에 온 집안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큰형님은 달려들어 군이의 뺨을 때리며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천한 것! 네 어미가 내 남자를 빼앗더니, 이제 또 네가 와서 내 남자를 빼앗으려 하느냐? 너희 모자는 왜 함께 죽지 못했느냐?" 4년 전 후작 댁의 장남이 싸움터에서 목숨을 잃은 뒤, 그의 부인은 충격으로 정신을 놓았다. 그 후 큰형님은 이윤하를 아주버님으로 착각했고, 나를 아주버님을 유혹한 요사스러운 첩으로 여겼다. 큰형님의 평안을 지키기 위해 이윤하는 나와 군이를 별원에 가두었고, 군이의 생일에도 한 번 찾아오지 않았다. 내가 달려갔을 때, 사당 밖에는 찢어진 종이 말과 곳곳에 번진 핏자국만 남아 있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핏자국과 끌려간 흔적을 따라 연못가까지 쫓아갔다. 달빛 아래, 군이의 작은 몸은 무자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무자위가 돌아갈 때, 그 아래 흐르는 물은 이미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View More안서영이 참수형이 선고되는 날, 이윤하는 감옥으로 향했다.그녀는 그를 보자 처음에는 웃었고, 이내 울다가, 마지막에는 난간으로 달려들어 욕을 퍼부었다고 했다."후회하느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후회해?""우미희를 별원에 가둔 것도 너다! 나를 평처로 들인 것도 너다! 연태를 세자로 올린 것도 너다!""나는 그저 네가 감히 하지 못한 일을 대신했을 뿐이다!"이윤하는 어둡고 축축한 감옥 밖에 서 있으며, 몰라보게 야위었다."나는 한 번도 군이를 해칠 생각이 없었다."안서영은 원망 어린 웃음을 지었다."그래도 그 아이는 죽었다. 네 생일날에 죽었지.""그렇게 어린아이가 무자위에 거꾸로 매달려 아버지를 부르며 울었다.""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 아느냐?"이윤하는 난간을 세게 움켜쥐었다.안서영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는 왜 군이를 구하러 오지 않느냐고 했다."이윤하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감옥 안에 안서영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우리 누구도 편하게 살지 못할 거다!"안서영이 처형되는 날, 경성 백성들은 형장을 가득 메웠다.그녀는 끌려가면서도 계속 이윤하를 찾았다.하지만 이윤하는 오지 않았다. 그는 군이의 무덤으로 향했다.그날 바람은 매서웠고, 그는 무덤 앞에서 날이 밝을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었다."군아, 오늘 네가 좋아하던 탕후루를 가져왔다.""예전에는 가장 좋아하지 않았느냐?""아버지가 잘못했다. 한 번만 봐주면 안 되겠느냐?"아무런 대답도 없었다.그저 무덤 앞 장명등만 희미하게 흔들렸다.그 후 안원후 댁에는 많은 일이 일어났다.시어머니께서는 직접 상소를 올려, 안서영의 평처 자리를 폐하고 연태를 족보에서 제명해 달라고 청하셨다.종가는 처음에 받아들이지 않았다.그러자 시어머니께서는 당시 장남의 대를 잇겠다며 벌어진 일과, 큰며느리와 이윤하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까지 모두 폐하께 알리셨다.조정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폐하께서는 크게 노하셔 이윤하의 반년 치
내가 떠나는 날, 하늘에서는 거센 비가 쏟아졌다.후작 댁 문 앞에는 나를 배웅할 마차도 없었다.나도 필요 없었다.나는 군이의 옷 몇 벌과 피에 흠뻑 젖은 종이 말 하나만 가져갔다.이윤하가 따라 나왔을 때, 나는 이미 마차에 올라탄 뒤였다.그는 온몸이 젖은 채, 손에 상자 하나를 들고 있었다."미희야, 이것들은 군이가 예전에 쓴 글들이다."나는 마차 휘장을 걷었다.상자 안에는 구겨진 종이 뭉치가 들어 있었다.종이 한 장 한 장마다 모두 "아버지"라고 적혀 있었다.어떤 글자는 삐뚤빼뚤했고, 어떤 글자는 먹물이 번져서 엉망이었다.맨 아래에는 작은 그림 한 장도 있었다. 그림 속에는 세 식구가 있었다.나는 군이의 손을 잡고 있었고, 군이는 키 큰 남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남자의 얼굴에는 아이가 서툴게 그려 넣은 웃음이 있었다.이윤하의 목소리는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잠겨 있었다."별원 베개 밑에서 찾았다.""그리고 이것도 있다."그는 딸랑이 하나를 꺼냈다.그것은 군이가 2살 때 가장 좋아하던 물건이었다.북 부분은 이미 찢어졌지만, 손잡이는 오래 만져 반들반들해져 있었다.“군이는 계속 간직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오시면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빗물이 이윤하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그것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미희야, 내가 잘못했다. 정말 잘못했다.""네가 나를 때리고 미워해도 괜찮다. 떠나지만 말아 다오."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예전의 나는 그 말을 3년이나 기다렸다.군이도 3년을 기다렸다.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이 물건들은 당신이 가지십시오.""앞으로 볼 때마다 떠올리십시오.""한때 아들이 있었고 그 아이는 당신을 아주 사랑했지만, 당신은 직접 그 아이를 잃어버렸습니다."나는 마차 휘장을 내렸다.마부가 채찍을 휘둘렀고, 마차는 천천히 떠났다.뒤에서 억눌려서 처참하게 갈라진 이윤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미희야!"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우씨 저택으로 돌아온 뒤, 나는 크게 앓았다.고
마당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이윤하도 순간 모든 힘이 빠진 듯 그 자리에 굳어 섰다.시어머니께서는 더 이상 안서영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셨다.사람을 시키셔서 안서영을 끌고 가 나뭇간에 가둔 뒤, 군이의 장례식이 끝나면 관아에 넘기라고 지시하셨다.안서영은 끌려가면서도 계속 소리쳤다.“저한테 이럴 수는 없습니다!""그날 밤 당신이 저를 어떻게 안았는지 잊었습니까? 연태가 누가 낳은 아이인지도 잊었습니까?""당신도 더러워졌습니다! 당신도 더럽습니다! 우리 누구도 깨끗하지 않습니다!"이윤하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새하얗게 질렸다.하지만 나는 더 이상 그들을 바라볼 힘조차 없었다.나는 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산산이 부서진 위패 조각을 하나하나 주웠다.나무 조각의 가시가 손가락 찔러, 핏방울이 배어 나왔다.시어머니께서 몸을 낮춰 대신 주우려 하셨다.나는 조용히 피했다."어머님, 손을 더럽히지 마십시오."시어머니의 눈물이 다시 떨어졌다."미희야..."나는 부서진 나무 조각을 품에 안고, 지신조차 두려울 만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군이는 어둠을 무서워하니 제가 보내 줘야 합니다."장례식은 계속되었다.하지만 이윤하는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비틀거리며 관 앞을 막아섰다."내가 보내겠다."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나는 군이의 아버지다. 내가 마지막 길을 배웅하겠다."나는 그를 바라보다가 문득 웃음이 났다."아버지란 말입니까?"“군이는 5살입니다. 당신은 군이와 생일을 한 번이라도 함께 보낸 적 있습니까? 아이가 아팠을 때 안아 준 적은 있습니까?"“군이가 글을 배워 처음 쓴 글자가 당신 이름이었는데 본 적은 있습니까?"“군이는 매일 별원 문 앞에 앉아 당신을 봄부터 겨울까지 기다렸습니다. 알고 있었습니까?""당신은 몰랐습니다."나는 손을 들어 별원 쪽을 가리켰다.“당신은 안서영이 두려워한다는 것만 알고 연태가 억울하다는 것만 알며 당신의 형수가 자극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만 알았습니다.""군이는 당신 눈에
이윤하는 그 자리에 굳어 선 채, 멍하니 시어머니를 바라보았다."어머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시어머니께서는 작은 관을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저 안에 누워 있는 아이가 바로 네 친아들이라고!"마당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이윤하는 굳은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작은 금사남목 관을 바라보았다.그의 목울대가 움직였다."관을 열어라."하인의 손이 떨렸고, 아무도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그는 목이 터질 듯 외쳤다."내가 관을 열라고 하지 않았느냐?"관 뚜껑이 조금씩 열렸다.차가운 기운이 새어 나왔다.군이는 얌전히 안에 누워 있었다. 몸에는 가장 좋아하던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내가 깨끗이 닦아 둔 상태였다.하지만 이마 한쪽에 찟긴 상처만큼은 아무리 가려도 감출 수 없었다.그걸 본 순간, 이윤하는 온몸이 휘청이며 뒤로 물러났다."아니..."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았다."군이가 아니다. 저건 군이가 아니다."그는 갑자기 관 앞으로 달려가 떨리는 손으로 군이의 작은 얼굴을 만지려 했다.하지만 손끝이 그 차가움에 닿는 순간, 그는 화들짝 손을 거두었다."군아?""군아, 아버지가 왔다. 눈을 뜨고 아버지를 봐라."아무런 대답도 없었다.관 속의 아이는 조용히 누워 있었다.더는 예전처럼 문턱에 앉아 그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더는 종이 말을 꼭 쥔 채 개구멍에서 빠져나와, 그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한마디를 전하지도 않을 것이다.이윤하의 눈은 서서히 붉어졌다.나는 상처투성이인 몸을 힘겹게 이끌고 기어가 그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만지지 마십시오."이윤하는 굳어 버렸다.나는 관 앞을 가로막고, 증오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당신은 아이를 만질 자격이 없습니다."그의 입술은 심하게 떨렸다."미희야, 나는 몰랐다... 정말 몰랐다...""모르셨다는 말입니까?"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몇 번이나 군이가 죽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