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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Penulis: 오월이
전날 밤 술을 많이 마신 탓에, 태겸은 눈을 뜨자마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태겸은 바깥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해인이 돌아온 건가?’

급히 일어난 태겸은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문을 열었다.

“해...”

말을 내뱉으려다가 태겸은 그대로 굳어졌다.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해인이 아니었다.

며칠 전 왔던 그 부동산 공인중개사였다.

그 옆에는 배가 불룩 나온 중년 남자가 서 있었다.

목에는 굵은 금목걸이가 걸려 있었고, 팔에는 검은 가방을 끼고 있었다.

시선을 위로 치켜 뜬 태도까지, 한눈에 봐도 돈 좀 생긴 졸부의 차림새였다.

중년 남자의 옆에는 지나치게 노출된 옷차림의 여자가 팔짱을 낀 채 붙어 있었다.

노골적인 여자의 눈빛을 보니, 누가 봐도 남자에게 얹혀사는 애인이었다.

태겸이 단번에 미간을 찌푸렸다.

“왜 또 오셨습니까?”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어색하게 웃으며 태겸에게 담배를 내밀었다.

“아, 형님. 집 보러 왔습니다. 아직 주무시고 계셨나 봐요.”

태겸은 차갑게 말을 잘랐다.

“형님이라 부르지 마세요. 그리고 당장 제 집에서 나가시죠.”

태겸의 목소리에서 풍기는 기세에, 공인중개사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은 듯 목을 곧게 세웠다.

“강해인 씨 명의의 집입니다.”

공인중개사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강해인 씨께서 저희 중개업소에 전권 위임을 하셨고요. 제가 고객을 데리고 와서 집을 보여 드리는 건 정당한 절차입니다.”

옆에 있던 중년 남자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래서 이 집... 파는 겁니까 말 겁니까?”

공인중개사는 곧바로 태도를 바꿔 웃으면서 말했다.

“팝니다, 물론입니다. 제가 내부를 간단히 설명드리죠.”

그 세 사람은 그대로 태겸의 침실 쪽으로 걸어 들어왔다.

태겸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이 집을 꾸미는 데 해인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는지... 그 누구보다 태겸이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고씨 가문에서 결혼 예물로 해인에게 준 집이었다.

‘정말로 팔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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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0화

    전화를 끊고 난 뒤, 유호는 고개를 돌렸다. 그제야 해인이 아직 떠나지 않은 채, 유호와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잠시 멈칫하던 유호는 해인에게 한마디도 꺼내지 못한 채, 그대로 길가에 세워 둔 검은 세단으로 급히 향했다.문을 열고 차에 오르는 유호의 동작에는 전혀 여유가 없었다.차가 곧장 시야에서 사라지자, 해인은 멍하니 눈을 몇 번 깜빡였다.‘여자친구한테 연락이라도 온 걸까?’오늘 밤 인수 얘기는 아무래도 물 건너간 듯했다.해인은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다가, 손목에 찬 팔찌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그제야 실감이 났다.‘나... 이미 결혼했지.’해인은 팔찌를 조심스럽게 풀어서 작은 보석함에 넣었다.고씨 가문 본가에서 가져온 아버지와 오빠들의 유품과 함께 정리해 두었다.이 팔찌는 너무 귀했다.이렇게 차고 다닐 물건이 아니었다.언젠가 이혼하게 되면, 반드시 돌려줘야 할 물건이기도 했다.생각해 보니, 태겸은 이미 그녀가 묵는 호텔까지 알아냈다.이곳에 오래 머무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해인은 권영자가 건네준 키를 꺼냈다.새 신랑의 집 주소와 동 이름이 적혀 있었다.그 집이 있는 주택단지는 B시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주거지였다.조용하고 사생활이 잘 지켜지는 곳으로, 거주자들 대부분이 사회적 위치가 분명한 사람들이었다.‘군에 오래 있으면, 집은 비어 있을 테고...’그렇다면 내일 가서 잠시 지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해인의 짐도 많지 않아서 갈아입을 옷 몇 벌뿐이었다.그렇게 생각한 해인은 바로 옷을 캐리어에 넣기 시작했다.‘내일 퇴근하고 바로 옮기면 되겠다. 괜히 왔다 갔다 할 필요도 없이.’...같은 시각, 유호는 집에 도착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 안은 텅 비어 있었다.사람은커녕 인기척조차 없었다.유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그는 한씨 가문 본가에서 막 돌아오는 길이었다.권영자는 혼인관계증명서를 숨겨 둔 채, 화가 난 손주가 찢어 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권영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9화

    유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눈 아래로 짙은 그림자가 내려앉았다.“너... 그렇게까지 그 사람을 좋아해?”“네?”해인은 잠시 멈칫했다.유호의 마지막 말은 너무 작게 속삭여서, 마침 바람이 스쳐 지나가듯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천천히 시선을 든 유호가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인수 얘기는 오늘은 별로 할 기분이 아니다. 다음에 하지.”유호는 그대로 돌아서서 떠나려고 했다.해인은 인상을 찌푸렸다.‘이 사람은 뭐야... 여기까지 불러서 이런 분위기까지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안 한다고?’그때 유호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을 보는 순간, 유호의 표정이 굳었다.권영자였다.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툭 던지듯 말했다.“또 목 매달겠다고 협박하려는 거면 그만하세요. 귀에 딱지가 앉았어요. 매번 그 소리, 안 질리세요?”한씨 가문 본가의 거실 소파에 앉아서 따끈따끈한 혼인관계증명서를 품에 안은 권영자는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유호야, 축하해! 너 결혼했다!]“무슨 말씀이세요?”유호의 눈썹이 단번에 올라갔다.“꿈이라도 꾸셨어요? 아니면 제가 집에 안 들어온다고 망상이라도 생기셨어요?”해인은 무의식적으로 유호를 바라봤다.‘이 말투... 친한 여성 친구? 아니면 가족?’권영자는 신이 나서 말을 이었다.[오늘 운시사에 가서 네 결혼을 좀 빌어봤는데 말이야, 진짜로 나타났어. 피부도 하얗고, 인물도 단정한 아가씨야. 내가 바로 결정했어. 너 장가간 거야!]유호에게 이건 축하가 아니라 재난에 가까웠다.“장가? 농담도 정도껏 하세요!”그는 반사적으로 해인을 한 번 쳐다보고는 곧바로 몇 걸음 떨어졌다.해인이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해인은 유호의 등을 바라봤다.‘이 사람... 진짜 여자가 있었네.’‘그럼 그날은 뭐였어?’‘장난이었나?’해인이 서서히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녀는 유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설마... 원래 이런 사람인가?’권영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장난 아니야. 직접 보면 너도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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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7화

    해인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차로는 30분쯤 걸리는 거리였지만, 도로가 한산해 20분 만에 호텔 앞에 도착했다.해인은 차에서 내리며 허재준을 향해 웃었다.허리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별말씀을요.”해인은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재준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돌아서선 해인은 호텔 로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런데 고개를 돌리는 순간, 너무도 익숙한 시선과 마주쳤다.태겸이었다.태겸은 해인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모든 걸 들춰낸 듯한, 차갑게 냉소하는 눈빛이었다.천천히 다가온 태겸이 해인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비틀었다.“나랑 그렇게 빨리 끝내고 싶더니, 밖에 사람이 있었던 거야?”해인은 태겸이 이렇게 빨리 자신이 묵는 호텔을 알아낼 줄은 몰랐다.하지만 곧 납득했다.고씨 가문이라면, B시에서 사람 하나 찾는 건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호텔에 묵는 이상... 더 숨길 수도 없었다.태겸이 물었다.“아까 그 남자, 이름 뭐야? 둘이 얼마나 만난 거야?”해인은 그를 한 번 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설명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이제는 정말로 할 말이 없었다.“강해인.”태겸이 뒤따라오며 말했다.“거기 서.”그는 앞을 막아섰다.눈빛이 싸늘해졌다.“아무 말도 안 하고 가는 건... 찔리는 게 있어서야?”해인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웃음이 나올 뻔했다.‘이런 식의 적반하장이라니.’이 관계를 배신한 건 태겸이었다.그런데 지금은 마치 자신이 도덕적 우위에 선 사람처럼 그녀를 몰아붙이고 있었다.해인의 눈에 쓸쓸함이 스쳤다.“내가 뭐가 찔려? 우리 끝난 사이야. 내가 남자랑 밥 한 끼 먹는 것도, 너한테 보고해야 돼?”태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누가 끝났대? 그건 너 혼자 정한 거지, 나는 동의한 적 없어.”해인은 웃으며 그를 봤다.“그래서? 고씨 가문의 대단하신 태겸 도련님께서 이제 와서 나한테 매달리겠다는 거야?”담담한 말투였지만, 그게 더 태겸을 자극했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6화

    하루 종일 업무를 마친 유호는 보온통에 죽을 담아 병원으로 향했다.하지만 병실 문을 열어 보니, 해인이 있던 침대에는 이미 다른 환자가 누워 있었다.어젯밤 유호를 봤던 간호사가 알아보고 말했다.“어? 보호자분, 여자친구분은 아침에 퇴원하셨어요. 모르셨어요?”유호는 미간을 좁혔다.‘퇴원했다고?’유호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한편, 사랑채 안.해인의 핸드폰이 테이블 위에서 울렸다.낯선 번호였다.해인은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는 편이라, 그대로 통화를 끊었다.곧 메시지 한 통이 들어왔다.해인은 고개를 숙여 화면을 봤다.아까와 같은 번호였다.[왜 그렇게 차가워?]해인은 짧게 답했다.[누구세요?][한유호. 두 번이나 네 목숨 구해 준 은인.]해인의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어젯밤 유호가 자신을 안고 응급실로 뛰어 들어갔던 장면이 떠올랐다.병실에서 하룻밤 내내 곁을 지켰다는 말도...그녀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유호가 이미 자리에 없어서 ‘다신 못 보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 병원에 다시 왔다는 뜻이었다.해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메시지를 보냈다.[퇴원했어요. 말씀을 못 드렸네요.]곧바로 답장이 왔다.[못 한 거야, 아니면 내 번호를 안 저장한 거야?]사실이었다.해인은 본능적으로 유호와 거리를 두고 싶었다.지난번 만남에서의 그 돌발적인 키스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너무 가벼운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하지만 어젯밤의 유호는 전혀 달랐다.차분하고 조심스러웠고, 지나치게 신사적이기까지 했다.해인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그때 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이번엔 사진이었다.병원 복도에서 찍은 듯한 사진.유호의 길고 단정한 손에 보온통을 들고 있었다.둥글게 잘 정리된 손톱은 깔끔했다.[병원 앞 길고양이들이 호강하겠네.]‘보온통 안의 죽은... 원래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아파도 돌봐 주는 사람 하나 없던 해인이었다.그런데 거의 모르는 사람인 유호가 이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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