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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Author: 오월이
해인은 매트리스 쪽으로 다가가서 손을 내밀었다.

직접 눌러 보면서 감촉을 확인해 보려는 참이었다.

바닥에 쭈그리고 있던 유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해인의 하얗고 가느다란 두 다리였다.

길게 뻗은 다리는 잘 빚은 백자처럼 매끈했고, 바로 눈앞에 닿을 듯 놓여 있었다.

유호는 돌연 팔을 뻗어 해인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해인이 놀라서 쳐다보는 사이에 유호는 해인을 매트리스 위로 눌러 넘어뜨렸다.

해인의 검은 머리카락이 풀어헤쳐지면서, 매트리스 위로 넓게 흩어졌다.

해인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당신...”

유호의 목젖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목소리는 나지막하게 잠겨 있었다.

“여보가 지금 날 꼬시고 있잖아.”

‘이렇게 짧은 차림으로 눈앞을 어슬렁거리고, 씻는 것도 일부러 오래 끌면서 사람 애타게 해 놓고.’

‘막상 나오고 나서... 이제 와서 나보고 혼자 바닥에서 자라고?!’

유호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유호도 멀쩡한 남자인데 자존심도 있었다.

해인은 어이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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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70화

    태겸은 해인에게서 은은한 향기를 맡았다.예전의 태겸이 가장 좋아하던 향이었다.지금 이렇게 해인이 가까이 있자, 태겸은 심장이 제멋대로 빨리 뛰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태겸은 해인을 정말 좋아했다.특히 해인이 선을 긋고 돌아선 뒤부터는, 손에 넣을 수 없다는 감정이 태겸 안에서 더 크게 부풀어 올랐다.태겸은 이 관계를 어떻게든 다시 이어 붙이고 싶었다.오늘 밤만이라도 해인을 여기 붙잡아 둘 수 있다면, 태겸은 해인을 다시 자기 곁으로 돌려 세울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한 번만 더. 한 번만 기회를 잡으면 돼.’해인은 손목을 빼내려고 했다.하지만 태겸은 놓아주지 않았다.태겸은 간절한 목소리로, 억울함까지 묻어나는 얼굴로 말했다.“해인아. 나한테 좀 있어 줘.”그때 태겸의 손바닥에 딱딱한 감촉이 닿았다.해인의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물건이 손바닥을 눌렀다.태겸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내렸다.해인의 약지에는 큼직한 다이아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핑크 다이아는 병실 조명을 받아 화려하게 빛났고, 한눈에 봐도 값이 엄청나 보였다.태겸은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다 낮게 물었다.“한유호가 준 거야?”해인도 손을 내려다봤다.그러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응. 예쁘다고 생각하지? 그것도 새 거야. 우리 그이가 출장 갔다가 직접 들고 온 다이아거든. 다른 여자의 손을 거친 적도 없는 거고.”태겸은 표정이 굳어진 채 해인을 바라봤다.해인이 일부러 그런 말을 꺼냈다는 걸 태겸도 알 수 있었다.예전에 태겸이 건넸던 결혼반지가 다른 여자의 손에서 나온 물건이었다는 걸, 해인이 비웃고 있는 거였다.입술을 다문 태겸의 얼굴에 서운한 기색이 스쳤다.이어서 변명하듯 말했다.“나도 그 반지를 하예주가 몰래 꺼내서 끼워 본 줄은 몰랐어.”태겸도 나중에야 알았다.예주의 핸드폰을 보다가 예주가 올렸던 SNS 게시물을 보고서야, 예주가 태겸이 해인에게 주려던 결혼반지를 몰래 껴 봤다는 걸 알게 됐다.그 게시물은 태겸에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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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한번 깜빡일 사이에 모든 일이 벌어졌다.해인은 우산을 들고 있어서 머리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볼 수 없었다.태겸은 줄곧 해인의 뒷모습만 보고 있었다.해인이 몇 걸음 옮기는 동안에도 태겸의 시선은 해인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위에서 뭔가가 떨어져 해인을 덮칠 거라는 걸 알아차리자, 태겸은 거의 반사적으로 해인 쪽으로 미친 듯이 뛰어갔다.해인은 등에 갑자기 무게가 실리는 느낌이 들었다.강한 힘이 뒤에서 밀려들면서 해인을 옆으로 밀어냈다.비가 오는 날이라 바닥이 미끄러워서, 해인은 휘청하다가 그대로 땅에 넘어졌다.거의 같은 때였다.등 뒤에서 태겸의 낮은 신음이 들리더니, 곧바로 화분이 바닥에 부딪친 화분이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뒤따랐다.바닥으로 떨어진 화분들은 산산조각이 났다.태겸의 몸도 거세게 바닥에 쓰러졌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하게 번졌다.붉은 피와 빗물이 뒤섞인 광경에 해인은 잠시 동안 머리가 텅 빈 듯 멍해졌다.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차리자마자, 해인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위층을 올려다봤다.6층 쪽 창문 하나가 열려 있었다.창가에 놓아 두었던 다육이 화분이 아래로 떨어진 거였다.‘설마... 바람 때문이야?’저 화분들은 원래 해인을 향해 떨어진 셈이었다.‘태겸이 제때 나를 밀어낸 거야...’빌딩 경비원도 소리를 듣고 바로 달려와 상황을 살폈다.태겸의 안색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머리를 맞은 듯 이마 옆으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피가 태겸의 흰 셔츠를 붉게 물들이면서, 태겸은 빗속에 그대로 쓰러져 있었다.젖은 셔츠가 몸에 달라붙어 더 처참해 보였다.해인은 태겸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지만, 태겸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해인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곧바로 쪼그려 앉아서 태겸의 상태를 살폈다.“괜찮아?”태겸은 눈을 떴다.그런데 태겸이 가장 먼저 한 건 해인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일이었다.“괜찮아. 너는? 다친 데 없어?”“안 다쳤어.”해인은 바닥에 떨어진 우산을 주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67화

    해인은 차갑게 말했다.“괜찮아. 내가 부른 차 곧 와.”갑자기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짙은 먹구름까지 휘감고 지나가면서 빗줄기가 한층 더 거세졌다.태겸은 반사적으로 해인의 손목을 붙잡고 건물 안쪽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빗물이 해인에게 튈까 봐 몸이 먼저 움직인 거였다.해인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본능적으로 손을 확 빼냈다.옆에 있던 지안의 표정이 바로 가라앉았다.분명 지안 자신이 태겸의 여자친구고, 빗물에 젖고 있는 건 지안인데도 태겸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뭐야. 나한텐 눈길도 안 주고, 강해인한테만 저러는 거야?’태겸은 망설이지 않고 해인의 말을 잘라냈다.“앞쪽에 사고 나서 차가 아예 못 들어와. 무슨 수로 차가 와.”이어 태겸은 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 차도 못 타겠다는 거, 해인아, 아직도 나를 못 놓아서 그러는 거 아냐?”해인은 태겸이 일부러 자극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도 해인은 끝까지 차갑게 넘기기로 했다.‘저 말에 반응하는 쪽만 우스워져.’지안은 속이 뒤집힐 만큼 분했다.그래도 지안은 억지로 태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그냥 가는 길에 태워 주겠다는 거잖아. 강 팀장, 너무 유난 떨지 좀 마. 얼른 가자. 시간도 늦었는데 괜히 다 같이 시간 버리지 말고.”해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걸어갔다.두 사람과 더는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다는 뜻이 분명했다.태겸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졌다.곧바로 해인 앞에서 지안의 어깨를 불쑥 감싸 안으며 툭 내뱉었다.“저렇게까지 싫다는데, 그냥 가자.”지안은 뜻밖의 반응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당장이라도 태겸의 품에 안기고 싶을 정도였다.지안은 눈동자를 한 번 굴리더니 말했다.“태겸 씨, 차에서 기다려. 회사에 두고 온 게 있는 것 같아. 잠깐 올라갔다 올게.”“응.”지안이 돌아서는 걸 바라보면서도 태겸은 바로 차로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처마 아래에는 한동안 태겸과 해인만 남았다.해인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곁눈질로 훑었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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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2화

    하슬이 먼저 말을 꺼냈다.“빨리 사과하세요. 하 과장님이 강 대리님한테 더는 따지지 않겠다고 하신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너그러우신 거예요.”“하 과장님 남자친구를 뺏은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업무 성과까지 망가뜨리셨잖아요.”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민 대리님, 제가 하 과장님 남자친구를 뺏었다고요? 그 말... 하 과장님이 직접 그렇게 말했어요?”예주는 하슬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일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은 듯한 태도였다.“그만해요. 더 말 안 할게요. 저는 이 일을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아요.”하지만 하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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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6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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