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14화

Aвтор: 오월이
차를 한참이나 몰던 희정은, 사람 하나 지나갈 것 같지 않은 길가에 멈춰 세웠다.

희정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고, 표정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가득했다.

‘주여진이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강해인이 벌써 차씨 가문으로 돌아와 내 것을 빼앗으려 해? 어림도 없어.’

‘차씨 가문의 유일한 딸은 나 차희정이야. 누구도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없어!’

희정은 한참 동안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야 핸드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걸었다.

눈빛은 더없이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일은 성공했어?”

수화기 너머에서 서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의 된 것 같아.”

“다행이네.”

희정은 입꼬리를 휘어 웃었다. 그제야 가슴에 맺힌 답답함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

장례가 끝난 뒤, 해인은 심한 감기에 걸렸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지만, 임신 중이라 함부로 약을 먹을 수도 없었다.

해인은 침대에 누워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해인이 집에서 혼자 지내다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된 권영자가 직접 해
Продолжить чтение
Scan code to download App
Заблокированная глава

Latest chapter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30화

    해인이 본가로 돌아왔을 때, 이안은 이미 아기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아이 돌보미는 오후 일을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차가 멀쩡하게 달리고 있었는데 타이어 두 개가 한꺼번에 터졌어요. 다행히 아기가 카시트에 잘 묶여 있었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해인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고 있었다. “오늘 정말 고생 많았어요. 일찍 쉬세요.”아이돌보미가 나가자 해인은 굳은 표정으로 유호를 바라봤다.“빠르게 달리는 차 타이어를 맞힐 정도면 총을 너무 잘 쏘는 거 아니야?”타이어를 정확히 맞힐 수 있다면 아이를 겨누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해인은 몸을 숙여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큰 사고를 간신히 피한 뒤에야 느끼는 안도감이 밀려왔다.유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내 잘못이야. 나 때문에 아들이 위험해졌어.”이선보가 이렇게 치밀하게 움직일 줄은 몰랐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을 붙여 아이까지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자신의 방심이었다.해인은 다른 사람의 잘못까지 유호가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당신 탓이 아니야. 잘못한 건 그 사람들이야.”해인이 조용히 덧붙였다. “여보,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은 꼭 지켜야 해.”그러다 미간을 좁혔다. “그런데 야마모토 교수 옆에 있는 저격수는 누굴까? 실력이 너무 좋은데...”달리는 차 타이어까지 정확히 맞혔다. 그 사람은 야마모토 교수가 가진 강력한 카드이자 두 사람에게 가장 큰 위협이었다.유호가 대답했다. “천하솜.”해인의 눈이 커졌다.유호가 차갑게 말했다. “전에 아버지한테 총까지 겨눴잖아. 보통 실력은 아닐 거야.”천하솜은 자신의 능력을 너무도 완벽하게 숨기고 있었다.그런 저격수가 한 씨 집안 안에서 거의 10년이나 숨어 지냈다니.유호는 일부러 요란하게 옷장을 뒤져 가죽 벨트 하나를 꺼냈다. “감히 내 아들을 놀라게 했으니 나도 천하솜 아들한테 받아 내야지.”해인이 어이없다는 듯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29화

    총구가 자신을 겨누고 있는데도, 이선보는 고개를 조금 숙이면서 웃을 뿐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여기는 법이 있는 곳입니다. 사람을 죽이면 처벌받습니다.”유호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쪽 같은 흉악범을 처리하는 건 죄도 아니야.”그때 유호의 핸드폰이 분위기에 맞지 않게 울렸다.유호는 받지 않았다. 상대가 연결되지 않자 이번에는 해인의 핸드폰이 울렸다.아이 돌보미의 전화라는 걸 확인한 해인은 급히 받았다.전화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사모님, 큰일 났어요. 기사님이랑 이안을 예방접종하러 데리고 가는데 차 타이어가 갑자기 터졌어요.] [방금 교통경찰이 확인했는데,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 저격총으로 타이어를 맞힌 거래요.]‘저격총?’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가 가슴을 파고들었다.태상의 죽음이 머릿속을 스쳤다.태상도 자신의 실험실 앞에서 저격을 당해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해인은 곧바로 이선보를 바라봤다.통화 소리가 또렷해 유호도 전부 들었다.유호는 이선보를 노려봤다. 동공이 크게 흔들리면서 턱 근육이 단단하게 굳었다. “내 아들을 건드렸어?”이 모든 일은 이선보가 미리 예상한 듯했다. 두 사람이 이런 전화를 받은 것에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이선보는 손가락으로 유호의 총신을 가볍게 건드려 옆으로 밀었다.“한 대표님, 젊은 사람은 너무 성급하면 안 됩니다. 위험한 물건은 조금 멀리 두는 게 좋겠군요. 잘못 발사돼 죄 없는 어린아이라도 다치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명백한 협박이었다. 아이를 인질처럼 들먹이는 데 숨길 생각조차 없는 협박이었다.유호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이선보에게는 뛰어난 저격수가 함께하고 있었다.오늘 유호가 이선보에게 무슨 짓이라도 하면, 그 저격수가 아이에게 보복할 가능성이 컸다.지금도 어딘가 어두운 곳에 숨어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몰랐다.유호에게 자신이 다치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 다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이선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28화

    B시에 있는 최고급 특급 호텔.해인은 유호의 팔짱을 끼고 자선 경매 행사장에 들어섰다.산간 지역의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었다. 평범해 보이는 작품 한 점이 무려 억대에 가까운 가격에 낙찰됐다.해인은 유호 쪽으로 조금 몸을 기울이면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이런 그림이 이렇게 비싸게 팔려? 사람들이 정말 기부가 그렇게 하고 싶은 건가?”유명 화가 작품도 비슷한 가격일 것 같았다.유호는 해인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이선보가 돌아온 뒤 처음 여는 경매야. 자기 영향력을 보여 주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돼. 물론 가격이 부풀려진 것도 있겠지.”유호는 잠깐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고.”“이런 경매 중에는 뒤에서 돈세탁에 이용되는 경우도 많아.”해인은 그제야 이해했다. ‘그래서 돈이 그렇게 많았구나.’이선보가 해외에 대규모 실험실을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도 납득이 갔다.대형 장비를 갖추는 데도 막대한 돈이 필요했을 것이다.유호가 실험실을 통째로 불태웠는데도 이선보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쉽게 들어온 돈이니 잃어도 크게 아깝지 않았던 것이다.새로운 경매품이 올라오자 유호가 바로 번호표를 들었다.해인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저 사람 주머니에 돈을 넣어 주려고?”유호가 설명했다. “작품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상위 세 명은 이선보가 따로 저녁 식사에 초대한대.”경매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예상대로 저녁 초대 명단에 들어갔다.직원이 다가와 해인과 유호를 호텔 안 고급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상석에 앉아 있던 사람을 본 해인은 소문으로만 듣던 야마모토 교수가 바로 이선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이선보는 인상이 부드럽고 사람 좋아 보였다. 키는 크지 않았고 체격도 조금 통통한 편이었다.하지만 그런 평범한 겉모습 뒤에 악의가 숨어 있었다. 유호의 머리에 몰래 칩을 심어 마음대로 조종하려 했던 사람이었다.해인은 이선보의 얼굴을 볼수록 묘하게 낯이 익었다.‘대체 어디서 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27화

    전화를 받은 해인은 병원 아래층 과일 가게에서 사과를 고르고 있었다.해인은 쉽사리 믿기지가 않았다. 자신이 특별히 부탁한 일이었다. 유호의 능력을 생각하면 살아 있는 두 사람을 놓칠 리가 없었다.“어떻게 빠져나갔어?”유호라면 희정이 출국하지 못하게 막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유호 역시 이 일을 떠올리면 어이가 없었다.서진과 희정이 공항에서 한 번 막힌 뒤에는 출국할 길을 전부 차단했다고 생각했다.어느 항공사를 뒤져도 두 사람이 새로 항공권을 예매한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그래서 유호도 잠시 경계를 늦췄다.그런데 국내 호텔을 아무리 뒤져도 두 사람의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제서야 유호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렸다.유호가 사실대로 말했다. [밀항이야. 배를 타고 R국으로 넘어간 것 같아.]해인은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다.비정상적인 경로로 국경을 넘었다면 미리 막아 내기 어려웠다.하수구 속 쥐처럼 어둠 속에 숨어서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알 수 없었다.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은 애초에 생각하는 방식부터 달랐다.해인이 말했다. “밀항한 거라면 여권에 정상적인 입국 기록이 없을 거야. R국 안에서는 움직일 수 있어도 다른 나라로 넘어가긴 어려울 거야.”다른 곳으로 가려다가는 출입국 심사에서 걸려 본국으로 돌려보내질 가능성이 컸다.유호가 낮게 대답했다. [다행히 R국은 그렇게 큰 곳이 아니야. 둘 찾는 데 아주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조금만 시간 줘. 내가 직접 끌어낼게.]유호가 말을 돌렸다. [참, 내일 저녁에 만찬이 하나 있는데 파트너가 필요해.]유호가 부드럽게 물었다. [여보, 저녁에 한 번만 나한테 시간 좀 내줄 수 있어?]해인은 과일을 다 고르고 입원동으로 걸어갔다.“무슨 만찬인데?”[말하자면 그 둘이 빠져나간 일하고도 조금 관련이 있을 것 같아.][야마모토 교수가 돌아왔어. 내 쪽 사람들이 알아본 바로는 여기서는 ‘이선보’라는 이름을 쓰고 있고, 겉으로는 자선사업가로 알려져 있대.]태상은 예전에 야마모토 교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26화

    저녁이 되자 서진은 희정을 차에 태우고 공항으로 향했다.두 사람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떠나는 모습을 눈에 띄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탑승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려는데, 공항 직원이 두 사람을 막아섰다.희정은 본능적으로 서진을 바라봤다. 불길한 예감이 가슴을 짓눌렀다.‘설마 부검 결과가 벌써 나온 건가?’서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공항 직원에게 물었다. “무슨 문제죠? 항공권에 이상이라도 있습니까?”“항공권 문제는 아닙니다. 라스베이거스행 항공편이 상부 지시에 따라 임시 결항됐습니다.”희정이 바로 날카롭게 반응했다. “갑자기 왜 결항이에요? 다음 비행기는요? 아니면 지금 가장 빨리 출국할 수 있는 항공편은요? 어느 나라든 상관없어요.”‘일단 이 나라만 벗어나면 돼.’직원은 희정의 과한 반응이 이상했는지 몇 번이나 힐끗 쳐다봤다.서진도 희정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걸 알아차렸다.서진은 희정의 손등을 가볍게 눌러 진정시킨 뒤 직원의 의심을 피하려는 듯이 말했다. “됐어. 오늘은 그냥 가지 말자.”서진은 희정의 손을 잡고 탑승구에서 멀어졌다.사람이 없는 곳까지 가자, 희정은 서진의 손을 뿌리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왜 갑자기 안 가겠다는 거야? 오늘 못 나가면 다음에는 정말 못 나갈 수도 있다는 거 몰라?”벌써 하루가 꼬박 지났다. 희정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에게 불리해질 뿐이었다.차장섭의 사건은 시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수사는 일반 사건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컸다.이미 부검 결과가 나왔을지도 몰랐다.경찰서에 불려 가 조사나 심문을 받게 되면 두 사람은 완전히 수세에 몰리게 될 것이다.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흥분한 희정과 달리 서진은 훨씬 냉정했다.공학을 전공한 서진은 무슨 일이든 논리적으로 따져 보는 습관이 있었다.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가 하필 이때 갑자기 결항된 걸 절대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이미 누군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25화

    해인은 이렇게 한가하게 하루를 병원에서 보낼 이유가 없었다. 다른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도수희의 마음에 의심이 피어났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해인이 보인 행동을 되짚어 보니, 마치 일부러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뭔가 떠올린 도수희의 눈빛이 가라앉으면서 갑자기 해인의 손을 잡았다.“의사가 너한테 무슨 말 했어?”해인이 눈을 깜빡였다. “네?”도수희는 두 손을 펼치고 뒤쪽 베개에 몸을 기댄 채 체념한 듯 말했다. “의사가 나 며칠 못 산다고 했지? 이제 곧 죽는다고?”그게 아니고서야 해인이 갑자기 밤낮으로 자신의 곁을 지킬 이유가 없었다.도수희의 표정이 금세 시무룩해졌다. 아직 살고 싶은 마음이 남은 사람처럼 억울한 기색까지 비쳤다. “혹시 나 마지막 가는 길 지켜 주려고 온 거야?”해인은 말문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병원 생활이 길어지면서 도수희는 이미 생사를 어느 정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된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말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꺼낼 수 없었다.해인은 잠시 침묵한 뒤 도수희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줬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의사 선생님이 요즘 상태가 꽤 괜찮다고 했어요. 며칠 안에 엄마한테 맞는 신장이 나올 수도 있대요.”“몸 잘 관리하고 신장 이식을 받은 다음에, 거부 반응만 잘 넘기면 차츰 좋아질 수 있대요.”도수희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의사가 정말 그렇게 말했어?”몇 년이나 신장 이식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사이 목숨이 먼저 다할 것 같을 정도였다.도수희는 자신보다 순번이 앞이었던 환자들이 결국 장기를 기다리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모습도 여러 번 봤다.그래서 이제는 거의 희망을 놓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기회가 찾아왔다.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수희를 달래려고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었다.어젯밤 담당 의사에게 도수희의 상태를 물었을 때 직접 들은 말이었다.신장 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자, 도수희의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5화

    말을 꺼낸 사람은 윤준이었다.태겸의 오래된 친구였고, 오늘 이 자리를 만든 당사자이기도 했다.윤준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오늘만큼은 잠깐 접어 둬. 오늘은 내 여자친구 생일이잖아. 내 체면 좀 세워줘.”곧바로 맞장구가 이어졌다.“맞아. 태겸이 마음속엔 늘 해인 씨밖에 없는 거 다들 알잖아. 둘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해인 씨랑 조금만 삐걱해도, 나중에 태겸이 술 취하면 친구들 붙잡고 난리 나는 거 다들 봤잖아.”“야, 그런 소리 하지 마. 태겸이 언제 울어. 술병 안고 ‘여보, 사랑해’만 반복하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화

    예주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미묘한 빛이 스쳤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오빠가 해인 언니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죠. 언니가 그걸 몰라주는 거예요.”그 말에 태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예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까 그 진주 목걸이 말이에요...”태겸은 대답하지 않고 해인 옆자리에 앉았다.곧 첫 번째 경매 물품이 무대 위에 올려졌다.진주 목걸이였다.윤기 좋은 진주들이 조명 아래에서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해인은 한눈에 마음이 갔다.시작가는 4억 원. 해인은 망설임 없이 패들을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화

    이소정의 안색이 단번에 굳어졌다.“사설탐정? 사설탐정을 써서 태겸이를 조사했다는 거야? 해인아, 그런 건 하면 안 되지. 부부 사이에 상처만 남겨.”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란이 서재 안까지 전해졌다.문이 열리며 고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인을 보자 자연스럽게 음성이 누그러졌다.“해인이, 왔구나.”고민건을 바라보던 해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우리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쯤은 저분처럼 머리가 희끗해졌을까?’그해, 두 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대형 프로젝트가 있었다. 원래는 고민건이 직접 협력사와 만나기로 되어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화

    밖에서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해인은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뒤, 현관문이 열리며 태겸이 들어왔다.실내로 스며든 발소리는 조심스러웠고, 점점 가까워지다가 해인 등 뒤에서 멈췄다.이어 단단한 남자의 팔이 해인 뒤에서 감겨 왔다.해인의 허리가 갑자기 조여 들었다.“여보...”태겸의 입술이 머리칼 위로 내려앉았다.낮고 거친 숨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였다.“여보, 나 진짜 보고 싶었어.”밤공기를 머금은 태겸의 체온이 전해지자 해인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해인은 그대로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