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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작가: 오월이
일의 흐름은 유호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

유호는 원래 자신의 아이를 가질 정도로 일을 꾸몄다면, 눈앞의 여자가 아부에 능한 타입일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해인은 그렇게 유호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목소리는 유호의 마음 끝을 살짝 긁고 지나가는 듯했다.

그리고 얼굴은 바로 유호의 눈앞에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서, 유호는 해인의 뺨 위에 난 보드라운 솜털까지 볼 수 있었다.

해인의 피부는 너무도 고왔다.

어쩌면 아이를 품고 있어 호르몬의 영향이 있는지도 몰랐다.

살결은 갓난아이처럼 맑고 보드라워 보였고, 조금만 건드려도 상처가 날 것 같았다.

부드러운 눈동자는 순진하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 눈빛은 고요한 물처럼 잔잔했다.

유호의 목젖이 천천히 움직였다. 자신도 모르게 해인에게 시선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 밤 돌아오는 길에 희정은 말했다.

유호의 아내라는 강해인은 아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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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2화

    유호가 소리 없이 웃었다.“때려 놓고 사과까지 하네. 너 꽤 예의 바른데?”며칠 동안 쌓인 서러움과 눌러 둔 감정 때문에 해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개를 든 해인이 유호를 바라보며 물었다.“한유호, 당신이 나한테 아무 느낌도 없다면, 내 배는 어떻게 이렇게 부른 건데?”‘처음에 온갖 방법을 써 가며 내 침대에 올라오려 했던 사람은 누구였어?’‘그런데 이제 와서 옷을 다 벗고 서 있어도 아무 느낌이 없다는 식의 모욕적인 말을 하다니.’해인은 방금 그 한 대로는 부족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유호의 목소리는 조용히 가라앉았다.“어떻게 부른 건지는 네가 더 잘 알겠지.”희정은 유호에게 말했다. 해인이 온갖 수를 써서 유호와 결혼했고, 아이가 생긴 과정도 떳떳하지 않을 거라고.‘그럼 아이가 대체 어떤 식으로 생겼겠어?’‘굳이 내가 직접 까발려야 하나?’‘강해인... 부끄러움도 없는 건가?’해인은 할 말을 잃었다. 정말로 유호의 이렇게 막 나가는 태도에 마음이 다쳤다.하지만 지금 뱃속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해인은 몇 번이나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억지로라도 마음을 가라앉혀야 했다.유호를 잠시 바라보던 해인이 문득 말했다.“맞아. 멍청이한테 당한 거지.”그 말을 끝으로 해인은 유호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했다. 곧장 이불을 끌어당겨 침대에 누운 몸을 빈틈없이 감쌌다. 유호를 보지 않으면 마음이라도 덜 어지러울 것 같았다.유호는 해인을 노려보면서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멍청이한테 당했다고? 지금 돌려서 나를 멍청이라고 하는 건가?’‘역시 짧은 시간 안에 까다로운 우리 집안 사람들을 전부 자기 편으로 만든 여자답게, 강해인에게는 힘도 있고 수단도 있네.’‘저렇게 당당한 태도만 봐도, 강해인은 결코 만만하게 눌릴 여자가 아니야.’‘남자를 다루는 기술 역시 분명히 있을 테니까.’유호는 이런 상황에서 해인과 한 침대에 누울 생각이 없었다.여기가 본가인데 그렇다고 거실에 나가 잘 수도 없었다. 그러면 내일 아침, 유호가 해인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1화

    잠시 말없이 서 있던 해인은 창문을 열고 방 안에 남은 담배 냄새를 빼냈다....거실.유호는 입술에 담배 한 개비를 문 채 대문을 밀고 나갔다. 걸음을 옮기며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려던 참이었다.하지만 큰 키에 체격이 좋은 경호원 두 명이 유호 앞을 막아섰다.“대표님, 아직 사흘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회장님께서 그동안은 한씨 가문 대문 밖으로 나가실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명령이 빠르게 내려온 모양이었다.유호는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경호원을 노려보았다. 시선은 날카로웠다.“담배 한 대 피우는 것도 안 된다는 거야?”경호원은 압박을 느낀 듯 고개를 숙였다. 유호와 눈을 마주치지는 못했지만, 몸은 정직하게 유호 앞을 막고 있었다.유호는 싸늘하게 굳어진 얼굴로 다시 돌아서서, 옷깃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갑자기 치밀어 오른 짜증을 가라앉히려는 듯했다. 입에 물고 있던 담배도 아무렇게나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자기 집에서 담배 한 대 피우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여자는 정말 귀찮아.’‘임신한 여자는 더 귀찮고.’한밤중에 거실에서 계속 서성일 수도 없는 일이었다. 유호는 다시 걸음을 옮겨 위층 방으로 돌아갔다.손을 뻗어 방문을 밀었지만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유호의 미간이 곧바로 구겨지면서 손을 들어 문을 두 번 두드렸다.“누구세요?”해인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손을 뻗어 침대 옆 스탠드를 켜자, 부드러운 빛이 방 안을 감쌌다.보통 이 시간에는 한씨 가문 사람은 아무도 해인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았다.“나.”유호는 태연하게 문밖에 서 있었다. 한 손을 문틀에 기대고 선 모습이 어딘가 느긋해 보였다.“무슨 일 있어?”해인은 입술을 살짝 다문 채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문밖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유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정말 모르는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야?’‘이 늦은 밤에 할 일이 뭐가 있겠어?’‘당연히 자러 온 거지.’한참을 기다려도 밖에서 대답이 들리지 않자, 해인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40화

    권영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을 꾸짖어도 유호에게 별다른 반응이 없자, 더는 말을 이어 갈 마음도 사라졌다.이어 고개를 돌려 한원랑을 바라보았다.“한 회장, 어떻게 생각하니?”그 말은 분명 자기 아들에게 압박을 주는 말이었다.한원랑도 권영자의 뜻을 모르지 않았다.유호가 어떻게 되든 그건 둘째 문제였다. 하지만 해인은 지금 한씨 가문의 귀한 며느리인 데다가 손주까지 품고 있었다. 해인에게는 작은 탈도 생겨서는 안 됐다.해인은 곧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그런 해인을 시댁에서 사당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게 했다는 말이 밖으로 퍼지면, 한씨 가문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결국 한원랑이 한발 물러섰다.“일어나라. 이건 네 아내 얼굴을 봐서 봐주는 거야. 하지만 내일 날이 밝으면 다시 와서 무릎 꿇어.” “사흘을 다 채우기 전에는 이 집 대문 밖으로 나갈 생각도 하지 마라!”한원랑은 그 말을 남기고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섰다.김 집사가 곧바로 다가와 유호의 무릎을 고정하고 있던 쇠사슬을 풀었다.권영자는 손자를 바라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유호야, 네가 오늘 밤 이 사당에서 나갈 수 있는 건 전부 해인이 덕이야. 해인이가 널 도와준 거란 말이다. 알겠니?”한원랑은 성미가 급했다. 정면으로 설득하려 했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났을 터였다. 다만 권영자는 해인이 이렇게까지 유호를 생각해 줄 줄은 몰랐다.권영자는 진심으로 해인을 좋아했고, 진심으로 안쓰러웠다. 그래서 두 아이가 잘 지내기를 바랐다.유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너무 오래 무릎을 꿇고 있던 탓에 다리가 저리면서,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해인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유호를 붙잡았다.“할머니, 늦었어요. 할머니도 이제 들어가서 쉬세요.”유호는 남자인 자신이 여자에게 부축을 받는 상황에 자존심이 상한 듯했다.그는 곧바로 해인의 손을 빼냈다.해인은 멈칫하면서 어색하게 손을 내려놓았다.그 모습을 놓치지 않은 권영자가 유호를 매섭게 흘겨보았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39화

    일의 흐름은 유호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유호는 원래 자신의 아이를 가질 정도로 일을 꾸몄다면, 눈앞의 여자가 아부에 능한 타입일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해인은 그렇게 유호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목소리는 유호의 마음 끝을 살짝 긁고 지나가는 듯했다.그리고 얼굴은 바로 유호의 눈앞에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서, 유호는 해인의 뺨 위에 난 보드라운 솜털까지 볼 수 있었다.해인의 피부는 너무도 고왔다. 어쩌면 아이를 품고 있어 호르몬의 영향이 있는지도 몰랐다. 살결은 갓난아이처럼 맑고 보드라워 보였고, 조금만 건드려도 상처가 날 것 같았다.부드러운 눈동자는 순진하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 눈빛은 고요한 물처럼 잔잔했다.유호의 목젖이 천천히 움직였다. 자신도 모르게 해인에게 시선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오늘 밤 돌아오는 길에 희정은 말했다. 유호의 아내라는 강해인은 아주 수단이 좋은 사람이라고. 주변 사람을 모두 자기 무기로 만드는 데 능하고, 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데도 뛰어나다고 했다. 절대 강해인에게 휘둘리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까지 했다.유호가 지금 보니, 그 말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정신을 차렸을 때, 유호는 이미 해인을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해인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자,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닦아주려고 했다.그러다 유호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가까스로 손을 내려놓으면서, 눈빛에는 혐오하는 기색이 떠올랐다.‘사람 마음을 홀리는 데는 정말 능하네.’해인은 유호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반쯤 무릎을 꿇은 자세로 바꾸었다. 자신의 손을 유호의 손등 위에 올리고, 고개를 들어 유호의 눈을 바라보았다.“아니면... 당신 연기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차희정 씨랑 같이 있는 척해야 하는 거야?”“당신이 그랬잖아. 때가 되면 나한테 설명해 주겠다고. 여기엔 다른 사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38화

    유호가 미간을 찌푸렸다.‘개한테 먹인다고?’‘배짱이 아주 두둑하네. 지금 나를 개만도 못하다고 비꼬는 건가?’이상한 일이었다. 유호의 머릿속에는 아내에 대한 인상이 완전히 비어 있었다. 눈을 감아도 해인의 얼굴이 어떤지조차 떠오르지 않았다.그렇다면 희정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유호는 정말 강해인이라는 아내에게 별로 마음을 두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신경을 쓰지도 않았으니 이렇게 아무 인상도 남아 있지 않은 게 아니겠는가?유호는 저녁에 식당에서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다. 주된 관심은 투자 조건과 업무 이야기에 가 있었다. 사람은 바쁘면 배고픔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법이었다.그런데 여기서 반나절 가까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게다가 마침 음식 냄새까지 코끝을 자극하자, 허기가 뒤늦게 올라왔다.고개를 옆으로 돌린 유호의 말투는 거만했다.“뒤에 숨어서 뭘 그렇게 꾸물거려? 나 밥 먹는 거 안 도와?”해인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도와?’그 말이 이상하게 귀에 거슬렸다.해인은 앞으로 다가가서 눈짓하자, 영지는 곧바로 도시락통을 정리해서 물러났다.음식이 다시 치워지는 걸 보자 유호의 표정이 굳어졌다.“무슨 뜻이야?”이미 유호 앞에 다가온 해인은 가져온 얇은 매트를 유호 옆에 펼쳤다.“밤도 늦었는데, 자기 전에 먹으면 몸에 안 좋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 영지한테 가져가서 구비 먹이라고 할게.”유호는 말문이 막혔다.‘지금 나를 가지고 노는 거야?’영지는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이 따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 준 것이다. 나가면서 사당 문도 조용히 닫았다.가까이 다가온 해인이 유호 옆에 깐 매트에 앉자, 유호는 그제야 해인의 얼굴을 또렷이 볼 수 있었다.유호는 그대로 굳어졌다. 알 수 없는 충격이 가슴 깊은 곳을 세게 두드린 것 같았다.해인의 피부는 백옥처럼 하얗게 빛났다. 머리카락은 느슨한 올림머리로 묶은 채, 눈은 조용히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끝과 눈가가 붉게 충혈된 것이 울었던 것 같았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37화

    해인이 문을 밀고 방 안으로 돌아왔을 때, 영지가 아직도 거실에 서서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영지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있었다. 추위에 해인의 코끝이 빨개진 걸 보자마자, 얼른 우유를 해인의 손에 쥐어 주었다.얼마 전 입덧이 심했을 때부터 해인은 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해인은 컵을 감싸 쥐고 단숨에 절반 넘게 마셨다. 몸에 남아 있던 한기가 조금씩 풀리며, 따뜻함이 아래로 퍼져 내려갔다.영지는 무언가 말하려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해인은 영지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왜 그래?”영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이 사당에서 벌을 받고 계세요. 무릎을 꿇고 계신대요. 밤에는 춥잖아요.”“큰 사모님도 걱정이 돼서 못 주무시는데, 아직 대표님께 화가 나셔서 직접 가 보지는 못하고 계세요.”해인은 곧 알아들었다.영지의 할머니 진주는 권영자 곁에서 오래 일한 심복이었다. 아마 진주가 영지를 통해 말을 전하게 한 듯했다.다만 유호가 사당에서 무릎을 꿇고 벌을 받고 있다는 건 해인도 예상하지 못했다....사당 안.유호는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두 무릎은 철제 고리에 단단히 고정되어 바닥에 박혀 있었다.한원랑이 저녁에 내리친 채찍 자국은 유호의 얼굴 위에 딱지로 남아 있었다. 지금의 유호는 어딘가 병약해 보이는 아름다움까지 더해져 있었다.밤이 되자 사당은 무서울 만큼 조용했다. 더구나 기온이 떨어진 밤에는 더욱 그랬다.찬바람이 스치자 촛불이 흔들렸다. 불빛이 흰 벽 위에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었고, 실내의 빛마저 흔들리게 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문에서 ‘끼익’ 소리가 나면서, 해인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의 유호는 돌아보지 않았다. 누가 들어왔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 듯했다.해인이 사당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유호의 뒤에서 걸음을 멈추자, 유호의 옷이 채찍에 찢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들어왔다.팬던트 덕분인지 한원랑도 어느 정도 힘을 거둔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7화

    고민건의 눈빛에는 자애와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해인아, 지금은 어디서 지내니?”해인에 대해서 고민건은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그때의 사고는 결국 고민건 때문이었고, 그 일로 해인은 가족을 잃었다. 그 사실이 지금까지도 가시처럼 남아 있었다.고민건은 아직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해인이 정말로 태겸과 헤어지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 태겸과 해인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랐고, 쌓아온 시간과 인연도 정말 길었다.해인이 팔겠다고 한 그 집은 ZC그룹과 다른 개발사들이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그 일로 고민건은 지인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5화

    태겸의 목소리는 꽤나 날이 서 있었다.“하예주 씨 올려 보내세요.”안내데스크 직원은 이번에는 눈치빠르게 곧바로 말했다.“네, 고 대표님. 제가 바로 작은 사모님을 모시고 올라가겠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전화기 너머의 태겸은 잠시 말이 막혔다.‘작은 사모님?’직원은 웃으며 덧붙였다.“네, 하예주 씨께서 본인이 고 회장님의 ‘예비 며느리’라고 하셨습니다.”예주는 핸드폰을 움켜쥔 채 긴장된 시선으로 화면을 바라봤다.‘지금 여기서 부정하면... 창피해지는 건 나야.’다행히도 태겸은 잠시 침묵했을 뿐, 그 말을 바로잡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1화

    어차피 곧 해인이 손봐 놓은 그 집에 예주가 들어와 살게 될 터였다.이미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었으니, 돈으로 보상하는 것도 충분히 말이 됐다.게다가 이 몇 년 동안 태겸은 YD그룹에서 벌어들인 돈도 적지 않았다.돈은 나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그저 에너지 보존 법칙일 뿐이었다.해인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덧붙였다.“고 대표님, 돈 다 준비되면 연락해. 그때 계약서 쓸 테니까. 최소 육천억이야. 한 푼도 깎을 생각하지 마.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6화

    그때, 예주가 입을 열었다.“부장님, 모두 같은 프로젝트 팀이고요, 책임도 서로 연결돼 있잖아요. 실험도 원래 두 명씩 짝을 이뤄서 진행하고, 강 대리님이랑 민 대리님은 원래 한 조였고요.”예주는 신승빈을 바라보며, 부드럽고 무해한 미소를 지었다.“민 대리님이 급한 일로 자리를 비우셨다면, 강 대리님이 대신 확인하는 것도 책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그리고 회사에서도 다들 이야기하잖아요. 강 대리님은 곧 과장 승진하신다고요. 부장님도 팀에서 가장 많이 애써 주시는 분이시니까, 다들 그 부분은 마음에 두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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